- 다시 시작된 제2의 고향살이, 귀농으로 다진다!
- 다시 시작된 제2의 고향살이
- 제주도 토박이인 변형욱 씨는 서울에서 대기업 영업 사원으로 근무하던 중 본고장인 제주도로 발령이 나면 서 제2의 제주도 생활을 맞이하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 생활을 정리하고 PC방과 휴대폰 대리점을 개업하면서 자신의 길에 나섰지만 그의 마음 한 켠에는 부모님이 물려주신 33,000여㎡의 토지가 계속 마음에 걸렸다. 많은 고민 끝에 그곳에 농사를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자리를 잡으며 지난 2009년 귀농을 준비하게 되었다. 그렇게 농부에 대한 생각이 자리 잡으면서 귀농에 대한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그는 여기저기 수소문 끝에 천안연암대학이라는 곳을 소개받고는 한걸음에 그 곳을 찾아갔다. 처음에는 농사에 대한 경험이 전무했기에 많이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귀농을 상담받으면서 어느덧 자신감이 생겼다. 또한 다른 귀농인보다도 많은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메리트가 그의 마음을 크게 움직였다. 이윽고 기존에 운영하던 사업 들을 모두 정리하고 귀농의 첫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 천안연암대학·여주자영농고는 나의 스승!
- 변형욱 씨는 본격적인 귀농을 위해 천안연암대학 에서 진행하는 3개월 귀농교육프로그램 과정을 이 수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에게는 귀농인 에게 필요한 마음가짐과 재배기술을 터득하게 되는 매우 값진 시간이었다.
특히 실습과 견학 체험 프로그램은 농업에 대한 큰 기회를 주었다. 농업의 기초가 부족했던 그에게는 그 수업시간이 너무 짧게만 느껴져 동기들이 주말 에 집으로 내려갈 때도 그는 혼자 남아서 실습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천안연암대학에서는 재배법에 대해 자세하게 배웠습니다. 특히 자연농법에 필요한 미생물 제조, 천연농자재 만드는 법 등을 배우면서 친환 경농법의 우수성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 친환경농법을 알았던 그는 친환경농업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교육이 큰 도움이 되면서 농업에 대한 인식 또한 새롭게 변해갔 다. 그는 특히 교육에 대해 강조했다. 많은 도시인은 농업에 대한 지식이 거의 전 무하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에게 '쌀이 어디서 나냐'고 물으면 마트에서 난다고 할 정도로 농업은 아직 낯설다고 한다.
이에 변 씨는 귀농 교육은 막연한 귀농을 현실적인 귀농으로 만드는 커다란 힘이 있다고 강조한다. 농업에 대한 목마름이 컸던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여주농업경영전문학교에 서 운영하는 농업경영전문과정까지 이수했다. 사과, 배, 포도 등 직접 정지부터 비료를 주는 법까지 배운 그는 어떤 작물이든 모두 키울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 이 작물만큼은 나에게 맡겨봐!
- "귀농에 성공하려면 사전 교육과 더불어 많은 준비와 노력이 뒷받침이 돼야 합니다. 특히 어떤 작물을 재배할지 정해놓지 못하면 막상 실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됩니다."
귀농 3년차에 접어든 그는 실패 없는 귀농을 위해서는 사전 교육뿐만 아니라 작물 선정에도 최 선을 다하라고 주문한다. 자신처럼 토지를 갖춘 사람들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이 부 분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일 평생 재배하며 부딪히게 될 작물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 한다면 실패는 자명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사실 변씨도 귀농 전 많이 준비하지 못한 것을 아쉬움으로 꼽는다. 그렇기에 시행 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철저한 재배 교육과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작물과 지역 선정에 최선을 다하라고 거듭 강조한다. 그는 또 귀농이 어렵다면 귀촌을 추천한다고 전한다. 귀농이 부담스러운 사람 에게는 귀촌한 후 자신만의 텃밭 가꾸어 가면서 점진적으로 농업에 적응하는 것도 귀농의 한 방편이라고 덧붙였다. - 제주 시민도 어려운 제주도 정착기
- 제주도 토박이로 살아온 변형욱 씨에게도 제주도로 귀농하면서 어려움이 많았다.
변 씨는 여느 귀농인들 처럼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시골에 내려가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 않게 귀농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그에게도 어려움은 찾아왔다. 그 중 하나는 제주 농민들과의 소통 부재였다. 제주도는 지역 의 특성상 굉장히 투박하고 배타적인 면이 강하다. 농사를 처음 경험하는 그는 이웃 농민들의 조언이 절실히 필요했지만 누구하나 변씨를 도와줄 사람이 없었다. 뿐만 아 니라 주민들은 농업의 다양한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그것에 조금도 조언해주는 일이 없음을 뒤늦게 알고는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인근 주민이 아닌 저 멀리 사는 귀농인들을 의지하여 정보를 얻고 있다.
"비교적 넓은 토지를 소유하고 있어, 트렉터나 포크레인 등이 없으면 일을 전혀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것을 구할 방법을 찾지 못하다가 저 멀리 사는 귀농인을 힘입어 작업을 마치기도 했습니다."
한 사람이 사흘 동안 할 것을 두 세 사람이 3시간에 끝낼 수 있다는 것을 안 그는 제주 농민들의 텃세에 매우 아쉬웠다. 변 씨는 타 지역도 마찬가지로 지역의 텃세를 극복하는 것이 귀농 정착의 첫 번째 관문이지 않겠냐며 조언한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오뚜기처럼
- 지역민의 텃세도 텃세지만 변 씨는 제주도의 이상 기후에 의해 매년 농작물 피해를 경험했다.
그가 귀농 을 시작하며 재배한 작물은 유채다. 당시 도에서 추진 하는 바이오디젤 산업과 경관 등의 이유로 유채를 심으 면 전액 지원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귀농 첫해에 제주도의 때 아닌 태풍 피해로 어렵게 심었던 유채 대부분이 도복되며 쓴 맛을 보았다. 그래서 다시 밭을 갈아엎고 심은 것이 감자였다. 지난해 감자 가격이 폭등하면 서 지인들은 감자로 크게 성공할 거라며 힘을 북돋아 주었다. 게다가 제주도의 햇감자는 여느 감자보다 값이 많이 나가기 때문에 이번에는 틀림없다고 확신을 주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지난해 말 수십년 만에 제주도에 폭설이 내리면서 올해 초 수확예정이었던 감자를 일찌감치 포기하고야 말았다.
이후 심은 메밀도 여전히 수확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끝나버렸다. 현재 재배 중인 양배추는 그의 마지막 히든카드다. 변 씨가 재배 중인 지역은 양 배추 주 생산단지로 유명한 한림읍이어서 지역 토질을 믿고 ㎡당 2,000원(퇴비+ 모종)을 투자해 약 6,000㎡에서 재배 중에 있다. 아직까지는 크게 이상이 없어서 첫 수확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한번 시작한 귀농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다짐했다. 유채를 시작으로 감자, 메밀 등 다양한 작목에 실패를 맛보았지만 끝까지 굴하지 않는 그의 농업 정신은 높이 살 만하다. 3년째 농사를 실패했지만 결국 양배추로 성공을 눈앞에 둔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작물을 계획 중에 있다.- 새로운 작물을 찾아서
- 최근 새롭게 시작한 일로 재래종 토종닭을 키우고 있다. 이제 14마리에 불과하지만 좀 더 지켜보며 확장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또한 부모로 부터 물려받은 많은 땅을 그냥 내버려둘 수만은 없어서 새로운 작목재배를 준비 중에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블루베리다. 얼마 전 지방의 블루베리 과수를 둘러 본 변씨는 블루베리의 특성과 전망을 매우 밝게 내다보며 블루베리 과원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귀농을 통해 자연의 생명에 대해 크게 기쁨을 느끼고 있다는 그는 요즘 작물을 보며 뿌듯함을 감출 수가 없다.
직접 재배해서 키우고 또 그것을 직접 캐먹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신비로운지 모른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진리를 깨닫고 있는 그는 이제서야 땀 흘린 보람을 느낀다. 아름다운 천혜의 관광도시 제주도에 아름다운 귀농인으로 살고 싶은 변형욱 씨는 더불어 살아가는 제주 농촌이 되기를 소망한다. 그를 통해 제주도가 행복한 귀촌· 귀농의 장이 될 수 있기를 우리 역시 기대한다. - < 자료출처 : 농림수산식품부, 새싹농부! 희망을 노래하다, 2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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