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펀 제8회 수상자인 최휘웅 시인이 문학평론집 '탈 서정과 꿈의 현상학'을 펴냈습니다.
◉출판사 서평
최휘웅 시인이 평론집 『탈 서정과 꿈의 현상학』(작가마을)을 펴냈다. 이번에 나온 평론집은 지난 2006년에 펴낸 『억압, 꿈, 해방, 자유, 상상력』 이후 18년 만이다. 최휘웅 시인은 1982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이후 줄곧 현대시의 모더니즘에 관심을 두고 시 창작과 시론들을 펼쳐왔다. 한국 쉬르레알리즘의 대부인 조향 시인을 통해 현대시의 특질인 언어의 결과 깊이의 상상력을 발견하면서 심취해왔던 것. 이번 평론집 『탈 서정과 꿈의 현상학』에는 그러한 최휘웅 시인의 시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씌어진 글들과 시인론, 각종 문예지에서 다루었던 월·계간평 등 다양한 글들을 모았다.
1부 ‘한편의 시를 말한다’에서는 정진규의 ‘심검당’, 윤석산의 ‘버스 스톱’ 등 관록의 시인들 작품부터 신정민, 최정란, 김예강, 송진, 진은영, 윤홍조, 강성은, 박이훈, 최승아, 김순아, 김곳, 고훈실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여성시들을 주목하고 있다. 2부 시인 작품론에서는 조향, 하현식론, 신진론 등의 현대시의 초월적 상상력에 주목한 글들과 안효희론, 권오주론, 고윤희론 등 젊은 시인들의 시 세계를 탐닉하고 있다. 3부의 시평에서는 각종 문예지에 발표한 글들로 ‘토속종교와 문학’, ‘1930년대 한국모더니즘’과 ‘1960년대 순수시와 참여시’ 등 지난 세대의 주요 논쟁의 주제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다루고 있다. 또한 계간평을 통해 김규태, 박청륭, 강준철 등 동세대 시인들의 시와 권애숙, 최원준, 조성래, 김미선, 김참, 배옥주, 이현주, 김뱅상, 정가을 등 젊은 시인들의 작품들을 골고루 다루고 있다.
저자 최휘웅 시인은 “대중으로부터 소외는 험난한 길이기는 하지만, 타성이나 관성으로부터 해방되었을 때 비로소 시는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된다”며 “존재의 허무와 절망감을 수반하더라도 현대시가 안고 있는 탈 서정적 특징과 현대인의 의식을 지배한 몽상적 사유를 밝혀보고 싶었다”고 이번 평론집 발간의 의의를 밝히고 있다.
무엇보다 최휘웅 시인은 모더니즘 시를 쓰는 모더니스트 시인이다. 지난해에는 사이펀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올 상반기에는 주목의 시집 『꿈꾸는 방정식』을 출간하는 등 나이를 모르는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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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서문
이 책에 담긴 글들은 시를 쓰는 시인의 입장이 아닌 독자의 입장에서 시를 읽으며, 생각한 것들을 정리한 것이다. 한국 현대시의 흐름이나 당위성의 추적에 밑그림을 두고, 세부적으로는 현대시의 언어가 가지고 있는 특징, 그리고 현대시의 내부에 존재하는 상상력과 무의식의 관계, 절대 자유에 대한 시인의 동경과 전위의식 등을 해명하고자 하였다. 시류에 순응하는 쪽보다는 그것을 거부하고 보다 진취적인 의식을 열고자 하는 열린 시적 사고에 역점을 두었다.
대중으로부터 소외되는 험난한 길이기는 하지만, 타성이나 관성으로부터 해방되었을 때 비로소 시는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비록 그것이 존재에 대한 허무와 절망의 감정을 수반하는,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는 그런 길은 아니지만, 그 길의 선상에서 각고의 아픔을 자청한 시의 정신을 조명해보고자 했다.
현대시가 안고 있는 탈 서정적 특징과 현대인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몽상적 사유가 어떻게 시로 구현되고 있는지를 밝히는 것이 이 평론집의 목표다. 주로 부산에 거주하는 시인들의 작품들을 중심 텍스트로 하여 부산시단의 지역적 특성과 부산 시 경향의 지형도를 그려보는 부수적 효과도 염두에 두었다. 젊은 시인과 원로 시인들의 작품을 망라하여 폭넓은 다양한 경향의 시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이제 80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쫓기듯 두 번째 평론집을 상재한다. 14, 5년의 꽤 긴 시간을 써 모았던 원고를 다시 정리하는 동안 세월의 덧없음을 새삼 인지하며, 나의 문학인생도 정리기에 들어섰다는 감회에 젖는다. 그래도 시문학과 함께한 인생이었기에 허무한 생의 늪을 무사히 해쳐 나올 수 있었다고 자위한다. 시를 읽으며, 시를 쓰며 보낸 생이 개인적으로는 꽤 위안이 되는 수행의 한 방편이었음을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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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약력
시인 최휘웅은 1944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1962년 동아대학교에 입학하여 한국 쉬르레알리즘의 대부인 조향 시인 문하에서 현대시에 대한 수업을 받으며 모더니즘 시에 눈뜨기 시작했다. 1974년 소한진, 송상욱, 하현식, 김석, 옥영식 등과 「시와의식」 동인으로 활동했으며 1982년 월간 《현대시학》에 전봉건 시인의 추천으로 등단했다. 1986년 유병근, 박현서, 박청륭, 하현식, 양왕용, 김성춘, 진경옥 시인과 「절대시」 동인, 1997년 박청륭, 정영태, 변의수, 김곰치, 정익진, 김언 시인과 「시21」 동인으로 활동했으며 계간 《시와사상》 편집인(2002년~2019년), 계간 《부산시인》 주간(2017년~ 2021년 2월)을 역임했다. 수상으로는 동아대학교 교내 문학상(1968년 시 부문), 제4회 동아문인상(2008년), 제24회 부산시인협회 본상(2016년). 제8회 사이펀 문학상(2023년)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절대공간』(1975년 하현식 김석, 최휘웅 공저 시문학사), 『환상도시』(1986년 문학세계사), 『하얀 얼음의 도시』(1997년 전망), 『사막의 도시』(2001년 말ᄊᆞᆷ), 『녹색화면』(2009년 시와사상사), 『카인의 의심』(2015년 시와사상사), 『지하에 갇힌 앵무새의 혀』(2019년 빛남), 『꿈의 방정식』(2024년 작가마을)이 있다. 평론집 『억압. 꿈. 해방. 자유. 상상력』(2006년 말ᄊᆞᆷ)이 있으며 『탈 서정과 꿈의 현상학』(작가마을)은 18년 만에 펴내는 두 번째 평론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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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집 목차
탈 서정과 꿈의 현상학
차례
1부 한 편의 시를 말한다
보이면 시가 된다 –정진규의 ‘심검당’
시간의 멈춤, 기억의 단층 -尹錫山 ‘버스 스톱’
무소유의 시적 달관 –김신용의 ‘赤身의 꿈’
유종인의 ‘해바라기 밭에서’
부조리한 일상의 절망 –노준옥 ‘복잡한 관계’
시의 수사학에 대하여 –신정민 ‘칼집’
생명, 또는 세계에 대한 관용의 시학 –최정란 ‘토마토’
속도에 갇힌 현대인의 의식풍경 –김예강 ‘백밀러’
몽상가의 시적 변형논리 –김두기의 ‘푸른 붕어빵’
21인의 여성시에 대한 이야기.
진은영 신해욱 강성은 이채영 김예강 이지은 최승아 이경욱 최보비 한미숙 윤유점
김순아 조선영 김정례 윤홍조 이서연 송 진 박이훈 강혜성 고훈실 김 곳
2부 시인 작품론
조향의 시와 정신
허무와 힘의 시학 -하현식론
풍경, 시간, 그리고 초월 -신진론
실존 자아의 시적 구현 -안효희론
몸의 원형적 교감과 꿈의 현상학 -강영은론
낮은 곳을 향하여 열려 있는 시의 세계 -류정희론
자연과 삶을 통합하는 시의 화법 -명서영론
현대의 삶에서 파생되는 몽상적 이미지들 -김검수론
사유와 감각 사이, 그리고 상상력 -권오주론
동경과 현실재현, 그리고 상상의 힘 -고윤희론
현실과 꿈의 간극에서 파생되는 시의 울림 -조선영론
삶에 대한 긍정적 화두 –류수인론
생의 허무에 대한 형이상학적 사유 -이효애론
3부 월-계간 시평
시의 새로운 지평을 위하여
토속종교와 문학 -김동리 김소월 유병근 박청륭
1930년대 한국 모더니즘의 시 -정지용 이상 김기림 김광균
1960년대 순수시와 참여시 -김춘수 전봉건 김수영 신동엽
시 경향의 다양성과 표현방법 -김규태 박청륭 김혜영 손순미 김경숙 이상렬 황재연
지난 계절에 읽은 몇 편의 여성시 -안효희 한창옥 이채영 김곳
시에서의 재현론과 창조론 -박청륭 권애숙 김참 최원준 조성래 최정란 이현주
파편화된 일상과 굴절된 자의식의 시 -정가을 김뱅상
시의 대상과 내면의식 -정웅규 김경수 이나열 김지은 김미선 박이훈
시에서의 서정과 탈서정 -김순여 육은실 이분자 배옥주 이서연
시적 상상력과 현실인식 -강준철 신진 박삼도 이은숙 최인숙
언어감각과 시적 사유 -강세우 김경해 홍정미 김태수 남경희 표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