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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사기동대] 12
S# 1 백성일의 집 (N)
슈퍼에서 귤을 사는 백성일. 그것을 들고 집으로 들어온다. 모든 불이 꺼져 있는
거실을 지나 어머니의 방으로 들어가는 백성일. 어머니 머리맡에 귤을 올려
놓는다. 어머니 옆에 앉는 백성일. 등을 돌리고 자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말없이 바라보다가 무언가 울컥한 듯 고개를 떨군다. 잔뜩 움츠려 고개를
떨구고 앉아있는 백성일. 한숨을 내쉬는데,
성일모 (등 돌린 채) 지금 왔니....
백성일 예...저 땜에 깨셨나보네...(일어나며)
주무세요...(방을 나가려는데)
성일모 아들....
백성일 (멈추고 보며) 예....
성일모 엄마 때문에 더 힘들지...? 엄마가
미안해...미안해, 아들...
백성일 (울컥하지만 참고) 무슨 소리에요, 또.
엄마 땜에 내가 왜 힘들어. 아들
하나두 안 힘들어. 걱정 마셔. 주무세요.
내일 아침에 거기 귤 드시고. 달대요.
방을 나가는 백성일. 방문을 닫고 잠시 문에 기대어 서 있는다. 긴 한숨을 내쉬는
백성일. 몸을 움직이려는데, 핸드폰이 진동한다. 보면, 천갑수의 전화다. 잠시
핸드폰을 보는 백성일. 받을 듯 말 듯 망설이다가 전화를 받으며,
백성일 예....
S# 2 백성일의 집 인근 (N)
밤거리를 걷는 백성일. 무겁게 가라앉은 얼굴이다. 그런 백성일 얼굴 위로,
흐느껴 우는 사람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오며,
S# 3 상가집 (N / 과거)
영정 사진 속 한 남자 김민식의 얼굴이 보인다. 상복을 입고 서 있는 백성일. 주저앉아
있는 백성일의 부인은 대성통곡을 하고 있고, 흐느끼며 울고 있는 10살 딸. 덤덤한
시선의 백성일은 말없이 고개만 떨굴 뿐인데, 누군가가 상가집을 들어온다. 보면, 천갑수다.
안국장을 대동하고 온 천갑수. 김민식의 영정 사진 앞에 절을 두 번 하고, 백성일과
맞절을 하기 위해 마주보고 선다. 천갑수의 얼굴을 본 백성일은 감정이 요동치듯
눈빛이 흔들리고, 맞절을 하는 백성일과 천갑수. 절을 마친 천갑수는
백성일에게 다가오더니 악수를 하며 무언가 말하려고 하는데,
백성일 아무 말 하지 마세요. 예...
짧게 당황하는 천갑수. 잠시 백성일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몸을 돌려 테이블로
걸어간다. 바라보는 백성일. 끓어오르는 뭔가를 참듯 한숨을 내쉬며 컷 튀면,
새벽 시간의 상가집. 빈소를 채운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리를 뜬 상태인데,
천갑수와 시청 임직원 몇 명은 남아있다. 영정 사진 앞에 앉아있는 백성일.
김민식의 사진을 미안한 얼굴로 바라보다가 천갑수를 보면, 짧게 백성일과
눈이 마주치는 천갑수. 애써 백성일의 시선을 피한다. 그런 천갑수를 계속
바라보는 백성일.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끓는 분노를 참지 못하겠는 듯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고, 컷 튀면, 방명록을 찢어 사표를 쓰는 백성일.
그것을 조의금 봉투에 넣고 천갑수를 향해 걸어간다. 굳은 얼굴로 다가오는
백성일을 보는 천갑수. 불안한 기운을 감지하지만 태연한 척 행동하는데,
한 손에 쥔 조의금 봉투 사표를 꽉 – 움켜쥐는 백성일. 천갑수를 향한
걸음이 더욱 빨라지는 순간, 누군가 백성일의 손을 잡는다. 보면, 부인이다.
성일처 하지 마....
백성일 놔....(가려는데)
성일처 (잡으며) 하지 말라구....
백성일 (보다가) 니 오빠야...
성일처 넌 내 남편이야....살아야지...
(울먹) 우리라도 살아야지....
눈물이 흐르는 부인. 그것을 본 백성일은 가슴이 먹먹해진다. 어머니의 무릎을
베고 자고 있는 딸을 보는 백성일. 순간 모든 결심이 무너지며 긴 한숨을
내쉬는데,
안국장 형님! 이리 와서 한 잔 하세요.
백성일 (보면)
안국장 한 잔 받으셔야죠. 시장님도 오셨는데.
안국장을 보다가 천갑수를 보는 백성일. 천갑수는 애써 백성일의 시선을 외면하며
시청 간부들과 대화를 나눈다. 부인을 보는 백성일. 부인은 흐르는 눈물을 애써
참고 있다. 잠시 부인을 바라보다가 스르륵 – 손을 빼는 백성일. 사표 봉투는
부인의 손에 들려있다. 부인을 등지고 천갑수를 향해 걸어가는 백성일. 무거운 얼굴로
자리에 앉으면, 술잔을 주고받는 백성일, 천갑수, 안국장 그리고 간부들 모습 위로,
천갑수 (E) 이렇게 술 마시는 거 오랜만이네?
S# 4 대포집 (N)
텅 빈 대포집에 단둘이 앉아있는 백성일과 천갑수. 술잔을 기울인다.
천갑수 이런 자리 자주 만들었어야 되는데
(병을 들며) 내가 미안하다.
백성일 (받으며) 아닙니다.
고개를 돌리고 술을 마시는 백성일. 천갑수는 그런 백성일을 말없이
바라보다가, 백성일이 잔을 비우면,
천갑수 최근에 성일이 니가 한 일, 재밌더라. 그 사기꾼 놈이
딴 맘 안 품고 끝까지 너 도왔으면 어디까지 가려고
했어? 최철우 회장? 민식이가 못한 일 니가 대신
하려고 했던 거야?
백성일 (순간 놀랐다가) 안국장 통해서 아셨구나...허허...
(망설이다가) 아직 끝난 건 아닙니다. 예....
천갑수 무슨 말이야.
백성일 상대가 누구든, 방법이 어쨌든, 세금은 공평해야 되는
거니까요. 그거 하나만 보고 가려구요, 앞으로두 저는.
천갑수 (보다가) 그때 민식이가 방사장 최회장 체납 세금을
받아냈으면 뭐가 달라졌을까? 없어. (한잔 마시고)
나도 성일이 너만큼 그 사람들이 싫어. 그런데
방법이 없어. 우린 세금 밀린 사람들하고
싸우는 게 아니야. 돈과 싸우는 거야.
세상에서 돈이 사라지지 않는 한 그 싸움 안 끝나.
백성일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싸움 계속 하기 귀찮으니까
차라리 손잡아 버리신 거네요, 시장님은.
천갑수 내 임기 5년 동안 전임 시장이 싸지른 똥 치우는 데
정확히 4년 걸렸어. 내가 생각하는 서원시, 서민이
행복한 서원시! 그건 이제 시작이야.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싸움 계속 할 시간 없어, 나한테는.
백성일 제대로 싸워보지도 않으셨잖아요. 말로만 그러는 거!
천갑수 (끊으며) 1000억 훔친 놈한텐 사람들이 분노 안 해.
사람들은! 내가 평생 만질 수도 없는 돈 1000억
훔친 놈보다, 내 주머니에 있는 돈 십만 원, 백만 원
훔친 놈한테 화내고 손가락질 한다고. 우린 그 놈들
하고 싸우면 돼. 지금까지 잘해왔잖아, 성일이 너.
백성일 (바라보다가) 시장님. 아니, 형님. 한 마디만 할게요.
잠바 입고 있으면 백만 원 훔치는 거구요, 넥타이
매고 있으면 10억 훔치는 거구요, 뱃지 달고 있으면
1000억 훔치는 거예요. 다 똑같은 놈들끼리 옷만
바까 입는 거라구요.
천갑수 (바라보다가) 성일이 너도 민식이처럼 되고 싶어? 성일이
넌 민식이처럼 되면 안 되잖아. 내 사람 더 잃기 싫다.
여기까지만 하자. 응?
백성일 (반응 없는데)
천갑수 여기서 멈추고 다시 옛날 백성일로 돌아가. 적당히 일하고,
상사 눈치보고, 평범하게, 그렇게 살라구. 그럼 성일이
너 살 수 있어. 일단 살아남아야지, 임마.
백성일 얼마 전에 천조사관이라고, 제 밑에 있는 애가 그런 말을
똑같이 했었는데요, 그 때 대답 똑같이 해드릴게요.
살아남을라고 비굴해지진 않을래요.
추해지드라구요, 사람이. (보다가) 가볼게요. 들어가세요.
일어나는 백성일.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대포집을 나가면, 바라보는 천갑수.
착잡함의 한숨을 쉬며 소주를 한잔 마신다.
S# 5 도심 전경 (N to D)
달이 빌딩 사이로 모습을 감출수록, 자동차 라이트, 건물 조명 불빛도 점차 사라진다.
이어 조금씩 떠오르는 붉은 태양이 조금씩 세상을 밝히고, 출근 차량과 인파들이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는 가운데!
S# 6 경찰서 (D)
터벅터벅 – 경찰서 입구를 나오는 한 남자. 초췌한 얼굴의 안국장이다. 내리쬐는
햇살이 눈을 자극하자 짧게 찡그리는 안국장. 짧은 한숨을 내쉬는데, 핸드폰이
진동한다. 전화를 받는 안국장. 전화를 건 상대방이 누군지는 아직 모른다.
안국장 예.
무표정한 얼굴로 상대방의 말만 듣는 안국장. 눈썹의 찡그림도 입술의 떨림도 없다.
S# 7 검사실 (D)
검사실에 앉아있는 40대 후반의 검사 박흥식.
그의 앞에 앉아있는 박덕배.
박흥식 최철우 자료를 넘겨 달라구요?
박덕배 예.
박흥식 최철우 어떤 놈인지 아시죠?
박덕배 그럼요.
박흥식 그런데도 건드시겠다고?
박덕배 예.
박흥식 작전은 어떻게 짜셨는데?
대답 없는 박덕배. 박흥식은 말없이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박흥식 박형사님을 믿어야 될지 말아야 될지
판단이 안 서네, 나는 지금?
박덕배 굳이 믿으실 필요까진 없구요,
이거 하나만 생각하세요.
고름은 짜야죠. 그래야 새 살 돋습니다.
바라보는 박흥식. 짧은 미소가 번지고, 의미심장하게 굳은 얼굴로
응시하는 박덕배의 얼굴에서,
S# 8 시청 복도 (D)
복도를 걸어 출근하는 천성희. 무거운 얼굴로 생각에 잠겨 있는데,
징수국 복도 앞에 서 있는 누군가를 보고 멈칫한다. 조미주다.
조미주를 바라보는 천성희. 천성희를 바라보는 조미주. 컷 튀면,
S# 9 커피숍 (D)
마주 앉아있는 천성희와 조미주. 천성희는 조심스럽게,
천성희 할 말 있다는 게 뭐야.
조미주 언니도 알아야 될 거 같아서요.
천성희 뭘?
조미주 그 때 정도 오빠, 감옥 간 거예요.
천성희 (무슨 말이냐는 얼굴인데)
조미주 언니한테 사기꾼이라 그러고
S# 10 호프집 (3부 84씬)
양정도 나 사기꾼이라고.
S# 11 커피숍 (D)
조미주 바로 잡혀갔다구.
S# 12 호프집 (10부 50씬)
양정도의 두 손에 수갑을 채우는 사재성.
S# 13 커피숍 (D)
조미주 오빠 언니 사기칠려고 만난 거
아니에요. 언니 진짜 좋아했어.
반응 없다가 착잡함의 한숨을 내쉬는 천성희.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떨리는 목소리로,
천성희 나한테 그 얘길 왜 해주는 거야?
조미주 정도 오빠가 안 할 거 아니까.
오해는 풀라구요. 많이
좋아했잖아, 둘이.
천성희 (자조적인 미소) 글쎄...그랬었나...
조미주 그랬어. 난 좀 보기 불편했지만.
천성희 정도 좋아했구나, 미주 너도.
조미주 했구나가 아니라 하고 있다가
맞는데, 이제 했구나 하려구요.
바라만 보는 거 내 스타일 아냐.
갈게요. (일어나려는데)
천성희 미주야.
조미주 (멈칫하면)
천성희 백과장님이랑 정도, 무슨 일 있지?
말없이 바라보는 조미주. 대답 없이 뒤돌아 커피숍을 나가면,
바라보며 짧은 한숨을 내쉬는 천성희 얼굴 위로,
양정도 (E) 방필규도 정리했구요, 아버지....
S# 14 면회실 (D)
아버지와 마주 앉아있는 양정도.
양정도 이제 최철우 하나 남았어요.
덕배 아저씨가 최철우 자료
모아주고 있으니까 조만간
일 시작하려구요.
정도부 (양정도의 얼굴만 바라보는데)
양정도 최철우까지 공사 끝내면 아부지
당분간 아들 얼굴 못 봐. 그래서
왔어요. 아들 얼굴 많이 봐 두시라고.
대답 없는 아버지. 아무런 말없이 양정도의 얼굴만 바라보다가,
정도부 미안해....아들...
감정이 복받치는 양정도. 애써 억누르려는 듯 한숨을 내쉬고는,
양정도 갈게요. 아부지. 할 일이 많네.
일어나는 양정도. 아버지의 얼굴 때문에 쉽사리 뒤돌지
못하고 얼굴만 바라보다가,
양정도 이제요, 아부지. 말 계속 하세요.
좋은 데 갔을 거야, 엄마.
너무 죄책감 갖지 마시라구요.
이 정도면 할 만큼 했어, 아부지도.
뒤도는 양정도. 울음을 참으며 면회실을 나가면, 그저 멍한 얼굴로
앉아있는 아버지. 순간 치미는 슬픔을 주체할 수 없는 듯 얼굴이
구겨지더니 이내 눈물을 쏟아낸다. 그동안의 한 맺힌 눈물을
모두 쏟아내는 아버지. 세상 가장 슬프고 괴로운 얼굴로 오열한다.
S# 15 차 안 (D)
거리에 주차된 차에 앉아있는 양정도. 착잡한 얼굴인데, 잠시 후 조수석에
올라타는 한 남자. 박덕배다. 양정도에게 파일을 하나 건네는 박덕배.
박덕배 최철우 자료야. 친인척 관계부터
돈줄은 어디고 자금 세탁은
어떻게 하는지 거기 다 있어.
파일을 보는 양정도. 최철우의 아들 최상준의 인적 사항을 읽어 보는데,
양정도의 얼굴을 바라보는 박덕배. 잠시 망설이다가,
박덕배 내가 너 도와주는 거 성일이가 알았다.
양정도 (보면)
박덕배 정도야. 너 정말 성일이한테 다 덮어
씌우고 도망치려고 했어?
양정도 (대답 없고)
박덕배 너 나한텐 그런 말 왜 안 했어?
양정도 (보다가) 어떻게 해요. 그런 얘기를.
박덕배 왜 이렇게까지 된 거냐, 정도야 우리...
양정도 (대답 없고)
박덕배 이번 일 끝나면, 나 너 더 이상 못 보겠다.
30년 친구 뒤통술 쳤는데, 이 정도
죄책감은 가져야지, 나도. 더 필요한 거
있음 연락하고.
차에서 내리는 박덕배. 바라보는 양정도의 입에서 짧은 한숨이 터진다.
S# 16 세금 징수국 (D)
“안국장님 짤린다며” “2과장님은 벌써 사표 썼다던데” 라는 대화를 주고받는
조사관들을 지나는 카메라. 3과 자리를 비추면, 세금 징수국에 앉아있는
백성일과 천성희. 백성일은 넋 나간 얼굴로 컴퓨터를 끄적이고, 천성희는
그런 백성일의 눈치를 살핀다. 백성일의 모습이 안쓰럽다는 얼굴의
천성희. 도저히 안 되겠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는
천성희. 백성일에게 걸어가려는데, 세금 징수국으로 들어오는 누군가를
보고 멈칫한다. 그는! 안국장이다! 바라보는 백성일의 눈빛이 짧게 흔들리고,
조심스럽게 인사를 하는 조사관들을 지나 백성일을 향해 걸어오는 안국장.
잠시 아무 말 없이 백성일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안국장 저랑 얘기 좀 잠깐 하실래요?
반응 없는 백성일. 얼떨결에 자리에서 일어나면, 국장실로 걸어가는 안국장.
백성일도 뒤따라 걸음을 옮긴다. 바라보는 천성희의 얼굴에서,
S# 17 국장실 (D)
백성일은 앉아있고, 박스에 짐을 정리하는 안국장. 묵묵히 사무용품들을 담으며,
안국장 올라오는 덴 10년 넘게 걸렸는데
내려가는 건 하루네. 세상 참 잔인해요?
백성일 (대답 없이 헛기침만 하고)
안국장 그 땐 제가 죄송했어요. 저는 백과장님이
저 그렇게 만든 줄 알았지. (백성일에게
걸어가며) 사기꾼 놈들이랑 꿍짝해서.
(앞에 앉으며) 근데 그게 아니더라구.
최철우가 나 친 거드만. 꼬리 자를라고.
백성일 그게 무슨 말이야? 최회장이 널 왜?
안국장 꼬릴 왜 짜르겠어요. 꼬리 땜에 몸통이
흔들릴 거 같으니까 그러는 거지.
2과 백성일이 짜르고, 방사장 짜르고,
저 짜르고. 다음은 뭐겠어요?
다음은 뭘 거 같냐고, 형님 생각에는.
(바라보다가) 세금 징수구욱. 여기.
백성일 (번뜩) 뭐?
안국장 올해 안에 우리 부서 없애버리겠대.
그렇게 쇼부 쳤대드만, 벌써.
백성일 너 그거 확실한 거야? 아니 지들이 뭔데!
안국장 (보다가) 형님. 제가 이제 와서 이런 얘기
드리는 거 예의 아닌 거 아는데, 아무리
형님이랑 저랑 밑장 다 까고 싸웠어도
이건 아니잖아요. 예? 우리가 어떻게 만든
부선데. 우리가 여길 어떻게 지켜 왔는데에.
백성일 (당황스러움에 한숨 / 어쩔 줄 몰라 하고)
안국장 최회장 걸어요. 사기를 치든 뭘 하든 최회장
걸어서 체납 세금 천억 그거 받아 내시라고.
그렇게 최회장이랑 천시장 연결 고리 끊으면,
우리 징수국 삽니다. 선배들한테 어떻게 받았고,
후배들한테 어떻게 줘야 되는 부선데, 여기가!
예? 그런 놈들 손에 좌지우지되게 둘 순 없잖아요.
당혹스러움에 구겨지는 백성일. 바라보는 안국장의 눈빛이 예리하게 번뜩이며!
S# 18 삼진 공영 인근 (D)
자동차가 멈춰서고, 차에서 내리는 40대 초반의 최상준. 최철우의 아들이다.
깔끔한 정장차림의 엘리트 느낌을 주는 최상준. 전화를 받으며 건물 입구로
들어가는데, 구석에 서서 그를 바라보고 있는 한 남자. 양정도다. 쭈쭈바를
먹으며 최상준을 바라보다가, 뒤도는 양정도. 빠르게 차를 향해 걸어가고,
S# 19 차 안 (D)
차에 올라타는 양정도. 박덕배가 준 파일을 펼쳐보며 핸드폰을 꺼내더니,
양정도 (전화에) 저예요. 아저씨. 그 최철우 회장 아들
최상준 있잖아요. 예전에 검찰 조사 한 번
받은 적 있다고 적혀 있는데, 왜 받았는진
없네요? 그것 좀 알아봐 주세요. (듣고) 예...
전화를 끊는 양정도. 파일을 덮으며 조수석에 놓으려는데, 조수석에 덩그러니
놓인 통장 하나가 보인다. 통장을 보자 짧게 경직되는 양정도의 얼굴에서,
S# 20 천성희 집 인근 (D)
아직 밝은 저녁 시간, 집으로 향하는 천성희.
터벅터벅 – 언덕을 올라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양정도 (OFF) 성희야.
멈칫하는 천성희. 뒤돌아보면, 양정도가 다가온다.
천성희 어쩐 일이야?
양정도 어. 줄 게 있어서.
하며 뭔가를 꺼내는 양정도. 통장이다.
천성희 이게 뭔데.
양정도 방필규 지방세. 45억 2천만 원.
천성희 (눈빛이 짧게 흔들리고)
양정도 니가 대신 좀 전해줘. 백성일
그 아저씨한테...
천성희 뭐하자는 거야.....?
양정도 뭐하자는 게 아니라....내가 내고
싶어도 가상계좌를 모르니까...
그건 백성일 그 아저씨가!
천성희 (끊으며) 돈 뿌린 거 너지...?
양정도 (말을 멈추면)
천성희 아까 미주 왔다 갔어. 나한테
사기 치려고 했던 거 아니라며.
감옥 가는데 나 상처 주는 거
싫어서 그렇게 얘기한 거라며.
양정도 (대답하지 못하는데)
천성희 왜 그걸 이제 알았을까? 왜 그걸
니가 우리 과장님 뒤통수 친
다음에 알게 된 거냐고, 나는.
양정도 (아무 말 못하고 한숨만 내쉴 뿐인데)
천성희 다른 걸로는 다 사기 쳐도 정도야.
사람 마음 갖곤 사기 치는 거 아니야.
상대방은 상처받고, 넌 외로워지잖아.
양정도 (자조적 미소) 또 할 말 없게 만드네...
천성희 주고 싶으면 니가 직접 줘. 그게 맞아.
집으로 들어가는 천성희. 화면 밖으로 사라지면, 홀로 남은
양정도. 손에 쥔 통장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때 진동하는
양정도의 핸드폰. 박덕배의 전화다. 전화를 받는 양정도.
양정도 예...
S# 21 경찰서 (D)
드르륵 – 최상준의 파일이 프린터기에서 출력되고 있다.
옆에 서 있는 박덕배.
박덕배 최상준 소스 땄어. 거기서 봐.
(전화를 끊으면)
S# 22 천성희 집 인근 (D)
전화를 끊는 양정도. 잠시 천성희의 빈자리를 바라보다가,
뒤돌아 자동차를 향해 걸어가고,
S# 23 경찰서 (D)
출력된 파일을 낚아채는 박덕배. 출력된 최상준의 파일을 보는데,
순간 그의 뇌리에 스치는,
S# 24 포장마차 (11부 141씬)
백성일 그래도 너 그러면 안 됐어...우리 친구잖아...
S# 25 경찰서 (D)
갈등하듯 큰 한숨을 내쉬는 박덕배. 이내 결심을 한 듯 파일을 들고
경찰서를 나가는 그의 뒷모습에서,
S# 26 세금 징수국 (D)
자리에 앉아있는 백성일. 착잡한 얼굴이다.
그의 귓가에 울리는 17씬 안국장의 목소리.
안국장 (E) 올해 안에 우리 부서 없애버리겠대.
그렇게 쇼부 쳤대드만, 벌써.
세금 징수국 내부를 쭉 – 둘러보는 백성일. ‘끝까지 추적하여 반드시
징수한다‘ 과훈. 오래된 파일들, 그리고 업무에 열중인 조사관들을
둘러본다. 백성일, 회한의 한숨이 절로 터져 나오는데, 핸드폰이
진동한다. 보면, 박덕배의 전화다. 백성일, 전화를 받으면,
박덕배 (F) 저녁 7시까지 상희동
일광 아파트 놀이터로 와.
S# 27 달리는 차 안 (D)
박덕배 정도 만나기로 했다, 오늘.
S# 28 세금 징수국 (D)
반응하는 백성일. 그의 미간이 급격히 구겨지며!
S# 29 놀이터 (D)
놀이터를 비추는 카메라가 천천히 빠지면, 자동차에 앉아 놀이터를
바라보고 있는 백성일과 박덕배. 아무런 대화도 오가지 않는
어색한 침묵만 흐르다가,
백성일 왜 갑자기 이러는 거냐.
박덕배 몰라, 임마. 죽이든 살리든
니들 둘이 알아서 해.
백성일 (보다가) 미안하긴 했냐?
박덕배 (대답 없다가) 성일아. 내가 아는
백성일이 가장 행복해 보였던
때가 언젠지 아냐?
백성일 (대답 없는데)
박덕배 (보며) 요즘. 요즘 니가 제일 좋아
보였어. 정도랑 세금 안 내고 사는
놈들 사기치고 다닐 때 니 얼굴.
정말 행복해 보였다고.
백성일 (자조적인 미소를 머금으면)
박덕배 나한테 실망한 거 알고 정도한테
실망한 거 아는데, 너한테까지
실망하진 마. 너 잘못한 거 없어.
백성일 몇 십억씩 사기치고 다니는 놈한테
잘못한 거 없다는 말은 좀 그렇지.
박덕배 세상에 착한 놈 나쁜 놈만 있냐?
우리처럼 조금 덜 착하고, 조금
덜 나쁜 놈들두 있는 거지.
백성일 넌 많이 나쁜 놈이야. 부랄 친구
갖고 놀았잖아. 드럽게 나쁜 새끼.
박덕배 미안하다니까. 그래서 이렇게! 왔다.
순간 백성일의 시선이 놀이터로 향하면! 놀이터로 걸어오는 정장 차림의 양정도!
주변을 두리번거리는데, 반응하는 백성일! 문을 열고 내리려는 찰나!
박덕배가 백성일을 잡는다! 백성일, 박덕배를 보면,
박덕배 너무 다그치진 마. 사연 있는 놈,
사연 있는 놈이 이해해 줘야지...
바라보는 백성일. 이내 시선을 거두며 문을 열고 차에서 내리면,
서 있는 양정도와 다가가는 백성일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박덕배.
박덕배 (푸념 섞인 혼잣말) 어쩌다 이렇게 꼬였냐...
니들 인생...
한숨을 내쉬는 박덕배. 빠르게 차를 출발하면, 박덕배의 차는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가고, 놀이터 벤치에 앉는 양정도. 아직 백성일의
존재는 모르는 상황에서, 양정도를 향해 다가가는 백성일. 벤치에
앉아있는 양정도 뒤에 서더니, 한동안 말없이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백성일 정도야....
백성일의 목소리를 듣자 얼굴이 굳어지는 양정도. 이내 허탈한 듯
짧은 미소를 머금다가, 순간 얼굴이 구겨지며 도망가려는데! 백성일이
양정도의 뒷덜미를 잡는다! 그대로 엉키며 쓰러지는 백성일과 양정도.
놀이터 모래 바닥을 뒹굴며 몸싸움을 벌이고! 소꿉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 눈을 멀뚱거리며 두 사람의 몸싸움을 바라보는데, 얼굴은
못 때리는 소심한 몸싸움을 벌이는 백성일과 양정도! 서로의 얼굴에
흙을 뿌리고 입에 흙을 먹이는 등 진상 몸싸움을 벌인다! 그들 옆을
지나가는 일진 고딩들. 한심하단 얼굴로 백성일과 양정도를 스쳐보며,
일진 저 븅신들 저거 뭐하냐. 애무하냐?
일진들, 화면 밖으로 사라지면, 백성일을 떼어내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양정도. 놀이터를 누비며 백성일을 피해 다니는데, 이 악물고 뒤쫓는
백성일. 소꿉장난을 하고, 미끄럼틀을 타는 어린이들을 옆으로 옮기며,
백성일 (어린이에게) 저 쪽 가서 놀아.
(양정도에게) 거기 서, 새끼! 아니, 자식아!
양정도 (도망치며) 일단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아니, 사실 크게 할 말이 없긴 한데
일단 내 말 좀!
계속 도망치는 양정도! 계속 추격하는 백성일! 이내 추격을 완성한 백성일이 양정도를
덮치며 쓰러지면! 다시 모래 바닥을 뒹구는 백성일과 양정도! 소녀 몸싸움이 다시
시작된다. 얼마 후, 삑삑 -! 호루라기를 불며 달려오는 아파트 경비들!
백성일과 양정도를 떼어 놓으려다가 같이 뒤엉켜 뒹군다. 난장판이 되는 놀이터.
S# 30 경찰서 (N)
유치장 문이 열리며 들어가는 백성일과 양정도. 그들을 유치장에 넣는 경찰은,
경찰 거, 모래 털고 들어가래니까 거.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 양정도. 답답한 듯 서 있는 백성일은 한숨만 내쉬는데,
경찰 화해를 하든 합의를 보든 여기서
끝장 봐요. 그 때까지 안 내보내줄 거니까.
쾅 -! 유치장 문을 닫는 경찰. 화면 밖으로 사라지면, 유치장 내부에 도는 정적.
백성일과 양정도는 아무런 대화도 하지 않다가,
양정도 화해하죠. 일단 여기서 나가야 될 거 아니야.
백성일 내가 왜. 안 해.
양정도 그럼 평생 여깄을 거야? 출근 안 해요, 내일?
백성일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해. 이 나쁜 새끼야.
사기꾼노므새끼야.
양정도 나쁜 놈이구 사기꾼인건 저도 다 아니까
일단 나가자구요. 나 할 일 많아, 밖에서어!
컷 튀면, 나란히 앉아있는 백성일과 양정도. 새초롬한 얼굴로 등을 돌리고 있는데,
백성일 배 안 고프냐.
양정도 좀 고프네.
백성일 짜장 시켜 달랠까?
양정도 난 짬뽕이 땡기는데. 아저씬
짜장 시켜요. 한 젓갈만 뺏어 먹을게.
컷 튀면, 짜장과 짬뽕을 두고 식사를 하는 백성일과 양정도. 그런데 양정도가
자꾸 짜장에 젓가락을 갖다 댄다.
백성일 아이씨! 한 젓갈만 먹는다메!
컷 튀면, 유치장에 가득 차 있는 험악한 인상의 조폭들. 백성일과 양정도는
그들을 피해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있다. 컷 튀면, 조폭들에게 안마를
해주는 백성일과 양정도. 팔꿈치로 눌러주고 손날로 쳐주며 정성스럽게
안마한다. 컷 튀면, 휑한 유치장에 단 둘이 남은 백성일과 양정도. 모포 위에
등을 돌리고 누워있는데, 잠시 정적이 감돌다가 툭 – 백성일의
얼굴 앞에 뭔가가 던져진다. 보면, 20씬에서 양정도가 들고 있던 통장이다.
백성일 뭐냐.
양정도 방필규 지방세요. 45억 2천.
백성일 그건 왜 남겼냐. 다 뿌려 버리지, 그냥.
양정도 눈에 밟혀서, 아저씨.
내요, 아저씨가 직접.
반응 없는 백성일. 통장을 슬그머니 챙겨 주머니에 집어넣고는,
백성일 니가 그 때 했던 말 있잖아.
그렇게 할라고 했던 거지, 너 원래.
양정도 뭐요. 방필규 공사 친 돈 최회장한테
던지고 아저씨랑 시장도 엮어서
보내는 거 그거요?
백성일 그래. 그거 때문에 나한테 접근
한 거잖어. 덕배 시켜서.
양정도 (대답 없다가) 덕배 아저씨 너무
뭐라 그러지 마요. 아저씬 몰랐어.
내가 거기까지 생각한 거는.
백성일 근데 왜 그렇게 안 했냐. 할 수 있었잖어.
양정도 그냥. 못 하겠더라구, 그렇게.
백성일 왜? 나한테 미안해서?
양정도 그 정도까진 아니고. 멋없잖아요.
백성일 닭살 돋냐? 나한테 미안해서 그런 거라 그러면?
양정도 (대답 없이 피식 – 웃을 뿐인데)
백성일 내가 방필규 그 사람 털자고 할지는 어떻게
알았어? 니가 나 보챈 거 아니잖아. 내가 너
찾아간 거잖아. 같이 하자고.
양정도 아저씨가 나 안 찾아왔으면 내가 계속 아저씨
긁었겠지, 방필규 건들자고. 내가 설마
아저씨가 나 찾아올 거까지 생각했을까?
백성일 너도 그렇게 철두철미한 놈은 아니네.
양정도 사기는요, 아저씨. 임기응변이야. 상황 닥쳤을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에서 승패 갈린다고.
봐서 알잖아요, 지금까지.
피식 웃는 백성일. 잠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다가,
백성일 그 많은 돈을 왜 길바닥에 뿌렸어.
차라리 세금을 내지.
양정도 세금 내면 뭐가 달라지는데요?
백성일 말하는 거 봐라. 말하는 거, 저거.
양정도 방필규도 그러던데? 그 돈 세금
내봤자 다 돌려받을 수 있다고.
시장이랑 친해서.
백성일 (대답 없는데)
양정도 걷는 놈이 정의감에 불타면 뭐해?
쓰는 놈은 그대룬데. 우리
다 지금까지 헛짓거리 한 거야.
제가 지금 최철우 아들래미
공사치고 있거든요? 잘 봐.
내가 이 돈 슈킹해서 어떻게 쓰는지.
동안, 몸을 일으켜 앉는 백성일. 잠시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가,
백성일 정도야.
양정도 (보면)
백성일 우리 부서. 세금 징수국. 없어질 수도
있댄다. 최철우랑 시장이 그렇게
얘기했대, 벌써.
양정도 (보다가) 아쉽겠네, 아저씨.
백성일 나 우리 부서 지켜야 돼. 이렇게 없어지면
안 되는 데야, 거기는.
양정도 어떻게 지키실라고? 응? 어떻게 하실 건데.
대답 없는 백성일. 순간 그의 귓가에 울리는 17씬 안국장의 음성.
안국장 (E) 사기를 치든 뭘 하든 최회장 걸어서
체납 세금 천억 그거 받아 내시라고.
그렇게 최회장이랑 천시장 연결 고리 끊으면,
S# 31 국장실 (17씬)
안국장 우리 징수국 삽니다.
S# 32 경찰서 (N)
백성일 최철우 체납 세금, 천억....우리가 받자.
순간 벌떡 일어나는 양정도. 백성일을 바라보면,
백성일 최회장 체납 세금 받아서 고리 끊으면,
우리 징수국, 다시 옛날로 돌아갈 수
있어. 그럼 내가 만들 거야. 끝까지 추적해서
반드시 징수하는 세금 징수국. 옛날처럼 다시.
양정도 (대답 없이 바라만 보는데)
백성일 그러니까 정도야. 마지막으로 한 번만, 한 번만
나 믿고 최회장 털자.
양정도 (바라보다가 / 피식) 시청에 냄새 맡은 사람이
한둘이 아닐 텐데. 어떻게 하시려구요.
백성일 그러니까 빨리 끝내야지. 1~2주 안에 빨리.
양정도 (생각하다가) 1~2주 안에 천억? 어려울 거 같은데.
백성일 (대답 없이 결연한 얼굴로 바라만 보는데)
양정도 (피식 -) 사기는 또 어려워야 맛이긴 하지. 일단
여기부터 나가고 얘기할래요?
경찰을 부르는 백성일과 양정도. 손을 맞잡고 우리 화해했다며 설레발을 치고,
그 위로 경쾌한 비트의 음악이 들려오며,
양정도 (E) 최철우 회장 아들 중에 최상준이란 놈이 하나 있는데,
S# 33 삼진 공영 인근 (18씬)
삼진 공영으로 들어가는 최상준을 보고 있는 양정도. 그 위로,
양정도 (E) 삼진 공영이라고 방산 업체 하나를
그 놈이 주무르고 있어요, 지금.
S# 34 양정도 오피스텔 (D)
벽면 가득 최철우와 최상준의 인적 사항과 사업 정보가 붙어있고,
삼진 공영 관련 기사를 떼는 양정도. 백성일에게 주면, 그것을
보는 백성일. ‘삼진공영. 미국 제너럴 마틴 사와 대리점 계약 체결’
이라는 기사다.
양정도 삼진 공영 거기가 최철우 돈 줄이야. 뭐 보는
거처럼 그 삼진 공영이 미국 무기 회사
제너럴 마틴하고 대리점 계약을 맺고 있는데,
지금 제너럴 마틴 거기가 방위산업청이랑
S# 35 회의실 (D)
군 장성들 앞에서 ‘전자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최상준. 그 위로,
양정도 (E) 전자전 장비. 그걸 거래할려고
하고 있거든요.
S# 36 양정도 오피스텔 (D)
양정도 그걸 삼진 공영. 최상준이 맡아서
딜하고 있는 거고. 대리점이니까.
백성일 어려워. 쉽게 말해.
양정도 최철우 아들래미가 무기 브로커라고.
백성일 아 그래. 다음. 계속해.
양정도 그런데 이번에 제너럴 마틴
한국 지부에 지부장이 새로 왔어요.
S# 37 공항 (D)
입국 게이트를 나오는 40대 중반의 마틴킴 모습 위로,
양정도 (E) 마틴킴이라고 이름은 미국말인데,
한국말 겁나 잘해. 아무튼 이 놈이 왜 한국에 왔냐.
S# 38 양정도 오피스텔 (D)
양정도 대리점 계약 연장 때문에. 계속 삼진공영이랑
갈 거냐, 아님 여기서 배 갈아 타냐, 그걸
결정하러 온 거거든요. 우리가 이 사이에
껴들어서 분탕질 치고 돈만 겟 합시다.
백성일 무슨 말이야. 알아듣기 쉽게!
양정도 아. 아저씨 그 때 나한테 사기당할 때,
백성일 그 얘긴 왜 해. 마음 아프!
양정도 (끊으며) 일단 들어봐.
아저씨 그 때 나한테 사기당할 때,
S# 39 달리는 차 안 (1부 56씬)
택시에 앉아 양정도와 전화통화를 하는 백성일. 짧게 스틸.
양정도 (E) 아저씬 차를 사려고 했고,
S# 40 중고차 매매 단지 (1부 57씬)
차 안에 앉아 백성일을 바라보는 판매자. 짧게 스틸.
양정도 (E) 그 아저씬 차를 팔려고 했죠?
S# 41 중고차 매매 단지 (1부 116씬)
쭈쭈바를 먹으며 백성일을 바라보는 양정도. 짧게 스틸.
양정도 (E) 그 사이에 내가 껴든 거고.
S# 42 양정도 오피스텔 (D)
양정도 똑같애요. 아저씨가 삼진공영.
그 차 팔려던 아저씨가 제너럴
마틴. 그리고 우리. 3자 사기.
백성일 (이해가 안 되는 얼굴로) 아~알겠다.
양정도 모르겠잖아. 얼굴 보면 모르겠는데 뭘.
(한숨 후) 그냥 내가 시키는 대로 할래요?
백성일 뭐부터 시킬 건데.
양정도 일단 (훑어보고) 옷부터 삽시다. 비싼 걸로.
S# 43 양복점 (D)
백성일에게 이 양복 저 양복을 대어보는 양정도. 마음에 안 드는
것은 치워버리고 이 옷 저 옷 입혀보는 모습이 컷컷컷 보여지며,
양정도 (E) 아저씬 이제부터 제너럴 마틴
한국 지부장 마틴킴이 되는 거예요.
세련된 양복을 갖춰 입은 백성일. 선글라스도 끼고 거울을 보며
흡족한 미소를 머금는 모습 위로,
양정도 (E) 하버드 출신에 뉴욕 무슨 로펌에 있다가
제너럴 마틴에 스카웃 됐다고 하니까,
양정도 (화면 안으로 들어오며) 적당히 럭셔리
하고 적당히 교양 있고, 적당히
박력 있게. 그렇게 가요. 인사해 봐요.
백성일 나이스 투 미트 유. 아임 마틴 킴. 헬로.
양정도 (한심하게 보다가) 한국말 잘 한다니까.
백성일 (뜨끔하고) 안녕하세요. 마틴킴입니다. (PAN)
S# 44 양정도 오피스텔 (D)
백성일 그리고 그 다음은?
양정도 가야죠. 삼진 공영.
S# 45 삼진 공영 (D)
빛나는 구둣발이 내딛어진다. 고급 브리프 케이스에 고급 양복을 쫙 빼입은 백성일.
삼진 공영 내부를 터벅터벅 – 걸어 들어가면, 대표실 문을 열고 나오는 최상준.
백성일을 향해 다가가더니,
최상준 마틴킴 지부장님?
백성일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마틴킴입니다.
악수를 나누는 백성일과 최상준. 그들의 모습 위로 들려오는 양정도의 목소리.
양정도 (E) 여기부터가 중요해요.
S# 46 양정도 오피스텔 (D)
양정도 본사에서는 이번 대리점 재계약과 관련해서
회의적이다. 이렇게 말해요.
S# 47 대표실 (D)
대표실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백성일과 최상준. 차분한 백성일의 얼굴과는
달리 최상준의 얼굴은 점점 굳어간다. 그 위로,
양정도 (E) 그럼 그 사람은 똥줄 타지. 이번 전자전 계약만 해도
몇 백억이 걸려있고 다음 계약, 그 다음 계약까지
생각하면 몇 천억을 그냥 날리는 건데, 대리점
재계약 못하면.
백성일 (E) 그럼 나한테 재계약 못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어볼 텐데, 그럼 뭐라 그래?
S# 48 양정도 오피스텔 (D)
양정도 (씨익 –) 리베이트.
S# 49 대표실 (D)
백성일 저 포함 제너럴 마틴 이사진이 5명입니다. 이사
연봉이래봤자 일 년에 십억. 그 정도밖에 안 돼요.
몇 천억 몇 조를 주무르는 사람들이 일 년에
십억 밖에 못 번다는 게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당장 최대표님도 저희보다 더 버시잖아요.
최상준 (어색한 미소만 머금을 뿐인데)
백성일 프랭클리 스피크하게 말씀드릴게요. 이사 한 명당
1800만 달러. 도합 9000만 달러 준비하세요. 그럼
대리점 연장계약, 무리 없게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난감한 얼굴의 최상준. 입술을 매만지고, 바라보는 백성일의 얼굴 위로,
백성일 (E) 말이 천억이지 한 번에 물까, 그걸?
양정도 (E) 당연히 안 물죠.
S# 50 양정도 오피스텔 (D)
양정도 그래서 한번 보낼라구, 유치장.
(미소를 머금으면)
S# 51 대표실 (D)
쾅 -! 대표실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형사들! 백성일과 대화를 나누는
최상준에게 다가가더니,
형사 최상준씨?
최상준 예...
형사 강진서 마약반 남대중 형삽니다.
최상준 (순간 당황한 얼굴로 백성일을 보면)
형사 제보가 들어와서요. (형사들에게 손짓하면)
최상준을 연행하는 형사들! 끌려가는 최상준은 그런 적 없다고 소리치며 저항하는데,
건조한 얼굴로 바라보는 백성일. 그 위로,
양정도 (E) 예전에 최상준이 마약으로
검찰 조사 한 번 받은 적 있대요.
S# 52 양정도 오피스텔 (D)
양정도 최철우 회장 빽으로 풀려나긴 했다는데,
(23씬에서 박덕배가 출력한 최상준 파일을
보이며) 남지, 기록에는. 잉크 말랐다구.
S# 53 경찰서 (N)
형사 5년 전에 필로폰으로 검찰 조사
받은 적이 있으시네요?
최상준 예...그런데 확실히 끊었습니다!
이번에는 뭔가 오해가!
쾅 -! 유치장 문이 닫히고, 유치장에 앉아있는 최상준. 그 위로,
양정도 (E) 진짜 한 건 아니니까 조사 좀 받다가
풀려날 거예요. 풀려날 건데,
누군가의 구둣발이 유치장의 최상준 앞에 멈춰 선다. 천천히 고개를
드는 최상준. 그 위로,
양정도 (E) 우린 가만있어? 껀수 제대로 잡았는데.
S# 54 양정도 오피스텔 (D)
양정도 마틴킴 등장.
S# 55 경찰서 (N)
구둣발의 주인공은! 백성일이다. 최상준을 내려다보는 백성일. 한숨을 내쉬고는,
백성일 본사에서 염려가 많아요, 이번 사건 때문에.
최상준 뭔가 오해가 있는 거구요, 곧 풀려날 거니까!
백성일 아무튼 마약하신 거잖아? 이번엔 아니어도
손 댄 적은 있잖아요, 마약에.
최상준 (무언가 말하려다가 / 고개만 떨굴 뿐인데)
백성일 이사진에서 힘쓰면 어떻게 잘 넘어갈 수도
있을 거 같긴 한데...
최상준, 백성일을 바라보면, 응시하는 백성일. 상체를 숙여 최상준을 보더니,
백성일 최대표님. 9000만 달러. 그렇게 부담스러우세요?
그 정도 돈 없으신가?
최상준 아니요. 그런 건 아닌데....
백성일 (바라보다가) 그럼 이렇게 하는 건 어때요? 이번
방위산업청하고 계약에 장난질 치세요.
협력업체 몇 개 껴서 주 전산 장비 연구 개발비
더 받으시고, 제안 대금 설명서 숫자 몇 개
손 보셔서 대금 챙기세요. 저희가 다 눈 감아
드릴게요. 그렇게 주머니 채워 드린다구요, 제가.
최상준 (갈등하는 얼굴인데)
백성일 1000억 태우면, 몇 천억, 아니 조 단위까지 볼 수
있는 게임이에요. 저희 회사 아시잖아요. 한국
시장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갈등하는 최상준. 응시하는 백성일의 얼굴 위로,
양정도 (E) 지난번 방호석한테도 했던 얘긴데,
언제까지 억대 부자로 살 거냐.
억보다 조를 봐라.
S# 56 양정도 오피스텔 (D)
양정도 이 말하면 다 넘어와요. 우리나라 부자들은.
(미소) 사기 치기 정말 쉬운 나라 아니에요, 우리나라?
S# 57 경찰서 (N)
최상준 (갈등 끝에) 예. 알겠습니다.
재계약 끝나면 진행하시죠.
하며 손을 내미는 최상준. 바라보는 백성일의 얼굴에 씨익 – 미소가 번지며
최상준의 손을 맞잡는다. 악수를 나누는 백성일과 최상준. 그 모습 위로,
백성일 (E) 근데 재계약 그건 어떻게 해?
S# 58 양정도 오피스텔 (D)
백성일 문서 위조하면 바로 걸릴 텐데.
그 동안 오간 계약서가 있어서.
양정도 아휴. 무슨 그런 걱정을 해요. 나는
뭐 놀아요? 아저씨 일하는 동안에?
S# 59 공항 (37씬 연장선)
입국 게이트를 나오는 마틴킴. 공항을 빠져나가는데,
누군가 (OFF) 마틴킴씨?
마틴킴, 누군가를 보면, 정장을 입고 다가오는 한 남자. 양정도다.
양정도 마틴킴씨 맞으시죠?
마틴킴 그런데요.
양정도 안녕하세요. 삼진 공영에서 나왔습니다.
마틴킴 아, 예. 최상준 대표님은 어떻게.
양정도 급한 일 때문에 해외에 잠깐 나가 계셔서요.
이번 계약은 제가 진행해야 될 거
같습니다. (명함 주며) 전요한 실장입니다.
명함을 보는 마틴킴. 미소를 머금는 양정도. 두 사람의 얼굴이 교차하다가!
S# 60 제너럴 마틴 한국지부 (D)
마주 앉아있는 양정도와 마틴킴. 사업적인 대화를 나누는 듯
보이는데, 그 위로,
양정도 (E) 그렇게 제가 마틴킴 마킹하고,
아저씨가 최상준 마킹하면,
진짜 계약서는 오고 가는데,
S# 61 양정도 오피스텔 (D)
양정도 계약 당사자들끼린 얼굴을 못 봐.
우리만 봐. 재밌죠?
S# 62 제너럴 마틴 한국지부 (D)
양정도 그럼 그렇게 계약 진행하겠습니다.
S# 63 양정도 오피스텔 (D)
양정도 이게 사기야. (미소를 머금는 순간)
S# 64 몽타주 (D)
경쾌한 비트의 음악이 깔리며! 최상준과 이야기를 나누는 백성일. PAN 하면!
양정도에게 전화를 하는 백성일. 전화를 받는 양정도가 고개를 끄덕이며
PAN 하면! 마틴킴과 대화를 나누는 양정도! 계약서를 받고 미소를 머금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PAN 하면! 백성일에게 계약서를 건네주는 양정도.
계약서를 받는 백성일을 비추며 PAN하면! 최상준에게 계약서를 내미는
백성일! 최상준은 계약서를 훑어보고! 도장을 꺼내는 최상준! 도장을 꾹
눌러 찍고 백성일에게 내밀며 PAN하면! 계약서를 양정도에게 건네는 백성일.
계약서를 받는 양정도를 비추며 PAN 하면! 마틴킴에게 계약서를 내미는
양정도! 계약서를 면밀히 훑어보는 마틴킴은 삼진공영의 도장을 확인하고
싸인을 한다. 양정도에게 계약서를 내미는 마틴킴! PAN 하면! 백성일에게
계약서를 넘겨주는 양정도! PAN하면! 최상준에게 계약서를 내미는 백성일!
그것을 훑어보는 최상준. 바라보는 백성일의 얼굴에 긴장감이 흐르는데,
최상준 됐네요. (계약서 덮으며)
이사님들 계좌 좀 불러주세요.
백성일이 미소를 머금는 순간 계속해서 이어지던 경쾌한 비트의 음악이 멈추며!
S# 65 최철우 낡은 빌라 (N)
마주 앉아있는 최철우와 최상준. 몇 가지 반찬을 앞에 두고 식사를 하고 있다.
무거운 침묵만 흐르는 그 곳. 식사를 마친 최철우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최상준의 어깨를 툭툭 – 다독여주며 화면 밖으로 사라진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최상준. 최철우가 지나간 자리를 향해 90도로 허리 굽혀 인사를 하는데,
S# 66 세금 징수국 (D)
출근하는 백성일. “방필규 세금 냈다며” 라며 쑥덕대는 조사관들을 지나
자신의 자리로 걸어가 앉는데, 사무실 전화기가 울린다. 백성일,
전화를 받으며,
백성일 예. 징수 3과 백성일!
천갑수 (F) (끊으며) 성일아.
얼굴이 굳어지는 백성일. 잠시 천갑수의 말을 듣다가,
백성일 예. 지금 올라가겠습니다. 예.
전화를 끊는 백성일. 착잡함의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나고,
S# 67 시장실 (D)
인터폰을 끊는 천갑수. 잠시 생각에 잠기는 그의 의뭉스러운 얼굴에서,
S# 68 대표실 (D)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최상준. 해외 계좌로 돈을 송금하는 컴퓨터 창을 바라보며
앉아있다. 잠시 화면만 바라보는 최상준. 엔터 버튼을 누르면, 돈 송금 로딩 창이
뜨고, 송금이 완료되는 순간,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하더니,
최상준 돈 보냈습니다.
S# 69 시청 복도 (D)
전화를 끊는 백성일. 곧장 양정도에게 전화를 하더니,
백성일 돈 보냈대. 작업 좀 해줘.
양정도 (F) 아저씨는?
백성일 난 시장이 잠깐 보재서.
빨리 정리하고 갈게. 응.
(전화를 끊으면)
S# 70 양정도 오피스텔 (D)
전화를 끊는 양정도. 굳은 몸을 풀며 자리에서 일어나 화면 밖으로
사라지면,
S# 71 시장실 (D)
똑똑 – 노크를 하고 시장실로 들어가는 백성일. 터벅터벅 –
천갑수 앞으로 걸어가면, 결재서류에 싸인을 하는 천갑수.
마지막 서류에 싸인을 하며,
천갑수 재밌었니...?
백성일 예...?
S# 72 경찰서 (D)
형사들과 인사를 나누며 출근하는 박덕배. 강력반으로 들어가는데,
누군가를 보고 멈칫한다. 보면, 7씬의 검사 박흥식과 수사관들이다.
박덕배 어쩐 일이세요?
S# 73 시장실 (D)
천갑수 최회장님 아들 만나보니까 어때.
(얼굴 보며)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야?
S# 74 경찰서 (D)
박흥식 박형사님. 검찰 자료 빼 돌려서
사기꾼 놈한테 토스했죠?
형사가 그러면 안 되지.
무언가 불길함을 감지한 박덕배. 그의 구겨지는 얼굴 위로,
최철우 (E) 장비서. 세상을 살다보니까 말이야,
S# 75 최철우 낡은 빌라 (D)
창밖을 보며 차를 마시는 최철우. 뒤에는 비서실장이 서 있고,
최철우 학연 따지는 놈은 학교 때문에 망해.
지연 따지는 놈은 지역 때문에 망하구.
S# 76 시장실 (D)
천갑수 그런데 어떡하냐, 성일아.
S# 77 최철우 낡은 빌라 (D)
최철우 그리고 혈연 따지는 놈은, (차 한 모금
마시고) 자식 놈 때문에 망하드라구. 허.
S# 78 시장실 (D)
천갑수 최철우 회장. 자식 없다.
백성일 (본능적으로 얼굴이 굳어지는데)
S# 79 경찰서 (D)
박흥식 연행해.
박덕배를 향해 다가가는 수사관들! 순간 당황한 박덕배의
사지를 제압하고!
S# 80 시장실 (D)
천갑수 니들 잡으려고 판 짠 거야.
그러니까 내가 그만하랄 때
그만 했어야지. 기회 줬잖아.
S# 81 양정도 오피스텔 복도 (D)
문을 닫으며 오피스텔에서 나오는 양정도. 핸드폰을 보며 복도를 걷는데,
반대편 복도에서 다가오는 두 남자가 불길한 기운을 느끼게 하고, 그 위로,
천갑수 (E) 왜 말로 할 땐 못 알아듣니....?
S# 82 시장실 (D)
천갑수 너도...민식이도....
S# 83 양정도 오피스텔 복도 (D)
남자들을 지나치는 양정도. 코너를 돌아 사라지면, 그대로 방향을 돌리는
남자들. 양정도를 따라 코너를 도는데, 양정도가 없다! 당황하는 남자들!
비상계단 문을 열고 밑을 보면! 빠르게 계단을 내려가는 양정도가 보이고!
남자들 (무전기에) 눈치 깠어! 빨리 붙어!
S# 84 시장실 (D)
천갑수 너랑 어울리는 그 사기꾼 애. 최회장님한테
원한이 꽤 많은 거 같던데, 그런 애들이랑
어울리질 말았어야지. 뭐니, 성일아 이게.
바라보며 굳어지는 백성일. 순간 멘붕에 빠진 듯 어쩔 줄 몰라 하다가
시장실을 나가려고 하는데,
천갑수 그럴 필요 없어.
백성일 (멈칫하고 보면)
천갑수 늦었어, 이미....
S# 85 양정도 오피스텔 인근 (D)
쾅 -! 오피스텔 입구 문을 박차고 나오는 양정도! 미친 듯이 거리를 달려
도망치기 시작하고! 뒤따르는 형사들! 필사적으로 추격하는 모습 위로,
천갑수 (E) 이렇게 한다고 달라질 거
없다고 내가 얘기했잖아.
S# 86 지하 주차장 (D)
지잉 – 창문이 열리면, 운전석에 앉아있는 안국장. 얼굴이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차창 너머로 서류 봉투를 넘겨주면, 그것을 받는다. 조수석에
서류 봉투를 놓는 안국장. 빠르게 차를 출발시키는 모습 위로,
천갑수 (E) 너는 돈과 싸우는 거고, 돈이 사라지지 않는 한
S# 87 시장실 (D)
천갑수 이 싸움 안 끝난다고 했잖아.
왜 말을 못 알아 듣구 그래.
S# 88 양정도 오피스텔 인근 (D)
땀방울이 흩어지며! 양팔을 휘젓는 양정도! 몇 미터 거리를 두고
달려오는 형사들을 힐끌힐끔 바라보며 죽을힘을 다해 도망치는데!
천갑수 (E) 이제 알겠어?
S# 89 시장실 (D)
천갑수 니가 누구랑 싸우려고 했는지?
S# 90 검사실 (D)
전화를 받는 박흥식. 미소를 머금으며,
박흥식 (전화에) 예. 제가 잘 처리하겠습니다.
예. 그럼요. 걱정 마십쇼, 회장님. 하하하.
S# 91 최철우 낡은 빌라 (D)
최철우 그럼 박검사님만 믿겠습니다.
언제 식사나 한 번 하시죠. 예.
전화를 끊는 최철우. 입 꼬리가 씰룩 – 올라가며 미소를 머금는
그의 얼굴에서!
S# 92 양정도 오피스텔 인근 (D)
횡단보도를 건너며 도망치는 양정도! 반대편 길을 향해 달려가는데!
형사들이 양정도를 덮치며 쓰러진다! 바닥에 짓이겨지는 양정도!
양팔이 뒤로 꺾여 제압당하고!
S# 93 시장실 (D)
백성일 (어쩔 줄 몰라) 저는, 저는요. 시장님.
저는요, 지금. 지금 빨리 정도한테
가 봐야 될 거!
천갑수 (끊으며) 법정 증언해라, 성일아.
백성일 예....?
천갑수 그 양정도라는 놈이 지금까지 무슨
사기를 어떻게 치고 다녔는지 성일이
니가 제일 잘 알잖아. 성일이 니가
살 수 있는 방법은 그거밖에 없어...
백성일 무슨 말씀하시는 거예요...? 제가 왜!
천갑수 이제 성일이 니 선택만 남았어. 계속
시스템을 공격하는 바이러스가 될래,
시스템을 지킬래.
백성일 형님. 아니, 시장님....이거는 아니잖아요...
예? 저한테 왜 그런!
천갑수 (끊으며) 내 사람 더 잃기 싫다고 했잖아.
증언해. 증언하고 살아. 너라두 살아야지!
백성일 (급 눈빛이 요동치는 그의 뇌리에 스치는)
S# 94 상가집 (3씬)
성일처 살아야지...우리라도 살아야지....
S# 95 시장실 (D)
천갑수 증언하고, 다시 옛날 백성일로 돌아가.
적당히 일하고! 눈치보고! 평범하게!
비굴해져! 추해져! 그렇게 살아, 임마!
백성일 (원망 가득한) 형!
천갑수 (한숨 쉬고 / 바라보다가) 그 사기꾼 놈은
니가 신고해서 잡힌 걸로 알고 있을 거야.
경찰도 마찬가지고. 내가
너 하나 살리자고 이렇게까지 해야겠어?!
동안, 얼굴이 구겨지는 백성일!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시장실 문을 박차고 나가는 순간!
S# 96 경찰서 (N)
쾅 -! 강력반 문을 박차고 들어가는 백성일! 저 멀리 형사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는
양정도를 향해 달려가면! 사늘한 시선으로 백성일을 바라보는 양정도. 잠시
아무 말 않다가,
양정도 아저씨가 나 팔았다매?
백성일 정도야. 그게 아니라,
내 말 좀 들어봐. 응?
이게 다 어떻게 된 거냐면!
순간 백성일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는 양정도! 백성일이 억 -! 소리를 내며 쓰러지면!
그 위로 올라타 뒤엉킨다! 양정도를 말리는 형사들! 그럼에도 양정도는 절대 떨어지지
않고 백성일에게 들러붙는데! 조금씩 격앙되는 몸싸움! 몇 명의 형사가 더 들러붙고
나서야 간신히 백성일에게서 양정도를 떼어낸다! 형사들에게 끌려가면서도 백성일을
향해 원망의 욕설을 내뱉는 양정도! 백성일은 무슨 일 때문인지 멍한 얼굴로 바라만
볼뿐인데,
S# 97 세금 징수국 (N)
모든 불이 꺼진 세금 징수국에 홀로 앉아있는 백성일. 그저 멍한 얼굴로 소주를
마신다. 쓴 내음에 얼굴을 찡그리는 백성일. 땅이 꺼져라 긴 한숨을 내쉬고는
핸드폰을 집어 들더니,
백성일 (전화에) 지금 계세요?
S# 98 시장실 (N)
자리에 앉아있는 천갑수. 잠시 후 문이 열리고 백성일이 들어온다.
천갑수 앞에 서는 백성일. 잠시 천갑수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백성일 아깐 경황이 없어서 못 여쭤봤는데,
안국장한테 시장님이 시키신
거예요? 저한테 그런 말 하라고.
천갑수 니가 움직여야 밟으니까.
백성일 예. 알겠어요. 저 밟을라고. 예.
근데요, 밟은 놈을 왜 살려
주겠다는 거예요?
천갑수 한 번 밟혔으니까 두 번
안 일어날 거 아니냐.
백성일 예...허허....알겠네요, 무슨 말씀이신지. 예.
(긁적이며 망설이다가) 그럼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천갑수 (의아한 얼굴로 바라보면)
백성일 법정에서 증언하구요, 예전처럼
그렇게 살겠다구요.. 시장님이
원하시는 대로 그렇게 하겠습니다.
천갑수 (바라보다가) 믿어도 되겠니...?
백성일 대신요, 세금 징수국 살려 주세요.
천갑수 (그저 바라만 보는데)
백성일 부서 폐지만은 막아달라구요. 우리
세금 징수국. 형님이 만드신 거잖아요.
그럼 증언 하겠습니다. 형님 말씀대루요.
바라보는 백성일. 응시하는 천갑수. 백성일의 얼굴 위로 잔잔한 음악이 깔리며,
S# 99 구치소 (D)
구치소 독방에 앉아있는 양정도. 고개를 떨구고 있는데,
끼익 – 교도소 문이 열리며 교도관이 모습을 드러내고,
S# 100 백성일의 집 (D)
오래된 와이셔츠를 꺼내는 백성일. 팔 옷깃이 헤진 와이셔츠의
단추를 하나둘씩 채운다.
오래된 자켓을 꺼내는 백성일. 거울을 보며 먼지를 털고,
S# 101 시장실 (D)
간부들과 회의를 하고 있는 천갑수. 간부들에게 뭔가를 말하며
짧은 미소를 머금는다.
S# 102 달리는 봉고차 안 (D)
구치소 버스가 도심 도로를 달린다. 창밖을 바라보는 양정도.
S# 103 세금 징수국 (D)
세금 징수국에 앉아있는 천성희. 잠시 고민하다가 세금 징수국을
나가고,
S# 104 백성일의 집 인근 (D)
집을 나오는 백성일. 자동차에 올라타고 빠르게 출발하면,
S# 105 법원 인근 (D)
구치소 봉고차가 법원 뒷문에 도착한다. 포승줄에 묶인 채 법원으로
끌려 들어가는 양정도. 건물 내부로 사라지면,
S# 106 법원 인근 (D)
법원 계단을 오르는 백성일. 긴장되듯 짧은 한숨을 내쉬고,
S# 107 최철우 낡은 빌라 (D)
차를 마시는 최철우. 차 연기가 흐드러지고, 차의 향 내음을
맡으며 미소를 머금는데,
S# 108 법원 복도 (D)
법원 내 서로 다른 복도를 걷는 백성일과 양정도. 두 사람의 모습이 교차하다가,
S# 109 법정 (D)
증인석으로 걸어가는 백성일. 선서를 하고 자리에 앉으면, 피고인석에 앉아있는
양정도는 차가운 얼굴로 백성일을 바라보고, 법원으로 들어오는 천성희.
방청석에 앉아 재판을 방청하는데, 백성일에게 뭐라뭐라 질문하는
90씬의 검사 박흥식. 그의 질문을 받는 백성일은 가끔씩 양정도를 손가락질로
가리키며 성실히 답변한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양정도. 눈빛에 환멸이
차오르고, 가끔씩 천성희와 눈이 마주치는 백성일. 미안한 듯 시선을 피하고,
쓰윽 – 천성희를 바라보는 양정도. 씁쓸한 미소를 머금을 뿐인데,
날 선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는 백성일과 양정도. 서로를 바라보는 백성일과
양정도의 얼굴이 교차되다가, 98씬부터 이어지던 음악이 멈추고 나면, 그 위로 들리는,
판사 (E) 판결하겠습니다. 피고인. 양정도.
S# 110 법정 (시간 경과)
판사 징역 10년을 선고한다.
쾅쾅쾅 -! 판사봉을 내리치는 판사. 동시에 방청석이 술렁이기 시작하고,
방청석 맨 앞줄에 앉아있는 백성일. 그를 바라보는 양정도의 눈빛에
원망이 서리는데, 그런 양정도를 바라보는 백성일. 무거운 마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양정도 어이.
백성일 (멈추며 뒤돌아보면)
양정도 (사늘) 니가 사람이냐.
순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양정도! 백성일을 향해 몸을 날리고! 법정 한 가운데에서
몸싸움을 벌이는 백성일과 양정도! 바닥을 뒹굴며 목을 조르고 서로의 얼굴을 짓이기며
진흙탕 싸움을 벌인다! 방청석이 술렁이기 시작하고, 광경을 바라보는 천성희. 답답함과
안쓰러움이 차오르는 얼굴로 바라보다가, 법정을 나가며 어딘가로 전화를 하더니,
천성희 저예요.
S# 111 시장실 (D)
전화를 받는 천갑수.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데,
천성희 (E) 제가 정리해 드릴게요.
시장님이랑 최철우 관계,
S# 112 법정 (D)
천성희 제가 정리 해 드리겠다구요.
그렇게 만들 거예요, 아빠.
전화를 끊는 천성희. 법정을 나가면,
S# 113 시장실 (D)
전화를 끊는 천갑수. 착잡함의 한숨을 내쉬는데,
S# 114 법정 (D)
계속해서 몸싸움을 벌이는 백성일과 양정도! 그들의 격앙된 몸짓이
절정으로 치닫는 찰나! 사운드가 선행되며!
양정도 (E) 아저씨가 나 팔았다매?
S# 115 경찰서 (96씬 연장선)
백성일 정도야. 그게 아니라,
내 말 좀 들어봐. 응?
이게 다 어떻게 된 거냐면!
순간 백성일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는 양정도! 백성일이 억 -! 소리를 내며
쓰러지면! 그 위로 올라타 뒤엉키며! 백성일의 귀에 대고!
양정도 최철우 진짜 돈 줄 찾아요!
백성일 (의아해지는데)
S# 116 법원 (D)
뒤늦게 달려와 백성일과 양정도를 뜯어 말리는 법정 경위들! 하지만 서로를 향한
분노가 극에 달한 백성일과 양정도에게 밀려 자기들끼리 부딪치고 자빠진다! 그 위로!
양정도 (E) 그 가짜 아들 놈 말고!
S# 117 최철우 낡은 빌라 (D)
미소를 머금고 차를 마시는 최철우 얼굴 위로,
양정도 (E) 최철우 그 인간이 진짜 돈
숨겨 둔 데가 어딘지 찾으라고!
S# 118 경찰서 (96씬 연장선)
양정도 (뒤엉키며) 나 팔고 아저씨
살아남아서! 알았어요?!
백성일 (멍한 얼굴로 바라만 볼뿐인데)
S# 119 법정 (D)
핏발선 눈으로 고함을 지르며 백성일의 목을 조르는 양정도! 필사적인
백성일도 양 손으로 양정도를 밀며 괴성을 지르는 아비규환의 상황에서!
황급히 법정으로 달려 들어오는 다른 경위들! 백성일과 양정도의 사지를 잡고
매달려 힘겹게 두 사람을 떼어놓는데 성공한다! 백성일을 향해 손을 뻗으며
분노의 방언을 터뜨리는 양정도! 일그러진 얼굴로 꼬나보는 백성일! 입으론
욕을 하지만 눈빛엔 신뢰가 찬 두 사람의 얼굴이 교차하다가 2분할되며!
13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