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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탁금출급청구권확인][집45(3)민,270;공1997.12.1.(47),3557]
【판시사항】
[1] 공탁에 있어서 피공탁자가 특정되었다고 인정하기 위한 요건
[2] 기업자가 피공탁자의 주소를 미수복지구인 '개풍군 중면 대용리'로 기재한 경우, 피공탁자가 특정되었다고 볼 것인지 여부(소극) 및 이 경우 공탁 관계 법령을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1호로 기재했더라도 그 공탁을 같은 항 제2호에 의한 절대적 불확지공탁으로 볼 것인지 여부(적극)
[3] 변제공탁제도의 기본 원리
[4] 절대적 불확지공탁을 허용하는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2호의 규정 취지 및 그 규정에 의한 절대적 불확지공탁에 의해 기업자의 채권자 지정의무가 면제되는지 여부(소극)
[5] 확인의 소에서 있어서 권리 보호 요건으로서 확인의 이익과 피고적격
[6] 기업자가 수용보상금을 절대적 불확지공탁한 경우, 수용 토지의 소유자가 공탁금 출급을 위해 기업자를 상대로 공탁금출급청구권이 자신에게 있다는 확인을 구하는 소송이 확인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다수의견] 공탁제도는 공탁공무원의 형식적 심사권, 공탁 사무의 기계적, 형식적인 처리를 전제로 하여 운영되는 것이어서 피공탁자가 특정되어야 함이 원칙이고, 또한 피공탁자가 특정되었다고 하려면 피공탁자의 동일성에 대하여 공탁공무원의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없고 그 공탁통지서의 송달에 지장이 없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반대의견] 공탁사무처리규칙 제19조 제2항 (바)목은 공탁서에 공탁물의 수령자(이하 피공탁자라 한다)의 지정을 요할 때에는 그 자의 주소, 성명을 기재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공탁사무처리규칙 제20조 제3항은 변제공탁을 하는 경우에 피공탁자의 주소를 표시하는 때에는 그 주소를 소명하는 서면을, 피공탁자의 주소가 불명인 경우에는 그 사유를 소명하는 서면을 첨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공탁자가 특정되기 위하여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공탁자의 주소와 성명이 기재되고 그 주소를 소명하는 서면을 첨부하기만 하면 그것으로 족하고, 다수의견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공탁자의 동일성에 대하여 공탁공무원의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없는 정도까지 이르러야 할 필요가 없고 그 공탁통지서 송달의 지장 유무도 피공탁자의 특정 여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2] [다수의견] 기업자가 피공탁자의 주소를 미수복지구인 '개풍군 중면 대용리'로 기재하고 공탁 관계 법령을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1호로 기재한 경우, 피공탁자의 주소 표시가 제대로 되지 아니하고 공탁통지서도 송달할 수 없으므로 피공탁자가 특정되지 않았다고 할 것이어서 '공탁을 하게 된 관계 법령'의 기재가 사실에 합치되지 아니하지만 그렇다고 위 공탁이 바로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고, 이러한 경우라도 객관적으로 진정한 공탁 원인이 존재하면 그 공탁을 유효로 해석하여야 하므로 그 공탁을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2호에서 정한 '기업자가 과실 없이 보상금을 받을 자를 알 수 없는 때'에 허용되는 절대적 불확지의 공탁으로 볼 수밖에 없다.
[반대의견] 기업자가 피공탁자가 보상금의 수령을 거부하거나 보상금을 수령할 수 없을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1호에 의하여 피공탁자의 주소를 미수복지구인 '개풍군 중면 대용리'로 기재하고 공탁한 경우, 그 공탁은 공탁서에 기재된 대로 피공탁자를 특정한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1호에 의한 공탁으로 보아야 하므로, 다수의견과 같이 그 공탁을 같은 항 제2호에 의한 공탁으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고, 더욱이 피공탁자의 공부상의 주소만 나타나 있고 그 공부상의 주소와 실제 주소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거나 또는 실제 주소를 확인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기업자는 피공탁자의 공부상의 주소를 표시하여 유효한 공탁을 할 수도 있는 것인바, 기업자가 공탁을 할 무렵에 피공탁자의 공부상의 주소만 드러나 있었을 뿐 실제 주소는 드러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공탁자의 주소를 공부상의 주소 '개풍군 중면 대용리'로만 표시하여 공탁하였다고 하여도 이는 피공탁자를 특정하여 한 공탁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3] 변제공탁제도는 채무자가 채무의 목적물을 공탁소에 공탁함으로써 채무를 면하게 하는 변제자를 위한 제도로서 그 공탁이 국가의 후견적 관여하에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본질적으로는 사인 간의 법률관계를 조정하기 위한 것이므로, 우리 공탁제도는 채무자(공탁자)가 공탁을 함에 있어서 채권자(피공탁자)를 지정할 의무를 지며{ 공탁사무처리규칙 제19조 제2항 (바)목, 제20조 제3항, 제27조의2} 공탁공무원은 형식적 심사권만을 갖고 채무자가 지정해 준 채권자에게만 공탁금을 출급하는 등의 업무를 처리하는 것( 같은 규칙 제29조, 제30조)을 그 기본 원리로 삼고 있다.
[4] [다수의견] 우리 공탁제도상 채권자가 특정되거나 적어도 채권자가 상대적으로나마 특정되는 상대적 불확지의 공탁만이 허용될 수 있는 것이고 채권자가 누구인지 전혀 알 수 없는 절대적 불확지의 공탁은 허용되지 아니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2호는 토지수용의 주체인 기업자가 과실 없이 보상금을 받을 자를 알 수 없을 때에는 절대적 불확지의 공탁이 허용됨을 규정하여, 기업자는 그 공탁에 의하여 보상금 지급의무를 면하고 그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도록 하고 있는바, 이와 같이 절대적 불확지의 공탁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공익을 위하여 신속한 수용이 불가피함에도 기업자가 당시로서는 과실 없이 채권자를 알 수 없다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한 임시적 조치로서 편의상 방편일 뿐이므로, 기업자는 공탁으로 수용보상금 지급의무는 면하게 되지만, 이로써 위에 본 공탁제도상 요구되는 채권자 지정의무를 다하였다거나 그 의무가 면제된 것은 아니다.
[반대의견] 변제공탁은 채권자 측에 존재하는 일정한 사유에 의하여 변제를 할 수 없는 경우에 채무자가 채무의 목적물을 공탁함으로써 그 채무를 면하는 제도이므로, 피공탁자의 지정은 공탁 절차상 피공탁자의 지정을 요하는 경우에만 요구되는 것으로서 그 경우 피공탁자를 지정하여 공탁하였다면 채무는 적법히 소멸하고 채무자는 모든 의무를 면하였다고 할 것이며, 채무자가 처음부터 과실 없이 채권자를 알 수 없어 공탁하는 경우에는 채권자의 지정 문제는 있을 수 없으며 이 경우에도 그 지정의무가 남아있다고 하면 적법한 공탁이 되지 아니하여 채무도 소멸하지 아니할 것인바, 만일 변제공탁의 효과가 발생한 후에도 지정의무가 여전히 남아있다면 변제공탁제도의 본질에 반할 뿐만 아니라,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2호에서 기업자에게 공익상 신속한 수용을 보장하기 위하여 이른바 절대적 불확지공탁을 허용하여 기업자가 위 법조항에 따라 보상금을 공탁하는 경우 이로써 자신의 모든 의무를 면하는 것으로 규정한 취지에도 반한다고 할 것이며, 이른바 상대적 불확지공탁의 경우에도 피공탁자의 지정은 불완전한 것이기 때문에 권리를 주장하는 자는 공탁자를 피고로 하여 출급청구권 확인소송이 가능하다고 하여야 할 것인데 위와 같은 공탁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피공탁자들 상호간의 공탁금출급청구권 확인소송에 의하여야 하고 공탁자를 상대로 한 공탁금출급청구권 확인소송에 의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보고 있는 것과도 배치되는 것이므로, 피공탁자의 지정은 권리자가 청구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고 공탁자가 채무를 면하기 위하여 공탁을 함에 있어서 피공탁자의 지정을 요하는 경우에만 필요한 공탁 절차상의 문제일 뿐이고 그러한 절차를 거쳐 공탁의 효과가 발생한 이후에는 공탁의 적법 여부를 가릴 경우가 아니면 전혀 문제로 남을 여지가 없다 할 것이므로, 기업자가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적법하게 공탁을 하여 그 변제 효과가 완전히 발생하였다면 기업자로서는 더 이상의 채권자 지정의무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
[5] 확인의 소에 있어서는 권리 보호 요건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있어야 하고 그 확인의 이익은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그 불안·위험을 제거함에는 피고를 상대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만 인정되므로 확인의 소의 피고는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다툼으로써 원고의 법률상의 지위에 불안·위험을 초래할 염려가 있는 자이어야 하고 그와 같은 피고를 상대로 하여야 확인의 이익이 있다.
[6] [다수의견] 기업자가 보상금 수령권자의 절대적 불확지를 이유로 수용보상금을 공탁한 경우 자기가 진정한 보상금 수령권자라고 주장하는 자의 입장에서 보면 기업자가 적극적으로 그에게 공탁금출급청구권이 없다고 '부인(부인)'하지는 아니하고 단순히 '부지(부지)'라고 주장하더라도 이는 보상금 수령권자의 지위를 다툰 것이고 언제 다른 사람이 진정한 권리자라고 주장함에 대하여 기업자가 이를 긍정할지 알 수 없는 것이므로 그 법률상의 지위에 불안·위험이 현존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또한 공탁제도상으로도 수용 토지의 원소유자가 기업자를 상대로 절대적 불확지의 공탁이 된 공탁금에 대한 출급청구권이 자신에게 귀속되었다는 확인판결을 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면 그 확정판결 정본은 공탁사무처리규칙 제30조 제2호에 정한 '출급청구권을 갖는 것을 증명하는 서면'에 해당하여 수용 토지의 원소유자는 위 판결 정본을 공탁금출급청구서에 첨부하여 공탁소에 제출함으로써 공탁금을 출급받을 수 있으므로, 수용 토지의 원소유자가 기업자를 상대로 하는 공탁금출급청구권 확인의 소는 절대적 불확지공탁의 공탁금 출급을 둘러싼 법적 분쟁을 해결하는 유효적절한 수단이어서 그 확인의 이익이 있다.
[반대의견] 기업자가 보상금을 적법하게 공탁을 한 이상 기업자는 단순한 제3자에 불과하므로, 그와 같은 단순한 제3자가 진정한 보상금 수령권자라고 주장하는 자의 주장에 대하여 부인하거나 부지라고 주장한다고 하여 그로써 그의 법률상의 지위에 어떤 불안·위험을 초래한다고 볼 수는 없고, 따라서 공탁금의 진정한 출급청구권자라고 주장하는 자가 기업자를 상대로 공탁금출급청구권 확인을 구하는 것은 그 법적 불안·위험을 제거함에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공탁금의 진정한 출급청구권자라고 주장하는 자는 기업자를 상대로 공탁금출급청구권의 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없고, 이 경우 공탁금의 진정한 출급청구권자라고 주장하는 자로서는 국가를 상대로 공탁금출급청구권의 확인의 소를 제기하여 그 확인판결을 첨부하여 공탁공무원에게 공탁금출급 청구를 할 수밖에 없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경기 고양군 송포면 주엽리 699 전 4,592㎡를 수용하기 위하여 서울지방법원 의정부지원 90년 금제4580호로서 피공탁자를 '개풍군 중면 대용리 김순석'으로 하여 수용보상금 270,995,000원을 공탁하였음을 인정하고, 위 공탁금에 대한 출급청구권이 원고들에게 상속되었음을 전제로 그 확인을 구하는 원고들의 이 사건 소에 대한 피고의 주장, 즉 기업자인 피고는 이미 관계 법령에 따라 이 사건 토지의 수용보상금을 공탁하여 수용보상금 지급의무를 면하였으므로 피고를 상대로 위 공탁금출급청구권이 원고들에게 있음의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는 권리 보호의 이익이 없다는 피고의 다툼에 대하여, 공탁사무처리규칙(이하 '규칙'이라 한다) 제30조는 공탁물을 출급하려고 하는 사람은 공탁물출급청구서에 '출급청구권을 갖는 것을 증명하는 서면'을 첨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의 공탁은 공탁물을 수령할 자가 누구인지 전혀 몰라 절대적 불확지의 공탁을 한 경우에 해당하고 이 경우 그 공탁금의 출급청구권을 주장하는 자는 이를 다투는 기업자를 상대로 공탁금출급청구권 확인의 소를 제기하여 승소 확정판결을 받아 이를 위 '출급청구권을 갖는 것을 증명하는 서면'으로 제출하여 공탁금출급 청구를 할 수 있다 할 것이므로 기업자인 피고를 상대로 한 원고들의 이 사건 공탁금출급청구권 확인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2.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기업자인 피고는 이 사건 공탁서에 공탁물의 수령자(피공탁자)인 김순석의 주소를 미수복지구(미수복지구)에 속하는 '개풍군 중면 대용리'로 기재하고 이 사건 토지 소재지의 공탁소에 그 보상금을 공탁하면서 공탁서에 '공탁을 하게 된 관계 법령'을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1호'로 기재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공탁제도는 공탁공무원의 형식적 심사권, 공탁 사무의 기계적, 형식적인 처리를 전제로 하여 운영되는 것이어서 피공탁자가 특정되어야 함이 원칙이고 또한 피공탁자가 특정되었다고 하려면 피공탁자의 동일성에 대하여 공탁공무원의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없고 그 공탁통지서의 송달에 지장이 없는 정도에 이르러야 할 것인데, 이 사건의 경우는 피공탁자의 주소의 표시가 제대로 되지 아니하고 공탁통지서도 송달할 수 없으므로 피공탁자가 특정되지 아니하였다고 할 것이고, 그렇다면 이 사건 공탁은 위에 본 '공탁을 하게 된 관계 법령'의 기재가 사실에 합치되지 아니하여 바로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고, 이러한 경우라도 객관적으로 진정한 공탁 원인이 존재하면 그 공탁을 유효로 해석하여야 하므로 이 사건 공탁을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2호에서 정한 '기업자가 과실 없이 보상금을 받을 자를 알 수 없는 때'에 허용되는 절대적 불확지의 공탁으로 볼 수밖에 없다.
3. 변제공탁제도는 채무자가 채무의 목적물을 공탁소에 공탁함으로써 채무를 면하게 하는 변제자를 위한 제도로서 그 공탁이 국가의 후견적 관여하에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본질적으로는 사인 간의 법률관계를 조정하기 위한 것이므로, 우리 공탁제도는 채무자(공탁자)가 공탁을 함에 있어서 채권자(피공탁자)를 지정할 의무를 지며{ 규칙 제19조 제2항 (바)목, 제20조 제3항, 제27조의2} 공탁공무원은 형식적 심사권만을 갖고 채무자가 지정해 준 채권자에게만 공탁금을 출급하는 등의 업무를 처리하는 것( 규칙 제29조, 제30조)을 그 기본 원리로 삼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공탁제도상 채권자가 특정되거나 적어도 채권자가 상대적으로나마 특정되는 상대적 불확지의 공탁만이 허용될 수 있는 것이고 채권자가 누구인지 전혀 알 수 없는 절대적 불확지의 공탁은 허용되지 아니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2호는 토지수용의 주체인 기업자가 과실 없이 보상금을 받을 자를 알 수 없을 때에는 절대적 불확지의 공탁이 허용됨을 규정하여, 기업자는 그 공탁에 의하여 보상금 지급의무를 면하고 그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도록 하고 있는바, 이와 같이 절대적 불확지의 공탁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공익을 위하여 신속한 수용이 불가피함에도 기업자가 당시로서는 과실 없이 채권자를 알 수 없다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한 임시적 조치로서 편의상 방편일 뿐이므로, 기업자는 위 공탁으로 수용보상금 지급의무는 면하게 되지만, 이로써 위에 본 공탁제도상 요구되는 채권자 지정의무를 다하였다거나 그 의무가 면제된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그리고 확인의 소에 있어서는 권리 보호 요건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있어야 하고 그 확인의 이익은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그 불안·위험을 제거함에는 피고를 상대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만 인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확인의 소의 피고는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다툼으로써 원고의 법률상의 지위에 불안·위험을 초래할 염려가 있는 자이어야 하고 그와 같은 피고를 상대로 하여야 확인의 이익이 있다 할 것인데, 이 사건과 같이 기업자가 보상금 수령권자의 절대적 불확지를 이유로 수용보상금을 공탁한 경우 자기가 진정한 보상금 수령권자라고 주장하는 자의 입장에서 보면 기업자가 적극적으로 그에게 공탁금출급청구권이 없다고 '부인(부인)'하지는 아니하고 단순히 '부지(부지)'라고 주장하더라도 이는 보상금 수령권자의 지위를 다툰 것이고 언제 다른 사람이 진정한 권리자라고 주장함에 대하여 기업자가 이를 긍정할지 알 수 없는 것이므로 그 법률상의 지위에 불안·위험이 현존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또한 공탁제도상으로도 수용 토지의 원소유자가 기업자를 상대로 절대적 불확지의 공탁이 된 공탁금에 대한 출급청구권이 자신에게 귀속되었다는 확인판결을 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면 그 확정판결 정본은 규칙 제30조 제2호에 정한 '출급청구권을 갖는 것을 증명하는 서면'에 해당하여 수용 토지의 원소유자는 위 판결 정본을 공탁금출급청구서에 첨부하여 공탁소에 제출함으로써 공탁금을 출급받을 수 있으므로, 수용 토지의 원소유자가 기업자를 상대로 하는 공탁금출급청구권 확인의 소는 절대적 불확지공탁의 공탁금 출급을 둘러싼 법적 분쟁을 해결하는 유효적절한 수단이어서 그 확인의 이익이 있다 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의 판단은 위에서 설시한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다고 할 것이고, 상고이유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국가가 공탁금출급청구권 확인의 소의 상대방이 될 수 있다고 하여서 공탁자를 상대로 한 이 사건 확인의 소가 확인의 이익이 없는 부적법한 소라고 할 수 없다.
또한, 논지가 지적하는 대법원 1995. 9. 15. 선고 94다27649 판결은 토지수용법 등에 의한 토지수용의 경우에 기업자가 과실 없이 진정한 토지 소유자임을 알지 못할 때 형식상 권리자를 그 피수용자로 하여 수용절차를 마쳤다면 수용 목적물의 소유자가 누구임을 막론하고 이미 가지고 있던 소유권은 소멸함과 동시에 기업자가 완전하고 확실하게 그 권리를 원시취득한다는 취지로서, 그 경우에 토지 소유자의 기업자를 상대로 한 공탁금출급청구권 확인판결이 공탁금출급 청구를 하기 위한 규칙 제30조에 규정된 '출급청구권을 갖는 것을 증명하는 서면'에 해당하며 토지 소유자의 기업자를 상대로 한 공탁금출급청구권 확인의 소가 확인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가 문제로 되는 이 사건과는 그 사안이 다르므로, 원심판결에 논하는 바와 같이 대법원판례에 위반되는 판단을 한 위법이 있다고도 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가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대법관 최종영, 대법관 정귀호, 대법관 이돈희, 대법관 김형선, 대법관 신성택을 제외한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5. 대법관 최종영, 대법관 정귀호, 대법관 이돈희, 대법관 김형선, 대법관 신성택의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 먼저 다수의견은, 이 사건 공탁을 '기업자가 과실 없이 보상금을 받을 자를 알 수 없는 때'에 허용되는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2호에 의한 공탁(다수의견은 이를 이른바 절대적 불확지공탁이라고 한다.)으로 보고 있으나 이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규칙 제19조 제2항 (바)목은 공탁서에 공탁물의 수령자(이하 피공탁자라 한다)의 지정을 요할 때에는 그 자의 주소, 성명을 기재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규칙 제20조 제3항은 변제공탁을 하는 경우에 피공탁자의 주소를 표시하는 때에는 그 주소를 소명하는 서면을, 피공탁자의 주소가 불명인 경우에는 그 사유를 소명하는 서면을 첨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공탁자가 특정되기 위하여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공탁자의 주소와 성명이 기재되고 그 주소를 소명하는 서면을 첨부하기만 하면 그것으로 족하고, 다수의견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공탁자의 동일성에 대하여 공탁공무원의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없는 정도까지 이르러야 할 필요가 없고 그 공탁통지서 송달의 지장 유무도 피공탁자의 특정 여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피고는 이 사건 토지를 수용하기 위하여 피공탁자에게 그 보상금 270,995,000원을 지급코자 했으나 피공탁자가 그 수령을 거부하거나 보상금을 수령할 수 없을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1호에 의하여 '피공탁자의 주소·성명'을 '개풍군 중면 대용리, 김순석'으로 표시하여 서울지방법원 의정부지원 90년 금제4580호로 이를 1990. 11. 29. 공탁하였다는 것인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위 공탁은 공탁서에 기재된 대로 피공탁자를 특정한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1호에 의한 공탁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다수의견과 같이 위 공탁을 같은 항 제2호에 의한 공탁으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피공탁자의 공부상의 주소만 나타나 있고 그 공부상의 주소와 실제 주소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거나 또는 실제 주소를 확인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기업자는 피공탁자의 공부상의 주소를 표시하여 유효한 공탁을 할 수도 있는 것인바 ( 대법원 1994. 4. 15. 선고 93누18594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도 기록에 의하면 피고가 공탁을 할 무렵에 위 김순석의 공부상의 주소만 드러나 있었을 뿐 실제 주소는 드러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공탁자의 주소를 공부상의 주소인 '개풍군 중면 대용리'라고만 표시하여 공탁하였다고 하여도 이는 피공탁자를 특정하여 한 공탁으로 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이와 같이 이 사건 공탁을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1호에 의한 공탁으로 볼 경우에는, 위 공탁 당시 김순석이 1920년경 이미 사망하여 원고들이 이 사건 토지를 공동상속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이 사건에 있어서, 원고들은 호적 또는 제적 등본으로 김순석의 공동상속인임을 증명하면 위 공탁금을 출급 청구할 수 있을 것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호적부의 관장기관인 국가를 상대로 하여 원고들이 김순석의 공동상속인이라는 이유로 이 사건 공탁금의 출급청구권이 원고들에게 귀속한다는 내용의 확인판결을 받아 공탁금출급 청구를 하면 될 것이다. 원심판결도 원고들이 김순석의 상속인들임을 확정한 끝에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하고 있다. 그리고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1호에 의한 공탁의 경우, 기업자는 그 공탁으로 인하여 보상금 지급의무를 면하고, 나아가 그 공탁한 보상금을 회수할 수도 없으므로( 대법원 1988. 4. 8.자 88마201 결정 참조) 기업자로서는 누가 공탁금을 출급받아 가든 그에 관하여 아무런 이해관계를 갖지 않게 되므로 기업자를 상대로 공탁금출급청구권의 확인을 구하는 것은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이라고 볼 수 없어 기업자는 위 공탁금출급청구권의 확인 청구의 상대방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나. 설령 이 사건 공탁을 다수의견과 같이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2호에 의한 공탁이라고 본다고 하더라도 기업자를 피고로 한 공탁금출급청구권 확인의 소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할 것이다.
(1) 다수의견은,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2호에 의하여 예외적으로 이른바 절대적 불확지공탁을 허용하는 것은 공익을 위하여 신속한 수용이 불가피함에도 기업자가 당시로서는 과실 없이 채권자를 알 수 없다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한 임시적 방편일 뿐이므로, 기업자는 위 공탁으로 수용보상금 지급의무는 면하게 되지만, 이로써 공탁제도상 요구되는 채권자 지정의무를 다하였다거나 그 의무가 면제된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고 후일 수용 토지의 원소유자인 채권자가 공탁금을 출급받는 데 협력할 의무가 있다고 해석하면서 이를 전제로 기업자(공탁자)를 상대로 한 이 사건 공탁금출급청구권 확인의 소가 확인의 이익이 있다는 것이다.
(2) 그러나, 기업자에게 채권자의 지정의무와 협력의무가 있다는 다수의견은 도저히 수긍이 가지 아니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변제공탁은 채권자 측에 존재하는 일정한 사유에 의하여 변제를 할 수 없는 경우에 채무자가 채무의 목적물을 공탁함으로써 그 채무를 면하는 제도이므로, 피공탁자의 지정은 공탁 절차상 피공탁자의 지정을 요하는 경우에만 요구되는 것으로서 이 사건에 있어서는 피공탁자를 지정하였고 그로써 공탁은 적법하게 되어 채무(보상금 지급채무)는 적법히 소멸하고 기업자는 모든 의무를 면하였다고 할 것이다.
채무자가 처음부터 과실 없이 채권자를 알 수 없어 공탁하는 경우에는 채권자의 지정 문제는 있을 수 없으며 이 경우에도 그 지정의무가 남아있다고 하면 적법한 공탁이 되지 아니하여 보상금채무도 소멸하지 아니하고 수용재결도 실효될 것이다.
만일 변제공탁의 효과가 발생한 후에도 지정의무가 여전히 남아있다면, 변제공탁제도의 본질에 반할 뿐만 아니라,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2호에서 이른바 절대적 불확지공탁을 허용한 것은 기업자에게 공익상 신속한 수용을 보장하기 위하여 기업자가 위 법조항에 따라 보상금을 공탁하는 경우 이로써 자신의 모든 의무를 면하는 것으로 규정한 취지라고 보이는바 이러한 취지에도 반한다고 할 것이며, 이른바 상대적 불확지공탁의 경우에도 피공탁자의 지정은 불완전한 것이기 때문에 권리를 주장하는 자는 공탁자를 피고로 하여 출급청구권 확인소송이 가능하다고 하여야 할 것인데 위와 같은 공탁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피공탁자들 상호간의 공탁금출급청구권 확인소송에 의하여야 하고 공탁자를 상대로 한 공탁금출급청구권 확인소송에 의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보고 있는 것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요컨대, 피공탁자의 지정은 권리자가 청구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고 공탁자가 채무를 면하기 위하여 공탁을 함에 있어서 피공탁자의 지정을 요하는 경우에만 필요한 공탁 절차상의 문제일 뿐이고 그러한 절차를 거쳐 공탁의 효과가 발생한 이후에는 공탁의 적법 여부를 가릴 경우가 아니면 전혀 문제로 남을 여지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자가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적법하게 공탁을 하여 그 변제 효과가 완전히 발생하였다면 기업자로서는 더 이상의 채권자 지정의무가 없다고 보아야 함은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나) 그리고, 보상금채무의 변제에 있어서는 수용 주체인 기업자가 채무자로서 수용 토지의 소유자인 채권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고(급부행위) 채권자가 이를 수령(채권자의 협력행위)함으로써 변제가 완료되어 채무는 소멸하지만, 토지수용보상금의 변제공탁의 경우에는 변제공탁으로써 채무는 소멸하고 그 다음에는 공탁금출급청구권자가 공탁공무원에게 그 권리를 증명하여 이를 출급받는(수령하는) 절차만 남게 된다. 즉, 변제공탁의 경우에는 기업자의 채무자로서의 지위는 소멸하고 오직 공탁금출급청구권자와 공탁공무원 사이에 공탁금 출급 절차만 남게 되고 기업자에게는 민법 제488조 제3항에 의한 통지의무 이외에는 어떠한 협력의무도 더 이상 남아 있을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위와 같은 공탁 통지는 공탁사무처리규칙 제22조 제1항, 제27조 제1항에 의하면 공탁공무원을 통하여 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나, 채권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어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2호에 의한 공탁을 한 경우에는 기업자에게 위와 같은 통지의무도 없다고 보여진다). 만일 기업자가 변제공탁을 한 후에도 다수의견이 내세우고 있는 것처럼 채권자의 지정의무 내지 협력의무가 남아 있다면 변제공탁의 효과인 채무의 소멸도 있을 수 없고 이 경우에는 채권자는 그 의무의 이행 청구를 할 수 있을 것이고 이는 변제공탁의 효과와도 상충되어 용납될 수 없다.
나아가, 기업자가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공탁을 한 경우에는 기업자는 그가 공탁한 보상금을 회수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앞에 든 88마201 결정 참조), 그 공탁을 한 기업자에게는 공탁물회수청구권조차 남아 있지도 않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기업자가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적법하게 공탁을 하여 그 변제 효과가 완전히 발생하였다면, 기업자에게는 다수의견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수용 토지의 원소유자인 채권자가 공탁금을 출급받는 데 협력할 의무도 남아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결국 다수의견은 보상금채무의 변제에 관한 법률관계와 그 보상금을 공탁하여 보상금채무가 소멸한 후 공탁금출급청구권의 행사에 관한 법률관계를 혼동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3) 토지수용의 주체인 기업자가 그 수용 대상인 토지가 미등기로 남아 있는 관계로 과실 없이 보상금을 받을 자를 알 수 없어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2호에 의하여 보상금을 공탁한 때에는, 기업자는 그 공탁에 의하여 보상금 지급의무를 면할 뿐만 아니라 그 공탁금을 회수할 수도 없으므로, 기업자로서는 누가 공탁금을 출급받아 가든 그에 관하여 아무런 이해관계를 갖지 아니하는 단순한 제3자에 불과하다 할 것이다.
이는 다음과 같은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명백하다. 확인의 소는, 다수의견도 정당하게 이해하고 있는 바와 같이,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현존하는 법적 불안·위험을 벗어나기 위하여 제기하는 것이므로 그러한 법적 불안·위험을 야기하는 법률관계에 있는 자를 상대로 하여 제기하여야 할 것이다.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2호에 의한 공탁의 경우 진정한 공탁금출급청구권자라고 주장하는 자의 법적 불안·위험은 그가 공탁금출급청구권을 갖는 것을 증명하는 서면인 등기부 등본(경우에 따라서는 호적 또는 제적 등본 등)에 의하여 이를 증명할 수 없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서 공탁자인 기업자와는 전혀 관계없는 것이다. 이 점에서 보더라도 기업자는 단순한 제3자에 불과하다고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이 기업자가 위 공탁을 한 이후에는 그는 그 공탁금 출급에 관하여 더 이상 아무런 이해관계를 갖지 않게 된 이상 공탁공무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도 진정한 출급청구권자가 누구인지를 확인하여 줄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아니함도 명백하다.
다수의견은, 이 사건과 같이 기업자가 보상금 수령권자의 절대적 불확지를 이유로 수용보상금을 공탁한 경우 자기가 진정한 보상금 수령권자라고 주장하는 입장에서 보면 기업자가 적극적으로 그에게 공탁금출급청구권이 없다고 부인(부인)하지는 아니하고 단순히 부지(부지)라고 주장하더라도 이는 보상금 수령권자의 지위를 다툰 것이고 언제 다른 사람이 진정한 권리자라고 주장함에 대하여 기업자가 이를 긍정할지 알 수 없는 것이므로 그 법률상의 지위에 불안·위험이 현존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하고 있으나, 기업자가 보상금을 적법하게 공탁을 한 이상 기업자는 단순한 제3자에 불과하다고 함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와 같은 단순한 제3자가 진정한 보상금 수령권자라고 주장하는 자의 주장에 대하여 부인하거나 부지라고 주장한다고 하여 그로써 그의 법률상의 지위에 어떤 불안·위험을 초래한다고 볼 수는 없으니, 다수의견의 위와 같은 주장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따라서, 공탁금의 진정한 출급청구권자라고 주장하는 자가 기업자를 상대로 공탁금출급청구권 확인을 구하는 것은 그 법적 불안·위험을 제거함에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공탁금의 진정한 출급청구권자라고 주장하는 자는 기업자를 상대로 공탁금출급청구권의 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이 경우 공탁금의 진정한 출급청구권자라고 주장하는 자로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국가를 상대로 공탁금출급청구권의 확인의 소를 제기하여 그 확인판결을 첨부하여 공탁공무원에게 공탁금출급 청구를 할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무릇 토지의 수용이 있게 되면 당시의 그 토지의 소유권자의 권리는 공탁금출급청구권으로 대체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공탁금청구권의 확인 청구를 하는 것은 그 수용 당시의 토지 소유권의 확인을 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고(미등기 토지의 경우 그 소유권을 주장하는 자는 국가가 그 소유권을 다투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국가를 피고로 하여 소유권 확인을 구할 수 있다고 함은 대법원의 확립된 견해이다.), 실체법상으로 살펴보더라도 토지의 소유권자가 끝내 밝혀지지 않는 경우에 그 토지는 국유로 되는 것( 민법 제252조, 제1058조 참조)과 마찬가지로 공탁금청구권자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 그 공탁금은 결국 국가에 귀속될 것이므로, 종국적인 이해관계인은 국가가 될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공탁금출급청구권의 확인 청구는 국가를 상대로 하여 제기되어야 함이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수의견은 분명치는 않으나 기업자와 국가 중 어느 쪽을 피고로 하여도 공탁금출급청구권 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만일 다수의견이 이러한 견해를 취하는 것이라면 다음과 같은 불합리한 결과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2호에 의하여 공탁된 공탁금의 진정한 출급청구권자라고 주장하는 갑과 을이, 갑은 기업자를 상대로, 을은 국가를 상대로 하여 서로 다른 법원에 공탁금출급권 확인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각각 승소한 경우 갑이 먼저 공탁금을 수령하면 을은 승소판결을 받고도 공탁금을 수령할 수 없게 되며, 갑, 을이 동시에 공탁금출급 청구를 한 때에는 공탁공무원은 누구에게도 공탁금을 지급할 수 없는 결과가 되어 법적 불안이 제거될 수가 없게 될 것이다. 또 공탁금출급청구권의 확인을 전혀 다른 두 당사자에게 따로 구할 수 있다면 그 중 한 쪽에 대하여는 패소하고 그 후 다른 쪽에 대하여는 승소한 경우를 상정하면 동일한 출급청구권에 대하여 거듭 권리의 소구를 인정하는 것이 되어 이 또한 불합리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이러한 불합리는 기업자와 국가 중 어느 쪽을 피고로 하여도 가능하다고 봄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것이므로 위 견해는 이 점에서도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다.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는 일산지구 택지개발사업을 시행하면서 1990년경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의 재결을 거쳐 이 사건 토지를 수용하기 위하여 1990. 11. 29. 소유권자가 불명하다는 이유로 피공탁자의 주소·성명을 '개풍군 중면 대용리, 김순석'으로 표시하여 서울지방법원 의정부지원 90년 금제4580호로 이 사건 토지의 수용보상금 270,995,000원을 공탁하였다는 것이고(피고가 위 토지수용보상금을 지급코자 했으나 피공탁자가 그 수령을 거부하거나 보상금을 수령할 수 없을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토지수용법 제61조 제2항 제1호에 의하여 위와 같이 공탁한 것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원고들은 김순석이 1920년경 사망하여 원고들이 공동재산상속인이 됨으로써 위 공탁금출급청구권이 원고들의 상속 비율대로 원고들에게 귀속되었다는 이유로 기업자인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확인 청구를 하고 있는바, 기업자를 상대로 한 이 사건 확인의 소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확인의 이익이 없음이 명백하므로 부적법함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를 간과하고 본안에 나아가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한 것은 이 사건 공탁금출급청구권 확인의 소에 있어서 확인의 이익 내지 확인의 소의 상대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저질렀다고 아니 할 수 없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라. 그러므로 상고이유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 소를 각하한 제1심판결을 유지함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