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답보 상태에 빠졌던 부산시의 외국인 부동산 투자이민 유치가 활성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산도시공사는 10일 자체 경영심의위원회를 열어 부산 기장군 동부산관광단지 내 해운대비치골프앤리조트(이하 해운대비치)의 골프빌리지(조감도) 분양 승인을 위한 토지사용 승낙서를 발급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운대비치는 토지사용 승낙서와 토지비용 완납 증명서를 기장군청에 제출해 분양 승인만 얻으면 곧바로 골프빌리지를 분양할 수 있게 됐다.
해운대비치의 골프빌리지 분양이 임박하면서 부산시의 부동산 투자이민 유치도 활기를 띠게 됐다. 정부는 2010년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일정 금액을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주는 '부동산 투자이민제'를 도입했고, 부산에서는 2013년 기장군 동부산관광단지와 해운대구 해운대관광리조트(엘시티)가 투자이민제 지역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부산은 2년이 넘도록 투자이민 유치 실적을 단 한 건도 기록하지 못했다. 제도의 핵심시설인 해운대비치 골프리조트와 엘시티 레지던스 호텔의 분양이 이런저런 이유로 계속 늦춰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부산시와 관계 기관이 투자이민 유치를 위한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마저 제기됐다.
하지만 해운대비치 골프빌리지가 분양을 눈앞에 두면서 투자 유치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해운대비치 골프빌리지는 총 75채로, 한 채에 평균 15억 원을 호가하는 고급 리조트다. 이미 중국상공회의소 소속 회원사 대표 등 거물급 경제인 150여 명이 이곳을 다녀갔고, 600억 원가량의 투자의향서가 접수된 상태다. 현재도 중국 투자자들의 발길은 계속되고 있다. 해운대비치 구천서(한중경제협회장) 회장은 "동부산관광단지에 대한 중국 경제인들의 관심이 무척 크다"면서 "외국인의 부산지역 투자 활성화는 물론 관광산업 육성에도 기여해 향후 지역 경제 발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엘시티 레지던스 호텔도 투자이민 유치 실적을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아파트를 성공적으로 분양한 엘시티는 레지던스 호텔(561실)의 분양을 앞두고 있다. 1실당 20억 원을 호가하는 레지던스 호텔은 거주지 제한이 없고 청약통장도 필요하지 않아 외국인이 손쉽게 청약에 임할 수 있다. 엘시티PFV 이광용 본부장은 "아파트 청약에 임할 수 없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레지던스 호텔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