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 샬롬! 가톨릭]
이번 주도 봉부장님의 위트와
이슈는 완벽하게 우리의 귀를
사로잡을 것입니다!!!!
페이스북에서는 인터뷰 전문을,
인스타에서는 사진을 즐기시면서
함께 하셔야죠!!!! :)
샬롬, 가톨릭 2018.7.21.(33회)
대프리카 대구가 최고 38도의 폭염을 기록할 정도로, 덥다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한 주간이었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시원한 시골집에서 잘 쉬셨습니까?
▶ 아닙니다. 세 동서가 모이기로 한 날이었는데, 시골도 덥다고 에어컨이 있는 도시에서 모이자고 하여, 창원의 큰동서 집에서 지냈습니다. 주중에는 냉방이 잘 된 사무실에 있다가 퇴근하러 거리로 나서면 온풍기 바람처럼 더운 바람이 훅 불어오던데, 그 속에서 일을 하시는 분이나 반지하 방에서 선풍기로 여름을 나는 분들을 생각하면 덥다는 소리를 꺼내기가 망설여집니다.
지난주일은 제23회 농민 주일이었는데요. 도시와 농촌이 연대하는 행사들이 열렸더군요. 도시와 농촌이 하나 되는 행복한 나라가 되면 좋겠습니다.
▶ 고구마꽃이 피면 나라에 좋은 일이 생긴다던데요. 1945년 고구마꽃이 피고 나서 8.15 해방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고구마꽃은 아열대성 식물이라 기온이 높아야 피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꽃이라는데, 올해는 우리 시골집에도 고구마꽃이 피었습니다. 서울 우리농 이사장 유경촌 주교님과 안동 교구장 권혁주 주교님이 만나 도농 신자들과 어우러져 미사도 드리고 비빔밥도 나누고 보기가 좋더군요. 서울 청담동본당이 청주교구 청천분회와 자매결연을 맺었다는 뉴스도 듣기가 좋았습니다. 일회성 행사 이상의 좋은 일들이 더 많이 생기기를 희망합니다.
농민 주일이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이렇게 자매결연 등으로 이어져 농번기 일손도 돕고 농산물 직거래도 하면서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는 생명의 공동체가 되면 좋겠습니다.
▶ 우리 아들딸이 아주 어렸을 때 여름휴가차 안동으로 도보 여행을 떠난 적이 있습니다. 공소에 들렀더니 교우들이 텃밭에서 토마토를 따 주시고, 길을 걷다가 경로당에 들러 마실 물을 청하면 냉장고에 든 시원한 물을 커다란 병째로 주시기도 해서 잊지 못할 정겨운 추억이 되었는데요. 농촌 농민 소설을 쓰는 분이 좋은 글을 썼는데도, 상업성이 없다고 출판사들이 나서지 않아 고민을 하던데요. 농촌을 하대하는 세월이라 80년 전에 나온 심훈의 소설 ‘상록수’의 주인공 동혁과 영신의 사랑 이야기도 전설이 된 듯합니다.
농민 주일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아무것도 가지지 말고 떠나라고 명하시던데, 빈 몸으로 농촌으로 뛰어드는 젊은이들도 생겨나면 좋겠지요.
▶ 젊은 열정으로 맨주먹으로 뛰어들겠다는 게 쉽지 않을 듯합니다. 우리 아들은 성이 배가라 어릴 때 별명이 배추였는데, 군대 갔다 와서 시골에서 배추 농사를 짓기도 했습니다. 첫해는 그런 대로 괜찮았지만 두 번째는 실패를 하고, 농사는 하늘이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죠. 귀농을 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도록 소농을 귀하게 여기는 좋은 정책들이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17일 제헌절이 초복이었는데요. 행복아침 지기들 그룹채팅방에 시골의 아내를 그리워하는 글과 시를 올리셨죠.
▶ “‘복날’이 오면은 뭐하노 그쟈~ 우리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데….” 최백호 씨가 스물여덟 살 때 작사 작곡한 ‘그쟈’라는 노래에서 봄날을 복날로 바꿔 보았는데, 삼십대 아들딸과 복달임으로 양념통닭을 먹다가 시골의 아내가 걸려 문득 떠오른 노래입니다. “내 생애 복날은 간다~.” 이런 노래도 있죠?
은행알들이 조롱조롱 달린 사무실 뒷마당 은행나무 사진과 함께 올린 구상 시인의 시도 아주 뜻깊었는데요. 다시 한번 소개해 주시죠.
▶ 그럴까요. ‘은행-우리 부부의 노래, 구상.’ “나 여기 서 있노라./ 나를 바라고 틀림없이/ 거기 서 있는/ 너를 우러러/ 나 또한 여기 서 있노라.// 이제사 달가운 꿈자리커녕/ 입맞춤도 간지러움도 모르는/ 이렇듯 넉넉한 사랑의 터전 속에다/ 크낙한 순명順命의 뿌리를 박고서/ 나 너와 마주 서 있노라.// 일월도 우리의 연륜을 묵혀가고/ 철따라 잎새마다 꿈을 익혔다/ 뿌리건만/ 오직 너와 나와의/ 열매를 맺고서/ 종신終身토록 이렇게/ 마주 서 있노라.”
나란히 선 두 그루 은행나무 같은 부부, 그림처럼 멋진 시군요. 은행알과 은행잎이 노랗게 익어 가면 더위도 물러가고 서늘한 가을이 오겠지요.
▶ 네. 열매 맺는 여름이 가면, 가는 계절 가을이 오지요. 노년에 이르러야 더욱 다가올 그런 시인데 직장이나 자녀 교육 때문에 떨어져 사는 부부들이 더욱 좋아할 듯합니다. 안쓰러운 게 많아지는 걸 보면 저도 나이를 먹었나 본데요. 초복 때 직원 식당에 삼계탕이 나왔는데, 시골집에서 닭을 몇 마리 키우던 때가 생각났습니다. 한 쪽 눈이 먼 수탉이 있었는데, 벌레를 발견하면 먹지 않고 암탉들을 불러요. 얼마나 의젓하던지 가장의 모습이 저래야 한다는 생각을 했죠. 식구들 뱃속 채워 주는 일이라면 겨울 물에 발 담그고 서 있는 왜가리처럼 시궁창에도 발을 담그는 게 사내라는 이정록 시인의 ‘왜가리-아버지 학교’라는 시에 공감하며 힘든 가장 노릇을 견딘 게 30년이 넘었네요.
우려하던 2차 성체 모독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남성 혐오를 부추기는 인터넷 사이트 워마드에는 또 다른 극단적인 영상과 글이 올라오기도 했던데요. 한 가정을 이끌어나가는 사람을 가장이라고 하지만, ‘남편’을 달리 이르는 말이기도 해 남성 중심 용어라고 비난할 사람들도 있을 듯합니다.
▶ 네. 지어미가 홀로 살림을 꾸려가는 가정도 있고 소년소녀 가장도 있으니 흘려들어도 좋을 듯합니다. “신앙을 거스르는 범죄와 성찬례와 다른 성사들의 거행에서 저질러지는 중대한 범죄는 지체없이 신앙교리성에 알려야 한다.”는 교황청 경신성사성의 규정에 따라 성체 모독 사건을 바티칸에 보고했는데요. 교회법 마지막 조항인 1752조에서도, ‘영혼들의 구원이 교회법의 최상 법’이라고 했으니, 잘 해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체 모독 사건이 알려진 날 염수정 추기경님과 다른 주교님들이 비공개로 성체조배를 하셨다던데요. 우리나라에서 인간 평등을 이끌어 낸 분들이 초기 천주교인들이었는데 우리 신앙 선조들 뵙기가 부끄러운 사건이죠.
▶ 네. 성체 훼손 사진에 이어 태아 훼손 사진까지 올렸다던데, 다시 반응하면 워마드의 노이즈 마케팅에 호응하는 꼴이 될지도 모르니 당분간 침묵하는 게 좋 듯합니다. 교회가 마음에 안 든다고 등을 돌리거나 떠나는 이들을 보면, 강은교 클라라 시인의 ‘사랑법’이란 시의 구절들이 떠오릅니다.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뒤에 있다.”
우리 등 뒤에 있는 가장 큰 하늘은 참고 기다리시는 주님이시겠죠? 미사 때마다 성체를 우러르듯이, 이제는 눈길을 밖으로 돌려 네 형제에게 해 준 것이 곧 나에게 해 준 것이라는 예수님 말씀대로 고통을 겪고 있는 거리의 형제들도 챙기면 좋겠습니다.
▶ 마땅하고 옳은 일입니다. 남미의 돔 헬더 까마라 대주교님은 성체가 바닥에 떨어졌다고 놀라는 신자들에게 말씀하셨다죠. 여러분의 형제들이 거리에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도 놀라워하라고요. 또 “내가 가난한 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면, 그들은 나를 성자라고 부른다. 그러나 내가 왜 가난한 이들이 굶주리는지 물으면, 그들은 나를 빨갱이라 부른다.”고요. 쌍용차 해고 노동자 서른 번째 죽음이 이어져 대한문 거리에 빈소가 차려졌지요. 지난 11일에 거리 미사를 드렸던데, 25일 수요일에 미사가 이어질 거라고 해 저도 가보려고 합니다.
천주교가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끝까지 울어 주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쌍용차와 세월호 거리 미사를 통해서 드러났는데, 이 더운 여름에 눈물처럼 땀을 흘리며 거리 미사를 다시 드리게 된다니, 지나간 세월을 돌아보게 되네요.
▶ 네. 저도 지난 세월을 돌아보는 사건들이 잇달아 생기는데요. 그저께 19일 책상을 열다가 꾸르실료 길잡이 수첩이 있어 꺼내보니, 20년 전 여름인데, 정확히는 이렇게 적혀 있더군요. “장안동 본당의 배봉한 요한은 서울대교구 남성 제209차 꾸르실료에서 끊임없이 성화의 길을 걷기 위한 은총을 주님께 구하며, 복음화로 불타는 나날을 보냈습니다. 1998년 7월 16일에서 19일까지.” 꾸르실료 30년사를 집필하는 일도 했었는데, 벌써 20년이 지나버렸습니다.
꾸르실료 수료하신 분들은 3박 4일의 추억을 돌아보셨을 듯한데요. 굳건했던 첫마음이 흐려지고 흔들리며 살아왔다는 생각이 드실 분도 있으실 듯합니다.
▶ 네. 흔들리며 사는 게 인생인 듯합니다. 오규원 시인도 ‘순례’라는 시편에서 이렇게 노래했죠. “살아 있는 것은 흔들리면서/ 튼튼한 줄기를 얻고/ 잎은 흔들려서 스스로/ 살아 있는 몸인 것을 증명한다./ 바람은 오늘도 분다.// 피하지 마라/ 빈 들에 가서 깨닫는 그것/ 우리가 늘 흔들리고 있음을.”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되리라.”고 한 프랑스 시인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에 나오는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는 유명한 구절이 떠오르네요. 세상의 거친 바람에 맞서면서 신앙도 튼튼해지는 거겠지요.
▶ 네. 지난 주 어느 애청자가 두 분 남성이 전하는 토요일 오전이 참 좋다고 하시던데, 노래도 좋고 시도 좋지만, 바람 이야기가 나왔으니, 썰렁한 아재 개그 하나 하고 넘어갈까요? 바람이 귀엽게 부는 도시는 어디일까요? 분당~^^
지금쯤 가족들과 함께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부는 산과 바다로 슬슬 떠나시는 분들도 있으실 텐데, 배 부장님은 여름휴가 계획 세우셨나요?
▶ 네. 배 부장보다 애청자가 지어 주신 봉 부장이 더 듣기 좋던데요. 저는 8월 15일 공휴일 끼워서 여름휴가를 내려고 생각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지난해에도 카스텔간돌포 별장에 가지 않으시고 숙소인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머무시는 ‘방콕’ 휴가를 즐기셨다던데요. 평소 기상 시간이 4시 45분이라니 놀랍죠. 저도 산청 시골집으로 가서 늦잠도 자고 여유를 누리고 싶습니다. 미운 다섯 살, 손자가 있는 분도 계실 듯해 아재 개그 하나 더 선사합니다. “나는 다섯 살이 아니야!”를 다섯 글자로 줄이면? 오세아니아~^^
한 주 동안 우리 행복을 여는 아침 가족분들은 어떤
일상을 보내셨는지도 함께 즐겨요 !!!!
청취율 조사 기간 인증샷도 보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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