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심사평)
바라봄과 몰입, 그리고 일구어냄
제21회 통일예술제 시제를 무엇으로 정할지 고민하다가 ‘골목’과 ‘의자’를 선정하였다. 연전에 세상을 떠난 김열규 교수의 ‘이젠 없는 것들’에서는 우리 일상에서 잊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 잊혀져 가고 있는 것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아파트 문화에 살면서 동과 동은 낯익은 이름이 되었고 ‘골목’은 참으로 그리운 이름이 되어 버렸다. 또한 의자디자이너이기도 한 김상규 교수의 ‘사물의 이력’에서는 최근에 사라져 가는 것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책장을 넘길 때마다 좀더 우리 곁에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골목’을 떠올리면 가슴 한 구석에 아련하게 잊었던 추억이 떠오르지 않을까 생각하였고 수업과 업무의 의미가 되어 버린 ‘의자’를 떠올리면 휴식과 누군가의 곁이 되어 주는 의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였다. 우연의 일치일까, 처음으로 백일장 참가자들이 시제를 추첨하였는데 ‘골목’과 ‘의자’가 모두 선정되었다. 참가자들은 편하게 시제를 바라보고 몰입하였고, 넉넉하게 작품을 일구어냈다는 느낌을 받았다. 백일장의 특성상 주어진 시간 안에 작품을 써내야 하기 때문에 완성도 높은 작품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아 참가자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만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백일장 맨 마지막에 작품을 제출한 멀리 성남시에서 참가한 박권영(삼평고 3년) 학생의 ‘골목’은 바라봄과 몰입, 그리고 일구어냄의 세 박자가 모두 맞아 떨어진 수작이라고 볼 수 있다. 아버지의 삶이 묻어 있는 골목을 딸의 시각으로 어떻게 그렇게 세밀하게도 들여다보았을까. 계속 창작에 전념하면 우수한 시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엿보였다. 일반부 장원으로 선정한 최병규 님의 ‘골목’은 짧은 작품이나 군더더기를 넉넉히 덜어내고 어머니의 삶을 잘 표현한 우수작이다. 초등부 장원으로 선정한 신모윤(부용초 6) 학생의 ‘고양이 골목’은 사람들에게서 버려진 고양이를 세밀하게 관찰한 작품으로 이미 저학년 때부터 의정부문학공모전과 통일예술제에 입상한 문학적인 재능이 돋보이며 계속 정진하기를 당부해 본다. 올해 세월호 사고로 통일예술제가 연기되어 개최되었고 백일장 당일 여러 곳에서 글쓰기대회가 진행된 가운데에서도 백일장에 참가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며 의정부문인협회 모든 회원들은 의정부시가 경기북부 문화 허브 도시로 발전하는데 힘을 기울일 것을 약속드립니다.
심사평 : 운문분과장 시인 신 성 수(경민고 교사)
함께 심사한 분들 : 시인 허은주, 시인 김생자. 시인 나윤희
운문부 입상자 명단
일반부
장원 : 최병규(서울 노원구)
차상 : 권현지(시흥시 목감초등길)
차하 : 염세희(의정부시 신곡1동)
장려 : 정복희(의정부시 용현동), 장선아(의정부시 용현로), 조아라(충남 보령시), 지붕환(의정부시 의정부동), 오경일(의정부시 장곡로)
고등부
장원 ; 박권영(성남시 삼평고 3)
차상 : 송의영(효자고 1)
차하 : 이예진(고양시 저동고 3)
장려 : 김미현(의정부 광동고 1), 엄호철(부천시 송내고 2), 안수현(경민고 2)
중등부
차하 : 이정민(인천시 삼산중 3)
장려 : 배인혜(광명시 하안북중 3)
초등부
장원 : 신모윤(부용초 6)
차상 : 추나경(용현초 4)
차하 : 원라현(가능초 5)
장려 : 정형빈(경의초 3), 권은현(청룡초 5), 우수안(가능초 3),
임수연(호동초 2), 나 율(청룡초 3)
첫댓글 운문분과장님^^분주하신 가운데 심사평 쓰시느라 애쓰셨습니다!
분과장님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