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attentional blindness[不注意 盲示]라는 현상이 있습니다.
자신이 보고 싶은 것 외엔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보고싶은 것 외의 것을 인식하는 사람은 적다는 현상입니다. 임산부나 아기가 모짜르트 음악을 들으면 머리가 좋아질까? 누군가의 뒤통수를 노려보면 알아차릴까? 뱀소주를 먹거나 물개 꼬추를 먹거나 뱀장어를 먹으면 정력이 좋아질까? 이런 문제에 대한 여러가지 실험을 보면 대부분 그렇지 않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정치인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캐네디는 51: 49 정도의 박빙으로 대통령이 되지만 저격 당한 후 온 사회가 동정여론이 팽배할때의 조사에 의하면 국민의 70%가 그를 찍었다고 주장했답니다.
영남 사람들이 호남을 싫어하거나 무슨 진실을 말해도 한나라당을 찍는 것도 그와 같은 심리며, 전쟁가해자인 일본인들이 한국인들을 무조건 경멸하고 독도를 자기땅이라 주장하거나, 종교인들에게 종교적 모순을 말하면 광신적 공격성이 강화되거나, 새로운 상향식 민주정당보다 오로지 유시민만을 대안으로 추종하는 자들이 유시민의 한계성에 갇혀 야권전체를 적개심으로 대하는 태도와, 교사출신이라며 나의 교육칼럼을 씹는 교사들도 마찬가지현상입니다. 통계에 의하면 남자는 73%가 이런 부주의 맹시에 빠지는데 반해 여자는 상대적으로 50%에 불과하며, 복지 균등한 선진국일수록 부주의 맹시가 적고 국민들이 객관적 가치관을 갖는다고 합니다.
공교육의 후퇴와 국민건강보험이 사라진 미국은 이제 선진국의 반열에 거론하기도 힘든 수준으로 사회 전체가 아메리칸 드림이 아닌 약육강식의 이전투구장이기도 하며, 한국처럼 '不注意 盲示'가 지배하는 국가가 되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하려는(그리고 예전에 소개했었던) 동영상의 제목은 inattentional blindness이다. 인지공백, 부주의의 맹목성, 무관심 맹목 등등 inattentional blindness를 해석하는 용어들이 다양한데, 그냥 inattentional blindness이라고 해야 겠다. (가끔 우리 말로 번역하기가 애매한 용어들은 그냥 영어를 써주는 게 오히려 낫기도 하다. 때론 부주의를 무주의로 잘못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inattentional blindness란 쉽게 설명하자면 주의를 한 곳에 집중하면, 주의를 받지 않는 다른 자극을 지각하지 못하는 현상 이다.
이와 관련하여 Neisser(1979); Becklen, Cervone(1983)는 재미난 실험을 했다. 아래에 있는 동영상은 그 실험을 응용한 것이다. 간단한 주의력 테스트(awareness test)로, 검은 옷을 입은 팀과 흰 옷을 입은 팀 각각 4명씩 총 8명이 패스를 주고 받는 모습이 나온다. 시작하기 전 동영상에 뜨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How many passes does the team in white make?" 간단하게 설명하면 흰 옷을 입은 팀이 패스를 총 몇 번이나 주고 받는가를 보면 된다.
** 단, 좀 더 재미있는 실험을 위해서 24초~25초에서 스톱을 눌러주시라! 사람들이 패스를 주고 받다가 순간 멈추는 타이밍이 바로 24~25초 사이이다. 말 안듣고 꼭 뒤까지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뭐...니 맘대로 하세요.
자! 25초에서 영상을 stop 시켰다면, 이제 흰 옷을 입은 팀원들이 총 몇 번의 패스를 했는지 정답을 맞춰보자. 정답은
13이다.
흰 옷을 입은 팀원들은 총
13번의 패스를 했다. (까만 부분을 드래그 하면 정답이 보인다.)
끝까지 영상을 본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겠지만, 사실 패스를 몇 번 했는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그럼, 중요한 문제는 무엇이냐?
동영상에 다시 이러한 메시지가 뜬다.
"Did you see the moonwalking bear?"엥?! 곰이 나온다고? 곰이 문워킹을 한다고? 혹시 아까 흰 옷을 입은 팀이 패스를 몇 번하는지 세면서 지나가는 곰 한 마리 못 보셨는가?! 이쯤하면 눈치 챘겠지만
좀 전에 그 동영상에 분명 곰 한마리가 나왔었다. 그래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친절한 동영상씨, 거짓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듯 당당하게 리와인드 해서 첫 장면 부터 보여준다.
이제 어안이 벙벙한 당신은 흰 옷 팀과 검은 옷 팀의 현란한 패스에 집중하는 것보다 문워킹하는 곰을 찾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 그러면 보이리라! 그랬더니 보인다! 보이기 시작한다!
곰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이것은 단지 인간의 지각에 있어서의
"선택적 주의 selective attention"를 보여주는 것일뿐 곰을 발견하고 발견하지 못하고가 실제적인 주의력 능력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역시 곰을 발견하지 못했던 환유씨도 그냥 단지 속이 쓰렸을 뿐...^^ 앞서 환유씨가
2009/03/18 - [생활의참견] - [인문] 내 마음속 1인치를 찾는 심리실험 150 리뷰 포스팅을 하면서 "칵테일 파티 효과"를 이야기하면서 선택적 지각, 선택적 주의에 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이렇게
우리는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고 의식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상당히 많은 양의 자극들 중에서 우리가 포커스를 두고 있는, 즉 우리에게 필요한 일부의 자극들만 의식한다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면 인간의 삶이란 피곤해 미칠 지경이 될 것일테니.
영상 끝에는 Look out for cyclists 이라는 메시지를 볼 수 있는데, 사실 이 영상은 공익 광고영상이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주의 깊게 살피는 내용인데 그닥 그 의미가 잘 전달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이번에는
사진을 하나 제시하겠다. 이렇게 써 있는 문장을 보니 하~ 궁금해진다.
Okay............here it is. A test to see if your brain is still working
Which one do you think is the blonde? 정답은....
The blonde is the only one with her right leg up!!!!
정답이 공개되었다. 여섯 명의 여자들 중, 우리가 찾던 "blonde"는 혼자 오른쪽 다리를 들고 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맨 오른쪽의 구두 굽을 잡고 있는 여자가 "blonde"라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피부 색으로 대충 짐작을 했을 것이다. 전자의 경우에는 다른 여자들은 다 똑같이 한쪽 다리를 올리고 있는데, 한 여자만 구두 굽을 만지고 있으니 다리만 보고 어떻게 "blonde"를 찾아내야 하는가에 대한 단서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가만보니 한 여자만 오른쪽 다리를 들고 있었다. 그녀가 바로 "blonde"였다.
위의 곰 동영상은 비슷하게 스펀지에서도 실험한 적이 있었다. 기억나는 대로 적어본다면 대략 이런 내용이다. 실험맨이 지나가는 사람에게(피험자라 하자) 길을 묻는다. 피험자는 먼 곳을 가리키며 가는 방향을 일러주느라 미처 실험맨이 다른 실험맨으로 바뀌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스펀지 153회인가.
자, 오늘의 다크호스. 새로운 동영상을 하나 소개하려 한다. The new awareness test라. 구미가 당긴다. 부제는 이렇게 붙어 있다. whodunnit?!
이번 동영상은 중간에 정지할 필요 없이 그냥 봐도 무난하겠지만 54초에서 한 번 멈춰보자. 54초까지의 대략적인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하도록 하겠다. 방 안에 한 남자가 죽어 있다. 형사(혹은 탐정)처럼 보이는 사람이 용의자들의 알리바이를 듣고 있다. 영어 대화인데 복잡하거나 긴 문장은 아니라서 대충 알아들을 수 있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니까 생략한다. ^^ 형사가 용의자들의 알리바이를 다 듣고 난 후에, 범인으로 마지막에 서 있는 아줌마를 지목한다. 자, 아줌마가 끌려나가고 54초쯤 화면이 어둡게 될 것이다. 자 이제 동영상을 플레이해보자. 54초에서 멈춰보시라.
"Did you notice the 21 change?"
당신은 보았는가?
범인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21개의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다시 화면은 처음 녹화 장면부터 보여진다. 물론 인물 클로즈업을 위해 카메라가 따라가느라 세부적으로 변화되는 장면들을 볼 수 없었다. 스탭들이 현란하게 움직이면서 바닥에 누워있던 죽은 사람도 바뀌었고 그렇게 21개가 바뀌었는데도 우리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It's easy to miss something you're not looking for 라는 문장은 애교스럽기 까지 하다. "내가 보는게 보는게 아니야~" 갑자기 이런 노래를 부르고 싶어진다.
첫댓글 하~^*^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말이 틀리지 않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