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암중학교 쪽에서 올라오는 첫번째 마을 입구입니다. 저 휀스 문은 김승민 아우네 후문이죠. 밤꽃 향기가 어찌나 휘몰아치는지...
감자꽃이 딱 한 포기 살았습니다. 창피하기 전에 고맙고 귀여워 분재 다루 듯 아낍니다.^^
케일도 딱 한 떨기 살아돌아왔습니다. 장하고 기쁩니다...
가뭄 전쟁터에서 다 말라죽었다 싶었을 때 퇴근길 마다 들러 흩뿌려주었더니 포도시 목숨은 부지하였습니다.
흙이 사토질이라 땅콩만은 어엿이 꽃도 피고 나풀거리며 한심한 쥔의 마음을 달래주었죠.
상치도 두 번 따다 먹었습니다. 한 손에 까치둥지를 지어 밥술보다 많은 된장을 퍼발라 두 손으로 하모니커를 불어댔더니 항, 새판잽이 후반의 인생길이 초록물 가득 입안에 고이더라구요...
오이고추라고 못 따먹게 하여 고추가 땅바닥 근처에서 흙탕물을 뒤집어 쓰더니 나중엔 다리를 질질 끌고 다녀요. 김장임샘 남동생이 와서 웃더라구요... 그 남동생은 농사의 내공이 있는 편이라 날 인정 못하던 아내가 공손히 잘도 배우더군요 고추 따라 하면 따고 가지도 따라 하면 따고 블루베리도 몇 따서 나눠줘요...
저 토마토는 하물며 내가 어떻게 따먹자고 주장하겠습니까? 저 토마토 보다 큰 주먹이 날아온들 끽소리나 내겠습니까...
강낭콩 아홉 개를 심었더니 다 자라 경사났어요. 고것 삶아서 콩자루의 밑둥을 잡고 목젖까지 밀어넣었다가 이를 슬쩍 물어 훑어내면 7~8개 씩의 청구슬이 혓바닥에서 노는 감촉을 상상하니 달착지근허니 입가에 미소가 머무는 겁니다요...
방울토마토는 꼭 열 개는 입에 넣어야 쓰겄는디 꿈을 이룰 수 있을라나 몰러...
꽃만 바라보아도 누런 니가 벌어지고 새콤달콤한 눈이 감아집니다려...
가지꽃 예쁩니다. 보라색 즙이 몸에도 좋아 요새 인기라지요?
응큼하게 까매져서는 그 날 밥상 위의 무대에서 반짝이던 화려한 가지의 생을 마감하였답니다.
블루베리 열매를 가장 많이 달고 날 기쁘게 하는 친구죠. 귀여워서 먹고 싶지도 않아요. 먹을 때마다 차오름이의 착한 미소와 예쁜 얼굴을 떠올릴 것입니다...
우리 차오름이처럼 참 곱다 고와~~!
영광대마중 출신 오죽입니다. 한 3m 제곱 공간만 잘 가꿔 감상할 겁니다. 대나무는 새끼 때의 여린 연두빛 잎사귀가 꽤 예쁘죠.
고구마도 제법 자리를 잡았답니다. 저 고구만 잘 갈무리하였다가 동치미를 한 양푼 곁에 앉혀놓고 소죽 쑤는 김 연기와, 흰눈이 날리는 창호 작은 구멍과, 퀴퀴한 이부자리에 다섯 형제의 발이 모아지는 옛 사랑방의 뜨끈뜨끈한 구들을 깔고 곰곰 삭여 먹어봐야겠습니다.
작두콩입니다. 작두만큼 커다란 콩깍지가 볼때마다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하는 우리집 텃밭의 대를 이어온 작물이죠.
축대에 수줍게 기대어 선 철쭉이 애기맥문동과 대화를 나누고 있군요. 아직 주인이 들지 않은 빈 터에서 많이 외로울 거예요...
도라지도 조금 컸어요. 가뭄에 고생이 많지만 끝까지 잘 견딜 겁니다.
수호초는 역시 쎕니다. 겨울이고 박토고 가뭄이고를 무시하고 기는 뿌리를 통통하게 이용하죠.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조경을 원하나 인부들의 계산은 늘 쥔의 맘과는 엇갈립니다. 예쁜 계단을 참 좋아하는 나를 깡그리 무시하고 계단을 맨 나중에 놓으니 반반한 계단석은 당연 모자라게 되어요. 바보들...
메꽃이 저녁이 되어 입을 오므려버렸어요. 이 미감도 나쁘지는 않군요.
잔디가 깔릴 중앙입니다. 반대편으로는 작은 연못을 팔거고 양순씨가 거간한 경치석도 놓아야겠어요.
잔디가 깔린 중앙 쪽에서 다시 천태산을 바라봅니다...
집에서 마구 캐어다 세운 호랑가시나무는 어김없이 그 드센 생명력을 과시하며 새 잎을 반짝이고 있군요. 눈 내리는 날 몇 시간을 얼마나 힘들게 캐었는지 병이 나서 중이염까지 갔던 문제의 호랑가시나무입니다...
다음 주(6월 네째 주)에 맨 먼저 제가 집을 짓기 시작합니다. 제가 조금 바쁜 척하여도 봐주시고, 제가 아직 약속을 못 지키고 있는 두선이네 학교와 더러 기다리고 계실 여러 손목께서도 조금 봐주시기 바랍니다... 집짓는 일이 얼매나 힘든 사주인지 제가 잘 알고 있지만 늘 긴장하고 있어요. 부디 격려박수 부탁드려요. 3개월이 지나면 기본은 끝나겠지요.
첫댓글 ^^*
재밌어요? 평소의 제 입술로 봐서는 침이 안 튀어 밋밋한 편인데 웃어주시니 감사~~
선생님의 글과 사진은 모두 詩...같아요^^*
유월이 다가고 칠월이라개월...
복의 더위와 지라한 빗줄기의 장마속에7,8,9월이 다가 서고
) 하실 수는 없을 것같군요.
챙기시매사브작사부작하시지요*^^*
기본의
불쑥
서울팀들이 남도 길에 오를 무렵이면
또 다른 도담의 경관을 볼 수가 있겠고
그때쯤이면 바쁘신척(
더우에 건강
9월 20일이 일단 입주일로 잡았는데 잘 안 되면 텐트촌이 될 게고, 잘 맞추면 9월 말이나 겨우 짐 정리가 될지 모르겠어요. 개천산 탐사 계획은 언제시죠? 집에서 차 한잔 하려면 10월 중하순께가 더 좋겠는데... 복더위에 사브작사브작 할게요. 고맙습니다 순종샘~~!
아~~3개월의 더위를 함께 그곳에서 보내시고 나면 도담의 성숙되어 가는 모습이 보이겠네요.
혼자 시작하는 일이라 조금 싱겁긴 해도 곧 한 가족 다섯지붕이 바빠지겠죠? 고마워요 광숙샘!
두근두근 세근세근..설레고 기다려지네요.
선생님~마음따라 과로하심 아니되옵니다.
그래 늘 반장처럼 든든하고 응원단장처럼 신나서 차오름만 보면 내가 막 힘이 난다. 손님 맞기도 전에 지치면 안 되지. 집 지어줄 친구와 인부들도 이십전대보탕부터 멕이고 시작하겠다 했어. 나도 약으로 좀 버텨야지.ㅎㅎ
돌 캐는 산에 올라갔을 때 돌공장 사장이 귀엣말로,
"이 사업 하면서 돌욕심이 많으분 두 번째 봅니다"
그러는 겁니다.
암튼, 차가 찌부러지든, 포크레인 이빨이 빠지든 원하시는 만큼 최상의 조건으로 드리겠다 전화까지 왔으니
놓을 자리만 어림잡아 놓으시지요.
소나무 보러 가실 때 조수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콜하시구요.
뒤에 서서 뱀 쫓는 일은 제가 하겠습니다.
저 척박한 땅에서 끝가지 살아나 쥔장 밥상에까지 오른 녀석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차오름 닮은 블루베리는 저도 한번 깨물어보고 잡네요.
맛도 차오름인지...ㅋ
여자들은 남자들이 없는 데서 남는 이야기가 참 많아요. 가끔 여자가 부러운 대목이죠. 그새 평범하면서 정보가 있고 작은 듯 중심인 대화를 나눴군. '차가 찌부러지든, 포크레인 이빨이 빠지든 최상의 조건으로'란 말 내가 세상에서 처음 듣는 영화 같은 대사예요. 그 젊은 대표이사님이 제 욕심의 만족도를 어떻게 보시고 그런 비밀 정보를 흘리셨는지 모르겠군요.^^ 김국장님의 입장과 거간의 힘인 것만은 분명하니 내 마당에 두고두고 보며 즐길 일이 꿈같소이다. 자꾸 자금을 늘려서 이 기회를 더 살릴까 싶어 몸이 근질거려요. 벅벅(이마 긁는 소리)... 소나문 친구와 함께 가기로 했는데 오늘 진도에 가서 무슨 '문화역사기행이 깔린'
등산모임 촬영이 있다하여 다음으로 미뤘어요. 여러 차례 촬영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제가 사양하였답니다. 과거 '광미공' 운동이나 화가로선 의무로 알고 카메라 앞을 즐겼지만 지금은 부담스럽고 조금도 맘이 안 가요. 훗날 들꽃탐사를 따로 기획할 맘이 없진 않지만 늘 저금하는 듯 그냥 돼지를 잊고 살아요.
선생님 머릿속에서 수십채 짓고 허물었을 도담집이 상상이 갑니다~
생각만큼 품을 파는 것도 녹록치 않을것이고..
원하는대로 따라주지 않는 인부들의 솜씨도 혀긑에 육두문자 튀어 나오게..퉤퉤~!!!!
중이염 까지 몰고간 집짓기 놀이가 참으로 야단 법석이네요~
푸성귀들의 결실은 그저 기특하네요..텃밭을 목적으로 한 토양이 아니니..
거름이 충분 할리가 없겠죠..블랙님 표현처럼 사부작 사부작 하세요..몸 상하시지 않게요~^^
네 감사해요 해빈... 집이란 게 욕심이 끝없지만 늘 호주머니의 짤랑거리는 동전을 조무락거리는 거라서... 단층에 효소실을 곁들이니 거실과 효소실 사이에 뜬금없는 유리온실이 들어가 집이 꽤 커져버렸어요. 대신 갤러리 겸 작업실은 줄였죠. 친구가 가만 제 호주머니를 뒤져보더니 은근슬쩍 권하는 거예요. 그래서 2분간 생각하다 걍 허락해버렸죠. 이제부터 모든 판단과 진행의 묘는 친구를 앞세우기로 하였으니 새참과 뒤풀이 접대 계획이나 잘 생각해두어야겠어요. 해빈의 씩씩한 모습 기다리며 열심히 할게요~~~!
집 짓는 것도 예술이겠죠, 손수 집 짓는 매력을 아무나 갖고 있는게 아니겠죠? 가차이 있음 요리조리 따라 댕기며 귀찮게 할긴데 ㅎㅎ아무튼 멋져요 괜시리 저도 설레요. 고추 토마토 블루베리 가지 감자 땅콩 등등 재배하면서 책과 메치 시키면 얼른 머리에 들어왔을텐데 틀린 문제가 많네요.
일하는 사람의 기획능력과 추진력, 속도와 소재와 감각과 힘과 관계와 성격이 고스란히 담기는 것이 집(宇)입니다. 그것을 잘 사서 즐겁게 마치고 싶은 것이 건축주의 희망사항이구요. 응원해주시니 힘이 납니다그린~~~
....축하드립니다. 도담의 사계는 달빛아래서 초록빛 세상을 꿈꾸는 생명사상으로 꽃피워질 거라는 믿음이 바람처럼 불어옵니다. ^L^
말은 수탉처럼 노래할 수 없을 때가 아니라 타고난 빠른 걸음을 잃어버렸을 때 불행하다..는 말씀을 주셨군요. 누룽지 이웃집에서 이곳 축하에 대한 답글이 되었답니다.^^음악적 환상?낭만?속에서 사유하려는 버릇이 계속되는 동안은 일상의 모습들이 그저 작게만 보였거든요. 그래서 허방하게 살면서 여기까지 와 버렸어요. 그럼에도 후회하지 않는게 하나 있답니다. 양심의 소리와 세상사 삶의 조각들을 교환하면서 귀 기울여 살아보려는 의지와 감각적 계산법은 있었으니..요. 사람들의 노력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살았으니 이제와선 진땀이라도 흘려야 맞을 것 같네요.ㅎㅎ
사는 일과는 하등 관계 없는 것들만 좋아하고 살다보니 귀농이든 인허가든 포크레인이든 내가 아는 게 참 없구만... 일생에 많이 다룰 물건은 아니니 손에 든 것만 가지고 조무락거리다 잊어버릴라네. 자넨 노래 잘하는 수탉이라서 발빠르게 도망치는 말은 못 되지. 그러나 수탉도 말보다 뛰어난 날개가 있어 적으로부터 안전한 높이에 올라앉기도 하고, 말도 수탉 부럽지 않은 노래가 어찌 가슴속에 부르르 힝힝 떨고 있지 않다 할 수 있겠는가. 그저 인생이 이가 안 되면 잇몸으로 사는 것이니 적당히 너무 진땀내지 말고 살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