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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람석. 페리도트라고도 불리며 품질이 좋은 것은 보석으로 이용된다. ⓒElade53 |
미국 오하이오주 톨레도 대학 연구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적외선 우주 망원경인 스피처 우주망원경이 관측한 자료들을 분석한 결과 이와 같은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이 분석한 곳은 오리온자리의 HOPS-68이라는 원시항성이다.
이는 핵융합을 통해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 빛과 열을 내는 항성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태양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우주 공간의 먼지와 가스들이 뭉치면서 이제 갓 항성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기 때문.
이에 여러 행성을 거느리고 있는 태양과는 달리 주변에 가스구름과 우주먼지 등 성간물질이 가득해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띠고 있다. 이것이 주계열성으로 진화해 태양과 같은 모습을 갖추려면 수백만 년 정도가 걸린다.
이 원시 항성 주변에서 비처럼 내리고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것은 바로 규산염 광물인 감람석의 한 종류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름은 ‘폴스테라이트(forsterite)’. 고토감람석이라고도 불린다. 감람석 중 투명하고 품질이 좋은 것은 '페리도트'라 불리는 보석으로도 사용된다. 이는 8월의 탄생석으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아름답고 영롱한 녹색 빛을 내기 때문에 신비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감람석은 지구는 물론 우주에서도 매우 흔한 종류의 광물이다. 감람석은 지구를 구성하는 주성분이기도 하며 가장 흔한 광물 중 하나다. 달이나 화성, 혜성과 운석 등의 다양한 천체들에서도 쉽게 발견된다. 감람석은 이렇게 우주 전역에 걸쳐 흔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이번처럼 원시항성 주변의 가스 구름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또한 이는 매우 특이하면서도 흥미로운 현상이기도 하다.
본 연구의 선임연구원인 톨레도 대학의 찰스 포터는 원시 항성이 붕괴하고 있는 가스구름 내부는 매우 어두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주계열성이 되지 못한 상태인데다가 주변의 가스구름과 성간물질, 먼지 등이 자욱이 끼어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은 빛이라도 있다면 가스 구름 안에 있는 감람석 결정체들은 어두운 공간 안에서 녹색으로 반짝일 것이라 상상할 수 있다.
결정체를 외곽으로 날려버린 것은 제트
▲ 가스구름에서 생성되는 원시 항성의 상상도 ⓒNASA |
이 현상은 아름답고 신비로운 상상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우주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에 대해 이해하는데 충분한 연구가치가 있다.
우선 현상 자체만 놓고 봤을 때 한 가지 의문점이 발생한다. 관측된 결정체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매우 높은 온도가 필요하다.
하지만 결정체가 발견된 곳은 원시항성의 바깥쪽에 위치한 가스구름으로 영하 170℃에 달할 정도로 냉랭한 곳이다. 결정체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온도는 대략 700℃ 정도. 그렇다면 결정체의 생성조건과는 매우 극심한 차이를 보이는 이곳에 한 두 개도 아닌 '비'라고 표현할 정도의 결정체들이 존재하게 된 연유는 무엇일까.
과학자들은 이를 '제트 현상'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제트란 증기나 액체, 기체 등이 좁은 범위에서 고속으로 분출되는 것을 말한다. 좁다는 것이 상대적인 의미이기 때문에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서 제트는 다양한 형태가 가능하다. 생활 속에서 흔히 사용하는 분무기는 좁은 구멍을 통해 물을 분출하게 하는 원리로 이 또한 제트현상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더욱 큰 범위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지구를 바라봤을 때는 대류 현상 중 제트기류가 존재하며 우주에서는 대표적으로 블랙홀에서 분출되는 제트가 있다. 거대 블랙홀은 고에너지의 빛 혹은 입자를 회전하는 원반의 축 방향으로 분출하는데 긴 기둥의 형태를 띠고 있다. 태양에서도 제트 현상은 나타난다. 태양의 광구에서 바늘모양으로 고온의 가스를 내뿜는 현상이 바로 그것인데 일명 스피큘(spicule)이라고 한다.
원시항성의 경우에도 이와 같은 가스의 분출이 일어난다. 가스가 중력에 의해 원시항성의 중심으로 붕괴되면서 점차 성장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거대한 가스 원반이 형성되고 원시항성의 회전속도는 점차 빨라지며 질량은 증가한다. 이와 같은 불안정한 상태에서 외부로 강한 가스를 방출하게 되는 것. 이는 초속 수백 킬로미터에 달할 정도로 빠른 흐름이다.
연구진은 이것이 일명 ‘보석 비’를 발생시킨 원인이라 본다. 원시 항성계의 뜨거운 중심부에서 생성된 감람석의 결정이 이 제트를 타고 가스구름의 외곽까지 날아갔다는 것. 급격하게 온도가 낮아지면서 반짝이는 보석의 형태가 되고 이것이 마치 비처럼 흩뿌려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혜성 형성 시에도 비슷한 과정 겪었을 듯
이 현상이 의미가 있는 이유는 태양계로 날아오는 혜성의 형성에 대해서도 비슷한 원리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 혜성이나 운석에서도 감람석은 쉽게 발견된다. 하지만 혜성이 온도가 매우 낮은 태양계 외곽에서 생성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고온에서 만들어지는 암석의 결정체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과학자들은 이들이 태양계 생성초기에 존재하던 가스 구름 속에서 단순히 혼합된 것이라고 추측해 왔다. 하지만 이번 원시항성의 외곽 가스 구름에서 발견된 결정체는 그것이 항성계의 뜨거운 중심부에서 생성된 후, 제트로 인해 외곽으로 날아가 혜성에 포함됐을 것이란 추측을 가능케 한다. 거의 모든 원시 항성에서 제트가 발견되는 만큼 태양도 그 형성 과정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났을 것이라 상상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연구는 태양계 외에도 보편적인 항성계 형성 시 발생하는 제트가 항성계전역에 걸친 물질 분포에 주는 영향에 대해서도 생각할 기회를 만들었다. 이는 혜성이나 운석 뿐만아니라 항성계를 구성하는 행성과 그들의 위성, 그리고 각 천체들이 가지고 있는 크고 작은 환경에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연구는 ‘녹색 보석 비’라는 우주에 관한 또 하나의 황홀한 상상을 가능케 했다.
조재형 객원기자 | alphard15@nate.com
저작권자 2011.06.23 ⓒ ScienceTimes
http://www.sciencetimes.co.kr/article.do?todo=view&atidx=51622
느낀점:놀라운 과학현상에대해 다시 알았다. 앞으로 우주시대가 되면 다시 지구를 사랑하게되지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