깽이님의 극한의 천리길 축하드리며
미치도록 그리워야 완주할 수 있는 천리길에서
전반전은 서서히 망가져 가는 장난감 같은 깽이님 모습을 담아봤습니다.
해안길은 산길과 다르게 조수간만의 차로 인해서 똑같은 조건은 두 번 다시 만들 수 없구요
특히 여름 날씨 같은 경우는 더더욱 그렇기에 최상의 조건을 모두 갖춘 날이었습니다.
진정한 자유를 찾아다닌다면 얼마나 걸어야 할까
그동안 팔도의 땅을 걸어왔음에도 이 의문에 대한 답은 언제나?로 남는다.
바빠서 못하거나 아니면 실력이 없어서 못하거나...
이번 걸음은 내게 있어 길지 않은 걸음이라 비공식으로 하고
깽이님에게는 쉽지 않은 걸음이 될 것 같다.
칠월말 깽이님이 "방장님 서해안 길게 가는데 한번 도와주시겠어요"
"몇 km미터 하려고"
"최소 400km는 가야죠"
"어쭈구리 그래" 회사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한번 생각해 보고
가다가 죽더라도 원망하지 말고, 그리고 중탈 하더라도 최소한 고개를 들 정도로 최선을 다한다면
깽이님의 안전을 위해서 300 정도 걸어주고 나머지는 홀로 걸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깽이님의 고생스러운 혹서기 극한의 천리행군을 시작해 봅니다.
대전역에서 깽이님과 저를 픽업해 주실 동강 누님과 콜리님 차편으로 서천 춘장대에 몇 달 만에 다시 섭니다.
두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구요 두 분 이후로 또 천리길 걷는 후임이 생겼습니다.
한여름의 뜨거운 기온과 물때시간
자연은 언제나 정식하며 위대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며 시작합니다.
날짜 7월 29일 오후 2시 무렵 날씨 무지막지 맑음
기온:35도 바람 없음
물이 들어왔다가 빠져나가는 시간
그늘 없는 부사호 방조제를 지나며
해안길은 피할 때가 없으니 초반에 물에 대한 적응으로
물이 들어오는 정안 해변 따라 보령의 독산 해수욕장으로 진행
어디 돌아서 갈 곳이 없으니
제가 앞에 가면 잘 따라옵니다.
물에 들어가야 하기에 행여 모를 사고에 대비하고자 비상용으로 커다란 비닐봉지 몇 장 넣어 왔구요
단단한 모래가 가득한 바닷가를 맨발로 지나며
독산 해수욕장에 들어와
오늘은 대천항 인근에서 노숙해야 할 것 같은데
벌써 이러면 어쩌려고
모래길이 끝나고 갯바위구간
한 시간 정도 기다리면 시원해지려나
무창포 해수욕장이 바로 앞
저녁 무렵이라 야간 수영 금지라며 모두 나오라는 방송이 흘러나오고
무창포에서
대천항에서 저녁을 먹을까 했으나 문을 닫은 곳이 많아 그대로 지나친다.
다음날 필요한 생수 문제로 인근에서 식수를 보충해 와서 첫날밤을 보낸 정자
다행히 모기가 없어 03시에 일어나 배낭 정리하고
오늘은 또 얼마나 더울지
아침부터 찜통에 감자를 삶는 듯
깽이님은 토정선생 무덤에 찾아가서 인사를 고하고 옵니다.
보령 오천항에 자리하는 영보정에 올라
이번 걸음에도 20kg의 배낭이 어깨를 짓누르지만
다행이라면 이번 걸음은 300정도 이기에 큰 무리는 없을 거라 생각을 한다.
물 빠지는 시간이라
서해 용왕님의 공깃돌 바위가 자리하는 보령시 천북면 학성리마을
학성리 공룡 발자국 화석이 있는 곳
이제 물이 들어오는 시간이라 발걸음을 조금 빨리해야 하는데...
멀리 나갔던 바닷물이 간만의 차로 인해 점차 옆으로 다가오는 시간
물이 지척에 있지만
결코 더위를 피해서 물에 들어갈 수가 없다.
가는 길에 바위를 몇 번 넘어야 하는데 자칫하면 물속으로 가야...
둘째 날 이러면 어쩌나
발바닥 수선집을 개업하셨나
이 상태로 아물지 않으면 내일쯤 터지겠죠
그리고는 극한의 고통이 밀려오고
홍성땅에서 본 서산 간척지 a지구가 길게 보이고
땡볕에 긴 방조제를 건너가기에 영 부담이지만
저는 땡볕에 살 태우러 나온 길이고
깽이님은 천리를 걷고자 온 분이고
어쨌든 둘 다 즐거운 길에 그늘이 있고 없고 문제가 되지 않는다.
천수만과 간월호 모습
서산시 부석면 간월암에서 저녁 식사 후
어업회사 법인 섬마을 뚜껑 없는 나무테크에서 시원한 밤을 보내고
이슬이 축축하게 내렸지만 다행히 모기가 없어 꿀 잠자고 일어나
새벽 03시에 기상해서
서산 b지구 방조제를 지나오니 이른 새벽 시간에 작은 슈퍼에 문이 열려있어 음료수 몇 병 사서 넣고
짧은 서산시는 끝났지만 이틀 후에 다시 서산땅을 돌아가야 한다
오라는 곳은 없지만 아름다운 땅 태안군에서 방문을 환영한다니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을 두고 있는 소원면 파도리와 이원면 내리의 바닷가 풍경
이곳은 물때시간이 맞지 않으면 갈 수 없는 곳이며
설령 물때시간이 맞다고 하더라도 거친 갯바위가 많아 걸음이 쉽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경치는 최고다.
날이 밝았으며 물때시간은 물이 밖으로 나가는 시간이라
멀리 안면도로 가는 안면대교가 보이고
안면도 백사장항과 바지락케는 어민들
꽃게다리
태안군 남면 신온리
작은 게 들이 얼마나 많은지 수억 마리는 넘을듯하고 너무 작아 발에 밟힌다.
태초에 마고 할매가 잃어버린 반지 찾느라 온통 해 집어 놓은 거친 갯바위구간
태안은 마고 할매가 돌망태기 둘러 매고 여기저기 아름다운 곳을 찾아다니며 뿌리러 다니실적에
술을 드셨던지 너무 많이 뿌린 곳이다.
이후에 조금남은 돌들을 설악산과 북한산, 계룡산, 대둔산에 뿌렸다나 뭐라나
깽이님 발바닥의 물집 이런 돌길을 지나면 어떨까
끝없이 이어지는 돌길과 마검포 해수욕장
발바닥이 아파서 걸음이 조금 늦으시는 깽이님
저짜 끝을 돌아가면 더 긴 갯벌이 다시 나타난다.
축축한 갯벌구간
사막 같은 곳
얼마나 더운지...
땀이 줄줄 흐른다
그래도 좋다고
청산포 해수욕장에 들어와 해물 칼국수 시켜놓고
에어컨 바람 살 것 같다.
자연바람은 덥고
인위적인 바람은 시원하고
칼국수 하나 먹고 나오니 더 덥다.
생수와 얼음물, 음료수 10개 정도 사서 배낭에 넣고
몽산포 해수욕장을 지나니 용왕님 면전으로 나갔던 물이 들어오고
물이 들어오는 시간에 잠시 산으로 올라와 다음 해변길로
물이 많이 들어와 다음길이 어떨지
음!~
물집에 소금물이라... 맛 좋은 젓갈 되겠구먼
중국 상나라 때 주왕이 사람을 젓갈로 담갔다는 이야기와 연산군 때 귀인 정씨와 귀인 엄씨를 갈갈이 찢어 죽여 젓 담아 버리라고 했죠
우리나라 곤쟁이 젓의 유래가 조선 중종때 개혁파인 조광조 일파를 모함해서 숙청하는 기묘사화를 일으킨 남곤과 심정을 빗댓말로 젖 담아 버릴 사람이라는 데서 곤쟁이 젓이란 말이 생겨났을 정도로...
오늘은 깽이님이 발바닥 젖 담는 날이군요
찰박 찰박...
바위를 넘고
설악 공룡능선도 이 정도는 아닌데 이런 곳이 수두룩하니
진도가 안 나가고
다시 물로 들어가고
몇 차례 반복하다가
장화를 신었지만
좀 아프겠죠
물집이 터져서 무척 아프겠는데 아직 집에 가자는 소리는 안 나오는 깽이님
발바닥이 너무 아픈 곳이라 깽이님이 멀리 오는군요
보이시나요
공사 중지된 유러피안 리조트 건물
해는 넘어갈 시간에
하루 평균 45km 진행하며 걷는 길
도로 따라간다면 65km 가겠지만 해안길은 그러지 못하다.
태안읍 근흥면 안기리 어느 바닷가에서 생수 큰 것 두 개 물 2리터로 땀만 씻어내고 노숙
천정 없는 밤하늘의 별을 보다가 잠시 눈감았더니 03시입니다.
물 빠져나가는 시간에 다시 해안으로
근흥면 용산리에서
아침해는 뜨고
저 녀석과의 거리는 1억 5천만 km
아침부터 지글지글...
오늘도 님 오시기만 기다린다는 연포해수욕장에서
아침식사 후 물 몇 개 사서 넣고
비싼 양말 칼로 구멍 뚫어 이러고 있지만
등산화, 장화 그리고 샌들, 침낭, 휴대폰 배터리 5개, 갈아입을 옷,
생수 6개, 그 외 넣으면 14kg 정도의 배낭을 준비해 오신 깽님
천리길에 이런 신발은 무용지물인데 가지고 았으니 신어나 보고 버리던지...
금북정맥 날머리에서
연포에서 사 오신 밀짚모자와 이상한 슬리퍼는 1시간 만에 어디에 버리는데
금북정맥 날머리에서
밀짚모자를 사서 쓰긴 했지만
갈음이 해수욕장 인근 슈퍼에 기증하고
갈음이 해수욕장이 앞에 보이고
아직 물이 많이 빠지지 않아 잠시 산을 돌아가는 길에
갈음이 해수욕장 인근 작은 매점에 들어가서
시원한 음료 몇 개 사서 넣고 에어컨 바람을 맞으니 살 것 같다.
근흥면 정죽리
그늘이라고는
더버서 뚜껑 열리는 날
방조제 아래는 무풍지대라 뜨거운 열기가 전자레인지 속 같다
갯벌에서 일하시던 아주머니께서 삼다수 두병 챙겨 주셨습니다.
그저 고마울 뿐이죠
동해와 남해, 서해 어디가 가장 인심이 좋을까?
서해는 인심이 아주 좋습니다.
지나가는 길에 시원한 물 몇 병은 기분 좋게 건네주시죠
오후 기온 35도
소원면 법산리 도로길
멀리 보이는 곳은 오전에 지나온곳
바닷물이 들어왔다가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다시 돌아간 풍경
제방길
지나온곳으로 바닷물이 들어왔다가 다시 나가는 모습
소원면 송현리
연점에 들러 지금은 소금 한포대기 3만 5천 원에 거래되는데 양이 많지 않다고 하신다.
염전 구경하고 나와
오늘은 휴대폰 충전 겸 노송님이 찾아오신다니 태안읍으로 나갑니다.
모처럼 노송님과 함께 편하게 자고
깽님과 노송님
음력 6월 16일 새벽 보름이라 달빛 좋고 바닷물은 만조가 되어 가득 차있다
소원면 파도리(동계항)
물때가 대조기 사리물때라 물이 많이 빠지지 않아 다시 돌아갑니다.
우리나라 해안길중 가장 아름다운 파도리 해안가 모습
물안개가 스멀스멀 올라오니 아름다운 용녀가 나올 듯
어허...
바위가 길을 막고 물이 문을 열지 않으니
절벽을 기어올라가며
자칫 구르면 절벽 아래로 굴러갈 수 있어 무척 조심스러운 곳
거미줄과 아침이슬
잡으라는 벌레는 잡지 않고 물방울만 잡아 두었군요
파도리 마을
파도리 해안가 안 가보신 분들 많으시죠
가을날 물때시간 확인해서 꼭 가보시기 바랍니다.
동개항에서 어은돌 해수욕장까지
신발은 등산화 신으시면 되구요 장갑은 꼭 기고 가시구요
다음 편은 몸은 서서히 망가지지만 정신은 더 또렷해지는 깽이님을 보실 수 있습니다.
첫댓글 웃으면서 하시는 말씀이..
왠지 섬뜩합니다!!
발다닥 젓갈이라니..😅😅😅
300키로를 아무것도 아닌것 처럼 걸으시는 방장님..
인간미가 없으셔도 너무 없으십니다!!😅😅😅
사람 아니신것 맞으시지요??ㅋㅋㅋ
후덜덜한 천리행군..
왠지 모르겠지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저도 한번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멋진 세분!! 고생많으셨습니다👍👍👍
방장님~, 젓갈 1인분 추가 주문 받으요 ~~.
@팔개 앗!!😱😱😱
파도리 해안가 석양이 너무 아름다울 듯 하네요.
그 곳에 서 있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보기만 해도 숨막힐 듯한 날씨에
도로와 해안길 걸어내는 모습들이
참 대단한 것 같아요.
깽이님을 보니 대단한 걸음이지만 한편 안스럽기도 하고
노송 형님 건강한 모습을 보니 반갑기도 하네요.
방장님은 어찌 놀러 간듯한 ㅎㅎ
다음 후기 또 기다려 봅니다.^^
역시 무슨 일을 할때는 비빌 언덕이 있어야 하는데 방장님이 있어서 깽이님의 혹서기 400키로가 가능하였던것 같습니다.
좋은길 놔두고 굳이 뻘밭이나 칼날같은 바위, 물속을 헤치면서 걷는것도 그렇고...ㅎ
득도의 길 걷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영감님 그렇게
걸으시니 20대 절은이들이
j3클럽 할아버지.할머니는
100킬로이상 산행한다고 하죠 ㅎ 고생하셨습니다
몸댕이가 편안하면 게을러 진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시간만 나면 행복한 고생하러 떠날줄 아는 대단한분들.
덕분에 좋은곳 편안하게 구경 잘 하고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