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학자 대축일(선교의 수호자) 대축일> 2010년 10월 1일(금)
평화를 빕니다.
오늘은 포교사업의 수호자이신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대축일’입니다.
데레사 성녀는 1873년부터 1897년까지 24년이라는 짧은 생애를 살았지만, 현재 가톨릭 교회에서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경과 사랑을 받고 있는 분이십니다.
가르멜 수녀로서 일생을 마친 데레사 성녀의 본래 이름은 ‘마리 프랑소와 데레즈’입니다.
프랑스 리지외라는 지역에서 활동하였다고 해서 ‘리지외의 데레사’라고도 부르며,
흔히 우리는 그분을 작은꽃이신 ‘소화(小花 )데레사’라고 부릅니다.
프랑스 알랑숑에서 시계 제조업을 하던 부모 ‘마르탱과 게랭’ 사이에서 9명의 자녀 중 막내로 태어난 소화 데레사는 가톨릭 가정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15세가 되던 해에 리지외의 ‘가르멜수녀원에 입회’하였습니다.
1890년 ‘첫 서원’을 하였고, 결핵으로 고생하던 중 1897년 9월 30일 이 세상을 떠나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분이 생전에 쓴 자서전 「영혼의 이야기」는 그분의 정신을 소상히 알려준 명저(名著)로서 성녀께 대한 존경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데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성녀가 세상을 떠난 후에는 많은 치유와 예언의 기적이 일어났고, 마침내 1925년 성인 반열에 올랐습니다. 시성을 위해서는 적어도 사후 50년을 기다려야 하는 교회 관례를 무릅쓰고, ‘교황 비오 11세’는 테레사가 죽은 지 28년이 지난 ‘1925년 5월 17일’에 시성식을 거행하여, ‘아기 예수의 성녀 테레사’로 선포하였습니다.
1929년에는 실제로 포교사업을 한번도 하지 않았지만, ‘포교사업의 수호자’로 선포되었습니다.
성녀 데레사는 살아있는 동안 다른 성인들처럼 역사에 남을 만한 대업적을 이룩한 것도 아니고 주위사람들에게 돋보이는 존재도 아니었습니다. 동료수녀들까지도 그분에게 어떤 장점이 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아주 평범하고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살았다고 합니다.
그런 데레사가 일약 대 성녀가 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분이 비록 짧은 생애를 살았으면서도 이처럼 현대의 유명한 성녀가 된 것은 누구나 쉽게 본받을 수 있는 구원의 길을 스스로 개척하였고, 몸소 실천을 통해 우리에게 자세히 구원에 이르는 길을 알려주었기 때문입니다.
‘데레사 성녀가 제시한 천국 가는 방법이란’ 아주 단순했습니다. 하느님을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랑 안에서 많은 영혼을 구하려는 마음으로 매일매일 자기의 본분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었고, 비록 사소한 일까지도 정성을 모아 하느님께 바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제자들이 “하늘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 사람입니까?”(마태18,1)하고 예수님께 다가와 묻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린이 하나를 불러 그들 가운데 세우시고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마태18,3-4)라고 대답하십니다.
성녀 소화 데레사는 바로 이런 어린이의 길을 걸었으며, 어린이처럼 일생을 살았던 성녀입니다.
자애로우신 하느님 아버지의 품안이 아니고는 잠시도 살아남을 수 없는 연약한 존재임을 깨달은 데레사는 언제나 겸손하고 순박하였으며, 하느님께 모든 것을 의탁하고 오직 그분만을 죽도록 사랑하고 싶은 심정을 간직하셨던 성녀이십니다.
데레사는 자기에게 주어진 하찮은 일이나 조그마한 희생을 곱게곱게 꾸며서 죄인의 회개와 만민의 구원을 간절히 열망하는 지향으로 하느님께 바쳤습니다. 참으로 작은 것에 충실하셨던 성녀이십니다.
하느님께 높이 평가받을 수 있는 기준은 우리가 얼마나 충실하게 맡은 일을 수행하였으며,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것을 실천하였느냐 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맡겨진 일들이 가사일이건 직장일이건 성당일이건 하느님을 열렬히 사랑하는 마음으로 해나간다면 아무리 작은 것이라 하더라도, 하느님께는 더없는 기쁨이 되고, 우리에게는 하늘에 엄청난 보화를 쌓게 되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다음으로 성녀가 보여준 특징은, 복음이 온 세상에 전파되고 모든 사람들이 구원받기를 진심으로 갈망하면서 이를 위하여 기도와 희생으로 일생을 보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세상만민이 그분을 사랑하기를 간절히 열망해야 합니다.
그래서 데레사 성녀도 하느님을 열렬히 사랑한 나머지 모든 영혼을 구하려는 일념으로 전교사업을 위하여 끊임없는 기도와 희생을 바쳤던 것입니다.
데레사 성녀는 일선 선교사들처럼 남에게 직접 교리를 가르치거나 더욱이 전교지방에서 복음을 전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교회로부터 포교사업의 수호자라는 영광스러운 칭호를 받은 것은 그분이 기도와 희생으로 포교사업을 도왔으며, 그리스도의 신비체 안에서 다른 지체들이 원활히 활동할 수 있도록 자양분을 제공하는 피의 역할을 다했기 때문입니다.
성녀 소화 데레사 축일로 시작되는 시월은 ‘전교의 달’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16,15) 예수님의 이 말씀을 기억하면서 우리 각자도 성녀 데레사처럼 기도와 희생으로 전교대열에 앞장서야 하겠습니다.
전교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는 남에게 ‘직접 복음을 전하는 방법’이고, 두 번째는 성녀 데레사처럼 ‘기도와 희생 그리고 다른 뒷바라지로 전교사업을 뒤에서 후원하는 방법’입니다.
둘 다 훌륭한 방법이며 효과적인 길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직접 극동까지 와서 복음을 선포한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와 한번도 남에게 복음을 선포하지 않았지만 정성스런 기도와 희생으로 포교사업을 도운 ‘소화데레사’, 이 두 성인을 함께 포교사업의 수호자로 선포하고 대축일로 경축하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좋은 교훈을 남겨준 성녀 소화 데레사 대축일을 맞이하여 우리도 성녀가 보여준 ‘작은 길’을 충실히 따름으로써 하느님께는 무한한 영광을 드리고, 천국에는 많은 보화를 쌓아두는 어린이가 되도록 노력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