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시복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윤지충 바오로 등 순교자 124위를 복자로 선포하는 순간 제단 왼편에는 이들의 초상이 모두 담긴 대형 걸개그림이 공개됐다.
‘새벽빛을 여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이 걸개그림은 김형주 화백이 그린 가로 3m, 세로 2m 크기의 유화 작품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시복식 제단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교황 뒤로 복자 124위의 전체 초상화가 보인다. |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가톨릭에서 미술은 신앙을 전파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르네상스 시대 이후 서구 교회의 성화가 서양미술사의 뼈대를 이루고 있는 건 이 때문이다. 강희덕 서울가톨릭미술가협회 회장은 “가톨릭교회 미술은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신자들에게 성서의 내용을 알리는 데서부터 출발했다”고 말했다.
시복 미사가 진행된 가로 7m, 세로 1.5m, 높이 0.9m 크기의 제단 옆에는 한복을 입은 성모상이 놓였다. ‘한국사도의 모후상’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성모상은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 한국관구 수녀회에서 만든 것이다. 한복을 입고 풍성한 머리에 비녀를 꽂은 성모가 복건을 쓴 아기예수를 세상에 내어주는 형상이다. 교황을 비롯해 주교단과 사제단이 착용한 붉은색 제의와 영대(목에서 무릎까지 걸치는 띠)도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 한국관구 수녀회 수녀들이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