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도부를 새로 뽑는 7·14 전당대회의 승패를 가를 변수는 적지않다. 그 중에서도 'TK(대구·경북)의 표심'이 주목받는다. TK대표 주자로 나설 예정이었던 주성영 의원(동갑)이 출마 의사를 접으면서 TK 대의원 표가 공중에 뜬 상태가 됐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1인2표인 점을 감안했을 때 한 표는 '1위(대표최고위원)를 노리는 후보'에게, 다른 한 표는 '영남권 단일 후보인 서병수 의원이나 대구·경북과 인연이 있는 후보'에게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후보등록을 마친 13명 중 2강으로 꼽히는 후보는 홍준표·안상수 의원이다. 공교롭게도 대구·경북과 인연의 끈이 닿는 후보 또한 이 두 사람이다.
홍 의원은 후보 중 가장 TK를 잘 알고 있다는 평가다.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긴 했지만 대구에서 신암초등과 영남 중·고를 다녔다. 이에 TK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 의원은 "대구에서 초·중·고를 다닌 내가 TK 출신이 아니면 무엇이냐"며 전폭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주성영 의원이 출마를 접은 상황에서는 홍준표 의원이 사실상 TK 대표주자 아니냐"고 말했다.
안 의원은 대구 출신인 강재섭 전 대표와 가깝다. 현역 검사 시절 대구지검에 같이 근무한 적이 있는데다,강 전 대표가 당을 이끌 당시 원내대표로 호흡을 맞췄던 인연도 있다.
안 의원은 3일 한나라당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TK지역에 지명직 최고위원 한 사람을 두는 것을 깊이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또 "대구지검에서 검사로 일했던 1980년대에는 섬유경기 호황으로 대구경제가 좋았는데 최근에는 위축된 것 같아 안타깝다"며 "당 대표가 되면 대구경제 활성화를 위해 여러가지를 배려하겠다"고 약속했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에 대해서는 "TK의 뜻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워낙 민감하고, 정부측과 협의가 있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타당성 조사 결과를 보고 합리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친이계인 안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께서는 원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국무총리로 나서서 국정경험도 쌓고, 이명박 대통령과 손을 잡아 정권 재창출의 동반자 관계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경북지역 대의원들이 'PK(부산·경남)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서병수 의원 대신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후보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후보로는 나경원 의원이 꼽힌다. 나 의원은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원희룡 의원을 꺾는 등 탄탄한 지지기반이 구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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