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밀국수·완당·생선초밥 한번에 - 시원한 완당국물에 해장 스르르 - 간단하지만 한 끼 식사로 훌륭
- 구수하고 향기로운 연잎밥 - 다른 반찬 필요없을 정도 - 정갈한 밑반찬, 집밥 느낌 물씬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식당골목 끝에 자리한 요풍각(051-502-5768)은 한정식집이다. '요리가 풍성한 집'이라는 뜻으로 만든 이름이다. 요풍각 강순향 대표는 "어떤 사람은 요정이냐, 아니면 중국집이냐 하고 묻기도 한다"며 웃었다. 요풍각의 명함에는 동양식, 한식, 일식이라는 표현이 있다. 강 대표는 "차리는 음식이 일식과 한식 퓨전으로 돼 동양식이라는 말이 좋을 듯해서 만들었다"며 깔끔한 현대식 실내로 안내했다.
강 대표는 "식사를 하러 온 분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드시길 바란다. 그래서 벽은 희고 깔끔하게 해 모던한 분위기를 만들었고, 포인트로 고가구를 놓아 한국적 느낌도 살렸다"고 설명했다. 해금과 첼로가 함께 연주되는 곡도 실내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강 대표는 "얼마 전부터 해금을 배우기 시작했다. 우리 악기인 해금과 서양 악기인 첼로가 잘 어우러지듯 요풍각의 음식도 한식, 일식이 잘 어우러지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점심 특선은 연잎밥과 일식 세트로 나뉜다. 일식 세트는 메밀국수, 완당, 초밥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다.
요풍각의 점심 특선은 메밀국수, 완당, 생선초밥이 나오는 일식 세트와 연잎밥으로 한 상이 나오는 한식으로 나뉜다. 강 대표는 "메밀국수와 생선초밥, 완당 모두 부담 없이 담백한 음식이다. 머리를 많이 쓰는 현대인의 번거로움을 덜면서도 한 끼니로 모자람이 없도록 식단을 짰다"고 설명했다.
일식 세트는 심심한 간의 완당과 메밀국수, 생선초밥으로 짜였다. 완당은 아주 적은 양의 소가 들어간 만두로 생각하면 된다. 대신 완당 피는 아주 얇게 만들어 익으면 마치 나비 날개처럼 투명하고 부들부들하다. 완당 국물에는 멸치, 사골 등 최대한 자연 재료의 맛을 살려내고 간을 세게 하지 않는다. 얇은 피의 완당이 술술 넘어간다. 맑고 정갈한 국물에도 자꾸 숟가락이 갔다. 강 대표는 "과음한 손님들이 한 번 드신 뒤 해장에 좋다며 이후 자주 찾는다"고 자랑했다.
메밀의 쯔유 역시 마찬가지. 짜지 않아 쯔유까지 마실 수 있다. 보통 메밀국수의 쯔유는 조금 짠듯한 간으로 국수를 양념에 잠깐 담갔다 먹는 게 보통이다. 강 대표는 "음식 간을 강하게 하지 않는 것이 우리 집 특징이다. 처음 먹는 사람은 싱겁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번, 두 번 반복되면 심심한 듯하지만 부드러워 더 좋다고 칭찬한다"고 설명했다. 메밀면은 요풍각에서 직접 뽑아낸다.
면과 가벼운 완당으로 약간 속이 헛헛할 것 같으면 초밥으로 채울 수 있다. 초밥 위 생선은 단백질이 풍부하니 영양 면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밑반찬도 간이 세지 않다. 양파, 장아찌는 새콤하고 아삭거려 면요리 파트너로 부족함이 없다.
연잎밥은 흑미, 찹쌀, 은행, 밤 등을 넣고 쪄 손님상에 올린다. 어른 손바닥 2~3개를 합친 것만 한 연잎으로 잘 싸서 도시락처럼 포장된 것을 풀면 연잎 향기가 향긋하다. 연잎 안의 밥은 차지면서도 간이 딱 맞아 다른 반찬이 필요 없을 정도다. 다양한 곡물이 주는 구수함을 잘 느낄 수 있다.
이와 함께 다양한 반찬도 솜씨가 얌전하다. 생선구이나 나물, 김치 등은 자연스러운 맛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했다. 김치는 직접 담근 것만 고집한다. 아삭하면서 잘 삭은 김치에서 전체적인 음식 맛을 가늠할 수 있다. 집에서 어머니가 차려주는 가정식처럼 편안하면서 정갈한 것이 장점이다.
연잎밥 점심 특선 2만~3만 원. 일식 세트 1만5000원~3만 원. 가격의 차이는 풍천장어구이가 포함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오전 9시~밤 10시(중간 휴식 오후 2시30분~4시 30분), 일요일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