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간과 한원진의 인물성동이 논쟁 : 왜란과 호란을 겪은 17세기 조선은
당시의 지배 이념인 성리학의 한계가 드러났다. 특히 명분론이 강한 주자학만으로는
직면한 복잡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18세기의 조선 성리학자들은
새로운 상황에 대응하는 이론을 모색했다. 율곡이이와 우암 송시열 계열의 권상하의 문하에서 제기된
인물성동이론은 이러한 시대 배경에서 형성되었다. 그들은 예학 질서의 재편에 필요한 리기심성설을
근거로 제공하고자 하였다. 천명과 오상의 사이의 정합성에 관한 검토를 통해 오륜적 질서의 당위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이간은 인물성동론, 한원진은 인물성이론을 주장하였는데 이간은 일원과 이체의 개념에서
세상을 바라봤다면 한원진은 성을 기와 결합된 리라고 보면서 인기질의 관점을 택한 것이다.
이간은 인성과 물성이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인물성동론(人物性同論)'이다. 본연지성(本然之性)으로 볼 때
사람과 사물은 서로 같으나, 각기 다른 실체로 볼 때 서로 기질지성(氣質之性)이 다를 뿐이라는 것이다.
또 사람과 사물은 각각 오상의 성을 갖는데, 다만 기질의 차이에 따라서 사람은 순수한 오상을,
사물은 잡된 오상을 가진다고 했다. 하지만 한원진은 마음의 작용에 역점을 두면서 마음의 본성이 이미
선악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마음의 본바탕이 기로 이뤄지기 때문에 그 기질 차이에 따라 선악의 가능성이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성인은 청수(淸秀)한 기질을 타고나서 그 마음이 텅 빈 거울처럼 항상
선의 본질을 유지하지만, 범인의 마음은 기질이 탁해 선행으로 발휘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범인은 그 기질이 나쁘기에 성인에 이르기가 어렵다고 본 것이다. 인물성동의 논쟁은 성리학의 확장개념인
인성과 물성의 관계 자체를 논한 논쟁이라는 측면에서 보았을 때도 의미가 있고,
당시 조선사회의 정치논쟁에 사상적 논리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최근 동물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하고 있다. '반려동물' 이라는 개념이 등장하며,
이제는 동물을 한명의 가족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시대가 왔다. 이때, 인간과 동물을 동등한 인격체로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인물성동론과 인간과 동물의 본질적 차이를 인정하고 바라보는 인물성이론 중
어느 쪽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하는가?
= 이간의 관점을 지지한다. 이간은 인물성동론을 주장하며 인간과 동물은 본연지성은 같고,
기질지성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한원진은 인간과 동물은 본연지성도 다르고 기질지성도 다르다고 주장했다.
기본적으로 만물의 이치의 관점에서 봤을때는 모두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고,
인간과 동물은 동일한 리를 공유하기에 충분히 동물도 도덕성을 가진 개체라고 생각한다.
동물행동학자 프란스 드발의 의견을 인용해서 주장을 보충해 보자면, 프란스 드발은 인간과 동물의
도덕적 유전정보가 동일하다고 주장한다. 정도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본연의 도덕적 유전정보의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땐 동일하다는 것이다. 이는 이간의 인물성동론을 보충해줄 수 있는 의견이라고 생각한다.
토론에서 나왔던 이야기처럼 인물성이론을 주장하게 된다는 것은 결국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므로서
학대를 정당화 할 수 있는 주장으로도 비춰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간의 인물성동론을 지지하며
인간과 동물의 본성을 동일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기질적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동물의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