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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화 복권 추첨, 갈등과 후 폭풍
“어? 이런 멍청한......차명계좌를 빌려주는 사람들이 당첨금을 찾아서
마음이 바뀌면 어쩌지? 그렇다고 따라 갈수도 없고?”
부메랑 회장은 핸드폰만 바라보며 걱정이 밀려왔다.
마땅한 사람의 면면을 살펴두었지만 거액이라 도저히 믿음이 가지 않았다.
첫 번째는 조폭 강 씨였다.
부흥건설과 H J 건설이 금싸라기 땅을 놓고 치열한 매입 싸움을 할 때
중간에 이권을 노리고 ‘동방 파’ 조직 폭력배가 끼어들었다.
부 회장은 직접 해결을 하려고 건장한 직원 둘을 데리고 동방 파 본거지를
찾아 갔다가 두목은 만나지도 못하고 행동 책 강 씨와 실랑이를 벌였다.
다혈질 강 씨와 말다툼 끝에 급기야 휘두른 야구 방망이와 각목으로 모두
구타를 당했는데 두 직원은 중상을 입었다.
강 씨가 구속되고 강 씨에 대해 알아본 결과 고아로 불우한 시절을 보낸 것을
불쌍히 여겨 개과천선 하라고 선처를 호소해서 감형을 받았다.
면회도 가고, 출소 날엔 조폭 두목보다 먼저만나 낚아채듯 데려와
부흥건설 현장에 십장으로 채용했다.
전직 조폭은 의리가 있을 것이라 택했지만 돈 앞에선 어떻게 변할지 몰라
믿음이 가지 않았다.
두 번째는 부흥 전자 운전기사로 장기 근무를 마치고 퇴직한 김 기사였다.
김 기사는 퇴직 후 피자 가게를 하다가 갑작스런 아내의 암 발병으로
피자 가게 문을 닫고, 몹시 어렵다는 소식을 동료 기사로부터 들었다.
성실했던 사람이라 마음에 걸려 병원비 전액을 대납했다.
완쾌를 했지만 늘 걱정이라는 김 기사를 사무실 배치로 연장 근무를 하게
해 주었다. 그도 죽어서라도 은혜를 갚겠다고 입버릇처럼 했지만
김 기사도 돈이 필요한 사람이겠다는 생각에 망설였다.
또 한사람. 그는 10년 전 사건으로 가장 망설였다.
외식 산업 납품업체 사장인 허 씨는 관리직원의 실수로 불량품을
납품했다. 때마침 식중독 강력 단속에 걸려 문을 닫았다.
트럭 야채 장사부터 오로지 한 분야에만 몸담았던 허 씨는 충격
여파로 한강다리 난간에서 자살소동을 벌였다.
차량들이 멈추고 교통 혼잡 속에서 구경꾼으로 나와 보았다.
그때 뛰어내린 허씨. 사람들이 놀랄 때 한 청년이 구조를 하겠다고
뛰어 들었다.
그 순간.
욱하는 성격에다 해병대 조교의 자신감과 평소 수영 실력만 믿고
상하의를 벗고 덩달아 청년을 따라 뛰어내려 허 씨를 함께 구했다.
물에서 나와 허 씨를 인공호흡을 시키는데 NDS 방송 기자가
카메라를 들이댔다.
텔레비젼 뉴스에 나타난 모습은 제대 후에도 고수하며 입었던
카키색 군복 속옷 이었다.
제대를 한지 15년. 조교 향수에 젖어 즐겨 입다보니 헌옷이 되었다.
그런데 그 옷만 입으면 용기와 젊은이 샘솟고 슬럼프도 뛰어 넘으니
어머니께 버리지 말아달라고 신신 당부를 했다.
닳고 닳아서 낡은 군복 속옷.
어머니는 아들의 말에 따라 젖꼭지와 오른쪽 팬티 고무줄 아래
떨어진 부분에 수를 놓았다.
시멘트 포대에서 풀어낸 굵은 실로 ‘해병’이라는 글씨를 큼지막하게
‘체인 스티치’로 새겨 주었다.
그렇게 군대 속옷은 어머니의 자식 사랑 ‘슬럼프 업 팬티’였다.
구조한 후에 ‘해병’ 자수가 클로즈업 되었다.
인터뷰에서는 생략 되었지만 구경꾼들이 ‘해병자수’ 글씨 탄생비화를
꼬치꼬치 물었다. 사람들은 그런 것들에 관심이 많은가보다 싶어
속옷 바람이라 짧게 이야기를 해 주었지만 한강의 구경꾼들은
가슴 뭉클한 어머니 사랑에 눈시울을 붉히는 사람도 있었다.
그때 ‘대창’이라는 속옷 업체 사장이 그 이야기를 듣고
아이디어를 내서 속옷을 생산해냈다.
가슴과 팬티 정면에 ‘해병’이라는 글자를 새기고,
이 속옷을 입으면 슬럼프에서 벗어나고 용기를 주어
수험생은 합격하고, 취 준 생은 취업 되고, 마마보이는
독립 선언을 하는 ‘슬럼프 업 속옷 3종 셋트’라고 광고를 했다.
국방색 속옷 한 벌로 일약 속옷 업계에 ‘강한 남성’ 열풍이 불었다.
그리고 마마보이가 확 줄었다는 말이 유행되기도 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LC대기업에서 회사 홍보 차 선한 행동으로 모범을 보인 사람에게 주던
10번째 ‘의인 상’을 받았다.
그 후 사내 식당에 식품구입과 관리를 담당하는 반장으로 채용했다.
그 후 5년 동안 자신의 아들을 뒷바라지해서 의사가 되었다면서
자신과 아들의 은인으로 일평생을 섬기겠다고 했다.
하지만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123명의 차명 계좌에 허반장도
거액을 입금 할까라는 의구심이 생겼다.
이렇게 중요한때 믿을만한 사람이 없는 건지. 자신이 너무 의심이 많은 건지.
아니면 의인상의 명예를 더럽히는 것이 두려운지 헛갈리기 시작했다.
사전에 조율했던 말들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내가 복권 사업을 하면 3등이든 아차 상금이든 1등이든
예상번호를 줄 테니까? 하하하.....
어디까지나 예상번호야~ 당첨되면 차명 계좌로 입금하라고.
그 댓가는 충분히? 알았지?’
“예. 여부가 있겠습니까. 회장님.”
예상 번호라는 말에 힘을 주어 조작의 의심을 털어내려고
애를 썼지만 자신 속에 남의편인 양심이 다른 소리를 내고 있었다.
“너 이렇게 까지 비겁하게 살래?”
부메랑회장은 결단을 내려야했다. 핸드폰을 열었다.
‘문자는 증거가 남으니까 전화로 하자.’
마감 시간은 다가오고, 집은 아무래도 아내가 있어 만약에라도 들으면
안 되는 일이었다.
‘아파트 옥상 테라스로 가자.’
이때, 아내가 등 뒤로 다가오는 슬리퍼 소리가 들렸다.
“여보 당신은 무슨 핸드폰을 그렇게 열심히 봐요?
무슨 좋은 일이 있으세요?”
“어? 있긴 뭐가 있겠어. 요즘 같은 불경기에.”
부메랑 회장은 초조했다.
‘어쩌지 빨리 연락을 해야 하는데.’
“아니에요 당신의 눈빛에서 뭔가 다른 모습을 보았어요.
내게 무슨 숨기는 비밀이라도 있나 보죠? 호호호.”
“그럴 리가. 나 잠깐 밖에 나갔다 올게요. 어딘지는 묻지 말아요.
비밀 하하하...”
리는 웃음으로 때우고 황급히 나가는 남편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오~ 또 나를 위한 써프라이즈? 늘 재미있고 기대되는 남편이야 호호호...’
리 여사는 설렘에 기쁜 몸을 소파에 풀썩 앉혔다.
엉덩이에 무언가 딱딱한 물체가 닿았다.
“어머 깜짝이야.”
깜짝 놀라 일어나 소파 사이에 끼어있는 소형 녹음기였다.
“어? 이건 요한이 아버지가 깜빡깜빡 한다고 재생해서 듣는 건데
왜 여기에 있지? 볼까 말까? 이속에 무슨 말을 녹음해 두었을까?”
자신도 모르게 재생 버튼을 눌렀다.
“어 미스터 신의 목소리네 뭐지?”
리 여사는 궁금하여 귀를 기울였다.
“회장님,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오 미스터 신. 난 집에 있는데?”
“그럼 복권을 살 확실한 사람을 섭외해 두셨어요.”
“그래. 연락만 하면 되지.”
리 여사는 당첨 번호 숫자까지 들려주는 재생 음성을 들으며
하얀 얼굴이 풍접초처럼 물들어갔다. 온몸이 떨렸다.
LA에서 스토커에게 당했던 총격 사건과 비교될 만큼 큰 충격이었다.
“오 마이 갓~이건 아니야 회장님이 어디로 갔지?
찾아야해 멀리는 못 갔을 거야. 여보여보~”
리 여사는 녹음기를 든 채 맨발로 뛰쳐나갔다.
엘리베이터를 보니 1004층 그대로였다.
“그렇다면 옥상이다.”
리 여사는 15층 옥상으로 내 달았다.
맨발과 가늘고 긴 다리의 바비 인형은 풍접초에 앉았다가
날아오르는 벌 나비처럼 뛰어 올랐다.
15층 테라스에 문을 당겼다. 휴대폰을 보는 남편이보였다.
리 여사는 힘껏 불렀다.
“여보~ 잠깐만요~ 여보~”
깜짝 놀란 부메랑 회장이 황급히 전화를 넣으며
어찌 할 바를 몰라 했다.
“어? 왜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숨이 턱까지 차오른 리 여사가 헐떡이며 말했다.
“당신, 허허 헉... 저하고 잠깐 허~허어~ 이야기해요....”
“무슨? 왜 그래. 나 지금 급한 용무가 있어서 그래.
자리 좀 비켜주면 안 돼?”
“노 노노노... 허허헉.....나는 당신을 용서 할 수 없어요.
어떻게 그런 일을 벌일 생각을 했어요?”
“무 무슨...”
“이건 뭐죠?”
부메랑 회장은 가끔 중요한때 사용하던 소형 녹음기를
깜빡 잊고 있었다.
리 여사는 그제야 조금 안정을 찾은 목소리로 말했다.
“난 당신을 남편으로 아버지로 사업가로.....그리고 어디에도 없는
존경받을 만한 사람이라고 믿었어요. 그런데 이건 뭐죠?
실망 대 실망이에요.”
“아냐 이건...”
부메랑 회장은 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리 여사는 그만큼
말이 길어졌다.
“정말 순진무구한 공상가 세계를 이렇게 이용했어요?
세계는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아들의 친구에요~ 그런 친구를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컨트롤은 못해준다 해도 아들의 친구를
수렁으로 몰아넣어요?
당신은 의인이 아니라 악인이에요 젊은 날 의인상이 참 부끄럽네요.
이것도 그냥 욱해서 저지른 일이라고 변명하고 합리화 시킬
생각은 마세요. 으 흐흐흑...”
리 여사는 남편에 대한 배신에 평상심을 잃어 울컥 눈물이 났다.
부메랑 회장은 아내가 흘리는 눈물을 LA총격 사건 이후로
처음 본 것 같았다.
하지만 리 여사는 곧바로 냉정으로 돌아서며 말을 이어갔다.
“여보....만약에 말입니다. 1등에 3명이 당첨되었다고 봅시다.
그 사람들이 은행에 가서 많은 당첨금을 찾는다면,
아 그리고 당신 나 몰래 차명 계좌도 만들었어요?”
“아아 아니 그건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어요. 사업상 필요하다고
운영진들이 말해서.....”
“그래요 그건 나중에 말하기로 하고. 1등 당첨자 그 사람들이
차명 계좌로 입금을 할까요?
또 그들이 무슨 다른 마음을 먹는다면, 당신의 비리를 누설한다면,
이제껏 쌓아온 당신의 명예나 회사가 단번에 와르르 무너지는데
그 생각은 못하셨어요?”
부메랑 회장은 답변을 못했다.
시간이 흐르고 복권 추첨이 끝나는 동안까지 한참이나
옥상 테라스의 일방적 토론은 계속되었다.
“여보. 나는 순수를 순수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의 사익을 위해
물 불을 가리지 않는 사람보다 이전에 나를 향한 사랑을 언어를
쏟아냈던 그 진실함과 살고 싶어요.
당신이 그 때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저는 단호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어요.”
리의 말이 끝나자 부메랑 회장은 말을 받았다.
“단호한 선택?”
“그것은 당신이 알아서 상상 하세요. 상상이 안가면
또 아들친구 달동네 공상가에게 물어 보시던지.
그러면 당신이 원하는 달달한 이야기가 꿀맛처럼 나올 테니까.”
리 여사는 자신도 모르게 남편이 하는 ‘언어의 유희’가 섞여 나왔지만
그 말이 ‘남편의 조크’라는 사실도 까맣게 잊고 있었다.
“하~ 여보. 그러지 말고 집에 가서 이야기 합시다 다~이야기 할게요.”
“아니에요 요한이가 올지도 모르니까 여기서 끝내요.
당신이 좋아하는 달도 떴으니 대답할 말이 없으면
저 달과 상의 해가면서.”
“여보. 이제 그만 비아냥거리면 안 될까?”
“비아냥? 그렇게 들렸어요? 나의 진심이?”
“아냐. 취소, 쏘리....”
부메랑 회장은 복권 사업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마쳤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요한이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리 여사의 눈빛이 빛났다.
또 무슨 황당한 이야기가 나올지.
“여보, 요한이를 위해서.....이 복권 사업으로 생긴 수익은
나중에 요한이 이름으로 정치발전기금이나 사회에 어떤
필요한데가 생기면 환원하고 나중에 요한이를 정계에 입문시켜
프레지던트를 만들려는 것이 내 계획이었어요.
그것만은 믿어 줘요.”
“아니에요, 아직도 당신은 날 속이고 있어요.
내가 직접 듣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이건 당신의 계획이 아니라
공상가의 상상을 마치 자신이 생각한 듯 말하고 있는 거라는
내 생각이 맞는 것 같아요.
난 불법 자금으로 탄생된 정치와 경제 그리고 프레지던트가
된다고 해도 싫어요. 나는 아들을 흠 없고 점 없고 깨끗하고
순수한 남자를 만들고 싶을 뿐이에요.
그것이 사업 분야든 어느 분야에서든 존경받는 사람으로요.
미국은 부자가 존경을 받는데 한국은 그렇지 못한 까닭을
당신을 통해서 배우게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부메랑 회장은 달변가였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아내를 설득할
방법도 없었다. 이젠 당첨금의 미련을 버리고 포기 선언을
발 빠르게 해야만 했다.
“그래요 내가졌어요. 당신 뜻대로 할게요. 그런데 당신이 깐 복선,
단호한 선택이 무언지나 들어 봅시다. 설마 미국으로 돌아가겠다는
이야기는 아니겠죠?”
“맞아요. 전 이혼을 생각하고 있었어요.”“아 안 돼 그것만은...”
“맞아요. 이젠 당신이 당첨금을 포기 했으니까
내 말도 없던 것이 되겠지요? 하지만 한 가지가 남았어요.”
“뭔데요?”
“지금까지 순진무구한 아들의 친구를 농락한 댓가는 치러야 해요
무슨 방법이든지.”
“댓가?”
“그래요 당신은 차명 계좌를 만들어놓고 댓가를 지불하는 사람이잖아요?”
“아, 그 그 그렇지 여보?”
부메랑 회장은 밧줄로 꽁꽁 묶인 포로가 되었다.
리 여사는 그 여세를 몰아결정을 내렸다.
“여보. 제가 미국에서 왔을 때 필요한데 쓰라며 제 앞으로 해둔 것
중에 얼마를.....어때요?”
“어? 뭘 그렇게까지 그래도 이건 미 실행 사건인데?”
“여보, 그럼 실행사건으로 들통 나는 거에 비교해 보시겠어요?”
“아. 아니 노노노노......아니 그렇게 돈을 꼭 주겠다는 이유가
뭐요 도대체?”
“있어요. 하지만 말 할 수 없어요. 나중에 세계가 자신의 꿈을 이루면
당신이 알게 될 거에요.”
“어? 그건 또 무슨 소리? 이제 보니 나만 4차원이 아니라
당신도 4차원인 것 같은데 우리부부가...아니 요한이까지
달동네 공상가를 만나더니 공상 복제인간이 된 것 같아요.”
“호호호 그럴 수도.....하여튼 나도 시크리트에요.”
리 여사는 이제야 웃음이 터졌다.
아내의 웃음을 보자 위기를 넘기고 싶은 조크를 던졌다.
“와우 시크리트가 기대 됩니다. 그리고 그 돈은 깨끗하고 순수한
당신의 머니니까 머니머니 해도 그보다 좋은 방법은 없는 것 같아요
하하하하..”
“와우~ 당신의 조크를 들으니 내 마음이 더 풀렸어요. 여보.”
휘 엉 청 달이 뜬 밤 옥상 테라스에서 리와 부메랑 회장은 힘껏
끌어안았다.
“여보. 사랑해요,”
“미투. 내가 당신에게 세뇌 될 수 있어서 무척 기뻐요. 하하하....”
“그래요? 그럼 세뇌시킨 차에 오래전에 쓴 ‘순수소망’ 이라는
시가 있는데 들려 드릴까요?”
“어? 그래요. 달빛 아래서 분위가 잡고 당신의 낭랑~한 목소리에
낭송시 한편 들어 보십시다. 하하하.....”
부메랑 회장은 아내에게 세뇌되어 두 사람의 뇌가 순수로 한 뇌를
만들어 가는 시를 감상했다.
“순수 소망. -캐서린 리-
좋으면 활짝 웃고, 미안할 때 쑥스러워하는 표정이 그립습니다.
신분증 사진,
입 굳게 다물고, 표정관리를 하는 사람이 많아 졌습니다.
순수가 사라진 무표정 속에 꿍꿍이만 커 갑니다.
풀숲에 떨어지는 이슬방울에 놀라 폴싹 뛰는,
초록의 풀벌레 얼굴이고 싶습니다.
머리채 잡아 뽑히면 얼굴 빨개져 나오는
홍당무 얼굴이고 싶습니다.”
부메랑 회장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여보. 내가 오랫동안 당신 이름의 뜻도 잊었어요.
깨끗하고 순수하다는 ‘캐서린’이란 이름을.....
내가 당신의 순수에 먹칠을 했어요.”
“아니에요. 오징어도 살기위해서는 위기 때마다
먹물을 뿌리고 달아나잖아요? 호호호.....”
“푸 하하하하.....”
“호호호 제 조크가 그리 좋았나요? 호호호호.”
두 사람에게는 테라스가 천국이었다.
오랜만에 아주아주 사랑스러운 아내 모습에 피에로 입술을 만들고
테라스만 아니었다면 늦둥이라도 만들 기세로 와락 껴안았다.
그때 세계에게서 분위기를 깨는 전화가 왔다.
“회장님 복권을 구입하지 않으셨지요?”
“어. 그럴만한 사정이 생겼네. 나중에 만나서 이야기 할 테니까 끊게.”
“회장님 잠깐만요~ 긴히 할 말이 있어요.”
“뭔데?”
“제가 알려드린 숫자 4개가 맞지 않았지요?”
“어? 난 추첨방송을 못 보았는데 왜?”
“제가 만든 추첨프로그램을 컴 박님께서 무용지물로 만들었어요.
7과13은 우연히 맞춘 것뿐이에요.”
“뭐라고 그럼 추첨기가 정상 가동 했다는 거야?”
“예, 회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죄송? 죄송할 것 전혀 없네. 파 하하하하”
“예?”
“그리 알고 그만 끊겠네.”
전화를 끊자마자 부메랑 회장은 큰 웃음을 웃었다.
“하하하하하하.....”
호탕하게 웃어대는 남편을 본 캐서린 리가 물었다.
“여보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미스터 신의 조작 프로그램을 컴박이 해킹해서
무용지물을 만들었다네?”
“와우~ 그럼 컴 박 때문에 당신의 의인상이 부끄럽지 않게
되었네요. 호호호호...”
“와우 컴 박. 고맙네 고마워 하하하하.”
생각보다 일이 잘 풀리자 안도의 웃음이 계속 터졌다.
하지만 웃음이 끝나자 캐서린은 또 엄포를 던졌다.
“여보. 그렇게 좋아 할 것만은 아니에요.”
“어? 또 뭔데 또 무슨 말로 나를 두렵게 만드는 거요.”
“당신이 컴박이 장애가 낫지 않았다고 본사로 불러들이지 않았지요? ”
“그래요.”
“그것이 엄청난 실수에요. 컴박은 블랙 해커 게헨나 라이언이 아니라
해커를 잡는 보안 전문가로 났다는 것을 거듭 증명 했잖아요?
장애는 조금 불편하고 조금 느릴 뿐이지 않나요?”
“그래 내 실수야 본사로 불러 들여야겠어요.
‘랜섬웨어’ 전문가로 당장. 하하하하....”
“호호호... 미스터 신의 전화가 전화위복이 되었네요. 호호호호.”
“헉. 내 조크를 해킹 하다니. 당신은 나의.... 귀여운 화이트 해커?
하하하하.”
“호호호호...”
첫댓글 이 글은 공상 환타지 소설 일뿐입니다.
지난주 내용 당첨번호를 현실로 믿고 복권을 구입해서
꽝이 되신 분께 막대한(5000원)의 금전적인 손해를
끼쳐드려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세계가 펼치는
또 다른 상상을 다음편에서 보여 드리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