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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방[5180]退溪선생7절 모음
李滉 (1501~1570. 朝鮮 中期 文臣. 大提學.
字 景浩. 號 退溪 • 陶翁.
諡號 文純. 本貫 眞寶. 儒學者. 朝鮮性理學基礎만듬.
安東 禮安縣 溫溪里 出生)
溪上秋興
雨捲雲歸暮天碧 ~ 구름가고 비 그치자 저녁하늘 푸르고
西風入林鳴策策 ~ 西風은 숲에들어 蕭瑟히 울고있네.
溪禽忘機立多時 ~ 물새가 멍하니 오랜 時間 서성이다
忽然決起飛無迹 ~ 忽然히 솟아올라 자취 없이 날아가네.
孤山
何年神斧破堅頑 ~ 어느 해에 神이 굳은 巖石 도끼로 찍어내어
壁立千尋跨玉灣 ~ 壁이 千 길이나 우뚝 灣에 걸터앉았구나.
不有幽人來作主 ~ 隱者가 찾아와 살지 않으면
孤山孤絶更誰攀 ~ 높은 山 외로운 山에 다시 누가 올라올까.
九月二十九日溪堂卽事
(9月 29日 溪堂에서 卽席으로 짓다)
冷雨寒烟暝一山 ~ 찬비와 찬 안개에 온 山이 어둑하여
園林蕭索菊花斑 ~ 동산은 스산한데 菊花가 아롱졌네.
但知抵死芳香在 ~ 다만 질 때까지 꽃다운 香氣를 간직하려 할 뿐이니
不管風霜夜夜寒 ~ 바람과 서리로 밤마다 차가운 건 掛念치 않네.
梅落月盈
一樹庭梅雪滿枝 ~ 뜰에 잇는 한 그루 梅花 그 가지에 눈이 소복한데
風振護海夢差枝 ~ 바람과 먼지가 搖動을 침에 꿈자저 어지럽구나.
玉堂坐對春素月 ~ 玉堂에 앉아 봄밤의 달을 마주하는데
鴻雁聲重維素思 ~ 기러기 우는 소리에 생각은 절로 向하는 곳이 있구나.
嶋潭三峰
山明楓葉水明沙 ~ 山은 丹楓잎 붉고 물은 玉같이 맑은데
三島斜陽帶晩霞 ~ 夕陽의 嶋潭三峰에는 저녁노을 드리웠네.
爲泊仙蹉橫翠壁 ~ 神仙의 뗏목은 푸른 絶壁에 기대어 머물고
待看星月湧金波 ~ 별빛 달빛 아래 金빛 波濤 너울진다.
陶山暮春偶吟
(陶山에서 늦봄에 偶然히 읊다)
浩蕩春風麗景華 ~ 浩蕩한 봄바람과 華奢한 景致인데
蔥瓏佳木滿山阿 ~ 파아랗고 玲瓏한 나무가 山자락에 가득하여라.
一川綠水明心鏡 ~ 한 줄기 푸른 물은 마음 밝히는 거울인데
萬樹紅桃絢眼霞 ~ 萬 그루 붉은 복사꽃은 눈을 어리는 노을이어라.
陶山月夜詠梅. 1
獨倚山窓夜色寒 ~ 홀로 山窓에 기대서니 밤 氣運이 차가운데
梅梢月上正團團 ~ 梅花나무 끝으로 둥근 달 떠오르네.
不須更喚微風至 ~ 굳이 부르지 않았어도 실바람은 불어와
自有淸香滿院間 ~ 뜨락을 온통 맑은 香氣로 채우는 구나.
陶山月夜詠梅. 2
步屧中庭月趁人 ~나막신 끌고 뜨락을 거닐자 달빛은 사람을 따르고 (屧. 나막신 섭)
梅邊行繞幾回巡 ~ 난 梅花꽃 周邊을 얼마나 돌았던가.
夜深坐久渾忘起 ~ 밤 깊도록 오래앉아 일어나길 잊었더니
香滿衣巾影滿身 ~ 옷엔 香氣 가득, 몸엔 달그림자가 가득하여라.
陶山月夜詠梅. 3
晩發梅兄更識眞 ~ 늦게피는 梅花꽃 참뜻을 다시금 알겠으니
故應知我怯寒辰 ~ 일부러 내가 추위에 弱한것을 알아서겠지.
可憐此夜宜蘇病 ~ 可憐하다, 이밤 身病 治癒만 된다면야
能作終宵對月人 ~ 밤 다 새도록 달과 함께 하련만.
陶山月夜詠梅. 4
往歲行歸喜裛香 ~ 몇해 前엔 돌아와 기쁘게 香氣에 빠졌었고
去年病起又尋芳 ~ 지난해에는 病席에서 일어나 또 꽃을 찾았었네.
如今忍把西湖勝 ~ 只今은 西쪽 湖水의 아름다움에 歎服하며
博取東華軟土忙 ~ 부드러운 흙위에서 東쪽의 꽃을 두루 取하느라 바쁘기만 하네.
陶山月夜詠梅. 5
山夜寥寥萬境空 ~ 山 속 밤 寂寞하고 온 世上은 빈 듯
白梅涼月伴仙翁 ~ 흰 梅花 맑은 달이 神仙 老人 벗해준다.
箇中唯有前灘響 ~ 그 속에 오직 앞 내 흐르는 소리
揚似爲商抑似宮 ~ 높을 때는 商音이요 낮을 때는 宮音이어라.
陶山月夜詠梅. 6
老艮歸來感晦翁 ~ 老艮 梅花詩에 周子는 感動받아
託梅三復嘆羞同 ~ 羞同이란 글句로 세 番이나 感歎했다.
一杯勸汝今何得 ~ 너에게 한 盞 勸하고 싶으나 할 수 없어
千載相思淚點胸 ~ 千 年 前 생각에 눈물로 가슴 속을 적신다.
望湖堂尋梅
望湖堂裏一株梅 ~ 望湖堂 뜰 안에 한 그루 梅花꽃
幾度尋春走馬來 ~ 몇 番이나 봄을 찾아 말을 달려왔던가.
千里歸程難汝負 ~ 千 里길 가는 길에 그대 저버리기 어려워
敲門更作玉山頹 ~ 門 열고 玉山이 무너지듯 醉하리.
梅
手鍾寒梅今幾年 ~ 손수 梅花를 심어 몇해가 지나니
風烟灑蕭小窓前 ~ 작은 窓앞이 깨끗하고 산뜻하다.
昨來香雪初驚動 ~ 어제부터 흰꽃이 놀라 움직이듯 피어나는데
回首群芳盡索然 ~ 둘러보니 다른 꽃들은 아직 쓸쓸하기만.
梅花
梅萼迎春帶小寒 ~ 봄을 맞는 梅花송이 찬 氣運을 띠었기에
折來相對玉窓間 ~ 한 가지 꺾어내어 玉窓에서 마주 보네.
故人長憶千山外 ~ 山 疊疊 저 밖에 옛사람의 追憶 그리워라
不耐天香瘦損看 ~ 여위고 縮나는 天香을 못 견디리.
山川形勢
龍淵雲氣曉凄凄 ~ 龍淵 못 구름氣運에 새벽이 쓸쓸하고
鶻峀摩空白日低 ~ 작서봉 높이 솟아 밝은 해가 낮아 보인다.
坐待山城門欲閉 ~ 山城에 앉아 보니 城門은 닫히려 하는데
角聲吹度大江西 ~ 피리 소리 불리어 큰 江 西쪽을 건너간다.
石蟹 (가제)
負石穿沙自有家 ~ 돌을 지고 모래 파서 스스로 집을 짓고
前行卻走足偏多 ~ 앞으로 가다가 도리어 뒤로 달리니 다리는 더욱 많구나.
生涯一掬山泉裏 ~ 한平生 山 속 샘 한 番 움켜잡고서는
不問江湖水幾何 ~ 江湖의 물이 얼마나 되는가는 묻지도 않는구나.
鴨綠天塹
(鴨綠江은 天然의 垓子라네)
日暮邊城獨倚闌 ~ 저물어 邊方 城 欄干에 홀로 기대니
一聲羌笛戍樓間 ~ 한줄기 오랑캐 피리소리 戍樓에 들려온다.
憑君欲識中原界 ~ 그대에게 長安의 消息을 付託하니
笑指長江西岸山 ~ 웃으며 긴 江의 西쪽 언덕을 가리킨다.
野塘 (뜰앞 蓮못)
露草夭夭繞水涯 ~ 이슬에 젖은 풀잎 싱그러이 물가를 둘렀는데
小塘淸活淨無沙 ~ 작은 蓮못 맑디맑아 티끌도 없네.
雲飛鳥過元相管 ~ 지나가는 구름과 새는 元來 비추는 것이지만
只怕時時燕蹴波 ~ 다만 제비가 차고갈 때 물결 일렁일까 그게 두렵네.
玉堂憶梅
一樹庭梅雪滿枝 ~ 뜰앞에 梅花나무 가지 가득 눈꽃 피니
風塵湖海夢差池 ~ 風塵의 世上살이 꿈마저 어지럽네.
玉堂坐對春宵月 ~ 玉堂에 홀로 앉아 봄밤의 달을 보며
鴻雁聲中有所思 ~ 기러기 슬피 울 제 생각마다 散漫하네.
雨中賞蓮
畵樓東畔俯蓮池 ~ 畵樓에서 東쪽 蓮못을 굽어보는데
罷酒來看急雨時 ~ 술자리 끝내고 보니 소나기가 쏟아진다.
溜滿卽傾欹器似 ~ 蓮잎이 젖혀질 때는 기울어진 그릇 같고
聲喧不厭淨襟宜 ~ 소리는 搖亂해도 싫지 않아 가만히 옷깃을 여민다.
月影臺
老樹奇巖碧海堧 ~ 오래된 나무, 奇異한 바위의 푸른 바다 空터에
孤雲遊跡總成烟 ~ 崔孤雲(崔致遠) 노닌 자취 다 煙氣가 되었구나.
只今唯有高臺月 ~ 只今은 다만 높은 樓臺에 달만 떠있고
留得精神向我傳 ~ 精神만 여기 남아 나에게 傳해오네.
威化島
麗季狂謀敢逆天 ~ 高麗 末에 無謀하게 逆天을 꾀했으나
飛龍京會尙田淵 ~ 飛龍의 맑은 빛이 모여 오히려 못처럼 깊도다.
自從神勸回旌後 ~ 天神의 도움으로 軍士를 되돌린 後로
東海春融萬萬年 ~ 東海나라 봄의 어울림 億萬 年을 이어가리.
游春詠野塘 (봄놀이에 들판 蓮못을 읊다)
露草夭夭繞水涯 ~ 싱싱한 이슬 맺힌 풀이 곱게 물가를 둘러
小塘淸活淨無沙 ~ 작은 蓮못은 맑고도 깨끗해 모래 하나 없구나.
雲飛鳥過元相管 ~ 구름 날고 새 지나감은 元來 서로 關係되니
只怕時時燕蹴波 ~ 다만 때때로 제비가 물결을 차는 것이 두려워라.
義州
龍淵雲氣晩凄凄 ~ 못에 서린 구름 氣運 저녁되니 쓸쓸하고
鶻岫磨空白日低 ~ 높은 山 위의 松鶻매는 하늘 해 위에 솟았구나.
坐待山城門欲閉 ~ 山城의 門이 닫히기를 앉아서 기다리니
角聲吹到大江西 ~ 피리소리 큰 江의 西쪽으로 불어오는구나.
李剛而見訪月下詠梅
歷盡崎嶇荷遠尋 ~ 險한 길을 마다않고 멀리 찾아주었으나
花殘春老恨休深 ~ 지는 꽃 저문 봄을 너무 傷心하지 마오.
天敎緩緩梅花發 ~ 梅花가 더디핌도 하늘의 뜻일진데
月白風淸待子吟 ~ 달 밝고 바람 맑아 그대 기다려 읊으리라.
自歎
已去光陰吾所惜 ~ 이미 지난 歲月이 나는 안타깝지만
當前功力子何傷 ~ 그대는 이제부터 하면 되니 뭐가 걱정인가.
但從一簣爲山日 ~ 한 삼태기씩 흙을 쌓아 山을 이룰 그날까지
莫自因循莫太忙 ~ 躊躇하지 말고 急하게 서둘지도 말게.
折梅揷置案上
(梅花를 꺾어 冊床 위에 꽂아 두다)
梅萼迎春帶小寒 ~ 梅花 꽃받침 봄을 맞아 매운 추위를 띠었고
折來相對玉窓間 ~ 한 가지 꺾어와 玉窓 사이에서 마주 對하네.
故人長憶天山外 ~ 天山 밖 故人 오래도록 생각하니
不耐天香瘦損看 ~ 天香이 사그라짐을 차마 보지 못하겠네.
題金上舍愼仲畫幅 八絶.
{上舍 金愼仲의 畵幅에 쓴 題畵詩}
(西湖伴鶴)
湖上精廬絶俗緣 ~ 湖숫가 깨끗한 집 世俗의 因緣과 끊어진 곳이니
胎仙栖託爲癯仙 ~ 鶴이 깃들어 여윈 神仙이 되었구나.
不須翦翮如鸚鵡 ~ 鸚鵡처럼 깃촉을 꺾을 必要 없으니
來伴吟梅去入天 ~ 將次 함께 梅花를 읊으며 하늘로 들어가세.
正月二日立春
黃卷中間對聖賢 ~ 누런 書冊 속에서 聖賢을 마주하며
虛明一室坐超然 ~ 밝고 빈 房에 超然히 앉았노라.
梅窓又見春消息 ~ 梅花 핀 窓가에서 또 봄消息을 보면서
莫向瑤琴嘆絶絃 ~ 거문고 줄 끊어졌다 嘆息하지 않노라.
州城地利 (義州城의 地利)
雉堞峩峩地勢雄 ~ 城가퀴는 높고 地勢도 雄壯하여
分疆遼左壓山戎 ~ 遼東 왼便 境界 나눠 山 오랑캐를 눌렀다.
國門鎖鑰如天設 ~ 나라 關門에 자물쇠 하늘이 마련한 듯
長得平安報夕烽 ~ 平和로운 消息 저녁 봉우리에 길이 傳한다.
次韻奇明彦追和盆梅詩見寄
(奇明彦이 和答해 온 盆梅詩를 次韻하여 보내다)
任他饕虐雪兼風 ~ 그대를 모진 눈바람 속에 맡겨두고
窓裏淸孤不接鋒 ~ 나는 窓가에서 無頉하며 맑고 외롭게 지냈다네.
歸臥故山思不歇 ~ 故鄕山川 돌아와도 그대 걱정 그치지 않으니
仙眞可惜在塵中 ~ 仙女 같은 참됨이 티끌 속에 있음이 애처롭구나.
靑谷寺 (慶南 晉州市에 所在)
琴山道上晩逢雨 ~ 저물녘 琴山 가는 길에서 비를 만났는데
靑谷寺前寒瀉泉 ~ 靑谷寺 앞 샘에서는 차가운 물이 솟네.
謂是雪泥鴻瓜處 ~ 아, 이게 바로 눈밭의 기러기 발자국 자리이려니
存亡離合一潸然 ~ 存亡과 離合이 하나 되어 흐르는구나.
夏朝 (여름 아침)
晨起虛庭竹露淸 ~ 새벽 빈 뜰 거닐자니 대 이슬이 맑고
開軒遙對衆山靑 ~ 軒檻 열고 멀리 보니 疊疊 山들 푸르러라.
小童慣捷提甁水 ~ 작은 아이 으레 빨리 물을 길어 가져오니
澡頮湯盤日戒銘 ~ 洗手하면 湯의 盤에 나날의 戒銘있네.
夏午 (여름 낮)
晝靜山堂白日明 ~ 고즈넉한 한낮 山堂 햇빛도 밝고
蔥瓏嘉樹遶簷楹 ~ 우거진 고운 나무 처마 끝에 둘렀구나.
北窓高臥羲皇上 ~ 北窓 아래 높이 누우니 羲皇氏 以前인 듯
風送微涼一鳥聲 ~ 시원한 산들바람이 새소리를 실어오네.
夏夕 (여름 저녁)
夕陽佳色動溪山 ~ 夕陽의 고운 빛깔 시내와 山 움직이니
風定雲閒鳥自還 ~ 바람 자고 구름 閑暇한데 새는 절로 돌아오네.
獨坐幽懷誰與語 ~ 홀로 앉은 깊은 懷抱 뉘와 얘기할까
巖阿寂寂水潺潺 ~ 바위 언덕 고요하고 물은 졸졸 흐르는데.
夏夜 (여름 밤)
院靜山空月自明 ~ 텅 빈 山 고요한 집에 달은 절로 밝은데
翛然衾席夢魂淸 ~ 이부자리 말쑥하니 꿈도 亦是 맑구나.
寤言弗告知何事 ~ 어쩐 일로 잠에서 깨어나 沈默하는야면
臥聽皐禽半夜聲 ~ 한밤中에 鶴의 울음소리 누워서 듣기에.
秋朝 (가을 아침)
殘暑全銷昨夜風 ~ 어젯밤 바람 불어 남은 더위 사라지고
嫩涼朝起灑襟胸 ~ 아침 되어 서늘함이 가슴속에 스미누나.
靈均不是能言道 ~ 靈均(屈原의 字)이 元來 道를 말한 것이 아니라면
千載如何感晦翁 ~ 어이하여 千 年 뒤에 晦翁(朱熹의 號) 느끼겠나.
春寒
破屋春寒怯透颸 ~ 허물어진 집에 봄 추위가 꿰뚫고 지날까 두려워
呼兒添火衛形羸 ~ 아이 불러 불을 더해 여윈 몸을 지키네.
抽書靜讀南窓裏 ~ 南쪽 窓가에 冊을 당겨 조용히 읽으니
有味難名獨自怡 ~ 그 맛을 表現키 어렵지만 혼자 절로 즐겁구나.
七月旣望 (7月 16日)
野曠天高積雨晴 ~ 들판 휑하고 하늘은 높고 장마비 개었는데
碧山環帶翠濤聲 ~ 푸른 山이 둘러싸고 푸른 물결소리 들린다.
故知山水無涯興 ~ 짐짓 自然의 끝없는 興趣 알겠노니
莫使無端世累攖 ~ 無端한 世上의 일들로 拘束하지 말게 하라.
退溪草屋黃錦溪來訪
(退溪 草家에서 黃錦溪에 訪問을 반기며)
溪上逢君叩所疑 ~ 개울 위에서 그대 만나 궁금症 풀고
濁醪聊復爲君持 ~ 그대 爲해 다시 막걸리를 차린다.
天公卻恨梅花晩 ~ 하늘은 梅花꽃 늦음을 恨하여
故遣斯須雪滿枝 ~ 일부러 눈꽃송이를 가지에 가득 달아 놓는다.
和西林院詩韻
似與春山宿契深 ~ 마치 봄山과 더불어 옛날 約束이 깊었던 것 같이
今年芒屩又登臨 ~ 이 해에도 짚신 신고 또 올라와 앉았네.
空懷古寺重來感 ~ 부질없이 옛절을 그리워함을 다시 오며 느끼게 되었지만
詎識林中萬古心 ~ 어찌 알리요? 숲속에 담긴 萬古에 變하지 않는 마음을.
● 靈芝山의 東쪽 기슭에 陶山이 있는데 先生이 일찍이 물러나 居處하면서 書堂을 짓고 門生을 모아 道學을 講하는데 이어 陶山記를 짓고 7言詩 18絶句를 지어 그 事實을 記錄하였으며, 또 陶山雜詠 26 絶句가 있다.
先生은 陶山 가운데에 書堂을 세 칸 짓고 陶山書堂이라 扁額하였다. 모두 18 絶句가 있다.
陶山書堂
大舜親陶樂且安 ~ 舜임금은 질그릇을 구워도 즐거움이 있었고
淵明躬稼亦歡顔 ~ 陶淵明은 밭을 갈아도 즐거운 얼굴이었다.
聖賢心事吾何得 ~ 聖賢의 心事를 내 어찌 體得하리
白首歸來試考槃 ~ 늘그막에 돌아와 隱居하리라.
岩棲軒 (바위가 西쪽의 明 이 깃든 곳)
曾氏稱顔實若虛 ~ 曾子는 顔子더러 實하면서 虛한 듯이라고 일컬었는데
屛山引發晦翁初 ~ 이를 屛山(劉子翬)이 朱晦庵(朱子가 머문 庵子)에게 가르쳤네.
暮年窺得岩棲意 ~ 늘그막에야 바위에 사는 재미를 알았으니
博約淵氷恐自疏 ~ 博文約禮ㆍ臨淵履氷이 工夫 허술할까 두렵노라.
★ 博文約禮 ~ 廣範한 知識과 이의 實踐的 具現을 强調한 儒學 用語.
★ 臨淵履氷 ~: 마음속에 潛伏한 얼음같은 追思의 氣運을 蓮못으로 比喩.
玩樂齋 (즐거운것들이 戱弄하는 것을 건너는 門)
主敬還須集義功 ~ 敬을 主張해도 義를 모아야하니
非忘非助漸融通 ~ 잊지 않고 助長하지 않아도 무르익어 通하리.
恰臻太極濂溪妙 ~ 周濂溪(周敦頤 ~周子) 太極의 妙理에 다다르면
始信千年此樂同 ~ 이 즐거움 千 年 가도 같음을 믿노라.
幽貞門 (그윽하고 곧은 門)
不待韓公假大龜 ~ 韓公의 큰 거북을 빌리지 않더라도
新居縹緲映柴屝 ~ 새로운 氣運이 사립門에 비치누나.
未應山徑憂茅塞 ~ 띠가 山길을 메운다고 걱정 마라
道在幽貞覺坦夷 ~ 幽貞한 데에 道가 있어 平坦함을 깨닫겠네.
淨友塘 (못이 있는 門앞에는 벗과 깨끗함을 나누는 못)
物物皆含妙一天 ~ 온갖 物件 모두 다 妙한 理致 품었는데
濂溪何事獨君憐 ~ 周濂溪는 어찌하여 蓮꽃만을 사랑했나.
細思馨德眞難友 ~ 馨德(香氣나는 큰 德)을 생각하면 벗하기 어렵고
一淨稱呼恐亦偏 ~ 깨끗함만 稱한다면 치우칠까 걱정이네.
節友社 (벗의 모임마디를 論 한다는 門)
松菊陶園與竹三 ~ 陶淵明의 동산은 松菊竹세 가지라
梅兄胡奈不同參 ~ 梅花는 어찌하여 그 속에 못 끼었나.
我今倂作風霜契 ~ 나는 梅花를 넣어서 親舊를 맺었노니
苦節淸芬儘飽諳 ~ 굳은 節槪와 맑은 香氣 너무도 잘 알았다오.
隴雲精舍 ~: 先生은 精舍 8칸을 짓고 물러나 居處하였는데, 時習齋, 止宿寮, 觀瀾軒이라 하였는데, 合하여 隴雲精舍라고 扁額하였다.
常愛陶公隴上雲 ~ 恒常 사랑하노니 陶公의 언덕 위의 구름은
唯堪自悅未輸君 ~ 오직 혼자서 기뻐할 만하지 임에게는 줄 수 없네.
晩來結屋中間臥 ~ 늘그막에 그 中間에 집을 짓고 누웠으니
一半閑情野鹿分 ~ 閑暇로운 情趣는 들사슴과 나눠 가지네.
觀瀾軒 (마음의 물결을 觀하는 추녀 의 뜻)
浩浩洋洋理若何 ~ 넓고도 洋洋하니 그 理致가 어떠한가
如斯曾發聖咨嗟 ~ 이와 같다고 聖人이 歎息하였네.
幸然道體因玆見 ~ 多幸히 道體가 이것으로 因해 나타나니
莫使工夫間斷多 ~ 工夫도 이렇게 끊임없이 해야 하네.
時習齋 (때마다 習慣을 嚴肅하게 한다는 意味)
日事明誠類數飛 ~ 날마다 明ㆍ誠을 일삼기를 새가 자주 나는 것과 같이하니
重思復踐趁時時 ~ 거듭 생각하고 다시 實踐하기를 때때로 하네.
得深正在工夫熟 ~ 工夫가 익숙하면 깊이 얻음이 있으리니
何啻珍烹悅口頤 ~ 좋은 飮食이 입을 기쁘게 함과 같을 뿐이랴.
★ 明 과 誠 ~: 中庸에 나오는 말인데 明 으로 부터 誠 을 이루는 것을' 聖' 이라 이른다는 意味이다.
止宿寮 (자는 것을 그치고 깨친다)
愧無鷄黍謾留君 ~ 부끄럽다. 닭고기와 기장도 없으면서 부질없이 그대를 머물게 하니
我亦初非鳥獸群 ~ 나도 처음에는 亦是 새와 짐승과 같이 살 수 없었네.
願把從師浮海志 ~ 願컨대 스승 따라 바다에 뗏목을 탈 뜻을 가지고서
聯床終夜細云云 ~ 寢床을 맞대어 밤새도록 仔細히 이야기하세.
★ 孔子의 弟子 子路가 孔子를 따라가다가 길을 잃어 한 老人의 집에서 자는데, 主人이 닭을 잡고 기장으로 飮食을 만들어 잘 待接하였다. '새짐승과 같이 할 수 없었다'라는 것은 孔子가 길을 가다가 隱者인 張著에게 "안될줄 알면서 억지로 하려는 사람"이라는 嘲弄을 들었다. 孔子는 이에 "새와 짐승과 같이 떼를(群: 무리 군) 를 할 수 없으니 내가 이 사람을 버리고 누구와 함께 살까" 하는 歎息이 論語篇에 나온다.
★ 바다에 뜰 뜻이란 孔子가 말하기를 "道를 行할수 없으니 떼배에 타고 바다에 떠서 가겠다. 나를 따를 者는 子路 로다" 하였다 (論語篇)
谷口門 (靈魂의 故鄕쪽에 구름이 몰린다는 意味)
東躡江臺北入雲 ~ 東으로 江臺를 밟고 北쪽으론 구름에 들었으니
門荒谷口擬山門 ~ 谷口의 숲을 열어 山門으로 하련다.
此名偶似前賢地 ~ 이 이름이 偶然히 옛 賢人의 살던 땅과 合하나
耕隱風聲詎易論 ~ 밭 갈며 숨어 살던 높은 志操를 어찌 쉬 議論하리.
(漢나라의 處士 鄭子愼이 谷口에
살면서 밭갈고 살았던 것을 引用한말)
天淵臺
縱翼揚鱗孰使然 ~ 솔개는 날고 물고기는 뛰는 것 누가 시켰나
流行活潑妙天淵 ~ 活潑히 流行하는 妙한 理致 하늘과 못에서 보겠네.
江臺盡日開心眼 ~ 江臺에서 終日토록 마음과 눈이 열리니
三復明誠一巨編 ~ 明誠 큰 冊을 세 番 되풀이해 외우네.
天雲臺 / 天光雲影臺.
活水天雲鑑影光 ~ 거울 같은 活水에 하늘빛 구름 그림자 비추니
觀書深喩在方塘 ~ 冊을 보다가 깊이 깨달음이 네모난 蓮못에 있었네.
我今得在淸潭上 ~ 나도 只今 맑은 못 위에서 뜻을 얻으니
恰似當年感歎長 ~ 周子의 當年에 感歎하던 것과 恰似하구나.
濯纓潭 (갓끈을 씻는 못이라 는 意味)
漁父當年笑獨醒 ~ 漁父가 當時에 혼자 술에 깬 이를 비웃었으니
何如孔聖戒丁寧 ~ 孔子께서 丁寧히 警戒하신 말씀과 어떠한고.
我來叩枻吟風月 ~ 내가 와서 노를 두드리고 風月을 읊으니
却喜淸潭可濯纓 ~ 맑은 못에 갓끈 씻을 수 있음이 기쁘도다.
盤陀石 ~: 그 形象이 便便하고 배를 매고 술盞을 나눌 만한데, 매양 장마에 큰 물이 나면 물속에 숨어 버린다.
黃濁滔滔便隱形 ~ 滔滔하게 흐르는 濁한 물결에는 문득 形象을 숨겼다가
安流帖帖始分明 ~ 잔잔한 물 흐를 때에 비로소 分明하네.
可燐如許奔衝裏 ~ 어여쁘다 이렇게 세찬 물결에 부딪치면서도
千古盤陀不轉傾 ~ 千古에 便便하여 줄거나 기울지를 않구나.
東翠屛山
簇簇群巒在翠屛 ~ 옹기종기 뭇 봉우리는 왼쪽 푸른 屛風인데
暗嵐時帶白雲橫 ~ 비 개인 뒤 山 아지랑이 때때로 흰 구름이 비꼈네.
斯須變化成飛雨 ~ 暫깐 동안에 變化하여 비를 날리니
疑是營丘筆下生 ~ 李營丘(宋나라 山水畵家)의 붓끝에서 생긴 것인가 疑心되네.
西翠屛山
嶷嶷群峯右翠屛 ~ 우뚝우뚝 뭇 봉우리는 오른쪽 푸른 屛風인데
中藏蘭若下園亭 ~ 가운데는 절이 있고 아래는 園亭이네.
高吟坐對眞宜晩 ~ 높이 읊으면서 앉아 對하기는 참으로 늘그막이 마땅하니
一任浮雲萬古淸 ~ 뜬 구름 한결같이 萬古에 푸르네.
芙蓉峯 ~: 上舍 趙士敬의 집이 봉우리 아래에 있다.
南望雲峯半隱形 ~ 南으로 바라보매 芙蓉峯이 구름에 半쯤 있는데
芙蓉曾見足嘉名 ~ 芙蓉이란 이름이 아름답구나.
主人亦有煙霞癖 ~ 主人 또한 煙霞의 痼疾病이 있으나
茅棟深懹久未成 ~ 草家집 지으려는 깊은 뜻 오랫동안 못이뤘네.
★ 芙蓉峰 ~: 蓮꽃 봉우리 라 불리우는 唐나라의 處士 田游巖이 찾아간
高宗皇帝 의 登用 이야기에
"臣은 泉石膏盲 (솟아나는 바위의 물이지만,
앞 못보는 고름이 있고)
烟霞痼疾(煩惱같은 안개와 노을이 痼疾病으로 있다) 이라는 烟霞痼疾이 있습니다"라 말한것을 引用하였다.
● 山居四時 各 四詠 十六絶
(1) 春四詠. 朝吟
霧捲春山錦繡明 ~ 안개 걷힌 春山이 緋緞처럼 밝은데
珍禽相和百般鳴 ~ 珍奇한 새들은 서로 和答하며 온갖 소리로 우네.
幽居更喜無來客 ~ 幽居에 요즘은 찾는 손님이 없었으니
碧草中庭滿意生 ~ 푸른 풀이 뜰 안에 마음껏 났다.
★ 午吟
庭宇新晴麗景遲 ~ 뜰 앞에 비 갠 뒤 고운 볕이 더딘데
花香拍拍襲人衣 ~ 꽃 香氣는 무럭무럭 사람 옷에 풍기네.
如何四子俱言志 ~ 어찌하여 네 弟子가 모두 제 뜻 말하는데
聖發咨嗟獨詠歸 ~ 聖人께서는 읊고 돌아옴을 홀로 歎息하는고.
★ 夕吟
童子尋山採蕨薇 ~ 童子가 산을 찾아 고사리를 캐니
盤飱自足療人飢 ~ 飯饌이 넉넉하여 療飢가 되네.
始知當日歸田客 ~ 비로소 알겠구나 當日 田園에 돌아온 손님
夕露衣沾願不違 ~ 저녁 이슬이 옷을 적셔도 避하지 않는 것을.
★ 夜吟
花光迎暮月昇空 ~ 꽃빛이 저녁을 맞자 달은 東쪽에서 떠 오르니
(* 攻이 空內集에는 東 字로 되어 있다)
花月淸宵意不窮 ~ 꽃과 달이 맑은 밤에 이 뜻이 끝이 없네.
但得月圓花未謝 ~ 다만 달이 둥글고 꽃이 지지 않으면
莫憂花下酒杯空 ~ 꽃 밑에 술盞 빔을 걱정하지 말라.
(2) 夏四詠. 朝吟
晨起虛庭竹露淸 ~ 새벽에 일어나니 빈 뜰의 대 이슬이 맑은데
開軒遙對衆山靑 ~ 軒檻을 열면 멀리 푸른 여러 山을 對하네.
小童慣捷提甁水 ~ 작은 아이 빨리 물甁을 가져오나니
澡頮湯盤日戒銘 ~ 湯의 盤銘처럼 洗手하네.
★ 午吟
晝靜山堂白日明 ~ 낮이 고요한 山堂에 대낮이 밝은데
葱瓏嘉樹繞簷楹 ~ 우거진 아름다운 나무는 처마에 둘러 있다.
北窓高臥羲皇上 ~ 羲皇氏 以前의 사람으로 窓門 아래 높이 누워 있으면
風送微冷一鳥聲 ~ 시원한 산들바람은 새 소리를 보내오네.
吟
★ 夕吟
夕陽佳色動溪山 ~ 夕陽의 아름다운 빛 시내와 山을 흔들고
風定雲閑鳥自還 ~ 바람은 자고 구름은 閑暇한데 새는 스스로 돌아가네.
獨坐幽懷誰與語 ~ 홀로 앉은 그윽한 懷抱를 누구와 이야기하리
岩阿寂寞水潺潺 ~ 바위 언덕은 고요하고 물은 潺潺히 흐른다.
★ 夜吟
院靜山空月自明 ~ 書齋는 고요하고 山은 비고 달은 절로 밝은데
翛然衾席夢魂淸 ~ 깨끗한 이불 속에 꿈도 맑도다.
寤言弗告知何事 ~ 깨어나 말하지 않은 것 무슨 일인고
臥聽皐禽半夜聲 ~ 누워서 한밤中 鶴의 소리를 듣는다.
(3) 秋四詠. 朝吟
殘暑全消昨夜風 ~ 어젯밤 바람에 남은 더위가 모두 가고
嫩涼朝起洒衿胸 ~ 아침에 일어나니 시원한 氣運이 가슴에 스민다. (嫩. 어릴 눈)
靈均不是能言道 ~ 靈均이 元來 道를 말할 줄 아는 이 아니라면
千載如何感晦翁 ~ 어떻게 千 年 뒤에 晦翁이 느끼도록 하는가
★ 午吟
霜落天空鷹隼豪 ~ 서리는 내리고 하늘은 비고 매는 한참 힘찬데
水邊岩際一堂高 ~ 물가의 바위 끝에 한 堂이 높다.
近來三徑殊牢落 ~ 요즘 와서 三徑이 유난히 쓸쓸한데
手把黃花坐憶陶 ~ 菊花를 쥐고 앉아 陶淵明을 생각하네.
★ 夕吟
秋堂睡望與誰娛 ~ 가을 堂의 照望을 누구와 즐길꼬
夕照楓林勝畫圖 ~ 丹楓 숲에 夕陽이 비치니 그림보다 낫더라.
忽有西風吟雁過 ~ 갑자기 西쪽 바람이 불어 기러기 지나가니
故人千里寄書無 ~ 옛 親舊는 便紙를 보내오지 아니하네.
★ 夜吟
月映寒潭玉宇淸 ~ 찬 못에 달이 비쳐 玉宇(맑은 空中)가 맑은데
幽人一室堪虛明 ~ 사람의 그윽한 房이 하나 고요하고 맑다.
箇中自由眞消息 ~ 그 가운데 스스로 참된 消息이 있나니
不是禪空與道冥 ~ 禪의 空도 아니요, 道家의 冥도 아니네.
(4) 冬四詠. 朝吟
群峯傑卓入霜空 ~ 우뚝 솟은 봉우리들은 찬 하늘을 찌르고
庭下黃花尙依叢 ~ 뜰아래의 菊花는 . 아직 떨기 남았는데
掃地焚香無外事 ~ 땅을 쓸고 香을 사르니 바깥 일 없고
紙窓銜日曒如衷 ~ 종이窓에 해가 비치니 밝기가 마음 같다.
★ 午吟
寒事幽居有底營 ~ 추운 철 그윽하게 사는 이 무슨 經營 있겠는가
藏花護竹攝羸形 ~ 꽃 가꾸고 대나무 돌보며 여윈 몸 健康을 調攝하네.
慇懃寄謝來尋客 ~ 찾아오는 손님을 慇懃히 謝絶하노니
欲向三冬斷送迎 ~ 겨울 석 달 동안에 손님 迎接 끊으려 하네.
★ 夕吟
萬木歸根日易西 ~ 나뭇잎은 모두 뿌리로 돌아가고 해는 짧은데
煙林蕭索鳥深棲 ~ 쓸쓸한 안개 낀 숲에 새는 깊이 깃들었네.
從來夕陽知何意 ~ 옛날부터 저녁까지 操心함은 무슨 뜻일까
迨欲須防隱處迷 ~ 隱密한 곳에서 迷惑을 防止하려 함이었네.
★ 夜吟
眼花尤怕近燈光 ~ 눈이 흐려져 잘 보이지 않으니 등불 가까이하는 것이 두려워지고
老病偏知冬夜長 ~ 늙고 病드니 겨울밤 긴 것을 切實히 알겠네.
不讀也應惟勝讀 ~ 冊 읽지 않아도 읽는 것보다 훨씬 나으니
坐看窓月冷如霜 ~ 앉아서 窓門의 달을 바라보니 서리보다 차더라.
● 林居四詠
(1) 早春
臘酒春光照眼新 ~ 臘酒 봄빛이 눈에 비쳐 새로우니
陽和初覺適形新 ~ 따스한 氣運에 처음으로 몸과 精神이 알맞은 줄 알겠네.
晴簷鳥哢如呼我 ~ 비 갠 뒤 처마에 우는 새는 손님을 부르는 것 같고
雪磵寒梅似隱眞 ~ 눈 속 찬 梅花는 隱君子 같구나.
(2) 初夏
田家相賀麥秋天 ~ 農家에서 보릿가을 잘 되었다고 서로 祝賀하는데
雞犬桑麻任自然 ~ 닭ㆍ개ㆍ뽕나무ㆍ삼도 절로 자라도록 맡겨두네.
縱使年來窮到骨 ~ 비록 이 즈음에 窮하기가 뼈에 사무쳤어도
免敎匍匐井螬邊 ~ 우물가에 기어가서 벌레 먹은 오얏 열매 삼키는 것 免하리.
(3) 早秋
切切陰虫聽到明 ~ 벌레 울음소리 밤새도록 들으니
不平何事訴聲聲 ~ 무슨 일로 소리 소리 불평을 호소하나
極知搖落來無奈 ~ 차가운 가을철 오는 건 어쩔 수 없으니
深爲叢筠護節莖 ~ 叢竹을 爲해 節調 있는 줄기를 保護해 주려네.
(4) 初冬
役車休了靜門扃 ~ 農事 일 끝내고서 집안이 조용하니
卒歲豳風事爾馨 ~ 豳風에 나오는 대로 겨우살이 이러하네.
羸骨土床宜煖熨 ~ 야윈 몸 房에 들면 따뜻해야 할 것이니
却須朝夕問樵靑 ~ 아침 저녁에 樵靑에게 물으리.
● 溪山雜詠. (봄날 시내가에서 春日溪上에 이르기를)
雪消氷泮綠生溪 ~ 눈이 녹고 얼음 풀려 흐르는 물 푸릇푸릇
澹澹和風滿柳隄 ~ 살랑살랑 실바람에 버들가지 휘날리네.
病起來看幽興足 ~ 앓다 일어나 보니 그윽한 興 넉넉한데
更憐芳草欲生荑 ~ 꽃다운 풀 싹트는 것 더욱더 어여뻐라.
● 先生은 처음 시냇가에 草屋을 짓고 이름하여 寒栖庵이라 하였는데, 詩에,
茅茨移構澗庵中 ~ 시냇가에 띠집을 옮겨 지었는데
正値岩花發亂紅 ~ 때마침 山꽃이 어지럽게 피었네.
古往今來時已晩 ~ 예와 只今이 가로막혀 때야 이미 늦었지만
朝耕夜讀樂無窮 ~ 밭 갈고 글 읽으며 즐거움은 그지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