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연말이다. 올해 초 "2017년에는 가족과 함께"를 다짐했다가 또 후회하고 있다면 아직 기회가 남았다. 한 해를 마감하기 전 하루라도 가족과 함께 근교로 웰빙체험을 떠나는 것은 어떨까? 가족과의 약속을 뒤늦게나마 지키고 싶은 이들을 위해 웰빙체험장 한 곳을 소개한다. 크리스마스나 설날 연휴를 계획한다면 예약은 필수다.
작은 민속촌에 온 듯한 느낌의 숨은 힐링지
김해와 삼랑진이 만나는 곳에 무척산이 있다. 무척 높아 서 무척(無尺)이라 불린다는 우스갯소리처럼 많은 전설 과 설화를 간직한 곳이다. 신비로움이 가득 깃든 이곳에 하룻밤 묵고 가기에 좋은 재미난 체험현장이 있다.
숨은 힐링지 무척산관광예술원은 넓이가 33만m²(10만 평)에 이른다. 한눈에 넣기에는 부담스런 크기다. 1937 년에 외할아버지가 시작한 농장을 노영환(61) 원장이 관광농원으로 전환했다.
최신식 체험학습장이나 깔끔하게 지어진 펜션의 모습 을생각한다면기대와는다를수있다.조상의삶과흔 적이 있는 그대로 남아있는 곳을 찾아왔다면 제대로 맞췄다. 작은 민속촌에 온 듯한 느낌이랄까!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조상들이 생활했던 모습 그대로를 체험하게 해주고 싶다는 것이 노 원장의 철학이다. 농촌체험학습장, 한옥 숙박시설, 주말농장, 1시간 30분 코스의 둘레길 등이 갖추어져 있다. 4계절 자연을 만끽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다. 둘레길을 걷다보면 산돼지가 목욕을 하고 간다는 '산돼지목간통'이라는 웅덩이를 발견하는 작은 재미도 있다. 최근에 문을 연 낙동강레일파크와 생림오토캠핑장을 끼워 가족나들이를 계획한다면 더 좋을 듯하다.
손두부·인절미 만들기 등 농촌체험 인기
무척산관광예술원에서 인기 코스는 농촌체험학습이다. 가족이나 연인이 삼삼오오 놀러와 단감을 따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손두부나 인절미 만들기가 인기가 많다. 계절에 따라 딸기·토마토, 감자·옥수수 수확, 연날리기도 가능하다. 전통 엿 만들기, 도자기 체험 등은 사시사철 체험상품이다.
노후에 귀촌을 생각하고 있거나, 작은 텃밭에 대한 로망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주말농장도 운영한다. 주말농장은 23년째 운영 중이다. 한 골(5평)에 12만원, 2골(10 평)에 22만원이면 일 년 동안 나만의 작은 텃밭이 생긴다. 가족과 함께하는 주말농장 나들이는 아이들 정서에도 좋고 직접 기른 유기농채 소들을 먹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이곳에는 낙선장을 비롯해 창암정, 청운대, 백운제, 매죽헌 등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기와한옥 8채가 있다. 중앙에 자리 잡은 '무척산방'이라는 한옥은 창원 봉곡동에 있던 김해김씨의 재실을 원형 그대로 가져와 2010년 복원했다. 낙선장도 200년 전 생림면에 지어진 광주 노씨의 재실을 2001년 그대로 이전 복원한 고가옥이다. 한옥은 모두 숙박이 가능하다. 전통 한옥에서하룻밤 묵어보는 것도 좋은 추억거리가 될 듯하다. 독채로 대여하므로 다른 사람에게 방해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평범한 양반들의 집처럼 '무척산방'의 마당에서 는 그네뛰기, 널뛰기, 투호놀이 등 전통놀이가 가능하다. 여름에는 뒤쪽 수영장을 아이들과 함께 이용할 수 있다.
관광예술원 본채에 딸린 다담헌이라는 별채에는 황토로 만들어진 방 안에 실제 우물이 있어 보는 사람마다 탄성을 자아낸다. 원래 우물이 있었고 그 주위로 집을 지으면서 생긴 사연까지 카메라에 담는다면 멋진 추억이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식사는? 사람 가는 곳에 먹는 것이 어찌 빠질까? 단체 체험객도 이용 가능한 유료식당이 운영된다.
체험객 올해 3만5000여명 방문
무척산관광예술원이 소문을 타면서 경남뿐 아니라 부산 등 인근에서도 체험 객이 많이 방문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3만5000여명이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취재를 간 날은 마침 중학교 두 군데서 단체로 체험을 왔는데 모두 직접 만든 손두부를 신기한 표정으로 먹어보고, 젖 먹던 힘까지 다해서 떡메를 내리치느라 시끌벅적 함박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직접 딴 단감을 하나라도 빠뜨릴까 애지중지 가슴에 안는 모습도 웃음을 준다.
부산 문현여중에서 왔다는 성유리(2년) 학생은 "직접 만들어 먹는 두부가 이렇게 맛있는지 몰랐어요, 너무 부드럽고 고소해요"라며 필자에게도 두부 한 점을 입에 넣어주며 활짝 웃었다.
주소 김해시 생림면 안양로 358번길 38(창암마을) 문의 ☎055)338-2323, 335-9143
홈페이지 www.muchuk.co.kr
글 이지언 기자 사진 김선현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