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Der Ring des Nibelungen)
발퀴레 / 라인의 황금 / 용과 싸우는 지그프리트 / 신들의 황혼
바그너(Wilhelm Richard Wagner)의 ‘니벨룽겐의 반지’도 음유시인(Troubadour)들의 주요 레퍼토리로 바그너는 ‘트리스탄과 이졸데’에 이어 이 음악극(Musikdrama)를 써서 1867년에 초연한다.
음악극은 오페라와 성격이 약간 다른데 아리아가 없고 형식에서도 다소의 차이를 보인다.
니벨룽겐의 반지는 바그너가 4개의 부분으로 나누어 작곡하였는데
1부: 전야제(前夜祭)로 ‘라인의 황금(Das Rheingold)’ 2부: 첫째 날 밤 이야기 ‘발퀴레(Die Walküre)’
3부: 둘째 날 밤 이야기 ‘지크프리트(Siegfried)’ 4부: 셋째 날 밤 이야기 ‘신들의 황혼(Götterdammerung)’
으로 구성되며 4일에 걸쳐서 공연되는 대작이다.
<< 줄거리 >>
라인강 밑바닥 지하세계에는 난쟁이 부족인 니벨룽(Nibelung)족이 사는데 이 부족의 보물로, 세 처녀가 지키고 있던 황금을 욕심 많은 알베히리가 훔쳐내어 그것으로 반지를 만들고, 그 반지에는 저주가 담겨 있어 차례로 비극이 생긴다. 그 반지를 가진 사람은 세계를 지배하게 되는데 사랑을 모르는 자만이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이 반지는 세계를 지배하는 상징으로, 신들과 지하세계의 종족인 난장이들, 영웅들, 구(舊)세계인 인간계와 중간계(中間界)의 괴물들, 마법사 등이 뒤얽혀 이 반지를 둘러싼 쟁탈전이 묘사된 다음 마침내 모두 멸망하고 구(舊)세계도 몰락한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사랑에 의하여 만들어진 새로운 인간계가 나타나는 이상(理想)을 그리고 있는데 여기에는 바그너의 작품에서만 볼 수 있는 여성의 사랑에 의해서만 구제받을 수 있다는 여성구원사상(女性救援思想)이 나타나 있다.
음악극에서는 이런 신비스런 이야기들을 극적으로 그려내어 관객들을 비현실적인 몽환의 세계로 이끈다. 음악극에 나오는 노래로는 '발퀴레의 기행(말 달리기)’, '지크문트와 지클린데의 이중창’ 등이 유명하다.
‘라인의 황금(Das Rheingold)’ 은 니벨룽족의 황금을 훔쳐내어 반지를 만드는 이야기를,
‘발퀴레(Die Walküre)’는 말을 타고 하늘을 달리며 영웅들이 죽으면 ‘발할라(Valhalla)’로 인도하여 영원히 살게 한다는 아홉 처녀의 이야기를,
‘지그프리트(Siegfried)’에서는 용을 물리치고 반지를 손에 넣는 영웅 지크프리트 이야기를,
‘신들의 황혼(Gotterdammerung)’은 지그프리트의 죽음과 신들의 몰락을 그리고 있다.
이야기에 나오는 지그프리트(Siegfried)는 유럽 여러 나라의 전설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인물로 자신이 죽인 용(龍)의 피로 몸을 씻어 온 몸이 비늘처럼 단단해져서 창칼이나 화살이 뚫지 못하는 불사신(不死身)으로 표현되는 전설적인 영웅이다. 이 줄거리를 보면 근래에 책과 영화로 크게 히트한 영국의 작가 톨킨(John Ronald Reuel Tolkien, 1892~1973)의 삼부작(三部作)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과 매우 흡사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반지의 제왕에 나타나는 등장인물을 보면 소인족 ‘호빗’(Hobbit), 난장이족(Dwarf), 중간계(The Middle Earth), 절대반지에 집착한 나머지 괴물이 된 ‘스미골’(골룸/Smeagol), 괴물 ‘오르크’(Orc), 회색 마법사 ‘간달프’(Gandalf), 나무거인 ‘엔트’(Ent), 숲속의 거인괴물 ‘트롤’(Troll), 악의 화신 백색 마법사 ‘사루만’ (Saruman)과 어둠의 제왕 ‘사우론’(Sauron), 요정왕국의 왕 ‘스란두일’(Thranduil), 절대반지를 파괴하기 위하여 떠나는 ‘반지 원정대’ 등.... 유럽에서 씌어지는 대부분의 판타지 소설들은 모두 유럽의 전설과 민담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