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역잡아함경_89. 우비가 소년, 바른 제사와 보시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이름이 우비가(優比伽)라는 어떤 마납이 있었는데, 그는 부처님 처소에 와서 머리를 조아리며 문안한 뒤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바라문이 법답게 재물을 얻어다가 큰 제사를 베풀거나 남으로 하여금 제사를 베풀게 한다면, 그와 같은 제사는 당연히 해야 할 제사입니까,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제사입니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여 대답하셨다.
말의 기름과 사람의 기름
소의 기름과 맛있는 음식
바람을 들이키는 것과 제사의 문을 여는 것
이 여섯 가지를 큰 제사라고 하나니
그 작업이 비록 넓고 크긴 하지만
선인과 성인은 그것을 꾸짖는다네.
암염소와 검은 암양
황소와 온갖 작은 소들
이들 생명을 죽이는 일 따위는
올바른 제사라고 할 수 없으니
그와 같은 삿된 제사에는
온갖 성인들도 가지 않으시네.
만약 바른 제사 베푸는 이라면
결코 생명들을 괴롭히지 않아서
어떤 생명도 해치지 아니하네.
제사를 베풀어서 온갖 유(有)를 끊으면
이것을 바른 제사라고 이름하나니
그와 같은 제사를 만약 베풀면
큰 선인은 반드시 그곳에 가리라.
제사하는 곳에 보시하고서 남은 것은
마땅히 저 응공(應供)에게 보시하는 것이
청정한 마음으로 하는 은혜로운 보시일세.
그때 어디에 보시하고 보시해야 하는가?
마땅히 훌륭한 복밭에 보시해야 하리라.
어떤 것이 훌륭한 복밭인가?
이른바 범행을 닦는 것이니
만약 그와 같이 보시할 수 있다면
이를 위대한 제사라고 하리라.
이러한 위대한 제사 베푼다면
법답게 모은 그 재물과
청정한 물로 손수 주어야 하리.
만약 이렇게 보시할 수 있다면
모든 하늘도 믿고 공경하며
나와 남에게도 이익 된다고 말할 수 있으니
그는 반드시 큰 과보를 얻으리라.
이와 같이 위대한 제사를 베푸는 것은
오직 슬기로운 이만 할 수 있어서
능히 깨끗한 믿음을 일으키고
또한 마음의 해탈도 얻어서
괴롭히거나 해치질 않으리라.
세상의 온갖 즐거움을 얻고
좋은 곳에 태어나는 그것을
지혜 있는 이가 베푸는
위대한 제사라고 말한다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우비가 마납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떠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