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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경요집 제20권
30.5. 오신연(五辛緣)
『능가경(楞伽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혜(大慧)야, 이와 같이 온갖 파ㆍ부추ㆍ마늘 따위는 냄새나고 더러우며 깨끗하지 못해서 성인의 도를 장애한다.
뿐만 아니라 또한 세속 사람들과 하늘의 청정한 곳까지도 장애하거늘 더구나 모든 부처님의 청정한 국토에 대한 과보(果報)이겠느냐?
술도 또한 이와 같느니라.’”
또 『열반경(涅槃經)』에서 말하였다.
“나아가 파ㆍ부추ㆍ마늘ㆍ염교 따위를 먹는 것도 모두 그와 같아서
이를 먹는 이는 장차 고통스러운 곳에 태어날 것이요, 더럽고 깨끗하지 못하므로 성인의 도를 장애할 것이며,
또한 세간의 사람들과 하늘의 청정한 곳까지도 장애하거늘 더구나 모든 부처님의 청정한 국토에 대한 과보이겠는가?
술로 또한 이와 같아서 능히 성인의 도를 장애하고 착한 업을 손상시키며 온갖 허물을 내게 한다.”
또 『잡아함경(雜阿含經)』에서 말하였다.
“마땅히 다섯 가지 신채(辛菜)를 먹지 않아야만 한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부추[木葱]요, 둘째는 파[革葱]이며, 셋째는 마늘[蒜]이요, 넷째는 흥거(興渠)며, 다섯째는 달래[蘭葱]이다.”
또 『범망경(梵網經)』에서 말하였다.
“불자(佛子)들아, 다섯 가지 신채는 먹지 말아야 하느니라. 마늘ㆍ부추ㆍ파ㆍ달래ㆍ흥거이니, 이 다섯 가지는 먹지 말아야 하느니라.”
또 『오신보응경(五辛報應經)』에서 말하였다.
“일곱 대중들[七衆]은 고기와 훈신(薰辛)을 먹지 말아야 할 것이니, 이런 것을 먹으면서 경론(經論)을 독송하면 죄를 얻는다.
병에 걸린 이에게는 허락하되 가람(伽藍) 밖에 있는 속가(俗家)에서 먹게 할 것이며, 먹고 난 뒤에 사십구일이 다 되면 향탕(香湯)에 목욕을 하고 그런 연후에 경론을 독송하도록 허락해야 범하지 않는 것이다.”
또 『승기율(僧祇律』ㆍ『십송률(十誦律)』ㆍ『오분율(五分律)』등에서도
그 밖에 약으로 치료할 수 없는 병에 걸린 비구에게만 이레 동안 마늘을 먹도록 허락하되 한쪽 변두리 조그만 방에서만 먹을 것이며,
그것을 먹은 사람은 대중들이 사용하는 평상이나 이불에 누워서는 안 되고 대중들이 대변과 소변을 보는 곳이나 강당(講堂)이 있는 곳은 다 가면 안 된다.
또 초청을 받거나 대중들과 함께 밥을 먹어서도 안 되고 부처님 앞에 나아가 예배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바람이 잘 통하는 먼 곳에서 예배하는 것은 된다.
그리고 이레를 다 채운 다음에 목욕을 하고 옷에 향을 켠 뒤에야 비로소 대중 처소에 들어가도 된다.
만약 부스럼이 있는 이가 의사의 지시대로 꼭 향을 가지고 치료해야 할 경우라면 먼저 부처님께 공양하게 한 연후에 그 향을 몸에 바를 것을 부처님께서 허락하셨다.
으슥한 곳에 돌아와서 하는 것 등은 앞의 법과 동일하다.[출가하여 성품이 깨끗해도 오히려 이와 같이 작법을 하거늘, 하물며 깨끗지 않은 세속의 범부들에게 먹는 것을 허락함에 있어서이겠는가?]
30.6. 체기연(嚏氣緣)
『승기율(僧祇律)』에서 말하였다.
“만약 선방(禪坊) 안에 있으면서 재채기를 할 때에는 방자하게 큰소리를 내어 재채기를 해서는 안 된다.
만약 재채기가 나오려고 하면 마땅히 손으로 코를 가리고 참아야 하며, 만약 도저히 참을 수 없으면 꼭 손으로 코를 막고 재채기를 하되,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에 콧물이나 침이 떨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
만약 상좌(上座)가 재채기를 하면 ‘화남(和南)’이라고 말해야 하고 하좌(下座)가 재채기를 하면 잠자코 있어야 한다.
또 『사분율(四分律)』에서 말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 재채기를 하시자, 여러 비구들이 주원(呪願)하며 말하였다.
‘오래 사시기 바라나이다.’
그러자 마침 어떤 거사가 재채기를 하며 비구에게 예배하였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비구들로 하여금 주원하며
‘오래 사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하게 하셨다.”
또 『승기율』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급하게 방귀[下風]가 나오려고 하면 마땅히 억제해야 하느니라.
만약 도저히 참아낼 수 없을 경우라면 마땅히 아래로 내려가서 앉아야 하며, 앞에 있으면서 방귀를 뀌어서는 안 된다.
만약 냄새가 나서 참을 수 없을 지경이면 마땅히 길로 내려가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바람에 날려 보내야 하느니라.’”
또 『비니모경(毘尼母經)』에서 말하였다.
‘기(氣)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상기(上氣 : 하품)요, 다른 하니는 하기(下氣: 방귀)이다.
만약 상기가 나오려고 할 때에는 마땅히 남들 앞에서 입을 벌리고 하품을 하지 말 것이요, 반드시 얼굴을 돌린 채 사람이 없는 곳을 향하여 입을 벌리고 하품을 해야 한다.
만약 하기가 나오려고 할 때에는 대중들 가운데에서 뀌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며, 반드시 방편을 써서 밖으로 나아가 사람들이 없는 곳에 가서 뀌어야 한다.
그런 연후에 대중들 속에 들어갈 것이며, 대중들로 하여금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더럽게 여기고 천하게 여기게끔 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탑에 들어갈 때에는 마땅히 방귀를 뀌어서는 안 되며, 탑을 세운 아래에 있는 대중들 가운데에서도 방귀를 뀌지 말아야 하고, 스승의 앞에서나 대덕 상좌의 앞에서도 방귀를 뀌어 소리가 나게 해서는 안 된다.
만약 뱃속에 병이 생겨 급한 경우라면 꼭 밖으로 나아가서 사람들로 하여금 더럽고 천하게 여기는 마음이 생기게끔 하지 말아야하느니라.”
30.7. 변리연(便利緣)
『우발기왕경(優鉢祇王經)』에서 말하였다.
“가람(伽藍)이 있는 법계의 땅에 함부로 대변과 소변을 보는 이는 오백 생 동안 몸이 발파(拔波)지옥에 떨어지며 이십 소겁(小劫)을 지내는 동안 항상 대변과 소변이 널려 있는 냄새나고 더러운 땅에 보내져 팔꿈치와 손으로 이 더러운 물건을 움켜잡으며 황천(黃泉)에까지 이르게 될 것이다.”
또 『비니모경(毘尼母經)』에서 말하였다.
“여러 비구들이 거처하고 있는 방 앞과 한적하게 외진 곳에다 소변을 보아 땅을 더럽히고 냄새가 나게 하여 모두들 다닐 수 없게 되었다.
부처님께서도 이 냄새를 맡으시고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부터는 여러 비구들이 승가람(僧伽藍) 곳곳에서 소변을 보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다.
그러니 반드시 일정하게 은밀한 곳을 지정해 놓고 소변을 보도록 하라.
그리고 옹기그릇이나 나무통을 땅 속에 묻어 놓고 그 해 소변을 보고 난 뒤에 덮개를 만들어 그 입구를 덮어 냄새가 나지 않게 하라.
만약 변소에 갈 때에는 마땅히 먼저 산가지를 가지고 문 앞에까지 가서 세 번 손가락을 튀겨 소리를 내어야 한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 아닌 것들이 깨달아 알게 하기 위해서이다.
만약 산가지가 없다고 해서 벽 위에 문질러도 안 되고 변소의 판자나 대들보나 기둥에다 문질러서도 안 되며, 돌을 사용해서도 안 된다.
푸른 풀이나 흙덩어리, 부드러운 나무 껍질, 연한 잎사귀, 희귀한 나무들도 다 사용해서는 안 된다.
마땅히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나무ㆍ대나무ㆍ갈대 따위로 만든 산가지뿐이다.
그 크기의 척도는 아주 긴 것은 한 뼘 정도이고 짧은 것은 손가락 네 개 정도의 길이이다. 이미 한 번 썼던 것을 흔들어서 깨끗한 것을 더럽히지 않게 해야 하며, 깨끗한 산가지 속에 다 두어서도 안 된다. 이것이 변소에 갈 적에 산가지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변소에는 두 가지 처소가 있다.
하나는 일어나고 앉는 곳이요, 다른 하나는 물을 사용하는 곳이다.
물을 사용하는 곳은 앉고 일어서고 옷을 걷고 하는 곳으로서 일체의 일어나고 멈추는 곳과 다를 것이 없다.
변소의 문 앞에는 물을 담은 깨끗한 병을 놓아두고, 또 마땅히 하나의 작은 병을 놓아두어야 한다.
만약 자기의 물병이 있으면 마땅히 제 것을 써야 하고
만약 제 물병이 없으면 변소 곁에 놓여 있는 작은 병을 쓰되 곧바로 대중 승려들이 사용하는 큰 병의 물을 더럽혀서는 안 된다.
이것을 변소에 가서 물을 사용하는 법이라고 말한다.
탑 앞에서나 대중들 앞에서나 화상(和尙)과 아사리(阿闍梨) 앞에서는 입을 벌리고 코를 풀거나 침을 뱉어 땅에 떨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
만약 코를 풀거나 침을 뱉으려거든 마땅히 은밀한 곳으로 가야 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미워하게 하거나 천대하게 하지 말아야 하나니, 이것이 코를 풀고 침을 뱉는 법칙이다.’
또 『삼천위의경(三千威儀經)』에서 말하였다.
“만약 대변이나 소변을 보고 씻지 않는 비구는 돌길라(突吉羅)죄를 얻는다.
또한 청정한 스님들이 사용하는 방석 위에도 앉지 말아야 하며, 삼보에 예배를 올려서도 안 된다. 설령 예배한다 해도 아무런 복덕(福德)이 없다.
또 집 뒤에 있는 변소에 가는 데에도 스물다섯 가지 일이 있다.
첫째 대변과 소변이 보고 싶어서 갈 때에는 길 위에서 상좌를 만나더라도 예배해서는 안 될 것이고,
둘째는 마찬가지로 남에게 절을 받지도 말아야 하는 것이며,
셋째는 갈 때에는 꼭 머리를 숙이고 길만 보고 가야 하는 것이고,
넷째는 변소 문 앞에 이르면 꼭 손가락을 세 번 튀겨야 하는 것이다.
다섯째는 이미 변소 안에 사람이 있어서 안에서 손가락을 튀기거든 독촉하지 말아야 할 것이요,
여섯째는 이미 변소에 들어갔으면 똑바로 서서 손가락을 튀긴 후에 비로소 걸터앉아야 할 것이요,
일곱째는 똑바로 한가운데에 걸터앉아야 할 것이고,
여덟째는 한 발은 앞으로 내고 한 발은 뒤로 내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홉째는 몸을 기대지 말아야 할 것이고,
열째는 옷을 걷어 올려 변소 안에 드리우게 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열한째는 너무 힘을 써서 얼굴이 붉어지게 하지 말아야 할 것이고,
열두째는 마땅히 앞만 직시(直視)하고 이리저리 두리번거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열셋째는 벽을 더럽히지 말아야 할 것이고,
열넷째는 머리를 숙여 변소 구덩이를 들여다보지 말아야 할 것이며,
열다섯째는 음기(陰器)를 보지 말아야 할 것이고,
열여섯째는 손으로 음기를 만지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열일곱째는 풀로 땅에 그림을 그리지 말아야 할 것이고,
열여덟째는 풀을 가져다가 벽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자를 쓰지 말아야 할 것이며,
열아홉째는 물을 쓰되 너무 많이 허비하지 말아야 할 것이고,
스무째는 물을 더럽혀가면서 씻지 말아야 할 것이다.
스물한째는 물을 쓸 적에 물을 사용하던 손을 다른 손에 대지 말아야 할 것이고,
스물두째는 흙을 쓸 적에 마땅히 세 번만 떠서 써야 하는 것이며,
스물셋째는 마땅히 가루비누를 사용해야 하는 것이고,
스물넷째는 세 번만 물을 떠서 써야 하는 것이다.
스물다섯째는 물이나 풀이나 흙이 다 떨어진 것을 보았다 하더라도 그 날 당직 서는 사람에게 말을 해야 하나, 만약 제 손으로 가져온 것이면 관계 없다.”
또 『승기율』에서 말하였다.
“대변이나 소변을 본 뒤에 물로 씻지 않고 대중들이 사용하는 좌구(座具)나 평상ㆍ이불 따위를 받아쓰면 죄가 된다.”
또 『십송률』에서 말하였다.
“대변을 보고 나서 그곳을 씻지 않았으면 대중들의 침구 위에 누워서는 안 되나니, 죄가 되기 때문이다.”
또 『마덕륵가론(摩德勒伽論)』에서 말하였다.
“대변이나 소변을 보고 그 곳을 씻지 않았으면 예배하지 말아야 한다.
다만 물이 없는 곳이거나 만약 비인(非人)이 성낼 만한 곳이거나 수신(水神)이 성을 낼 곳이거나 혹은 약을 먹기 위해서라면 씻지 않아도 죄를 범하는 것이 아니다.”
또 『잡비유경(雜譬喩經)』에서 말하였다.
“어떤 비구가 손가락을 튀기지 않고 대변과 소변을 보는 곳에 왔으므로 귀신의 얼굴에 더러운 물질이 묻게 되었다. 그러자 마귀(魔鬼)가 크게 성을 내어 그 사문을 죽이려고 하였다.
그러나 그 사문은 계율을 잘 지켰으므로 마귀가 쫓아다니면서 단점이 있기만을 엿보았지만 끝내 기회를 얻지 못하였다.”
[이미 이런 일을 알았으면 변소에 갈 때에는 기침하여 소리를 내어야 한다.]
또 『현우경(賢愚經)』에서 말하였다.
“옛날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였다.
사위성(舍衞城) 안에 어떤 가난한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니제(尼提)라고 하였다.
그는 너무나 가난하고 하천(下賤)한 사람이었는지라, 항상 남의 변소를 쳐 주는 일을 하곤 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마땅히 제도해야 할 사람임을 아시고, 곧 아난을 데리고 그곳으로 가셨다.
마침 니제가 똥을 메고 성을 나가 그것을 버리려고 하다가 병이 깨지는 바람에 온몸이 온통 더러워지게 되었다. 그러다 멀리서 세존을 보고는 매우 부끄러워하면서 차마 부처님을 친견하지 못하였다.
부처님께서 그곳으로 가셔서 그들을 위하여 자세히 법을 설하시자, 곧 신심(信心)을 내어 출가하기를 원했으므로 부처님께서 아난으로 하여금 강으로 데리고 가서 물에 몸을 씻게 하고 몸을 씻긴 다음 기원(祇洹)으로 데리고 가셨다.
부처님께서 그를 위하여 법을 설하시자 수다원(須陀洹)을 증득하였고 얼마 뒤에 출가하여 아라한(阿羅漢)의 과위를 증득하였다.
나라 안의 백성들과 왕은 그가 출가하였다는 소리를 듣고 모두 원한이 생겨 말하였다.
‘어찌하여 부처님께서는 이런 사람의 출가를 허락하셨을까?’
바사닉왕(波斯匿王)은 곧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이 일을 깨뜨리려고 하였다.
그리하여 그리로 가다가 마침 니제를 만났다. 그는 기원정사 문 앞에 있는 큰 돌 위에 앉아서 헌옷을 깁고 있었는데, 칠백이나 되는 여러 하늘들이 향과 꽃을 공양하고 있었다.
왕이 그를 보고 환희하면서 부처님을 뵙게 해달라고 간청하였다. 니제비구의 몸은 돌 속을 자유자재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다가, 부처님을 만나게 해달라고 한다는 말을 아뢰고 나서 들어가게 하였다.
왕은 부처님의 처소로 가서 먼저 이 일부터 물었다.
‘좀 전의 그 비구의 성과 이름이 무엇이옵니까?’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는 바로 왕의 나라에 살고 있던 하천한 사람으로서 똥을 치우던 니제입니다.’
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비방하던 마음을 이내 없애고 니제의 처소에 이르러 발을 잡고 예배한 뒤에 참회하면서 사과하였다.
그리고는 왕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니제비구는 전생에 무슨 업을 지었기에 이런 천한 몸을 받았나이까?’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가섭(迦葉)부처님께서 열반(涅槃)에 드신 뒤에 어떤 비구가 출가하여 자재롭게 대중의 일을 처리하느라 잠깐 동안 몸이 아팠으므로 드나드는 것에 게으름이 생겨 변기[便利器]를 가져다가 대변과 소변을 본 다음 한 제자를 시켜서 갖다 버리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제자는 바로 수다원을 이룬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인연 때문에 나고 죽음을 유랑(流浪)하면서 항상 하천한 사람으로 태어나 오백 생 동안 남을 위해 똥을 치우는 사람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옛날에 출가하여 계율을 지녔던 공덕 때문에 지금 부처인 나를 만나게 되었고 출가하여 도를 증득한 것입니다.
[이런 이치 때문에 방 안에서는 대변과 소변을 보아서는 안 되나니,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은 죄를 갖추어 초래하기 때문이니라.
자주 보는 일이거니와 속인들은 게을러서 스스로 움직이지 않고 변기를 방 안에다 두고 대변과 소변을 본 뒤에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날마다 가져다가 버리게 하는데, 미래 세상에는 틀림없이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비록 지옥에서 나오게 된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돼지ㆍ개ㆍ쇠똥구리나 뒷간의 벌레가 될 것이다].”
또 『불설제재환경(佛說除災患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지나간 세상에 가섭부처님께서 사람의 수명이 이만 살이었을 적에 부처님께서 하실 일을 다 마치시자 이내 목숨을 버리셨다.
그 때 어떤 왕이 있었는데, 그 왕의 이름은 선경(禪頸)이었다. 그 왕은 사리(舍利)에 공양하기 위하여 칠보탑(七寶搭)을 세우니, 그 높이가 일 유연(由延 : 由旬)이나 되었다.
일체 중생들이 등불을 켜고 향을 사르었으며 향ㆍ꽃ㆍ비단을 공양하고 예배하고 섬겼다.
그 때에 많은 여인들이 탑에 공양을 올리려고 서로서로 사람을 거느리고 와서 탑 주변의 땅을 소제하였다.
때마침 개똥으로 탑 주변의 땅이 더럽혀져 있었으므로 그 때 어떤 한 여인이 손으로 움켜다가 버렸다.
그러자 거기에 있던 또 어떤 한 사람은 그 여인이 손으로 땅에 떨어진 개똥을 움켜다가 버리는 것을 보고, 곧 침을 뱉고 비웃으며 말하였다.
〈네 손은 이미 더러워졌으니 가까이 오지 말라.〉
그러자 그 여인은 마음이 뒤틀려 꾸짖었다.
〈너는 못쓰게 된 음탕한 물건이지만, 나의 손은 물로 씻으면 곧 다시 깨끗해진다.〉
그리고는 부처님ㆍ천인사(天人師)께 공경하는 마음을 그치지 않고 손으로 깨끗하지 못한 것을 다 없앤 뒤에 곧 손을 씻고 탑을 돌며 서원하였다.
〈이제 탑 주변 땅을 쓸어 더러운 것을 없앴사오니 저로 하여금 태어나는 세상마다 진로(塵勞)의 때[垢]를 소멸하게 하시고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게 하여 주십시오.〉
그 때 탑 주변의 땅을 소제한 여러 여인들이 바로 지금 이 모임에 있는 모든 여인들이니, 그 때 땅을 소제하고 진로를 소멸하기를 서원하였으므로 감로(甘露)의 맛을 맛보고 있느니라.
그 때 손으로 개똥을 없앤 그 여인은 바로 지금의 내녀(奈女)이니, 그때 발원하면서 더러운 모임에는 함께 하지 않고 발원한 바가 청정하여 이 복의 과보를 얻었기 때문에 탯속의 더러운 곳을 연유하지 않고 늘 꽃을 인하여 태어나게 될 것이다.
그는 그 때에 악한 말로 음녀라고 한 번 꾸짖은 말 때문에 지금 이 음녀(婬女)라는 이름을 받았지만 부처님을 만나 법을 듣고는 수다원을 증득하였느니라.’”
또 『잡보장경(雜寶藏經)』에서 말하였다.
“남천축(南天竺)의 법가(法家)에 한 동녀(童女)가 있었다. 그 아이에게 꼭 일찍 일어나서 뜰과 문의 왼쪽ㆍ오른쪽을 깨끗이 소제하게 하였다.
이 장자(長者)의 딸이 일찍 일어나서 땅을 쓸고 있었는데, 마침 여래께서 문 앞을 지나가시자 그 분을 뵙고는 기뻐하면서 마음이 한 곳에 쏠려 부처님을 보고 있다가 수명이 다하여 죽고 말았다. 그리고 곧바로 천상에 태어났다.
대체로 천상에 태어나는 이는 으레 세 가지 생각이 있어야 하는데,
그도 스스로 생각하여 말하기를
‘본래 이 몸은 어떤 몸이었을까?’ 하다가 스스로 사람의 몸이었던 것을 알았고,
‘지금 어느 곳에 태어났는가?’ 하고 생각하다가 틀림없이 이 곳이 하늘 세계임을 알았으며,
‘옛날에 무슨 업을 지었기에 여기에 와서 태어났는가?’ 하고 생각하다가 부처님을 뵙고 기뻐한 착한 업으로 말미암아 이런 과보를 얻게 되었음을 알았다.
그리하여 부처님의 막중한 은혜에 감사하면서 부처님께 공양하였고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하여 법을 설하셨다. 그러자 수다원을 증득하였다.”
또 『신바사론(新婆沙論)』에서 말하였다.
“옛날 달차시라(怛叉尸羅)라는 나라에 어떤 한 여인이 살고 있었다.
그녀는 월광왕(月光王)이 천 번이나 머리를 버렸던 곳에 갔다가 무우왕(無憂王)이 세운 영묘(靈廟)의 부처님 자리 앞에 개똥이 있는 것을 보고 한참이나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곳은 청정해야 할 곳인데 어쩌다가 저 개똥이 이곳을 더럽히고 있는가?’
이렇게 생각하고 그는 손으로 움켜다가 없앤 다음 향을 이겨 발라서 장식하였다.
이렇게 착한 업을 지은 업력 때문에 이 여인으로 하여금 온몸에서 향기가 나게 하였는데, 그것은 마치 전단(栴檀)나무와 같았고 입 속에서는 항상 푸른 연꽃 향기가 나오곤 하였다.
만약 모든 중생들이 청정함을 지키지 않으면 그 때문에 마음 속의 번뇌를 일으키고 그로 인하여 바깥의 온갖 더러움을 느끼게 된다.”
그러므로 논(論)에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세간의 온갖 더러운 풀들이
좋은 밭을 더럽히는 것처럼
이와 같이 온갖 탐욕의 더러움은
모든 중생[含識]들을 더럽힌다.
세간의 온갖 더러운 풀들이
좋은 밭을 더럽히는 것처럼
이와 같이 온갖 성냄의 더러움은
모든 중생들을 더럽힌다.
또 『현우경(賢愚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세간에 계실 때의 일이다. 나열성(羅閱城) 주변에 어떤 왕수(汪水) 하나가 있었다. 그 강물은 진흙탕물이어서 깨끗하지 못했고 여러 가지 똥같은 더러운 물질이 많았는데, 용 나라 안의 인민들이 똥ㆍ오줌을 그곳에 버렸기 때문이었다.
그 강 속에는 큰 동물[大蟲]한 마리가 살고 있었는데 그 형상이 마치 뱀과 같았으며, 네 개의 발이 더 붙어 있었다. 그런 왕수에서 그 동물은 동ㆍ서로 마구 치달리며 혹은 물에 잠기기도 하고 물 밖으로 나오기도 하면서 언제나 그 속에서 한량없는 고통을 받고 있었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을 데리고 그 구덩이로 가셔서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너희들은 이 동물이 전생에 행한 연(緣)을 아느냐?’
여러 비구들이 다 함께 말하였다.
‘알지 못합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바시(毘婆尸)부처님 때에 여러 상인들이 바다에 들어가 보물을 캤었는데, 값진 보물을 많이 획득하여 편안히 돌아올 수 있었느니라.
그 뒤에 그 중에서 최상의 보불만을 골라 대중 스님들에게 보시하면서 승려들이 먹은 음식을 마련하는 데 보태쓰게 하였다.
스님들은 그 보물을 받아서 마마제(摩摩帝)에게 맡겨 두었다.
그 후에 대중 스님들의 음식이 떨어져가므로 그에게 가서 돌려달라고 하였으나 그는 주지 않았다.
대중 스님들이 간곡하게 돌려달라고 청하자 마마제는 성을 내면서 그들에게 말하였다.
〈너희 무리들은 똥이나 먹어라. 이 보물은 내 것인데 왜 달라고 하느냐?〉
그는 스님들을 속이고 악담을 하며 스님들을 꾸짖었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게 되자 아비지옥(阿鼻地獄)에 떨어져서 항상 끓는 똥 속에 몸을 뒹굴리면서 아흔한 겁 동안 지냈느니라.
그리고 지옥에서 나와서는 지금 이 가운데 떨어지게 되었는데 칠불(七佛)이 나오신 이후부터 오늘날까지 모두 태어나기만 하면 이 동물이 되었고, 현겁(賢劫) 천불(千佛)에 이르기까지는 각각 다 그러할 것이다.’”
또 『백연경(百緣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 가란타(迦蘭陀) 죽림 (竹林)에 계실 때의 일이다.
그 때 존자 사리불(舍利弗)과 대목건련(大目揵連)은 밥을 먹으려고 상을 차릴 때에 먼저 지옥(地獄)ㆍ축생(畜生)ㆍ아귀(餓鬼)를 관찰하고 그런 연후에야 비로소 밥을 먹곤 했다.
목련은
한 아귀의 몽이 마치 타다가 남은 기둥 같고 배는 마치 큰 산과 같으며,
목구멍 마치 가느다란 바늘과 같고 머리털은 마치 송곳날과 같아서
그의 몸 휘감고 찌르므로 온 지절(支節)에서 다 불이 뿜어나오고 크게 신음(呻吟)하면서 울부짖고 사방으로 치달리면서 똥과 오줌을 구하여 음식을 삼으려고 하였으나
종일토록 피곤하고 괴롭기만 할 뿐 하나도 얻지 못하는 것을 보고
곧 아귀에게 물었다.
‘너는 무슨 업을 지었기에 이와 같은 고통을 받고 있느냐?’
아귀가 대답하였다.
‘해가 있는 곳에서는 등촉(燈燭)이 번거롭지 않겠습니까?
여래ㆍ세존께서 지금 세상에 계시니, 당신은 거기 가서 물어보십시오. 나는 지금 배고프고 목말라서 당신에게 대답할 기력조차 없습니다.’
그 때 목련이 잠시 후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여래께 그 아귀가 지은 업행(業行)과 이와 같이 받는 고통에 대하여 자세히 아뢰고 나서 위와 같은 일에 대하여 자세한 내막을 여쭈었다.
그 때 세존께서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잘 들어라. 내가 너를 위하여 말해 주리라.
이 현겁 중에 사위성(舍衛城) 안에 어떤 장자가 있었는데, 그는 재물과 보배가 한량없이 많고 이루 다 헤아릴 수조차 없었느니라. 그는 항상 종으로 하여금 감자즙(甘蔗汁)을 짜서 대가(大家)에 보내 주게 하였다.
그런데 어떤 벽지불(辟支佛)이 목이 마른 병을 심하게 앓고 있었다. 훌륭한 의사가 약을 처방했는데, 감자즙을 먹으면 곧 나으리라고 가르쳐 주었다.
그 때 벽지불이 장자의 집에 가서 감자즙을 구걸하자,
저 장자는 그가 오는 것을 보고 환희하면서 곧 그의 아내 부나기(富那奇)에게 명하였다.
〈내가 급한 일이 있어서 꼭 나가 보아야겠소. 당신은 여기 남아 있다가 감자즙을 가져다가 벽지불에게 드리시오.〉
그러자 아내가 대답하였다.
〈당선은 나가서 볼 일을 보십시오. 제가 남아 있다가 몸소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그러나 그 때 남편이 밖으로 나간 뒤에 벽지불의 발우를 가져다가 으슥한 곳으로 가서 발우 안에 소변을 본 뒤에 감자즙으로 발우 위를 덮어서 벽지불에게 주었다.
그러자 벽지불은 그것을 받고서 곧 그것이 감자즙이 아님을 알고 그 약을 땅에 버리고 빈 발우만 들고 돌아갔다.
그 뒤에 그 아내는 목숨을 마치고 아귀의 세계에 떨어져서 늘 배고프고 목마름에 핍박을 받고 있나니, 이 업 때문에 이와 같은 고통을 받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일을 알고 싶으냐? 그 때 그 장자의 아내가 바로 지금의 부나기 아귀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실 때에 모든 비구들은 간탐의 연(緣)을 버리고 나고 죽음을 싫어하였으므로 네 가지 사문(沙門)의 과위를 증득한 이도 있었고 벽지불의 마음을 낸 이도 있었으며, 무상보리(無上菩提)의 마음을 낸 이도 있었다.
그 때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실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