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여행 두번째. 통영
나의 여행 루트는 중앙시장(군것질- 충무김밥/ 오미사꿀빵) -> 동피랑 -> 통영국제음악페스티발(비바보체 음악회) -> 마리나리조트(숙박) -> 전혁림미술관 -> 통영식 점심식사로 일정을 마쳤다.
글.사진_황수정
(통영)
그동안 이름도 모르고 여러 곳을 다녔다. 그러나 매번 우리나라의 관광소재 부재의 바닥을 보고왔다. 피곤하기만 하고 실망하기 일 수 였다. 그리고 항상 느끼는 거지만 여행은 동행자가 중요하다는 사실. 매년 똑같은 곳을 가더라도 어떤 사람과 함께였는가와 누구를 만났느냐에 따라 그 여행지는 최고의 여행지가 될 수도 또 최악의 장소로도 기억 될 수 있음을 안다.
국내에서 환상을 갖고 있는 여행지는 내겐 세곳이 있다. 한번쯤은 가고 싶은 곳. 한국의 하와이 제주도. 그 다음으로 젊음의 도시 부산. 그리고 한국의 나폴리 통영. 이번 통영을 마지막으로 가고자 손꼽았던 세곳을 모두 다녀왔다. 나는 제주는 둘이 가고 부산은 셋이가고 통영은 홀로 떠나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우선 꼭 가봐야지 마음 먹었던 제주도는 외국사람에게도 추천 할 만한 최고의 한국대표 여행지로.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 중에도 아직 제주를 안가본 사람이 있다고 한다. 국외는 여러번 나가면서도 제주는 한번도 가보지 않았다는 말을 들을 때면 좀 배반적인 느낌이 든다. 그리고 안타깝다. 공기좋고 맑은 하늘을 닮아 비취 바다가 있는 이국적인 풍경이 감도는 제주도로 당신도 떠나보길 바래본다. 지금도 신혼부부나 커플들이 많이 찾는 대표지. 그래서 둘이 여행하시길.
두번째. 젊음이 느껴지는 생기있는 부산. 신이나는 곳. 우선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해운대, 광안리도 좋고. 해운대와 광안리앞은 서울의 한 구퉁이를 베어와 놓은 것 같고 교통도 불편이 없다. 봄이면 벚꽃이 만발하는 거리도 있고, 야구의 룰은 잘 몰라도 야구장을 찾아가 그 열기를 느껴보고 싶다. 부산은 친구들과 여럿가야 제맛이었다. 홀로 가방을 메고 여행간다며 갔던 친구는 하루만에 돌아왔다고. 할게 없었다나. 혼자 갈 곳이 아닌 곳을 홀로 갔으니 지루했던게 당연했을까.
마지막으로 한국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 통영을 다녀온지 나흘이 되었다. 그 여행이 어땠는지는 나는 최소한 몇개월이 지나야만 내면에 깊숙히 들어온다. 여행지에서는 피곤함 반으로 여행하기에 많은 감상을 잃기 쉽다. 모든 것을 가라 앉히고 온 통영. 홀로 훌쩍 떠난다는 친구에게 너도 한번 바쁜 일정의 보챔도 동행자의 눈치도 보지 말고 느긋함의 여유를 느껴보라고.
(서호시장 vs 중앙시장 이미지.)
시장에 가면 삶을 좀더 적극적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된다. 시장에 쪼그려 앉아 나물파는 할머니, 엄마 손 붙잡고 쫄래쫄래 따라다니는 아이, 백화점에서도 깍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흥정하는 사람들, 열심히 수산물을 옮기는 오토바이, 머리위에 두 세겹 쟁반을 지고 음식을 나르는 대단한 아주머니, 아가씨 잘해줄께 이리 오라는 이모.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볼때면 힘이 없다가도 생기를 얻게된다. 내 나태함이 좀 부끄러워지기도 하고. 시장을 한바뀌 둘러보고 통영에 오면 꼭 먹어야 하는 충무김밥을 먹고. 방송을 타 유명해진 오미사꿀빵집에서 그냥 가기엔 섭섭해 달달한 꿀빵도 샀다. 집에 돌아오니 나중에 더땡기는 그 맛은 뭘까. 엄마에게도 맛보여 드리고 싶다. 택배가 될런지.
(시장안 통영 국밥집. 시라국은 장어를 우린 국물로 만든다.)
(아티스트의 스트리트 겔러리는 지금부터 시작된다.)
(벽화에 써져있는 글. 동피랑 아침은 이별입니다. 아침이면 바다로 일 떠나고...
그 생각으로 글그림속에 아침해, 등대, 배, 물길을 그렸습니다.)
(동피랑 파고다 까페에도 꽃이 내려 앉아 있다.)
(동피랑 동네로 들어서는 초입. 펭귄은 공존하자고 말하고 있다.)
(골목과 골목 사이로 이어진 그림은 따뜻한 이야기를 만든다.)
(마을에서 운영하는 찻집에서 바라본 항)
휴일에도 쉬려는 주민에게 아침부터 들려오는 카메라 셔터소리는 엄청 스트레스를 준덴다. 하긴 모처럼 쉬려고 해도 누군가 우리집을 구경하는 썩 기분나지 않는 일은 나도 반갑지 않을 거 같다. 따라서 이곳까지 와 따뜻한 벽화한점 보았다면 음료 한잔 정도 팔아주는 센스로 보답하는 것도 괜찮을 거 같다.
(동피랑에서 만난 스크림 마스크 맨들 덕분에 즐거웠다.)
(굴뚝에 새겨진 안녕. 그래 너도 안녕.)
동피랑. 처음에는 동피랑이 뭔가 했다. 동피랑은 벽화마을로 아름다운 동네였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철거가 되려는 가가호호에 그림을 그려 아름다운 마을이 되고난 후 많은 발길들이 찾아오면서 철거당하는 슬픔은 생기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은 통영의 자랑이 되었고 꼭 들리게 되는 곳이다. 벽화는 시간이 지나면서 훼손이 되어 영구하지 않기 때문에 올해 다시 새단장에 나선다고 한다. 벽화작업에 참여하고 싶은 분들은 지원하여 상금도 노려 볼 만도. 상금 이전에 내가 그린 그림이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여지고 추억 사진배경이 될 수 있다는 건 정말 기분좋은 일 아닐까. 성취감과 보람은 상상 이상일 것이다. 나도 그리러 가고 싶다. 메세지를 전하고 싶다. 그리고 무언가 마음이 뭉클 채워지는 기분을 느끼고 싶다. 안녕, 통영.
(3월19일~3월 25일 늦게 출발하면 뛰어야 한다.)
2010년 봄 통영이 노래 부르고 있다. 3월11일 부터 4월까지 진행되는 '통영국제음악페스티발'에 맞춰 여행 계획을 세운다면 좀더 알찬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눈 앞은 푸른 물이 넘실대고 귀에는 들뜬 음악소리가 들리는 곳에서 자판기 커피 또는 캔맥주 한잔 마시는 일은 쉽게도 행복하게 만든다. 음악회가 진행되는 곳은 동시 다발적이므로 어느 곳을 가도 멜로디는 따라 올 것이다.
(마리나 리조트 앞 요트)
마리나 리조트는 좀 오래되어 리모델링의 필요성이 다소 느껴졌고, 밤이라 깜깜해서 보이지 않았던 창밖이 아침이 되자 밝아지면서 요트가 보인다. 리조트 뒤편에서 부터 시작된 아침 산책은 여는 산책길과는 비교도 안되게 신선했다. 많은 인원을 수용 할 수 있기에 안성맞춤이여서 그런지 학생MT와 연수에 참석하는 사람이 많았다.
(금호마리나리조트 바로가기: www.kumhoresort.co.kr)
외벽타일을 훔쳐 가져오고 싶을정도로, 나도 한번 꼭 만들어 보고싶다는 충동을, 또 나중에 내 집 벽도 직접 디자인한 타일로 꾸미겠다는 꿈도 가졌다. 기념품 가게에서 파는 모든 그릇에는 심지어 화분받침까지도 그림이 그려져 있다. 꽃 화분에 꽃 받침은 아기자기한 맛을 준다. 이 세심함 하나를 보면 전체적인 분위기를 상상하기에는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전혁림 미술관은 어릴적 동화책에서 보았던 사탕같은 집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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