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30일 목요일. 12월의 생활을 매듭짓는 일기.
어느덧 금년의 마지막 달을 보내며 한 달의 생활을 되돌아본다. 추운 겨울 날씨이지만 지하철 여행을 8회 했고, 집 가까이의 산책로에도 많이 나갔다. 나무잎은 다 떨어진 어쩌면 조금 삭막하기도 한 길을 하염없이 걸으면서 생각에 잠기고, 때에 따라서는 기도도 하며 찬송을 부른다. 아무 생각 없이 걸어가기에만 열중하기도 한다. 등산로나 산책로들이 걷는데 어려움이 없게 하려고 계단을 만들어 놓고, 바닥에 미끄러지거나 돌 같은 것에 부딪치지 않도록 장식물들을 깔아 놓고, 위험한 곳에 난간을 만들어 놓았고, 경사로에 밧줄을 잡고 오르내릴 수 있게 해 놓는 등 신경을 많이 써서 시설들을 해 놓은 길을 걸으면서 감사의 마음을 갖는다. 쉴 수 있는 의자나 정자에 앉아서 가지고 간 간식을 먹으면서 눈 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나를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라는 생각에서 감사기도를 한다. 날마다 특별한 의미가 없는 단순한 생활이지만 부딪치는 일에 실수하지 않고, 해야 할 일을 다 하고, 세월을 허송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컴퓨터를 통해서이지만 목사님들의 설교도 많이 들었고 성경도 목적한 대로 많이 읽고 있다. 의미 있는 일도 아니고 꼭 해야 할 일도 아닌 것 같은데, 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 못 하면서 아쉬움을 갖는 경우도 있다. 단순하지만 바쁜 경우도 있다. 시간이 따북따북 채워지는 만족함도 있어서 허송 세월을 보내지 않는 느낌을 주는 좋은 경우도 있다. 죽는 날까지 무엇인가 이루면서 살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오리고기를 딸이 마련해 준 것으로 요리솜씨가 좋은 아내가 맛있는 오리탕을 만들어 딸의 가족도 모두 오라고 해서, 저녁 식사로 맛있게 먹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아내에게 물어보았다. 힘들고 수고했지만 자식들이 저렇게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느냐고 했더니 그렇다고 했다. 그러면서 얼마나 더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나이가 많아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표현이었다. 나이가 많아 하는 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어도 할 것이 별로 없다. 손주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려고 컴퓨터로 옛이야기들을 검색해서 들어보고 막상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기억이 잘 나지 않은 때가 있다. 그래서 이야기를 들으면서 받아 써 보면서 공부를 하게 된다. 공부는 나에게도 도움이 되는 행위이다. 치매 예방에 공부가 좋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보람이 된다는 생각을 한다. 보람 있는 일을 많이 하면 행복한 조건도 될 것이다. 우리의 남은 인생길에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보람되고 행복을 가져다주는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12월에 접어들면서 이 집사에게서 쌀을 선물로 받았다. 일반 쌀과 찹쌀을 각각 20kg씩 보내왔다. 몇 년 동안 해마다 계속 보내오고 있는 선물이다. 또 장성의 사촌 처남댁이 포기김치와 갓김치, 깻잎 무친 것, 무 짱아치 등을 1년을 먹을 수 있는 양을 보내왔다. 선물을 받을만한 아무런 조건도 없는데 보내주는 사랑의 선물들이다. 고마운 마음에 그냥 있을 수가 없어서 받은 것에 미치지 못하지만 작은 답례품들을 감사 인사로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