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이세이 89>
명륜 진가 갈비와 친해지는 중이다
심영희
어제는 동생이 점심을 사겠다고 했다. 딸네가 하는 "명륜진사갈비 후평점"으로 갔다. 나는 원래 고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물에다 끓인 고기는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 먹을 수 있는 고기가 숯불에 구운 돼지갈비, 소갈비, 삼겹살과 철판에 볶은 닭갈비다.
이것도 그냥은 못 먹고 상추나 깻잎에 파절이, 양파, 된장을 넣어야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그냥 맨 고기만 먹으면 입안에서 빙빙 돌며 넘어가지 않아 먹을 수 없다. 가족들 외식에서는 공지천 왕갈비 집이나 닭갈비 집을 찾았는데 이제 딸이 식당을 하니 으레 그곳으로 가게 된다.
또 고기가 아니라도 다른 음식이 많이 있어 골라 먹기 좋다. 개업한 지 50여 일 되었는데 꽤 여러 번 갔었는데 내가 먹고 오는 고기는 돼지갈비와 닭갈비 약간이다. 일곱 가지 고기가 비치되어 있다는데 나는 이 두 가지 뿐이 먹을 줄 모른다. 게다가 좋아하는 청포묵무침, 잡채, 숯불에 구운 떡, 튀김 종류를 먹다 보면 배가 불러 된장찌개에 밥은 아이고 배불러 하면서 먹는다. 아직 먹어보지 않은 빵도 있고 떡볶이도 있어 젊은이들이 잘 먹는다
바로 아래 여동생 역시 소식가라 돼지갈비 한 판 구워 먹고 나면 배부르다 소리가 수도 없이 나온다. 그래도 어제는 된장찌개와 비빔 냉면을 주문하여 반씩 나누어 먹었다. 물론 딸이 된장찌개와 냉면은 서비스로 주고 이모 한데 돼지갈비 2인분 값만 받는다.
식사가 끝나면 빠지지 않고 먹는 게 팥빙수다. 한여름이지만 숯불 앞에서 고기를 먹고 또 그 앞에서 팥빙수를 먹는 맛도 일품이다. 손님들이 올린 방문 리뷰나 블로그를 보니 생맥주가 거꾸로 컵에 차오른다는데 원래 술도 안 먹지만 실험 삼아 한 컵 뽑아보려고 해도 항상 운전을 하고 다니니 그것도 안된다.
지난 8월 7일에는 몇 명의 문인들이 점심을 먹으러 갔었는데 그중에 맥주를 마시겠다는 남자 회원이 있어 맥주를 주문하고 나도 따라가서 맥주가 차오르는 모습을 보고 정말 신기했다. 맥주 컵을 기계에 꽂으면 밑에서부터 맥주가 차오르다 정량이 되면 자동 정지가 되는 것이다. 마술을 보는 것처럼 신기하다. 컵 밑부분이 특이하게 생긴 것이다.
손님들이 신기하다는 거꾸로 차오르는 맥주의 의문점도 풀고 같이 갔던 여자 문인은 갈비가 너무 맛있어 2인분은 먹었다고 한다. 요즈음 만 원짜리 음식 찾기가 힘들다. 보통 1인분에 만 오천 원을 줘야 한 끼 먹는데 1인당 19,900원을 내면 여러 가지 고기에 다른 음식도 먹을 수 있고, 후식으로 음료와 팥빙수도 있으니 다시 카페에 가지 않아도 된다. 매장도 쾌적하고 넓어서 많이 갈 것이다.
고기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명륜진사갈비와 친해지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