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편히 쉬게 하리라
저희는 살아가면서 힘들고 지칠 때마다
고향을 그리게 됩니다.
오래 전에 떠나온 곳이지만
언제나 반겨 맞아 줄 수 있는
고향을 그리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고향이 없고 고향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향을 모르는 사람들도
따뜻한 어머니의 품과 같은 안식처를
그리워하기는 마찬가지인 듯 싶습니다.
살아가면서 힘들고 지칠 때 언제든지
내가 찾아 갈곳이 있다는 것은 큰 행운입니다.
우리들에게는 예수님이 계십니다.
힘들고 지칠 때 예수님을 찾아서
고요한 성당에 가서 성체조배를 하다보면,
그 안에서 느끼는 평화는
짐을 예수님께 내려놨기 때문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우리를 붙잡더라도
용기를 내어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예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면서 위로하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님의 자녀로 살아가면서
주님께 의지하기보다는 세속적인 해결방법을 쫓다가
계속 일이 꼬여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때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은 다 나에게로 오너라
내가 편히 쉬게 하리라는 예수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게 이끌어 주십시오,
세속적인 방법으로는 꼬이기만 했던 문제들이
자신도 모른 사이에
풀려버리고 마는 것을 깨닫게 하소서.
또한 자신의 짐은 내려 놓으려하고
남의 짐 위에는
더 얹어놓고 싶어하는 마음도 버리게 하소서.
아멘
오늘 아침 미사 강론에 이런 말씀이 있었습니다.
시골길을 운전하고 가는데 한 자그마한 할머니가
머리에 큰 짐을 이고 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정차를 하고 할머니를 태워드렸는데
운전하다 백밀러로 보니 할머니가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계신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할머니, 무거운 보따리는 왜 머리에 이고 계세요?'
하고 물었더니 할머니 말씀이
태워준 것도 고마운데 짐까지 내려놓으면 너무 미안해서...
하고 말하더랍니다.
우리 신앙인들도 마친가지입니다.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나서 무거운 짐, 고통의 보따리를
주님께 맡겨드리면 되는데
할머니처럼 그대로 갖고 살아가는 우리들 모습입니다.
진정한 믿음, 신앙생활이 필요합니다.
요즈음 주위에 이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문득 서울을 떠날 즈음 쓴 글이 생각이 나서 옮겨봅니다.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인 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 이형기(李炯基) 의 낙화 중 -
가을이 오면
여름날 마음껏 목청을 돋우어
노래를 부르던 잎새들이
손을 흔들며 안녕을 고하며 떨어집니다
우리들의 삶이란
만남과 떠남을 위하여 이루어져 가는 것이기에
우리가 함께 하는 순간들이 너무나 소중합니다
우리는 서로 손을 흔들며 안녕을 외친 후에도
우리들의 사랑은 언제나
아름답게 기억될 것입니다
- 만남과 떠남을 위하여(용혜원) 중에서 -
헤어져 보면 압니다. 그 모든 시간이 정지된 느낌을....
문득문득 솟구쳐오르는 슬픔과 아픔,
그 깊은 외로움을....
그러나 더는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 마십시오.
힘이 들지만 툴툴 털고 일어나십시오.
진정한 자기 성장, 자기 완성은
헤어짐의 경험에서 시작됩니다.
완전히, 잘 헤어질 줄 아는 것,
만남보다 더 중요합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 신자들도
떠남을 준비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유교적 전통과 경제성장의 국가정책 가운데서
살아가는 오늘의 신자들이
자칫 떠남의 사실을 망각하고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오늘 한국교회 신자들의 가장 큰 문제점의 하나는
종말신앙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떠남은 부정적인 의미도 있지만
사실은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나안 땅으로 들어감을 의미하고
하느님 아버지 집으로 돌아감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인생은 떠남의 생활 즉 나그네의 생활을 거듭하다가
나그네의 생활을 마감하고
세상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게 됩니다.
인생은 떠남입니다.
떠남을 준비해야 합니다.
서구의 신자들에 비해 우리는
유언이나 유산을 미리 남기는 것을 꺼려 합니다.
떠남을 준비하는 한 가지 방법은
우리에게 맡기신 달란트를 모두 사용하는 것입니다.
떠남을 준비하는 또 한 가지 방법은
많이 울면서 회개의 제사를 드리는 것입니다.
세상에 대한 미련과 애착을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가볍게 후회 없이 떠나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맡긴 모든 은사들을
마음껏 사용하고 가볍게 떠나야 합니다.
몸이 부서지도록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들을 많이 하고
후회 없이 떠나야 합니다.
자리도 너무 오래 차지하려고 할 필요는 습니다.
재산을 너무 오래 소유하고 있을 필요도 없습니다.
보물을 모두 하늘에 쌓은 후
가볍게 만족스럽게 떠나야 할 것입니다.
천상병 시인처럼~~
귀천(歸天)
- 천상병 -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흐르는 음악/ 이동원 - 귀천 ♬♪
첫댓글 폰에서 잘 읽었습니다
권태균 사진 작가 절친했던 저 친구입니다
무척 반가운데 좀 일찍 하늘나라로 간 친구생각이 나네요
감사합니다.
그렇군요.
제가 친구생각나게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