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소서 강해 제6강] 아가페우오(Ἀγαπάω)와 카타르티스모스(Καταρτισμός): 교회의 유기적 일치와 옛 사람을 찢는 새 사람의 윤리
(본문: 에베소서 4장 1절 - 5장 21절)
에베소서 4장 1절부터 5장 21절까지의 본문은 기독교 성화론(Sanctification)과 교회 윤리학의 절대적인 대헌장입니다. 사도 바울은 1~3장의 찬란한 천상적 예정과 구원의 도리를 마친 뒤, "그러므로 주 안에서 갇힌 내가 너희를 권하노니 부르심에 합당하게 행하라"며 신자의 지상적 호흡과 윤리를 직격합니다. 사도는 성령이 피로 묶으신 교회의 유기적 일치를 파괴하려는 인본주의적 독을 도끼로 쳐내고, 허망한 구습에 찌든 '옛 사람'을 완전히 찢어 발겨 장사 지낸 뒤,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의 삶을 가장 담백하고 예리한 필치로 주해합니다.
1. 테레오(Τηρέω)와 카타르티스모스(Καταρτισμός):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교회의 유기적 건축
바울은 먼저 주를 위해 로마 감옥에 갇힌 청지기로서, 교회가 목숨 걸고 사수해야 할 유기적 일치와 은사의 다양성을 선포합니다.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테레오) 몸이 하나요 성령도 한 분이시니... 그가 어떤 사람은 사도로, 어떤 사람은 선지자로, 어떤 사람은 복음 전하는 자로, 어떤 사람은 목사와 교사로 삼으셨으니 이는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카타르티스모스)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 (엡 4:3-4, 11-12)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테레인, τηρεῖν)!"
원어 '테레오'는 군대가 요새를 사수하기 위해 밤을 새워 경계를 서듯 파수하는 행위입니다. 교회의 일치는 인간들이 회의나 타협으로 만들어내는 기교가 아닙니다. 이미 삼위일체 하나님이 피로 묶어놓으신 일치(몸도 하나, 믿음도 하나, 세례도 하나)를 마귀에게 빼앗기지 않도록 목숨 걸고 파수(테레오)하는 전투입니다.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목사와 교사 등의 직분을 주신 목적은 명확합니다. "이는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프로스 톤 카타르티스몬, πρὸς τὸν καταρτισμόν)!" 원어 '카타르티스모스'는 전쟁 중 부러진 군인의 뼈를 제자리에 맞추어 맞물리게 하거나, 찢어진 그물을 정교하게 수선하여 완벽한 전투 기능 상태로 복원하는 의학적·보수적 행동을 뜻합니다. 해롤드 호너(Harold Hoehner)의 주해처럼, 직분자의 사명은 성도들을 말씀으로 치료하고 정렬시켜 각자의 은사대로 그리스도의 몸을 유기적으로 대건축(오이코도메)하게 만드는 청지기직임을 명확하게 찔러 넣습니다.
2. 아포티데미(Ἀποτίθημι)와 엔듀오(Ἐνδύω): 구습의 수의를 찢고 의의 제복을 입는 존재론적 성화
사도는 이제 세상의 불신앙적 허망함에 갇혀 마음이 굳어지고 감각 없는 자가 되어 방탕을 배설하는 이방인들의 파산한 도덕성을 고발하며, 신자의 존재론적 의복의 대전환을 명령합니다.
"너희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따르는 옛 사람을 벗어 버리고(아포티데미) 오직 너희의 심령이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엔듀오)" (엡 4:22-24)
"옛 사람을 벗어 버리고(아포데스다이, ἀποθέσθαι) 새 사람을 입으라(엔디사스다이, ἐνδύσασθαι)!"
원어 '아포티데미'는 땀과 오물, 전염병균이 가득 묻은 추악한 옷을 몸에서 사정없이 찢어 발겨 쓰레기통에 처박아버리는 단호한 행동이며, '엔듀오'는 왕의 자녀에게 합당한 거룩한 왕가적 제복을 온몸에 장착하는 상태를 뜻합니다. 부정과 탐욕이라는 옛 사람의 수의(壽衣)를 입은 채 의를 흉내 내는 도덕주의적 기만을 도끼로 쳐 죽여야 합니다.
피터 오브라이언(Peter O'Brien)의 정교한 주해처럼, 성화는 내 심령이 성령의 인치심 안에서 날마다 새롭게 재창조되는 과정입니다. 거짓을 버리고 이웃과 더불어 참된 것을 말하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어 마귀에게 틈(토포스)을 주지 않는 실제적인 삶의 전투입니다. 도둑질을 멈추고 제 손으로 선한 일을 하며, 더러운 말은 입 밖에도 내지 않고 오직 듣는 자들에게 은혜를 끼치는 덕스러운 언어를 장착하여 내주하시는 구원의 보증인 '하나님의 성령을 근심하게(루페오)' 하지 않는 정결함이 진짜 구원받은 자의 증거임을 선포합니다.
3. 아티미아(Ἀτιμία)와 미메테스(Μιμητής): 음란의 배설물을 찢는 하나님의 거룩한 모방자들
사도는 5장에 접어들며, 신자가 도달해야 할 삶의 고귀한 도덕적 원형을 제시하고, 세상의 음란한 문화적 유행을 향해 서슬 퍼런 법정적 기소를 감행합니다.
"그러므로 사랑을 받는 자녀 같이 너희는 하나님을 본받는 자(미메테스)가 되고 그리스도께서 너희를 사랑하신 것 같이 너희도 사랑 가운데서 행하라... 음행과 온갖 더러운 것과 탐욕은 너희 중에서 그 이름조차도 부르지 말라 이는 성도에게 마땅한 바니라" (엡 5:1-3)
"너희는 하나님을 본받는 자(미메타이 투 데우, μιμηταὶ τοῦ θεοῦ)가 되고!"
원어 '미메테스'는 거장의 붓 터치와 호흡을 그대로 카피해 내는 위대한 '모방자, 연기자(Mimic)'를 뜻합니다. 신자는 세상 사상을 본받는 자가 아니라, 독생자를 화목제물(프로스포라)로 내어주신 창조주 하나님의 장엄한 아가페와 인격을 그대로 삶으로 연기해 내는 거룩한 카피캣들입니다.
존 맥아더(John MacArthur)는 이 본문을 향해 강단에서 칼을 휘두릅니다. "하나님의 모방자 된 자들이 세상의 추악한 성적 타락과 탐욕의 배설물을 만지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바울은 음행과 탐욕(플레오넥시아)은 이름조차 부르지 말라며 엄중히 차단합니다. 누추함과 어리석은 말이나 희롱의 말이 아니라 오직 감사하는 말(유카리스티아)을 장전해야 합니다. 음행하는 자나 더러운 자나 탐하는 자, 곧 우상 숭배자는 그리스도와 하나님의 나라에서 단 1밀리미터의 '기업도 상속받지 못하고(우크 에케이 클레로노미안)' 오직 진노의 심판 아래 파멸당할 뿐임을 준엄하게 경고합니다.
4. 플레로오(Πληρόω)와 엑사고라조(Ἐξαγοράζω): 세월을 구속하는 성령 충만의 야성
바울은 제6강의 대미를 장식하며, 어둠의 자식이었던 우리가 빛의 자녀(테크나 포토스)가 되었으니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의 빛의 열매를 맺으라고 선언한 뒤, 종말론적 시대를 달리는 일꾼의 최종 행동 지침을 떨어뜨립니다.
"세월을 아끼라(엑사고라조) 때가 악하니라 그러므로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오직 주의 뜻이 무엇인가 이해하라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으라(플레로오)" (엡 5:16-18)
"세월을 아끼라(엑사고라조메노이 톤 카이론, ἐξαγο라ζόμενοι τὸν καιρόν)!"
원어 '엑사고라조'는 앞서 갈라디아서에서 배운 단어와 동일하게 '노예 시장에서 값을 치르고 노예를 건져내어 해방시키다'라는 뜻입니다. 악한 사탄의 권세(때가 악하니라) 아래 속박되어 썩어 문드러져 가는 크로노스의 시간 속에서, 하나님의 기회이자 타이밍인 '카이로스(시간)'를 대가를 지불하고 '피 값으로 사서 건져내라(구속하라)'는 장엄한 청지기적 명령입니다.
"오직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으라(플레로우스데, πληροῦσθε)!"
이 위대한 단어 '플레로오'는 현재 명령 수동태로, 내 의지를 주님께 굴복시켜 성령의 군주적 통치 아래 100% 장악당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바람이 돛을 가득 채워 배를 거침없이 전진시키듯, 내 인격과 생각, 언어와 감정 전체를 성령의 바람에 완전히 맡겨버리는 영적 야성입니다. 술 취함이라는 세상의 방종과 중독을 단칼에 베어버리고, 오직 성령의 지배 안에서 시와 찬송과 신령한 노래들로 서로 화답하며, 범사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아버지 하나님께 감사하고,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피차 복종(히포타소)하는 찬란한 성화의 클라이맥스를 선포하며 논증을 마칩니다.
[5줄 최종 요약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