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글은 지난 8월 25일 맑시즘2019에서 패널로 발제한 내용입니다.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많다는 것,
기간제교사도 문재인 정부에 맞서 싸우고 있다는 것,
그리고 각 사업장의 투쟁을 연결해서 더 큰 투쟁을 만들어
문재인 정부의 노동개악을 막는 투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 파행과 저항
먼저 폭우와 폭염 속에서도 의연하게 투쟁하고 계시는 톨게이트 노동자들과 서울대병원 노동자들, 세종호텔 노동자를 비롯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의 마음을 보냅니다.
문재인 정부 2년 동안 비정규직 제로 정책은 결국 정규직 제로로 드러났고, 잔인하게 희망고문 당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분노가 투쟁으로 터져 나왔습니다.
정규직 전환 대상자들은 간헐적 업무여서, 생명업무가 아니라서, 간접용역 업무라서 무기계약직 등등 여러 이유로 전환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이 제외된 노동자들은 또 사업폐지로 고용안정 대책 없이 해고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정규직 전환 정책의 또다른 문제점은 정규직 전환을 각 기관에 맡겨 책임을 회피한 것입니다. 각 기관들은 재정을 이유로 정규직 전환을 하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정규직화 파행은 처음부터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정규직 전환을 하겠다고 하고 필요한 예산은 배정하지 않았고,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 말라고도 했습니다. 이것으로 정규직 전환 의사가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말하는 정규직화는 자회사 전환이었습니다. 자회사로 전환될 때도 경쟁시험을 봐야 하고, 경력이 인정되지 않아 임금은 삭감되었습니다. 노동자들은 이런 자회사로 전환은 또다른 용역회사로 전환이고 가까 정규직이라고 폭로하면서 자회사 전환을 거부하고 투쟁했고, 여전히 투쟁하고 있습니다. 바로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부는 자회사를 공공기관으로 만들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정부는 이미 자회사를 공공기관으로 만든 후에 다시 공공기관 해지를 한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노동자들은 해고를 당하는 것입니다. 자회사 전환이 정규직이라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죠. 그래서 1500명의 집단 해고를 당한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집회에 자회사로 전환되어 고통을 겪는 잡월드 노동자, 철도노조의 코레일네트웤스 노동자들이 연대하며 자회사의 문제점을 폭로하며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투쟁이 옳다며 끝까지 싸워야 한다며 지지와 연대를 보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 대상에서 처음부터 배제된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있습니다. 바로 기간제교사, 영어회화전문강사, 스포츠강사입니다. 기간제교사들은 20년 동안 ‘나도 교사다’라는 자부심으로 학생들을 사랑으로 가르치며 교사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했습니다. 대부분의 기간제교사들은 교사로 근무하는 것에 감사하며 자신이 당하는 차별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5,6년 지나면 억울해도 참고 부당해도 이를 악물며 견디는 것입니다. 재계약을 위해 수치심과 모욕을 당하면서도 참아야 했습니다. 임용시험을 보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규교사와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당해야 하는 여러 차별은 기간제교사들을 위축시켰습니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희망을 가졌습니다. 가이드라인이 발표될 때부터 정규직 전환 배제가 결정될 때까지 희망을 가졌고, 정규직화를 적극적으로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전환 제외였습니다.
정부는 ‘타 법령에서 사용기간을 정하고 있어서’, ‘교사는 청년선호 일자리여서’ 정규직 전환이 어렵다며 제외했습니다. 그렇다면 기간제교사들은 평생 비정규직으로 살아야 합니다.
1998년 이후에 비정규직 노동자가 양산되었으니 여러 부문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 20년 동안 온갖 차별을 받으며 고통스럽게 살아온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정규직 전환에서도 배제되어 비정규직의 삶은 계속 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자식들에게는 비정규직을물려주지 말자고 투쟁을 합니다. 기간제교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는 정규직 전환 제외 후에 부당한 차별을 폐지하겠다고 했지만 고용불안도 부당한 차별도 폐지된 것은 없습니다.
기간제교사는 매년 1년 단위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년 근무 후에 동일학교에서 계약이 연장되면 학교가 채용공고를 내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학교들은 공정성을 이유로 재계약을 하고도 채용공고를 내고, 매년 다시 지원을 하라고 하여 서류를 다시 제출하고, 면접도 다시 봐야 합니다. 기간제교사노조에서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가 이런 경우라고 합니다.
또, 동일학교에서 4년 근무한 경우 해고를 당하는 일들이 많이 벌어졌습니다. 이 역시 신규 채용으로 지원이 가능하지만 학교장들은 지원조차 안 된다며 다른 학교를 알아보라고 했습니다. 특히 경기도 교육청은 4년 근무 후에 그 교사를 다시 채용하겠다고 의사를 해당교사에게 미리 이야기하면 부정채용이라고 했습니다. 신규 기간제교사에게 채용기회를 제한한다며 4년 근무한 교사는 해고하는 것이 맞다고 했습니다. 이 얼마나 위선적인 행위입니까? 신규 기간제교사를 위하는 척 하지만 계약만료를 이유로 해고당하는 기간제교사의 처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교육청이 진정으로 기간제교사를 위한다면 기간제교사를 정규직화해야죠.
부당한 쪼개기 계약을 폐지하겠다고 했으나 쪼개기 계약은 여전합니다. 특히 점점 여름 방학은 짧아지는 추세라 여름방학은 계약에 포함이 되나 겨울방학은 계약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정말 많아졌습니다. 교육과정을 12월말이나 1월초에 마무리하는 학교가 많아졌습니다. 이런 교육과정의 변화로 기간제교사들의 고용은 더욱 불안해지고 쪼개기 계약은 전혀 시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경남의 어느 학교는 12월초에 겨울방학을 한다고 합니다. 방학은 수업이 없기 때문에 급여를 줄 수 없다며 방학식날 계약이 만료됩니다. 그러면 기간제교사들은 두 달 반을 급여없이 살아야 합니다.
또 올 봄에 전라도 지역은 기간제교사를 구하기가 힘들었다며 교총까지 교원충원을 요구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습니다. 지역마다 사정이 좀 다르기는 한데 경기도 지역 기간제교사들은 정원외 자리가 정규교원으로 채워졌고 작년과 올해 일할 자리를 구하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호소했습니다. 정규교원이 충원되는 것은 환영할 일입니다. 그러나 기간제교사를 정규직화하지 않고 정규교원만 충원한다면 기간제교사는 해고됩니다. 작년에 정부가 발표한 교원수급대책에서 기간제교사에 대한 언급이 한마디도 없었고, 2017년 9월 발표에서는 기간제교원을 감축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말인즉슨 기간제교사를 해고하겠다는 말입니다. 기간제교사는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결국 학교에 교사가 부족하기 때문에 정부가 원하는 대로 기간제교사를 감축할 수가 없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정규직화 전환에서 제외되었을 때 분노한 기간제교사들은 노조를 설립해 정규직화 운동을 더 적극적으로 하자고 결의했습니다. 그런데 노조 설립하고 나니 기간제교사도 교원이라며 교원노조법을 적용해 현직에 근무하지 않으면 조합원이 될 수 없다고 노조설립신고를 반려당했습니다. 그래서 기간제교사노조는 정규직화, 차별폐지,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가끔 조합원들이 정규직화는 언제 되느냐고 묻습니다. 저는 특정해서 어느 시기를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불가능하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의 정규직 정책은 파행으로 치닫고 노동개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호봉제 폐지, 직무급제를 도입으로 노동의 가치에 따른 불평등한 급여의 정당화를 추구하려합니다. 정인용 사무처장님의 페북에서 봤는데요. 교육청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급여가 적은 것이 아니라고 했답니다. 사무처장님처럼 저도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정부는 노동자들의 저임금 고착화를 추진 중입니다. 정부는 또 노조를 무력화하는 노동개악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왜 이럴까요? 경제위기 때문에 어려워진 기업을 위한 정책을 펴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정책이 순조롭게 이뤄지려면 노동자들의 저항을 무력화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각 부문의 노동자들이 원하는 것을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노동개악이라는 문제는 모든 노동자에게 해악입니다. 현재 곳곳에서 노동자들은 투쟁으로 정부에 저항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동자들의 저항이 하나로 모아져 정부에 강력하게 저항해야 할 것입니다. 이 투쟁에 기간제교사노조도 함께 할 것입니다.
<정리발언>
어제 김천시 통합관제센터 노동자들이 정규직전환 투쟁 386일, 천막농성 342일, 해고 265일만에 해고자복직 및 정규직 전환에 합의를 받아냈다고 합니다. 끈질지게 투쟁해서 노동자들이 승리한 것입니다.
기간제교사들도 정규직화 투쟁을 통해 투쟁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노조를 설립했고, 기간제교사문제를 사회적 쟁점으로 만들었습니다.
자격을 갖춘 기간제교사에게 1급 정교사 자격증을 발급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소송을 시작한 지 6년 후에 나왔고, 판결 직후 1정 연수 시행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둘은 다른 것이라며 1정연수 시행을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기간제교사노조의 투쟁으로 이번 여름 방학에 기간제교사들에게 차단되었던 1정연수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투쟁이 길어질 때 우리는 지치지 않아야 합니다. 또한 투쟁하지 않으면 차별 하나도 폐지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요구의 성취뿐만이 아니라 투쟁을 통해 의식이 성장하는 것도 중요한 성과입니다.
각 부문별 파업을 하나로 연결해서 문재인 정부의 노동개악에 맞서 강력하게 저항합시다.
모든 노동자들이 하나로 단결해서 정부에 맞서 저항한다면 기간제교사의 정규직화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철폐도 성취할 수 있고, 노동자들이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두려워하는 노동자들의 힘을 보여줍시다. 고맙습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