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民有正音國有文
백성은 정음 나라엔 글 있어 1)
聖王還詔我曾聞
성왕이 명령했다 내가 들었네. 2)
大光始放東天日
태양이 비로소 동천에 비취고
瑞氣常瞻北極雲
북극 구름에 늘 서기를 보네. 3)
或入山中傳白衲
산중에 가면 승복에 전하고 4)
又藏閨內繡綠裙
규방엔 수를 놓아 간직했네. 5)
字少意眞人易曉
글자 수 적어서 쉽게 배우며 6)
斯界君臨語族羣
문학세계에 군림한 언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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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음(正音): 훈민정음(訓民正音)으로 한글을 말하니 나라에 우리 문자(文字) 한글을 가졌다는 뜻.
2) 성왕(聖王): 성군(聖君)과 같은 말로 덕이 아주 뛰어난 임금으로 여기서는 세종대왕을 말한다.
3) 서기(瑞氣): 상서로운 기운.
4) 백납(白衲): 흰 승복(僧服)이 되는데, 백승(百衲)도 백 번을 기운 옷이라 하여 대개 승복을 말하기도 하고 납의(衲衣)라고 하면 검은 색의 승복을 말하나 납(衲)은 가사(袈裟)를 말한다.
5) 규내수녹군(閨內繡綠裙): 규내는 부녀자가 거주하는 규방(閨房)이고, 수녹군은 녹색치마에 수를 놓았다는 말이니 이 구절은 한글이 앞 구절에서처럼 절간에도 전해오고 안방의 부녀자도 그 글자를 수를 놓아 간직하였다는 뜻이 된다.
6) 자소의진(字少意眞): 글자 수는 적어도 뜻은 참되다는 말로 한글의 철자가 24자처럼 간단해도 뜻을 다 표현할 수 있도록 참되고, (또한 수가 적어서 쉽게 배운다)는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