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 온도 사상 최고… ‘괴물 태풍’ 키운다
국내도 역대급 태풍 올 가능성
박상현 기자 입력 2023.06.14. 03:00 조선일보
올해 전 세계 해역에서 태풍이 전례 없는 위력으로 발달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가 올해 전 세계 바닷물 온도가 관측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과 관련이 깊다.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 수증기 증발이 많아지고 태풍이 짧은 시간에 급격히 발달하는 ‘급강화’ 현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폭풍우를 동반한 강한 열대저기압을 뜻하는 태풍은, 해역에 따라 사이클론·허리케인 등으로 불리는데 모두 같은 기상 현상이다. 올여름 우리나라에도 ‘괴물 태풍’이 상륙할 수 있다는 경계령이 내려졌다.
13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봄 아프리카와 동남아 일대를 휩쓴 사이클론 ‘프레디’와 ‘모카’, 괌을 덮친 태풍 ‘마와르’는 짧은 시간에 덩치가 급속도로 커졌고 생존 기간은 길다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원인으로는 지구온난화로 태평양·인도양·대서양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해수 온도 상승’이 지목된다.
그래픽=백형선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 해수면에 같은 양의 햇볕이 내리쬐더라도 증발하는 수증기량은 더 많아진다. 수증기가 많이 공급될수록 태풍의 몸집은 커진다. 일단 태풍으로 생성되면 주변 수증기를 빠르게 흡수해 짧은 시간에 덩치를 키우는 것이다. ‘수퍼 사이클론’ 상태로 미얀마에 상륙한 ‘모카’의 경우 내륙을 덮치기 전에 급속도로 덩치를 키우는 급강화 현상을 보이면서 인명·재산 피해를 키웠다.
수증기는 태풍의 ‘연료’ 역할을 한다. 태풍은 연료가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 세력이 약화하고 종국엔 소멸한다. 그런데 전 세계 해역의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서 태풍이 어느 해역을 지나더라도 수증기 공급이 원활해지고 있다. 연료가 채워지니 소멸까지 걸리는 기간도 늘어나게 된다. 최근 ‘프레디’는 37일간 생존하며 역대 가장 긴 사이클론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해수 온도 상승은 공통적 현상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도 강력한 태풍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나라는 2020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태풍에 자주 노출될 수 있는 조건이었다. 열대 동태평양 감시구역 해수 온도가 떨어지는 ‘라니냐’가 3년간 길게 나타나면서 우리나라와 가까운 서태평양 바닷물 온도가 상승했다. 서태평양에서 태풍이 자주 발생하며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쳤다. 작년 9월 포항을 덮친 ‘힌남노’의 경우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친 역대 셋째 규모의 태풍이었다.
그래픽=백형선
올해는 라니냐 반대인 ‘엘니뇨’가 발달하는 만큼 우리나라와 먼 동태평양 온도가 오르고 있다. 동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은 우리나라까지 오다가 소멸할 수 있다. 그러나 올해 태풍의 특징은 ‘큰 덩치’와 ‘장기간 생존’이다. 따라서 긴 시간 해역을 돌며 몸집을 키운 상태로 우리나라를 덮치면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최근 미얀마를 강타한 ‘모카’처럼 우리나라에 상륙하기 직전 바다에서 많은 양의 수증기를 빨아들여 몸집을 갑자기 키운 태풍이 닥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기상청은 오는 26일 이후 발생하는 태풍이 우리나라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면 태풍 예보 간격을 기존 6시간에서 3시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태풍과의 거리를 보여주는 지점도 165개에서 173개로 늘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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