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성지순례
싸바이디Sabaid 안녕하세요, 23회 불이회 우리도반 10명과 비구니스님 한 분 그리고 재가 불자 12명 이렇게 23명이 4박6일 일정으로 라오스 성지순례를 다녀왔다. 라오스는 경쟁이 없는 나라, 욕심이 없는 나라, 싸움이 없는 나라라고 가이드는 목에 힘을 주었다. 1년 열 두달 365일, 싸움하는 것을 볼 수 없는 나라가 이곳이며, 동남아 가운데 최빈국이지만 행복지수는 아주 높은 나라가 라오스 사람들이란다. 흔히 말하기를 볼거리는 태국, 레포츠는 필리핀, 사람은 라오스라고 한다. 라오스는 부처님을 신앙하는 불교국가이다. 700만 국민 가운데 85%가 불교신자이다. 우리는 먼저 루앙프라방을 찾았다. 이른 아침에 라오스 스님들이 탁발을 나오는데, 스님들의 발우에 공양물을 담아주는 의식이다. 이번에 동참한 재가불자들은 가이드가 미리 준비한 공양물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다가 탁발 나온 스님들에게 공경심으로 공양물을 올렸다. 가슴이 뭉클하고 큰 감동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일찌기 경험하지 못한 것이기에 그 감동은 실로 컸다. 오렌지색 가사를 입고 줄을 지어 멀리서 걸어오는 모습은 그 옛날 인도 영축산에서 제자들을 데리고 왕사성으로 탁발을 하고자 맨발로 걸어오는 부처님과 그 제자들을 보는 것 같았다. 그러니 어찌 감동이 없으랴 오후에는 루앙프라방 외곽에 팟파오라는 사찰을 찾아갔다. 그곳에는 사찰에서 운영하는 학교가 있었는데, 어린 동자승 500여명이 수업을 받고 있었다. 우리는 미리 준비한 기부금을 주지스님에게 전달하였고 또 인터뷰도 하였다. 한국인 손미자씨가 통역을 하였는데 그녀는 얼마전 인간극장 (안녕 라오스)에 주인공으로 나온 사람이라고 했다. 그녀는 네덜란드인 남편을 만나 식당을 운영하면서 다복하게 살고 있었다. 가이드는 우리를 빠우석굴로 안내했다. 메콩강의 지류에 배를 타고 40분정도 올라가니 석굴에 여러 부처님이 다양하게 모셔져 있었다. 특별한 것은 석굴 앞에 포대화상처럼 배가 나온 부처님한 분이 앉아 있었는데, 궁금하여 가이드에게 물었다. “과거에 스님이 한 분 계셨는데 열심히 수행정진 하였다. 키도 크고 인물이 좋아 마을 사람들이 누구나 칭찬하고 칭송했다. 그런데 마을에 젊은 여성들이 스님의 인품에 매료되어 스님을 찾아가 구애를 하였다. 스님은 수행하는데 장애가 되었지만 별 도리가 없었다. 고민 끝에 그 해결책으로 몸에 살을 찌우기 시작했다. 많이 먹고 벽을 보고 앉아 있으니 배가 나왔다. 임신한 사람처럼 배가 쑥 나오니 여성들의 구애가 사라졌다. 스님은 앉은 채로 열심히 수행하여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저렇게 부처님이 되어 좌불로 앉아있는 것이라”고 했다. 내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부처님”이라 했더니 웃음이 터졌다. 성지순례란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다. 사람 사는 곳엔 반드시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다. 배를 타고 루앙프라방으로 돌아오는데, 공운스님께서 당신의 스마트폰에 미리 준비해 온 아름다운 선율을 틀어주신다. 공운스님이 아니면 누가 저런 음악을 틀어주랴 싶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할 뿐이다. 도반 몇 분이 감흥에 젖어 시를 읊조렸다. 먼저 지성스님이 자연의 경관을 보고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 흰구름 노니는 곳 청산은 미소짓고 청산의 미소속에 백운이 모여드네 나날이 벗할이는 청산과 백운이니 그 속에 찾는고요 어디인들 없으리 이어서 무문스님이 선상의 축시를 즉석에서 낭독했다. 일척선경일양청一隻船景一樣淸 한 척의 배 위 풍경은 한 모양으로 청정하고 일노정진일로명一努精進一路明 한결같이 힘써 정진하니 한 길이 밝았도다 일동일정일미동一動一靜一味同 한번 움직이고 한번 고요함이 한 맛으로 똑 같으니 일도대중일심통 一道大衆一心通 한 길위에 사부대중 일심으로 통했도다 이번에는 진각스님이 행각승이라는 주제의 시를 가지고 낭낭히 읽었다. 인간세상 무한근심 다 흩어버린 채로 표현한 신세되어 한가로이 유람하네 백년천지간에 표주박 같은 승려로 풍월을 읊노라니 흥이 절로 유창하네 소납도 졸작 시, 나를 인도 하소서를 인용했다. ..........해인사 큰법당에서 삼천배 절을 올리던 순수하고 순결한 아름다운 시절로 나를 데리고 가소서 검정 고무신을 신고, 바지 아래 행전차고 궁현당에서 힘차게 소리내어 치문을 읽던 그 영혼의 푸르름으로 나를 인도하소서....... 누가 말했던가 성지순례는 가슴이 떨릴 때 하는 것이지 다리가 떨릴 때 하는 것이 아니라고, 20대 후반에 만난 우리 도반들이 이제 환갑, 진갑을 모두 넘기고 있다. 세월은 참 많이 흘렀다. 모든 것은 덧없다.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하라 제행무상諸行無常 불방일정진不放逸精進
일광 두손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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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부처님의 하루 일과를 봅니다. 평화롭게 깨어 있는 하루하루, 매 시간 깨어 있는 일상. 저도 몇 년 전 라오스 여행 가서 새벽 일찍 스님들께 공양물을 올렸습니다.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사람들은 정말 깨끗하고 순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