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27일 (토) 제29회 공인중개사 시험을 보고 학원 지인들과 밥 먹고 술 마시다가 자정이 넘어 집에 들어왔습니다.시험지를 꺼내 채점을 하니 1차, 2차 다 불합격이었습니다.
순간 마음이 서릿발 칼날 위에 놓여진 것처럼 시리고 아팠습니다. 그래서인지 불 꺼진 거실을 두시간 동안 마냥 거닐며 돌았습니다.
다음날(월) 아침 일찍 학원으로 갔습니다. 실장님을 기다리며 어머니께 전화 드리니 위로를 해 주셔서 약간의 위안이 되었습니다. 실장님은 의아한 얼굴이었지만 촉촉한 눈망울로 위로를 보내 주었습니다.
합격해서 즐거운 얼굴로 오신 분들을 축하해 주고, 실장님께 저는 다시 공부를 시작 하겠다고 했습니다.
11월 12월은 그냥 독서를 하면서 마음을 가다듬었습니다. 그리고 그냥 공부를 해서는 안 되고, 나름 계획과 전략을 짰습니다. 이 시험은 자격시험이고 객관식 절대평가이다. 이 점을 명심하고 다시 불합격한다 하더라도 올해와 똑같은 길을 걸어 불합격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1월달에 학원에 1차, 2차 동시에 등록하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제 나름 계획은 1월에서 4월까지 1차 과목을 완전한 궤도에 올리는 것이고,
5월에서 8월까지 2차 과목을 완전한 궤도에 올려 9, 10월에 동형 모의고사 문제로 실전감각을 익히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1, 2월 1회 주기에서는 2차 과목은 학원 교수님이 중요하게 얘기하시는 걸 기본서에 체크하는 것 정도로 해두고,
1차 과목 위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학개론 보다는 민법이 어려웠기 때문에 주 5일(주말포함)을 민법위주로 공부를 했습니다. 각 파트마다 출제 문항 수, 그리고 파트별 세부 문항 문제 유형을 파악을 먼저 했습니다.
단원별 기출문제집(단원별 기출문제집은 2월중에 출판되는 걸로 기억 됩니다.)을 따로 구입해서 기본서 단원별 내용을 먼저 보고 기출문제를 풀고, 기출문제 풀면 기본서 어디에 나오는 내용인지 다시 확인하고 하는 식으로 했습니다.
이렇게 3, 4월 2회 주기까지 하고 나서 실전 모의고사 문제지(일명 장판지)를 사서 풀었습니다.(이때는 아직 새학기 문제지는 나오지 않아 작년 문제집을 사서 풀었습니다. : 1차 과목은 변동된 내용이 거의 없어 작년 문제집을 사도 특별히 문제될게 없었습니다.) 모의고사 문제도 풀고 나면 기본서 어디 부분에 나오는지를 꼭 체크하고 넘어갔습니다.
(※ 처음 공부 하시는 분들은 이때쯤 민법 조문 특강을 들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4월 하순경에 학원에서 외부 모의고사(랜드하나)를 봤습니다. 1차 과목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 있었습니다.
(※ 처음 공부를 하시는 분들은 첫 번째 두 번째 모의고사에서 많이들 좌절하십니다. 그러나 이 실패와 아픔을 슬기롭게
다룰 줄 아시는 분들은 여기서 주저앉지 않고 일어나셔서 합격을 하시더라고요.)
학원에서 매월(4월부터) 하순경에 보는 모의고사는 나의 수준과 위치를 알 수 있고 실전에서 하는 답안지 작성, 시간배분, 문제 흐름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매월 꼭 봤습니다.
이제 5월과 6월 요약집 수업을 할 때는 1차 과목은 학원 수업에 집중하고,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 정도 회차별 기출문제(이때쯤 회차별 기출문제집이 출간됩니다.)와 모의고사 문제를 풀고, 나머지 시간은 모두 2차 공부에 집중했습니다.
(※ 처음 공부 하시는 분들은 5월 중순 쯤 단원별 문제풀이 특강을 들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때 독서실에 다니면서 마시지 않던 커피를 서너 잔씩 마셔가면서 새벽 2시까지 공부를 했습니다. 인강을 많이 들어가면서
단원별 기출문제를 풀고, 푼 내용은 요약집에 체크하고, 체크할 때 어디 부분을 꼬아서 만든 문제이지를, 기산점이 어디인지까지 일일이 다 체크를 했습니다.
근데 이때 제가 체크 못하고 가장 큰 실수를 한게 건강이었습니다. 몸이 견뎌 줄것로만 알았는데 6월 중순이 되자 이명이 오고 감기 없는 몸살이 일주에 한번 씩 삼주간 계속되었고 어지럼증으로 응급실에 까지 실려 가기까지 했습니다.
학원에도 나갈 수 없었고 공부도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굉장히 혼란스러웠고 약간의 우울증이 있었지만 운명을 받아들이고, 이 시기에 부인과 밤늦게 까지 따뜻한 얘기 나누고,
시에서 주관하는 가족 캠프에 2박 3일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일하면서 공부한다고 가족한테 신경을 많이 못써서)
그러다가 8월이 지나가고 나니 어느 정도 몸이 회복되어 도서관과 독서실을 오가면 마무리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같이 공부하던 학원생들과 실전처럼(100분씩) 옆에 나란히 앉아 실전모의고사 문제를 풀고 같이 체크하고 요약집을 확인하고 중요한 부분을 다시 익히고 했습니다.
저는 1교시는 민법부터 풀고 학개론을 풀었고, 2차 1교시는 공법부터 풀고 중개사를 풀었습니다. 시험과목 순서를 작년과 다르게 했습니다. 저한테는 이 방법이 맞는 것 같아 연습에서도 실전에서도 이렇게 했습니다.
이 시기에 맛 나는 음료수를 사 주시고 같이 합격해서 합격자 모임에서 만나자고 하시던 분들,
아픔을 걱정해 주시면서 격려해주시던 실장님, 민법 교수님께 감사함을 표합니다.
2019년 10월 26일 다시 시화공고 시험장에 갔습니다. 이번엔 작년보단 자신감이 있었고 학생으로서의 나의 직분을 다하면 될뿐 합격, 불합격은 나의 소관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1교시 시험시간에 확실히 아는 문제 위주로 체크하니 합격점수는 나올 것 같은 느낌이 있어 어려운 계산문제 2문제와 생소한 지문이 있는 문제는 그냥 읽지 않고 패스하고 답안지 체크에 이상 있는지 확인하는데 시간을 썼습니다. 그러니 훨씬 여유가 있었고 긴장도 되지 않았습니다. (객관식 절대평가라는 점을 기억했습니다.)
※ 각 과목마다 배우지 못한 생소한 문제가 5문제 정도는 출제 된다고 합니다.
제 짧은 소견으로는 이 시험은 운이 많이 작용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내가 공부한 영역에서 문제가 얼마나 나오느냐?, 이번 회차에 난이도가 쉽나 어렵나?, 내가 찍은 문제가 얼마나 맞을까?
작년은 나의 부족함으로 떨어진 것 같고 올해는 운이 좋아 붙은 것 같습니다.
운명의 여신은 시기심 많고 투정 많은 여신이라
운명이 던져주는 불행에도 구질구질하지 않고
내가 바라보는 곳을 왜냐는 물음 없이
그저 뚜벅뚜벅 앞으로 걸어 나간다면 운명의 여신의 사랑을 받을 줄도 모릅니다.
※ 이 글은 저의 경험이라 처음 공부하시는 분들은 참고만 하셔서 자기에 맞는 공부 방법을 찾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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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리 인생에서 1~2년은 짦지만 공부할때는 길게 보이지요.
고생하셨고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중개활동 대박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