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영성체 감사편지
우진희 미카엘라 (24구역 4반)
벌써 시작하고 싶었던 첫영성체였는데 코로나로, 직장생활로 계속 미뤄지던 중 첫째가 벌써 초등학교 6학년이 되었습니다. 더는 미룰 수 없겠다 싶어 큰마음 먹고 둘째까지 함께 시작하였습니다. 약간은 설레고 긴장되는 마음으로 맞이한 3월 16일 첫영성체 첫 모임 날, 저는 첫영성체 일정표를 받아보고 아주 깜짝 놀랐습니다. 일주일에 3일씩! 3개월! 이 긴 시간 동안 이 많은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니 한숨만 나왔습니다.
그렇게 첫영성체 교리가 시작되었고, 익숙지 않은 스케줄에 몸도 마음도 피곤해졌습니다. "이렇게까지 절차가 많아야 하나? 시대가 변했는데 너무 과한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변명거리를 찾게 되었습니다. 저녁에 아이들과 필사를 하던 중 큰아이가 둘째 아이에게 물어봅니다.
“첫영성체 재미있어?”
“재미있겠어?”
“재미없는데 왜 하니?”
“해야 하는 거니까 해야지.”
“그치. 해야 하는 거니까 그냥 하는 거야.”
아이들이 주고받는 대화를 듣고 순간 전 멍해졌습니다.
나보다 아이들이 더 피곤하고 힘들 텐데 "해야 하는 거니까"라는 생각으로 첫영성체를 준비하고 있었구나! 수많은 생각이 들면서 반성하게 되었고 저를 붙잡아준 아이들 덕분에 가르침을 주신 예수님 덕분에 다시 마음을 다잡고 중도 포기 없이 마지막까지 잘 온 거 같습니다.
선생님들께서 그동안 많은 사진을 찍어주셨는데, 동영상 제작을 위해 그중에 아이들 사진 몇 장을 선택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조용한 오후 아이들의 사진을 천천히 들여다보니 영성체 시작 때와 계절도 바뀌었고, 낯설어하던 아이들의 표정도 점점 편안해 보였습니다. 아이들의 표정을 보면서 예수님의 은혜를 받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표정이 제일 밝게 변해 있던 사람은 바로 저였습니다. 첫영성체를 준비하면서 많은 시간과 일정 속에 힘에 부친 적도 있었지만, 그 힘든 시간 속에서 예수님은 저에게 많은 가르침과 은혜를 베풀어주셨습니다. 예수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화요일, 목요일 평일 미사 때마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불러주고, 배웠던 교리에 대해 질문해 주시고 사랑을 표현해 주셨던 주임 신부님, 따뜻하고 자신감 있는 지도력을 발휘하여 첫영성체에 참여한 아이들이 하나로 단결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부주임 신부님, 지쳐 힘들어할 때 토닥토닥하며 응원해 주신 수녀님, 직장을 다니면서도 사랑과 관심으로 큰 희생과 봉사를 해주신 세 분의 선생님들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항상 응원해 주신 가족과 함께 준비했던 우리 팀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우리 팀의 사랑과 격려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 모든 분의 기도와 지지가 첫영성체의 특별한 순간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모두 너무 고생하셨고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기회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첫영성체를 통해 우리 아이들은 하느님의 사랑과 은혜를 직접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세 달여 긴 시간 동안 노력한 결과 성공적으로 스스로 마무리를 할 수 있었고, 그 열매를 맺은 경험은 아이들에게 큰 성취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신앙의 첫걸음을 내딛는 모습을 보며, 기쁨과 감동을 가슴에 새기며 신앙 안에서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앞으로의 여정에서도 하느님과 함께하며 사랑과 믿음 속에서 성장하길 기도하겠습니다. 성가정을 이루어달라는 간절한 기도에 응답해 주신 하느님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