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알프스는 내게 있어서 한평생 사무치게 그리웠던 환상의 여인 같은 그 무엇이었다.
지구의 먼 동쪽 끝에서 토종식물처럼 살아온 나는, 낯선 시간과 공간 속으로 흘러 들어간다. 그곳엔 피부색이 다르고, 눈동자가 다르고, 머리 모양이 다르며, 치즈와 빵과 베이컨을 즐겨 먹고, 언어가 다른 곳이다.
취리히(Zurich)까지는 직항이었다. 12시간 20여분을 날아가는 여정엔 지긋한 인내가 필요했다.
여정 그 다음 날, 레만 호수로 향했다. 그곳 호수의 물빛은 깊었다. 깊은 물빛과 비췻빛 하늘과 땅이 한없이 푸르른 그곳의 정한 풍경에 한없이 매료 되었다.
나는 그곳에서 아내와 함께 바다인지 호수인지 분간이 어려운 물빛 깊은 레만 호수 길을 걸었다.
치렁치렁 감기는 청수 같은 바람과 맑은 햇살과 푸른 하늘과 물빛 깊은 호수. 그곳으로 모여 들어 느긋이 와인과 커피, 베이커리를 즐기며 여유롭게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들이 너무나 평화롭고 낭만적 이어서 한없이 부러웠다.
그 낭만적이고 자유로운 풍경을 보면서, 내가 한평생 비좁고 탁한 회색빛 도시에서 긴장의 끈을 당기며, 시퍼렇게 독 오른 삶을 살아 왔구나, 하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 의식 속으로 흘러드는 스위스는 별천지 같은 아름다운 세상이었다.
상 몇 편>
호수를 행해 카메라 서터를 누르는데, 낯선 여인들이 나를 행해 포즈를 취한다.ㅎ
마테호른(해발 4,478m)으로 드는 로지(Lodge) 마을이 이곳에 형성돼 있다.
이곳 체르마트는 세계 3대 미봉 중의 하나인 마테호른으로 드는 기착점이다.
아침에 일어나 조깅을 했던 상트 칼렌이다. 마을 분위기가 풍경화처럼 조용했다.
학생들이 한국이 멋 있다고, 엄지를 치켜올렸다. 처음엔 날 보고 그러는 줄 착각했다.ㅎ
100살 된 고풍스러운 자동차를 타고, 상트칼렌 시내 투어가 가능했다.
인터라켄 시내는 마차 투어도 있었다.
유립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다리 카펠교다.
호수에 부는 부드러운 바람처럼 그들은 자유롭고 낭만적이었다.
수도 베른은 고풍스럽고 아름다웠다.
그곳 베른의 두 여인에게 사진 촬영의 양해를 구했다. 담박에 "오! 예스! 예스!"하면서 그 즉시 포즈를 취했다. 낯선 이방인에 대한 경계심이나 사고의 경직성도 없이 자유롭게 개방된 그들이었다.
금발의 파란눈동자를 가진 우아한 여인들이여!
장밋빛으로 가득할 그대 꿈을 들을 수 있었다면 그 여정이 얼마나 더 아름다웠을 것인지….,
먼 동방의 나라 ‘꼬레’에서 온 어느 낯선 이방인이 그대들의 앞날에 축복이 가득하길 기원하나니....,
스위스의 낯선 시간과 공간 속에서. 석등.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