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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어장 첫 조업현장을 가다 NLL인근 해역, 삼엄한 경비속 순조로운 조업
저도어장에 입어하기 위해 북위 38도33분 어로한계선에 대기중인 어선들. 하얀 벗꽃이 피기 시작하는 4월이 다가오면 고성군어업인 들은 마음이 설렌다. 지난해 12월말일을 기준으로 수산자원 회복을 위해 3개월간 폐장 되었던 저도어장이 개장되기 때문이다. 지난 6일 동해안 최북단 저도어장이 첫 개장 됐다. 새벽 3시30분, 거진해양경비안전센타 대진출장소에는 어업인들의 저도출항 출어등록이 시작됐다. 이날 문어연승133척, 나잠5척, 관리선5척, 자망14척 총128척이 저도어장에 출어등록을 했다. 어둠이 가득한 5시에 대진항을 출항한 어선들은 어로한계선인 북위38도33분 해역에서 선박식별용 표지판을 부착하고 점호를 받은 후 바다에서 횡렬로 대기했다.
저도어장으로 출발.
이어서 6시 정각, 해경의 출발사이렌과 함께 128척의 어선들은 일제히 엔진의 출력을 높여 저도(猪島) 방향으로 전력 질주를 시작했다. 어선들이 이렇게 일시에 전속 질주하는 것은 매년 조업으로 어획이 좋은 위치를 경험적으로 알고 있어 그 장소를 선점하려하기 때문이며, 백 여척의 어선들이 1.6㎞거리를 파도를 가르며 나아가는 광경은 마치 자동차 레이스나 공기부양정의 질주 같은 스펙터클한 영화의 한 장면과 같았다. 어선과 해녀들이 저도섬 주위에서 조업을 하고 있다.
어선GPS, 북위 38도34분 어로허용선에 도달했다.
기상은 순조롭고 6시5분경 태양이 동쪽에서 올랐다. 저도어장 안쪽 A구역에는 해녀와 관리선 선외기 들이, 바깥C구역에는 자망연승복합 어선들이 바쁜 작업의 손놀림을 이어갔다. 가끔 기동통로인 B구역과 어로허용선 34분을 월선하는 선박의 남하조치를 위한 해경정과 수협지도선의 날카로운 사이렌이 바다를 가로질렀다. 군사분계선의 연장선인 38도37분의 동해 NLL뒤편으로 금강산 구선봉이 조망된다. 최대 허로허용선 38도34분에서 조업중인 우리어선을 해군함정이 호위하고 있다. NLL이 가까운 북녘으로는 해금강의 낙타봉을 배경으로 어선들이 조업을 했다. 그 어선들 뒤로 우리 해군고속정편대가 삼엄한 경계를 펼치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었다. 그동안 북한의 수소폭탄실험, 탄도미사일 등 연이은 남·북간 대립사태로 극도의 신경전이 펼쳐져왔고 북의 전파교란까지 일어난 탓에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더군다나 이 지역은 과거 1960~70년대 명태조업어선들이 북한함정에 나포(拏捕)되어 수많은 납북어부가 발생한 비극의 현장이기에 군·경의 경계는 한층 삼엄했다. 낚시를 던진 후 한 시간이 지나 어구를 들어 올리자 싱싱한 참문어가 어획됐다. 잠수기선에 도 가득 찬 망태기가 갑판위로 올려 졌고 50여명에 달하는 해녀들의 숨비소리가 저도주위에 가득 울려 퍼졌다. 작업을 일찍 마친 어선부터 대진항으로 입항해 수산물이 경매에 붙여졌다. 위판장은 최북단 청정해역의 수산물을 구입하려는 상인들과 각방송사와 구경인파까지 모여 북새통을 이뤘다. 저도는 아직도 황금어장임을 실감케 하는 순간이었다. 입어 첫날 해삼 150㎏,미역1,500㎏,멍게400㎏,문어4,500㎏ 총6천5백50㎏에 9천9백50만원의 어획고를 올렸다. 이는 지난해 7천4백70㎏ 1억9백48만원의 어획고에 비하면 10%이상 저조한 수준이다. 활어와 문어의 어획은 예년과 비슷했으나 미역채취는 절반 수준에 그쳐 고된 물질을 하는 해녀들의 얼굴이 밝지 않았다.
(←어업업지도 현장을 방문한 윤승근 고성군수(우측), 김형실 군의장, 최영희 고성수협장이 첫 어획된 문어를 들어보이고 있다) 저도어장의 해녀, 고된 물질에 비해 조업이 부진했다. 한편, 1972년 첫 개방된 저도어장(猪島漁場)은 과거 ‘80호어장‘ ’93호어장’ 등 한시적인 어장으로 연장을 거듭해 오다가 지난 2006년 해양수산부의 어선안전조업규정 개정에 따라 현재의 ‘저도어장‘ 체계로 확립됐으며, 안전지침 마련 및 세부 조업구역 획정의 과정을 거치면서 2010년 7월에야 첫 조업이 개시됐다. 저진리 저도주변 1.7㎢ 수역에 동쪽 1.3㎞ 까지였던 저도어장은 현내면 선적 어선만 입어했으나, 이후 북쪽 1.6㎞(1마일) 동쪽 6.43㎞(4마일)를 확대해 총면적 15.6㎢가 됐으며, 어장의 A구역은 현내면, C구역은 고성군 선적 이 입어하고, B구역 500m는 작전통로로 운용된다. 어로허용선은 북위 38도34분. 장공순 기자 고성신문 www.goseo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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