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토장정52 (2015. 11. 14) 기장
7.9km (서해안 : 845.6km, 남해안 : 817.7km, 동해안 37.3km 합계 : 1,700.6km)
(부산시 해운대구 송정동 송정 해수욕장 - 기장군 기장읍 시랑리 - 연화리 - 대변리 대변항)
어제는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하루 종일 내려 꼼짝도 못하고 대신 모두 모여 스크린 골프를 했다.
저녁에 회장님이 합류하여 처음으로 7명이 함께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고 하명동 동생에게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침 일찍 회장님이 준비해 주신 제첩국을 한 그릇 하고
오늘 다시 멈출 수 없는 장정을 송정 해수욕장에서 시작했다.
해수욕장이 끝날 무렵 죽도공원안에 일출과 월출이 아름다운 곳이라는 송일정으로 들어가 본다.
정자에 올라서면 바다가 모두 내려보인다.
송일정을 돌아보고 내려와 송정2호교를 건너서 몇 걸음 가니 바로 기장군 기장읍 시랑리이다.
부산이 광역시로 개편되면서 기장군이 부산으로 편입되어 이곳도 아직 부산이다.
곰장어가 유명한 시랑리를 지나는데 갈맷길 1코스 2구간이며 해파랑길 2코스이다.
바닷가 쪽으로는 절벽이 가로 막아 동부산 관광단지가 조성중인 길을 따라 전 라오스 지부장님만 해동용궁사로 뛰어 들어 갔다 오고
일행은 계속 큰길을 따라 움직인다.
어제 밤 일곱이 모두 모여 사진만 찍었지 3명은 밤에 집으로 가고 1명은 차량으로 지원을 하고 3명만 외롭게 장정을 하고 있다.
언제 우리 모두 7명이 같이 장정을 할 수 있을까?
각각 맞고 있는 일들이 있어 부산으로 용인으로 안양으로 멀리 라오스로 흩어져 있어 쉽지가 않다.
거리가 멀어도 마음은 가까이 있어야 하는데 걱정은 걱정이다.
장정은 계속 멀리 바다가 보이는 큰길을 따라 이어지고 고개를 넘어가니 고개 아래 대변항이 보인다.
한반도를 동물로 그린 그림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일제 강점기 일본 지질학자 고토 분지로가 토끼로 표현했고
또 다른 하나는 최남선이 1908년 우리나라 최초의 잡지 ‘소년’ 창간호에 실은 대륙을 향해 포효하는 호랑이이다.
두 그림이 어떤 이유에 의해 그려진 것은 말할 필요가 없고 토끼든 호랑이든 꼬리는 포항의 호미곶이고
두 동물 모두 있는 아니 포유류라면 모두 꼬리 밑에 자리 잡은 중요한 배설기관이 하여간 이 근처 어디라고 할 수 있는데
이곳에 마침 지명이 대변이고 보니 웃음이 나온다.
막 대변항에 들어서니 길가에서 아주머니 한 분이 고래 고기를 팔고 계신다. 얼른 한 접시를 사서 근처 편의점으로 들어가 소주 한잔을 한다. 총무님과 전 라오스 지부장님은 은 입에 잘 맞지 않는지 표정이 좋지 않다. 이상한 것만 골라 먹는 이상한 친구 덕분에 친구들은 쓴 소주만 먹고 나만 맛있게 먹는다. 한국은 포경이 금지되어 가끔 그물에 걸리는 고래가 높은 가격에 경매가 되고 있어서 이 가격에 고래 고기 한 접시는 어렵지만 요즘도 열심히 연구용으로 고래를 잡고 있는 일본에서는 싼 가격에 거래가 되고 쓰시마가 가까운 부산에서는 쓰시마에서 보따리 장사로 싼 고래 고기가 많이 들어온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이 지역이 예전에는 고래가 많았던 지역이니 그러려니 하면 먹었다.
대변항 안쪽 죽도로 넘어 들어가는 구름다리 근처에는 마을 할머니들이 꼬부랑 허리로 어린 가자미를 말리고 아가씨 오징어를 배를 타서 말리며 장사를 하신다. 이 가자미는 프라이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튀기듯 구어내면 입속에서 다시 살아난다. 할머니의 가자미를 모두 쓸어 담아 서로 나누고 야들야들한 반 쯤 말려진 오징어 아가씨도 나누고 서울로 올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