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일본 포장기술 편람을 번역하고 있는데 깜짝 놀랄만한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먹는 우유팩, 보통 200ml, 500ml, 1000ml가 기본인데, 요즘은 그 외 용량도 조금 더 있는 것 같습니다.
일본도 우리와 동일한 사이즈와 용량으로 되어 있죠. 그런데 말입니다.
일본 우유팩 중에 500, 1000ml의 경우는 상단부가 특이하게 되어 있습니다.
일본 마트에 몇번 갔어도 뭐 그게 그거니까 눈치를 못챘습니다. 그러니 주의깊게 보지도 않았고, 샘플을 구입할 일도 없었습니다. 500ml 이상의 우유를 사온다는 것은 무리죠.
일본 우유팩을 보면(500ml 이상의 용량)
이처럼 여는 곳 반대편 상단에 원호상으로 파여 있습니다. 실제 제품의 경우는 대략 아래와 같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일본 JIS 규격에 있고, 이것을 넣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때문에 일본 우유회사에서는 이 부분을 따내기 위한 일종의 금형까지 만들어서 따내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할까요?
"키리카키"라고 하여 "잘라낸 부분" 이정도로 해석이 됩니다. 한자로는 "切欠(절결)"입니다.
이것을 그러면 왜 굳이 만들었느냐
역할: Barrier free 대응 용기로 시각 장애인이 우유와 다른 음료를 구별할 수 있고, 또 절개가 붙어 있는 반대쪽이 빈 입구라고 알 수 있습니다.
음료용기 관련 불편함 조사 결과
배리어프리 사회 실현에 대한 대응이 진전되는 가운데 농림수산성이 1993~1995년도 3개년 동안 시각장애인의 식품 접근성 개선을 도모하기 위한 실태 파악·개선 방법을 검토했습니다.
이 실태조사 중 '음료용기에 관한 불편함 조사'가 발표되어 종이팩 음료에 대한 불편함이 가장 많았고, 종이팩 음료에서는 우유와 다른 음료와의 구별을 원하는 목소리가 76.8%로 두드러지게 높은 응답을 받았습니다.
(1) 가장 불편을 느끼는 용기는 무엇입니까?
(2) 종이팩 음료 중에서 무엇과 무엇을 가장 구별하고 싶으신가요?
시각장애인들이 일상의 식생활에서 같은 모양의 종이팩 내용물을 모르는 것에 불편함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에 따라 업계 단체와 행정, 개인이 협력해 검토를 계속했습니다.
그 결과 2001년부터 종이팩 우유에 "키리카키"가 붙게 되었습니다.
그 대상은 내용물이 생우유 100%인 '종류별 우유'에만 적용합니다.
모든 '종류별 우유'에 적용하는 가에 대해서는, 임의 표시이므로 모든 메이커가 적용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규격은 JIS 규격(일본 공업 규격 '고령자·장애인 배려 설계 지침-포장·용기')에 근거한 것입니다.
우유 '키리카키' 실시 기준
1.대상상품
종류별 '우유'만 적용한다.
2.식별방법
부채꼴 모양의 '키리카키'를 1개로 한다.
3.식별규격.위치
'절단'의 반지름 R은 2.5mm 또는 6.5mm로 하고, 개구부 반대쪽으로 한다.
4. 대상용기
500ml 이상의 가정용 종이팩(지붕형 용기)으로 한다.
일본은 남을 배려하는 상품이 참 많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런 것이 있는지는 상상도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