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무사히 ‘후보자’를 뗄 수 있을까요? 보통 국회 인사청문회 검증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가 관심인데, 김문수 후보자의 경우 사정이 다릅니다. 5년 전 검찰총장 윤석열을 직격했거든요.
김문수 후보자는 2019년 8월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광복절 문재인 퇴진 구국연합집회’에 참석했습니다. 이른바 ‘태극기부대’라고 불리는 극우세력들의 집회였죠. 김 후보자는 무대에 올라 “뻘건 윤석열부터 검찰총장이라는 저 뻘건 사람들, 죄 없는 박근혜 대통령을 33년형으로 적폐 청산한다는 이름으로 다 잡아넣은 저 뻘건 검찰청이 보이느냐”라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국정농단 특검팀에 참가했던 윤석열 검사를 “빨갱이”라고 비난한 겁니다.
윤 대통령은 김 후보자의 이런 발언까지 용서할 정도로 품이 넓은 걸까요, 아니면 인사 검증에서 걸러지지 않은 걸까요? 조국혁신당은 후자라고 봅니다. 윤 대통령이 장관 후보자나 주요 보직에 지명한 사람 중에 멀쩡한 사람이 없었던 것을 보면 말이지요. 그래서 김문수 후보자는 큰일이 난 겁니다. 국회 인사청문회야 대충 임해도 윤 대통령이 무시하고 임명하니 별문제가 안 될 텐데, 임명권자의 ‘격노’를 부를 만한 발언이 뒤늦게 적발된 거니까요. ‘짐이 곧 국가’라고 믿고 있는 것이 분명한 윤 대통령은, 김문수 후보자의 5년 전 발언에 격노할 것이 분명합니다. 윤 대통령이 격노하면 온갖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김 후보자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사회 곳곳에 반국가 세력이 암약하고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윤 대통령에게 반국가 세력은, 곧 ‘반윤석열 세력’을 뜻합니다. 따라서 ‘어? 내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자가 반국가 세력이잖아?’하고 지명을 철회할 수도 있습니다.
김 후보자가 위기를 탈출할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5년 전 태극기부대 집회에서 가짜뉴스로 선동을 일삼는 ‘검은 세력’들에게 휘둘려 헛소리했다고 공개적으로 사과를 하면 됩니다. 위대한 지도자를 알아보지 못한 자신의 어리석음에 대해 반성도 하고요. 그것도 안 된다면, 300만 원짜리 디올백을 들고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씨를 찾아가세요. ‘접견 수단’이자 ‘감사 표시’로는 디올백만한 게 없습니다. 경호원들도 문을 활짝 열어줄 겁니다. 그리고, 김 씨 앞에 납작 엎드려 간곡하게 설득해 보세요. 지금은 “뻘건 윤석열”이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고, “여사님 말씀대로 ‘진보의 오야붕’이라고 믿는다”고 말이죠.
2024년 8월 22일
조국혁신당 대변인 강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