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밤”Forgotten
한국영화, 장르:범죄,미스테리,스릴러 개봉:2017.11.29
감독,각본:장항준, 제작:비에이엔터테인먼트,미디어메이커
주연:강하늘,김무열, 관객:1,366,064명(2017.12.18.현재)
누가 보아도 행복한 가족, 엄마와 아빠와 두 형제가 승용차에 몸을 싣고 이사를 간다. 때는 1997년의 어느날이다. 이 날 누구에게 무슨일이 일어났을까? 사건의 중심으로 향하는 복잡한 스펙트럼이 시작된다. 낮에는 햇볕이 비추는 이삿날, 밤에는 소낙비가 내리며 대지를 적시어 주었다. 2층집 호화저택은 한눈에 보아도 상류층 가족임을 알수 있다. 명문대 출신의 형 “유석”(김무열역)은 다재다능한 탈렌트이지만 불의의 사고로 오른쪽 다리에 장애를 입고 있다.그에 비하여 동생 “진석”(강하늘역)은 신경쇠약으로 인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전형적인 미달자 3수생이다. 급하게 이사를 하게 된 전 주인이 2층 방 켠에 미쳐 가져가지 못한 짐이 있어서 한달간 임차를 하기로 했다. 그날 저녁 가족이 식탁에 앉아 식사를 나누는 시간, 어디선가 “쿵”하는 소리가 들리지만 진석외에 아무도 그 소리를 듣지 못한다.
이사 첫날, 피곤에 지친 진석을 위해 형 유석이 동생과 함께 뒷산 공원으로 향했다. 비내리는 도시의 야경은 로맨틱한 정서를 보여주며 단란한 가정의 한켠을 보여주는 듯 하다. 그때 형에게 아버지(문성근역)의 전화가 걸려오고, 형이 동생을 두고 잠시 집으로 내려간다. 형이 내려 간 후 진석은 인근 공원을 거닐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유석이 집으로 내려가던 길, 누군가로부터 납치를 당하는 다급한 상황이 일어났다. 이 장면을 뒷산 공원에서 우연하게 목격한 진석이 뛰어 내려 왔지만 차량번호만 확인했을뿐 그를 놓치고 말았다.
두명의 경찰(이성우,연제형역)이 잠복 수사를 하고 형은 납치된지 열흘이 넘어가고 있다.아버지와 어머니(나영희역)는 유석보다 진석을 더 염려하는 눈빛이다. 19일이 지난후 형 유석이 진석의 눈앞에 나타난다. 집으로 귀가를 한 것이다. 그러나 돌아온 형은 지난 19일의 행적 가운데 어느것 하나라도 기억하지 못하는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려 있었다. 형은 19일의 기억외에 다른 모든 것이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형을 바라보는 진석의 마음은 예전과 같지 않다.
진석은 이상한 악몽에 시달리는 시간을 갖고 있다. 2층 맞은편 잠겨져 있는 방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지만 두려움과 공포도 함께 밀려왔다. 형이 집으로 돌아온후 그날 밤 형이 야심한 시간에 외출을 한다. 그러나 다음날이 되었을 때 형은 외출을 나간적이 없다고 말한다. 모든 것이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진석은 무엇인가 의구심을 갖기 시작한다. 다음날 밤, 잠이든 진석의 곁에 형 유석이 옆에서서 샤프심을 한없이 눌러댄다. 결국 샤프심이 노트위에 떨어지고 형과 함께 사용하는 2층 방은 미스테리의 공간으로 변해간다. 그날 밤에도 형이 외출을 하고 진석은 형을 쫓아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오른쪽 다리를 저는 형은 여유롭게 걸어간다. 분명 형이 아니다. 그곳에는 두명의 형사들과 형이 무엇인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리고 진석은 그들에게 발각되어 추적을 당하고 형에게 의해 기절을 경험한다.
진석이 눈을 떴을 때는 늦은 아침시간이었고 그는 책상위에 엎드려 잠을 청하고 있었다. 악몽에서 깨어난 듯한 진석이 기억하는 밤은 너무나 생생하다 못해 사실로 받아들인다. 누구보다도 다정다감했던 유석과 진석의 관계에 틈이 생겨나기 시작하고 “의심”의 단서가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일단 지금의 형은 진짜 형이 아니다. 진석은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지만 곧 어머니도 진짜 어머니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면 아버지도 진짜 아버지가 아닌 것이 되는 이상한 상황앞에 진석이 놓여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가족으로 알고 있었던 모든 가족이 친가족이 아닌 것이 된다. 가족을 피해 경찰서로 도피한 진석은 새로운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1997년, 스물한살로 알고 있었던 자신이 2017년 마흔 한 살의 자신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어떻게 해서 이런일이 가능한 것인가? 거울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은 20년의 벽을 허물고 늙어버린 자화상이었다. 집으로 돌아온 진석은 이사첫날 저사람이 형이냐는 이사짐 센터 직원의 한마디가 생각이 난다. 스스로도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했던 진석은 20년의 세월동안 무슨일이 어떻게 일어난 것인지 알고 싶어 했다.
1997년, 진석은 가족과 함께 이사를 가는 날이었다. 그러나 우연하게 일어난 사고로 부모는 즉사하고 형은 6개월째 사경을 헤메고 있다. 우연이 겹쳐지면 그것은 운명이었을까?채팅방에 나타난 살인의 댓가가 수술비와 맞아 떨어진다. 살인을 실행하기 위해 찾아간 2층 저택의 가족을 바라보며 뒤돌아서는 순간 모든 일은 순식간에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고 어린 남자 아이를 제외한 여자 두사람의 생명을 앗아간다. 악은 악으로 재현되는 듯 살인의뢰자마져 건물에서 떨어져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한 형마져 세상을 떠나버린다. 그리고 20년의 세월동안 이 사건은 미궁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어린 남자아이가 자라나 성인이 되었고, 이 사건의 정확한 진실앞에 서고 싶었다. 최면술사의 아버지, 연기력이 뛰어난 일반여성이 조합된 1997년의 재현가족은 이렇게 진석의 그날을 만나려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진석은 바로 그날과 직면하였다. 기억의 밤은 살인으로 가족을 잃어버린 유석과 교통사고로 가족을 잃어버린 진석의 밤이었다. 인생의 허무함이란 잔인함으로 다가올때가 있다. 우발적인 사고였지만 그 결과는 치명적이다.
영화는 끝이 났다. 기억의 밤은 우리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죄의 잔상이다. 유석과 진석은 형제이지만 피해자와 가해자다. 공포와 스릴러, 그리고 미스테리가 연결된 기억의 밤은 109분 내내 집중을 하게 한다. 그리스도인은 거짓과 진실의 그림자속에 가려진 죄의 기억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이미 묻어버린 죄의 흔적이 있다. 회개란 은폐하고 숨기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나타내어 고백하는 것이다. 고백하지 않고 숨기려 할 때 또다른 시련과 고통과 죄의 반복을 경험하는 것이다. 우리들에게 주어진 기억의 밤이 있다면 이제 용기를 가지고 바로 그 앞에 당당히 맞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