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시스트 & 극우 포퓰리스트>
1. 2024년 말, 트럼프가 다시 권력을 장악했고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계엄이라는 친위쿠테타를 통하여 반대세력을 제거하려고 시도하였다. 이들의 말과 행동에서는 ‘파시스트’적 성격이 발견된다. 다만 민주적 제도를 완전하게 파괴하려는 시도 대신 민주적 장치의 작동을 불능하게 만드려는 정치가들을 우리는 ‘극우적 포퓰리스트’라고 부를 수 있다. 포퓰리즘은 피시즘을 민주적 절차와 결합하기 위해 재구성한 것으로 개조된 파시즘이다. 권위주의적 민주주의라고 말할 수 있다.
2. 그렇다면 파시스트적 정치는 어떤 성격을 띠는가? 파시스트는 위로부터의 독재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내부의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것으 목표로 한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진실을 왜곡하고 거짓말을 정당화하는 선전, 선동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파시스트는 개념과 원칙을 이성의 신기루라고 폄하하며, 텍스트를 통해 표현되는 논리적, 이성적 사고를 공격하고 경험적·과학적 증거를 무시한다. ‘진리’는 이성이 아닌 감정과 의지를 통해 파악되며 그들의 지도자는 진리에 도달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부여받았고 많은 국민의 뜻을 집약하고 대변하는 탁월한 의지를 지녔다고 칭송된다. 사실에 대한 냉정한 인식을 포기하고 오로지 믿음과 신념을 통한 확신을 강조하는 것이다.
3. 파시스트는 적과 동지를 구분하고 ‘적’에 대한 냉혹한 공격을 통해 동지를 규합한다. 역사적으로 파시스트들의 적은 ‘대의적 민주주의’와 특정 인종이었다. 대의제는 국민들의 집단적 무의식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불완전한 정치체제이며 오로지 파시스트 통치자의 선험적 능력에 의한 국민 무의식의 통합이 ‘진정한 민주주의’라는 점을 강변한다. 파시스트만이 국민들의 뜻을 제대로 표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파시스트가 지지자를 규합하는 방법은 적의 위험을 과장하고 두려움과 분노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히틀러의 유대인에 대한 다음과 같은 공격은 그들의 정치적 기만술을 생생하게 알려준다. “정치적 권력을 얻으면 유대인들은 (....) 가면들을 벗어 던진다. ‘민주적 민족’이라는 유대인은 피의 유대인이 되고 민중 위에 군림하는 폭군이 된다. (....) 국가의 지식인들을 박멸하려고 시도하고 (....) 영원히 복종할 노예로 만든다.”
4. 파시스트의 위험성은 그들의 신화적 사고와 통치자에 대한 맹목저 충성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파시스트의 가장 큰 위험성은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폭력과 테러를 통해 달성하려는 점이다. 파시스트는 적에 대한 증오를 최대한 증폭시켜 폭력과 공격을 정당화하고 적대세력의 완전한 멸절만이 진정한 국가를 만드는 초석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폭력성과 증오를 전파하면서 평범한 대중을 소위 ‘의식있는 국민’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5. 파시스트의 광신적 행동을 다만 ‘미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무시하려 했던 반응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반파시스트의 정치적 게으름이 파시스트 세력의 확장을 막지 못한 것이다. 파시스트의 확산은 파시스트 세력이 지지를 받는 사회적 환경에 영향을 받았다. 정치적 불안정, 경제적 빈곤, 대량실업, 가치관의 혼란과 같은 대격변 속에서 혼돈을 겪고 있던 많은 사람들은 거짓된 신화로 포장된 파시스트의 선동에 동참했던 것이다. 파시스트들은 현실을 환상으로 만들고 새로운 대안 현실을 제공하면서 대중들을 유혹했던 것이다.
6. 파시스트적 실험은 민주주의를 완전히 말살시키려는 시도에서 실패했다. 하지만 파시스트들이 추구했던 정치적 유산은 교묘한 형태로 우파 포퓰리스트 정치가들에게 계승되었다. 이들은 민주적 제도를 거부하지는 않지만, 제도의 허점을 최대한 이용하여 자신들의 권한을 강화시키려는 시도로 이어갔다. 이런 과정에서 지지세력을 확보하게 위해 특정 집단을 적으로 규정하고 그들을 공격함으로써 영향력을 확대시킨 것이다. 파시스트에 준할 정도의 언어적 폭력과 폭력에 의한 위협을 통해 상대방을 공격하고 대의제 민주주의 제도와 기관을 무력화하기 위해 대중운동을 활용하는 것이다. 포퓰리스트들이 추구하는 민주적 가치는 실종되었다. 다만 적을 공격하고 자신들의 욕망을 달성하는 것을 통하여 얻은 성과를 민주주의의 완성이자 정의의 실현이라고 포장할 뿐이다.
7. 이러한 우파 포퓰리스트들의 공격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행동을 비난하고 개념적으로 공격하는 이상의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은 그들의 행동전략과 목적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들의 정치적 목적이 소수의 권력자와 집단의 이익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폭로해야 한다. 또한 경험적, 과학적, 사실적 자료 제시와 민주적 절차와 가치에 대한 분명한 방향을 통해 지속적인 변화의 노력을 추진해야 한다. 즉 민주적 방식으로 투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극우의 확산은 사회경제적 요인에서 출발했음을 인지하고 사회적 불평등과 불공정을 제거하는 정책을 통하여 ‘상처입은 마음’을 치유하는 노력을 전개할 필요도 있다. 극우라는 이데올로기에서 집단이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적 배경에서 극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8. 최근 2030남성들의 극우성향이 이슈가 되고 있다. 분명 이들의 태도에서 정치적 과잉을 발견할 수 있지만 이들이 경험하는 차별과 불평등적 요소에 대한 세밀한 접근을 통해 사회적 갈등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새로운 정치·사회적 실험은 최소한 양극단 세력과는 거리가 멀고 두 집단과 대화할 수 있는 자질과 능력 그리고 도덕적 성향을 가진 정치가의 출현에서 시작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실패한다면 불만세력을 이용하려는 포퓰리스트 정치가들의 끝없는 탄생과 멈출 줄 모르는 ‘적과의 투쟁’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첫댓글 - 혼탁한, 두려운, 불안한 세계에서 극단적인 방법으로 거짓과 폭력을 정당화하는 세력과 맞서 싸울 수 있는 민주적 시민들의 논리가 확장되어야............ 경제, 교육, 언론 등 갈 길이 너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