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이 어르신들의 삶의 이야기를 인터뷰를 통해 듣고 만든 ‘그들이 머문 시간’을 읽고 나니, 무의미하게 생각했던 내 삶이 보람 있는 삶으로 변해서 다가 왔다.
12월 22일 12시 ‘홍은청소년문화의집’에서 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관장 탁우상)의 시니어기자단과 청소년문화의집 동아리 ‘세대통합 세울림’ 청소년들과의 만남의 결과물이자 청소년들이 어르신들과의 인터뷰를 정리한 ‘그들이 머문 시간. 발간회가 있었다.
동아리 대표 조유나 학생과 김수환 어르신의 소감발표 후 앞으로 나아가 수 십 명의 아이들을 바라보니 초롱초롱한 눈빛이 모두 모아져 나를 쳐다보는 것 같아 가슴이 쿵쾅거린다.
혹시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일까 걱정도 되고 붉게 변한 얼굴이 들킬까 속으로 심호흡을 해본다.
“그래 남은 시간은 많지 않지만 앞으로라도 저 아이들처럼 투명하게 살아야겠다.” ‘성공적인 삶 중에서 최고는 떳떳함’ 이라는 아버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천사처럼 해맑은 저 모습을 본받기로 다짐해 본다.
과분하게도 청소년문화의집 감사장도 받고, 박수치던 아이들은 우리들의 사인을 받는다며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표창창이야 많이 받아 봤지만, 세속에 찌들지 않은 아이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맛은 너무도 특별했다.
진심으로 축하해 준다는 느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사실, 처음 제의가 왔을 때만 해도 내세울 것 없이 부끄럽기만 한 나의 지난 과거사를 들먹여야 하는 두려움에 거절했었다.
그러다가 복지관의 권유도 있고, 자서전이라기보다는 짧은 인생 경험을 우리 아이들에게 들려주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수락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탄성을 금할 수 없었으니. 단 한 번 2시간도 안 되는 시간에 독백처럼 늘어놓은 말들을 거의 완벽하게 정리했다는 점이었다.
더욱이 내가 전하고자 하는 요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세대 간의 벽은 대화와 소통으로 무너뜨릴 수 있다” 는 믿음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청소년의 시기는 질풍노도의 시기이며 어른인줄 착각하는 모방의 시기이기도 하다.
또한, 주변인(周邊人)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어린이와 어른 중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하고 주변을 맴도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인격형성에 중요한 시기인데 올바른 길로 인도할 제도적 장치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가 청소년과의 만남을 주선한 ‘홍은청소년문화의집’을 접하고 “바로 이것이다!”하는 느낌을 받았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최적의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는 곳, 지식이 아니라 지혜를 심어 주는 곳, 미래의 대한민국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할 수 있는 지도자가 되는 ‘청소년의 요람은 바로 이런 곳’ 이라는 확신을 받은 것이다.
2층 배움터에서 점심을 먹으며 대화의 꽃을 피운 청소년들과의 뒤풀이도 멋진 아이디어였다. 오늘의 주인공들이 좋아하는 피자와 양념 닭으로 요기를 채우는데도 어느 어르신도 토를 달지 않고 마냥 싱글벙글 이다.
그들이 준 행복을 가슴에 가득 안고 ‘홍은청소년문화의집’을 나서면서, 내가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는지 되뇌어본다.
“그래 내가 살아오면서 잘못 생각했던 것, 잘못 결정했던 것들을 이야기 해주고 그들이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내 경험을 공유하는 거야. 그리고 그들에게서는 스마트폰 등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여 그들과 소통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정진 하는 거야.”
청소년들은 아직은 어른이 아니다. 물을 자주 주고 관심을 가져줘야 올곧게 자랄 수 있다.
‘청소년문화의집’을 떠나면서 몇 번이고 되돌아보며, 청소년들이 나에게서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도록 스스로를 수련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정 재 순 기자
첫댓글 시니어와 청소년의 만남~
세대간의 통합 ~
참으로 어려운관계 형성이었을텐데~
수고많으셨겠네요.
두세대 모두에게 응원의 박수보냅니다.
감사합니다^^
보람찬 내일이...
감사합니다
행복한 날의 또다른 한 페이지.
감사합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