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강절의 황극경세서 觀物 外篇 下
-원문-번역문-
觀物外篇 下之一
■ 사물로 사물을 기쁘게 하고 사물로 사물을 슬프게 하는 것은 발發하여 절도에 들어맞는 것이다.
■ 돌의 꽃은 염소鹽消의 종류이고 물 속의 나무는 산호珊瑚의 종류이다.
■ 물 속의 생물은 뭍의 생물과 다르지 아니하며, 각각 한열寒熱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크게 비교하면 뭍은 양陽 가운데 음陰이고 물은 음陰 가운데 양陽이다.
■ 일日 · 월月 · 성星 · 신辰은 같이 하늘을 맡고 수水 · 화火 · 토土 · 석石은 함께 땅을 맡으며, 이耳 · 목目 · 비鼻 · 구口 는 함께 머리를 맡고 수髓 · 혈血 · 골骨 · 육肉 은 같이 몸을 맡는다. 이것은 곧 5 의 수數이다.
■ 불[火]은 무無에서 생기고 물[水]은 유有에서 생긴다.
■ 나와 사물이 없어지면 능히 사물을 사물로 볼 수 있다.
■ 신辰이 해[日]에 이르면 생生이 되고 해[日]가 신辰에 이르면 용用이 된다. 대개 따르면 생生이 되고 거스르면 용用이 된다.
■ 역易에 384 효爻가 있는데 이것이 진짜 천문天文이다.
■ 매와 수리의 무리는 날것을 먹으나 닭과 오리의 무리는 날것만을 먹지 않는다. 범과 표범의 무리는 날것을 먹으나 고양이와 개는 날것을 먹고 또 곡식도 먹는다. 이렇게 유추하면 그 밖의 것들도 알 수 있다.
■ 말과 소는 모두 음陰의 무리인데 자세히 나누면 말은 양陽이고 소는 음陰이다.
■ 날짐승의 무리는 바람을 좋아하고 위로 날아오르는 것에 민첩하며, 길짐승의 무리는 땅을 좋아하고 아래로 뛰는 것에 능하다.
■ 날짐승과 곤충의 알은 열매 · 낟알과 같은 부류이다. 낟알의 종류에 씨앗이 많은데 곤충의 무리도 또한 그러하다.
■ 누에의 종류는 올해는 누에나방으로 누에 자子이나 다음 해에는 누에 자子가 누에가 된다. 순무의 종류는 올해는 뿌리이면서 싹이고 다음 해에는 싹이면서 자子가 된다.
■ 하늘땅의 기운이 북쪽에서 남쪽으로 운행하면 다스려지고 남쪽에서 북쪽으로 운행하면 어지러워진다. 어지러움이 오래되면 다시 북쪽에서 남쪽으로 운행하게 된다. 천도天道와 인사人事가 모두 그러하다. 이로써 역대歷代를 헤아리면 소장消長의 이치를 알 수 있다.
■ 나에게 맡겨진 것은 정情이요, 정情이 가려지면 어두워진다. 물物에 말미암은 것은 성性이 되고 성性은 신神이며 신神인즉 명明이다.
■ 하늘에 숨고 땅에 숨으며 행하지 않아도 이른다. 음양陰陽으로 거느리지 못하는 것은 신神이다.
■ 물 속에 사는 것은 눈을 감지 아니하고 공중에 사는 것은 눈을 감는다. 길짐승의 무리는 윗눈썹이 아래로 감고 날짐승의 무리는 아랫눈썹이 위로 감는데 종류가 그렇게 시키는 것이다.
■ 물 속에 사는 것 가운데 용龍과 어룡魚龍은 날짐승과 같은 부류이고 거북과 수달은 길짐승과 같은 부류이다.
■ 사상四象은 한데 어울려 뒤섞여야 용用이 된다. 해와 달은 하늘의 음陰과 양陽이고 물과 불은 땅의 음陰과 양陽이다. 성星과 신辰은 하늘의 강剛과 유柔이고 토土와 석石은 땅의 강剛과 유柔이다.
■ 하늘이 내리는 재앙은 열 가운데 하나라도 피할 수 없으며, 사람이 지은 재앙은 열 가운데 아홉을 피할 수 없다.
■ 양陽은 서서히 자라나고 음陰은 급하게 추워진다. 해[日]가 영도盈度에 들면 음陰은 양陽에 따르고 해가 축도縮度에 들면 양陽이 음陰에 따른다.
■ 날짐승이면서 걷는 것은 닭과 오리의 무리이고 길짐승이면서 나는 것은 용龍과 용마龍馬의 무리이다.
■ 선천先天의 학문은 심心이고 후천後天의 학문은 적迹이다. 유무有無와 사생死生에 드나드는 것은 도道이다.
■ 신神은 있는 곳이 없으니 있지 않는 곳이 없다. 지인至人과 타심통자他心通者는 그 근본이 같다. 도道와 일一은 신神의 억지 이름이다. 신神을 신神이라고 하는 것이 참으로 옳은 말이다.
■ 몸은 땅이며 정靜에 근본을 두고 있다. 이른바 움직이는 것은 기혈氣血이 그렇게 시키기 때문이다.
■ 하늘땅은 만물을 낳고 성인은 만민萬民을 기른다.
■ 끊임없이 생기게 하고 종류를 늘리는 것은 하늘땅의 성공成功이고 나누어 기르고 종류를 가름하는 것은 성인의 성능成能이다.
觀物外篇 下之二
■ 신神은 사람 몸의 주인이다. 자려고 하면 지라에 있고 잘 때에는 신장에 있으며, 깨려고 할 때는 간肝에 있고 깨어 있을 때는 심장에 있다.
■ 사물로 사물을 보는 것은 성性이고 나로 사물을 보는 것은 정情이다. 성性은 공변되고 밝으며, 정情은 편벽되고 어둡다.
■ 양陽은 열고 나가는 것을 맡아보고, 음陰은 닫고 들어오는 것을 맡아본다.
■ 해가 물 속에 있으면 살고 떠나면 죽는데 교交와 불교不交를 이르는 것이다.
■ 음陰은 양陽과 대립하기에 2 이다. 그러나 양陽이 오면 살고 양陽이 떠나가면 죽는다. 천지 만물의 생사生死는 음양陰陽이 맡아보며 1 로 돌아간다.
■ 신神은 구역이 없으며, 성性은 질質이 있다.
■ 성性에서 발하면 정情에 나타나고 정情에서 발하면 색色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종류로 응하기 때문이다.
■ 하늘땅은 여름에 크게 깨어 있고, 사람의 신神은 심장[心]에 있다.
■ 하늘땅이 만물을 생기게 하였을지라도 만물은 만물이며, 도道가 하늘땅을 생기게 하였을지라도 하늘땅도 마찬가지로 만물이다.
■ 물 속에 사는 짐승의 족속은 음陰을 으뜸으로 하고 양陽을 다음으로 하며, 뭍에 사는 짐승의 무리는 양陽을 으뜸으로 하고 음陰을 다음으로 한다. 그러므로 물 속에 사는 짐승은 물에서 나오면 죽고 공중에 사는 짐승은 물 속에 들어가면 죽는다. 그러나 물 속에 드나드는 무리가 있는데 거북 · 게 · 거위 · 오리의 무리이다.
■ 하늘땅이 한데 어울려 뒤섞임은 열 가운데 셋이다.
■ 1 이 변하여 2 가 되고 2 가 변하여 4 가 되며 3 이 변하여 팔괘八卦를 이룬다. 4 가 변하여 16 이 되고 5 가 변하여 32 가 되며 6 이 변하여 육십사괘六十四卦를 빠짐없이 갖춘다.
■ 천화天火는 형체가 없는 불이고 지화地火는 형체가 있는 불이다.
■ 사람이 귀한 것은 만물의 형상을 아울러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자기 자신을 중히 여기어 그 귀함을 얻기 때문에 만물의 형상을 쓸 수 있는 것이다.
■ 무릇 사람의 선악善惡은 말에 드러나고 행동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이것을 사람은 겨우 깨달아 알게 된다. 그러나 마음에서 싹트고 생각에 나타나는 것을 귀신은 미리 깨달아 알아내니, 이 때문에 군자는 혼자 있을 때 더욱 조심한다.
■ 기氣는 변變이고 형形은 화化이다.
■ 사람은 만물의 성性을 빠짐없이 갖추고 있다.
■ 불은 형체가 없으나 사물로 말미암아 형체를 갖게 된다. 금석金石의 불은 초목草木의 불보다 세찬데 사물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것이다.
■ 기氣와 형形이 기운차면 혼魂과 백魄도 왕성하며, 기氣와 형形이 쇠약하면 혼魂과 백魄도 또한 따라서 쇠한다. 혼魂은 기氣를 따라 변하고 백魄은 형形을 좇아 멈춘다. 그러므로 형체가 있으면 백魄이 있고 몸이 죽으면 백魄은 흩어져 없어진다.
■ 사람의 신神은 천지의 신神이다. 사람이 스스로 속이는 것은 천지를 속이는 것이기 때문에 삼가지 않을 수 있으랴!
■ 사람은 귀신을 두려워하는데 귀신도 마찬가지로 사람을 두려워한다. 사람이 선善한 일을 많이 하면 양陽이 많아져 귀신이 더욱 두려워하게 되며, 악惡한 행위를 많이 하면 귀신이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대인大人은 귀신과 길흉吉凶을 같이하니 어찌 두려움이 있겠는가!
■ 지리至理의 학문은 지극한 정성[誠]이 아니면 이룰 수 없다.
■ 물리物理의 학문은 통하지 아니하는 곳이 있는데 억지로 통하게 해서는 안 된다. 억지로 통하게 하면 주관적인 견해만 가지게 되고 주관적인 생각만 가지게 되면 이치를 잃게 되어 술術에 빠진다.
■ 성星은 해의 나머지이고 신辰은 달의 나머지이다.
■ 별의 번지같이 아주 자잘한 것이 떨어져서 언덕이 된다.
觀物外篇 下之三
■ 마음은 하나여서 나누지 못하지만 온갖 변화에 응한다. 이것이 군자가 마음을 비워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이유이다.
■ 장藏은 하늘의 행함이고 부府는 땅의 행함이다. 하늘땅과 나란히 함께 하니 팔괘八卦와 짝이 된다.
■ 성인聖人은 사물을 이롭게 하지만 나[我]는 없다.
■ 밝은 것에 해와 달이 있고 어두운 것에 귀鬼와 신神이 있다.
■ 역易에 진수眞數가 있으니 3 이다. 3 의 하늘은 3 에 3 을 곱하면 9 가 되고 2 의 땅은 2 에 3 을 곱하면 6 이 된다.
■ 팔괘八卦는 서로 한데 어울려 뒤섞이는데, 한데 어울려 뒤섞이어 육십사괘六十四卦를 이룬다.
■ 무릇 역易은 건괘乾卦와 곤괘坤卦에 근본을 두고 구괘?卦와 복괘復卦에 삶을 둔다. 대개 강剛이 유柔와 한데 어울려 뒤섞이어 복괘復卦가 되고 유柔가 강剛과 어울려 뒤섞이어 구괘가 되는데 이로부터 끝없이 확대되는 것이다.
■ 『소문素問』과 『음부경陰符經』은 전국戰國 시대의 책이다.
■ 성인의 육경六經은 혼연渾然하여 자취가 없는데 마치 천도天道와 같다. 그러므로 『춘추春秋』는 사실을 기록하여 그 속에서 선악善惡을 드러내었다.
■ 중용中庸의 법에서 스스로 중中인 것은 하늘이고 스스로 외外인 것은 사람이다.
■ 운법韻法에서 개폐開閉는 율천律天이고 청탁淸濁은 여지呂地이다.
■ 운법韻法에서 먼저 닫히고 나서 나중에 열리는 것은 봄이고 순전히 열리는 것은 여름이며 먼저 열리고 나서 나중에 닫히는 것은 가을이다. 겨울은 닫혀서 소리가 없다.
■ 『소문素問』의 비밀스런 말은 술術의 이치에서 지극하다고 말할 수 있다.
■ 인仁에서 드러내고 용用에서 감추는데 맹자孟子는 용用을 잘 감추었다.
■ 적연부동寂然不動하여 근본으로 되돌아가 가만히 있는 것은 곤坤의 때이다. 감이수통感而遂通하여 모든 천하의 일을 통하는 것은 가운데에서 양陽이 동動한 것이다. 머리털조차 받아들일 수 있는 틈이 없는 것은 복괘復卦의 뜻이다.
■ 장자莊子와 순자荀子의 무리는 변辯을 잃었다.
■ 동東은 봄의 소리이고 양陽은 여름의 소리이다. 이것을 작운作韻으로 보면 알맞은 바가 있다. 함銜은 무릇 겨울의 소리이다.
■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데 움직이는 것은 속임이다. 비괘否卦의 때에 움직이는 것이 옳다. 움직임이 보이면서 움직이는 것은 진실되고 속임이 없다. 그러나 재앙이 있는 까닭은 양陽이 미약하여 응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응應하여 움직이면 이롭다.
■ 정기精氣는 물형物形이 되고 유혼游魂은 변신變神이 된다. 또 이르기를 정기精氣는 물체가 되고 유혼游魂은 변용變用이 된다.
■ 군자의 학문은 자신을 윤택하게 하는 것을 근본으로 삼으며, 사람을 다스리고 사물에 응應하는 것은 모두 그다지 요긴하지 않은 일이다.
■ 전극?劇은 재력才力이고 명변明辯은 지식智識이며 관홍寬弘은 덕기德器이다. 이 셋중 하나라도 빠져서는 안 된다.
■ 덕德이 없으면 사람을 꾸짖고 사람을 탓하며, 쉽게 노는 데에 빠져서 발전하지 못하게 된다.
■ 용龍은 작아졌다 커졌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제한이 있는데 음양陰陽의 기氣에 제한을 받는다. 때를 얻으면 변화하는데 끊임없이 변화할 수는 없다.
■ 백이伯夷는 의義 때문에 주周나라의 곡식을 먹지 않고 굶어 죽었는데 다만 인仁을 얻었을 뿐이다.
■ 세 사람이 같이 가면 반드시 스승이 있다 하는바, 한 고을의 어진 이를 사귀는 것에 이르나 천하의 현인賢人이 천하에 족한 것이 아니라 위의 고인古人이 논한 바에 더 가하지 못한다.
觀物外篇 下之四
■ 의義를 중히 여기면 안을 중시하고 이利를 중히 여기면 밖을 중시한다.
■ 태兌는 `기쁘다`는 뜻이다. 다른 기쁨은 모두 해로움이 있다. 벗과 더불어 학문을 익히는 것보다 더한 기쁨이 없다. 그러므로 그 지극한것을 말하는 것이다.
■ 천리天理를 좇아 움직이는 것은 조화造化가 나에게 있기 때문이다.
■ 학문이 하늘과 사람에게 이르지 않으면 학문이라고 말할 수 없다.
■ 군자는 역易에서 상象 · 수數 · 사辭 · 의意를 연구하고 생각한다.
■ 일반 의사가 고칠 수 있는 병에 능하다고 해서 양의良醫라고 부르지 않으며, 일반 의사가 고칠 수 없는 병에 능해야 천하의 양의良醫이다. 사람이 불가능한 일에 처하게 되면 불가능한 일을 해내게 된다.
■ 사람은 스스로 노는 데에 정신이 팔리는 것을 두려워한다. 노는 데에 정신이 팔리다 보면 발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왕禹王은 노는 것과 일 없이 쉬는 것을 처음부터 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진 이 이지만 배움에 힘쓰면서 늘 모자라고 깊은 데에 이르지 못하는 것같이 여겼기 때문에 존귀하게 되었다.
■ 사람이 참되게 마음을 쓰면 반드시 얻는 바가 있다. 다만 많고 적음의 다름이 있고 지식이 깊고 얕음이 있을 뿐이다.
■ 이치를 깊이 파고든 뒤에야 성性을 알 수 있고, 성性을 깨우친 다음에야 명命을 알 수 있으며 명命을 안 뒤에야 지극함을 알 수 있다.
■ 무릇 잃은 곳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얻으면, 설령 얻었더라도 또한 기쁘지 아니하다. 만일 얻은 곳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잃을 경우, 잃으면 난처해지고 반드시 곤경에 이르게 될 것이다.
■ 사람은 덕기德器를 가진 뒤에는 기쁨과 노여움이 모두 거짓됨이 없게 되고 재상도 되고 필부도 되며, 학문이 천하보다 높은 데에 이르렀지만 있는 듯 없는 듯하다.
■ 사람은 반드시 안이 무거워야 하는데 안이 무거우면 밖은 가볍다. 만일 안이 가벼우면 반드시 밖은 무겁다. 이익과 명예를 좋아하면 이르지 않는 데가 없게 된다.
■ 천리天理를 깨달으면 몸만 윤택해지는 것이 아니고 마음도 윤택해지며, 마음만 윤택해지는 것이 아니고 성性과 명命도 윤택해진다.
■ 세상에 책을 본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책을 잘 보는 사람은 적다. 만일 천리天理와 참된 즐거움을 깨달았다면 어떤 책이라도 보지 못할 것이 없고 아무리 견고한 것이라도 깨뜨리지 못할 것이 없으며 어떤 이치라도 정밀하지 않으리오.
■ 역曆은 잘못이 있어서는 안 된다. 오늘날 역曆을 배우는 사람들은 역법曆法만 알 뿐 역리曆理는 알지 못한다. 산가지를 펼칠 줄 알았던 사람은 낙하굉落下? 이고 천문天文을 미루어서 셈할 줄 알았던 사람은 감공甘公과 석신石申이었다. 낙하굉은 다만 역법曆法만 알았고 양웅揚雄은 역법曆法도 알고 역리曆理도 알았다.
■ 1 년年의 윤閏은 6 음陰 과 6 양陽이다. 3 년에 36 일이 남으므로 3 년마다 한 번의 윤년閏年을 두며, 5 년에 60 일이 남으므로 5 년마다 두 번의 윤년閏年을 둔다. 천시天時 · 지리地理 · 인사人事 이 세 가지를 알면 바뀌지 않게 된다.
■ 자성資性을 얻는 것은 하늘이고 학문으로 얻는 것은 사람이다. 자성資性은 안에서 나오고 학문은 밖에서 안으로 들어온다. 스스로의 정성[誠]으로 밝아지는 것은 성性이며, 스스로의 밝음으로 정성을 다하는 것은 학문이다. 안회顔回는 노여움을 남에게 옮기지 아니하고 똑같은 잘못을 두 번 되풀이하지 아니하였는데, 노여움을 남에게 옮기고 잘못을 되풀이하는 것은 모두 정情이고 성性이 아니다. 성명性命에 이르지 못하면 학문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다.
■ 백이伯夷와 유하혜柳下惠는 성인의 한 부분을 얻었는데 백이伯夷는 성인의 청淸을 얻었고 유하혜柳下惠는 성인의 화和를 얻었다. 공구孔丘는 청淸할 때도 있고 화和할 때도 있었으며, 행行할 때도 있고 멈출 때도 있었으므로 성인의 시時를 얻었다.
■ 태현太玄은 9 일은 2 괘卦와 같고 나머지 1 괘卦는 4 1/2 일과 같다.
■ 양웅揚雄은 『태현太玄』을 지었는데 하늘땅의 마음을 알았다고 말할 수 있다.
■ 군사를 부리는 방법은 반드시 백성이 잘살고 곡식창고가 꽉 차며 무기고에 무기로 가득하고 병사가 굳세며 명분이 바른 것을 기다려 하늘의 도움이 있는 시기에 따르고 땅의 이로움을 얻은 뒤에 움직이는 것이다.
■ 역易은 형체가 없다. 가로되 이미 일정한 규칙이 있는 것은 형체가 있는 것이다. 형체가 있다고만 하는 것은 안 되는바, 고로 전요典要라 하는 것은 불가하다. 이미 법칙이 있으니 불변의 상常인 것이요, 전요典要라 하는 것이 불가함은 변變이 된다.
■ 장주莊周의 웅변은 수천 년 동안 한 사람뿐이었다. 예컨대 포정이 소를 잡으면서 말하기를 머뭇거리며 이곳저곳을 찬찬히 살펴본다고 한 것과 공구孔丘가 여량呂粱의 물을 보며 말하기를 촐랑촐랑 흘러가는 저 물은 사사로움이 없다고 한 것은 모두 지극히 이치에 맞는 말이다.
觀物外篇 下之五
■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은 대개 사물의 이치를 밝힌 것이다.
■ 지금 어떤 사람이 두 개의 대臺에 올라간다고 하자. 만일 두 개의 대臺가 높이가 똑같으면 높음을 알지 못한다. 한 개의 대臺가 높고 다른 한 개의 대臺가 낮은 뒤에야 높고 낮음을 알 수 있다.
■ 학문이 즐거움에 이르지 아니하면 학문이라고 말할 수 없다.
■ 한 나라와 한 가정과 한 몸은 모두 같다 .한 몸을 감당할 수 있으면 한 가정을 감당할 수 있고 한 가정을 감당할 수 있으면 한 나라를 처리할 수 있으며 한 나라를 처리할 수 있으면 온 세상을 감당할 수 있다. 마음은 몸의 근본이고 가정의 나라의 근본이며 나라는 천하의 근본이다. 마음은 몸을 부릴 수 있는데 만일 마음이 하고자 하지 않는다면 몸이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 사람의 정신은 감추고 쓰는 것을 귀하게 여긴다. 만일 밖으로 내보이면 손상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예컨대 날카로운 칼로 물건을 벨때 만일 칼의 날카로움만 믿고 물건을 베려고 한다면 칼과 물건이 모두 망가지는 것과 같다.
■ 말이 거짓 없는 참된 정성에서 나오면 마음은 수고롭지 않고 편안하며 남이 오래도록 믿는다. 거짓된 술수로 한때 남을 속일 수 있을지라도 오래지 않아 반드시 망하게 된다.
■ 사람은 덕德이 있는 것을 귀하게 여기는바 소인 가운데도 재주가 있는 사람이 있다. 그러므로 재주는 믿을 수 없고 덕德은 얻기가 어렵다.
■ 하늘 · 땅 · 해 · 달은 그지없을 뿐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멀리 있는 것은 감당할 수 있지만 가까이 있는 것은 보지 못한다.
■ 군자는 시골에 살면 시골의 일을 하고 조정에 있으면 조정의 일을 한다. 그러므로 어느 곳에서든 스스로 만족하지 않음이 없다.
■ 슬기로운 꾀는 더러 한 왕조에서 시행될 수 있으나 대개 때와 끝남이 있다. 오직 지극한 정성만이 하늘땅과 더불어 끝없이 오래간다. 하늘땅이 없어지면 지극한 정성도 사라지게 된다. 만일 하늘땅이 없어지지 않으면 지극한 정성도 사라지지 않는다.
■ 집안에서 수레를 만들더라도 온 세상에 널리 쓰이게 되는데 수레바퀴가 서로 꼭 들어맞기 때문이다. 만일 의리義理에 따르고 인정人情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해와 달이 비추는 모든 곳에서 일할 수 있을 것이다.
■ 중용中庸은 하늘에서 내려오고 땅 속에서 솟아나는 것이 아니고, 사물의 이치를 헤아리고 사람의 마음을 미루어 알며 그 마땅한 바를 행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이다.
■ 온 세상의 슬기를 거두어 모아 지智로 삼고 온 세상의 착함을 거두어 모아 선善으로 여기면 넓고, 자기 것만을 쓰면 작다.
■ 한漢나라의 선비들은 경經에 반反하고 도道에 부합하는 것을 권權이라고 하였는데 일단을 얻은 것이다. 권權은 무게를 고르게 하는 것이다. 성인이 권權을 사용할 때 그 무게를 헤아려 쓰기 때문에 그 마땅함에 들어맞는다. 그러므로 집중執中하였더라도 권權이 없으면 오히려 한쪽으로 치우치게 된다. 왕통王通이 말하기를 『춘추春秋』는 왕도王道의 권權이라고 하였는데 왕통王通이 아니면 여기에 미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권權은 한 몸에 있으면 한 몸의 권權이 되고 한 고을에 있으면 한 고을의 권權이 되며 천하에 이르러서는 천하의 권權이 된다. 쓰임이 비록 다르더라도 권權은 하나이다.
■ 무릇 활에는 본디 세고 약함이 있다. 그러나 하나의 활을 두 사람이 잡아당기더라도 활이 세다고 여길 것이다. 그러므로 힘있는 사람은 자신의 힘이 남기에 활이 약하다고 여기고 힘없는 사람은 자기의 힘이 모자라기에 활이 세다고 생각하는데 어찌 생각이 심하지 않은가? 활에 세고 약함이 있지 아니하고 두 사람의 힘에 세고 약함의 다름이 있을 뿐이다. 지금 한 대접의 음식이 앞에 놓여 있다고 하자. 두 사람이 너무 굶주리고 있다가 보았다면, 만일 서로 양보를 한다면 똑같이 음식을 먹을 수 있지만 서로 빼앗기 위해 다툰다면 싸움이 벌어질 뿐만 아니라 그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 둘은 모두 사람의 정情이다. 이것을 아는 자는 적고 이것을 알면 온 세상의 일은 모두 이와 같다고 생각할 것이다.
■ 역易은 성인이 군자를 많게 하고 소인을 적게 하는 수단이다. 많게 함에 있어서 아직 그렇게 되지 않았을 때에 도와야 하고 적게 함에 있어서 아직 그렇게 되지 않았을 때에 막아야 한다. 한 번 적게 하고 한 번 많게 하며, 한 번 막고 한 번 돕는 것은 크고 넓어서 흔적이 없다. 천하의 지신至神이 아니면 그 누가 이와 같을 수 있겠는가?
觀物外篇 下之六
■ 대과괘大過卦는 처음과 끝이 약하다. 그러므로 반드시 큰 덕德과 높은 지체를 가진 뒤에야 구제받을 수 있다. 일정한 지체를 가지고 있더라도 허물이 용납되는 것이 있고 용납되지 않는 것이 있다. 큰 덕德과 높은 지체를 가지고 있으며 허물이 용납된 사람은 이윤伊尹과 주공周公인데 그 사람들은 두려워하지 않았다. 큰 덕德은 가지고 있으나 높은 지체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허물이 용납되지 않은 사람은 공구孔丘와 맹가孟軻인데 그 사람들은 걱정하지 않았다. 지체가 덕德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크도다, 위位여! 재주와 능력을 기다리는 집이라.
■ 복괘復卦 다음이 박괘剝卦인데 다스림은 어지러움에서 생겨남을 뚜렷하게 나타내 보인다. 구괘 다음은 쾌괘인데 어지러움은 다스림에서 생겨남을 뚜렷이 드러내 보인다. 아아! 박괘剝卦가 없으면 복괘復卦가 없고 쾌괘가 없으면 구괘가 없을 것이다. 막을 것을 미리 막으면 나라가 강성해지고 자손이 번성하게 된다. 이 때문에 성인은 아직 그렇게 되지 않을 때 미리 막는 것을 귀하게 여기는데 이것을 역易의 큰 대강大綱이라고 일컫는다.
■ 선천先天의 학문은 심법心法이다. 그러므로 하도河圖는 모두 한복판으로부터 끝없는 변화가 일어나고 모든 일은 마음으로부터 생겨난다.
■ 선천先天의 학문은 성誠을 위주로 한다. 지극한 정성이면 신명神明에 통하고 지극한 정성이 아니면 도道를 깨칠 수 없다.
■ 선천도先天圖는 안에 동그라미가 있고 안에 또 동그라미가 있다. 즉 공허空虛하므로 융통자재한다.
■ 일을 할 때 반드시 능력을 헤아려야 하는데 능력을 헤아리면 오래 갈 수 있다.
■ 길을 갈 때 너그럽지 아니하면 안 되는데 너그러우면 거리낌이 적다.
■ 역易을 아는 사람은 설명을 인용할 필요가 없는데 이것이 역易을 아는 것이다. 맹가孟軻는 일찍이 역易을 말한 적이 없으나 그의 말 속에 역도易道가 들어 있다. 다만 아는 사람이 적을 뿐이다. 사람이 역易을 잘 쓰는 것은 역易을 제대로 안 것이다. 마치 맹자가 선善을 말하면서 역易을 쓴 것과 같다.
■ 학문은 인사人事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다. 오늘날의 경전經典은 옛 사람의 인사人事이다.
■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춘추곡량전春秋穀粱傳』외에 육순陸淳 · 담조啖助도 함께 『춘추春秋』를 정리하였다.
■ 이른바 황皇 · 제帝 · 왕王 · 패覇는 삼황三皇 · 오제五帝 · 삼왕三王 · 오패五覇만을 일컫는 것이 아니다. 다만 무위無爲를 쓰면 황皇이고 은혜와 믿음을 쓰면 제帝이며, 공정公正을 쓰면 왕王이고 지력智力을 쓰면 패覇이다. 패覇 아래는 오랑캐이고 오랑캐 아래는 짐승이다.
■ 계찰季札의 재주는 백이伯夷와 비슷하다.
■ 숙향叔向 · 자산子産 · 안자晏子의 재주는 서로 비슷하다.
■ 관중管仲은 지혜와 권모술수로 사물의 이치를 늦게 알았지만 무릇 재주와 능력은 남보다 뛰어났다.
■ 오패五覇는 공로도 첫째이지만 허물도 첫째이다. 『춘추春秋』는 공구孔丘가 지은 형서形書이다. 공로와 허물을 감추지 아니하였는데 성인은 먼저 공로를 칭찬하고 나서 나중에 허물을 깎아 내려서 폄하했다. 그러므로 죄인에게도 공로가 있으면 또한 반드시 기록하였으니 불가불 용서함이다.
■ 두 개의 관觀을 처음으로 지었다는 글에서 `처음`은 깎아 내려서 나쁘게 말한 것이며, 옛적에 없던 건축물을 새로 지은 일을 꾸짖는 것이다. 처음으로 육우六羽를 바쳤다는 글에서 `처음`은 칭찬한 것이며, 이로서 옛적에 분에 넘치게 팔일八佾을 행한 사실을 드러내어 보인 것이다.
■ 어떤 사람이 『춘추春秋』를 윤사로尹師魯에게서 받았는데 윤사로尹師魯는 목백장穆伯長에게서 받았다. 어떤 사람이 나중에 목백장穆伯長을 공격하며 말하기를 『춘추春秋』에는 칭찬한 글은 없고 죄다 깎아 내려서 나쁘게 말한 것 밖에 없다. 전술고田述古가 말하기를 `손복孫復이 또 이르기를 『춘추春秋』에는 깎아 내려서 나쁘게 말하는 것만 있고 칭찬한 글이 없다` 고 하였다. 말하건대 『춘추春秋』에 예법禮法이 없다면 임금과 신하의 관계는 어지러워졌을 것이고, 그 기간에 능력이 있다는 것은 그다지 좋은 일이 아니었을 것인데 어떻게 좋아졌겠는가? 하물며 오패五覇는 참으로 천하에 공로가 있었지만 오히려 왕王에 미치지 못하였다. 오히려 오랑캐보다 나은 것이 없었는데 어떻게 함께 할 수 있었겠는가? 『춘추春秋』를 정리할 때 명名과 실實을 가름하지 못하고 오패五覇의 공로와 허물을 결정하지 못하면 『춘추春秋』를 정리하였다고 말할 수 없다. 먼저 오패五覇의 공로와 허물을 결정하고 나서 『춘추春秋』를 정리하면 대의大意가 서게 된다. 만일 모든 일을 찾다 보면 두서가 없어지게 된다.
觀物外篇 下之七
■ 무릇 사람이 배울 때 자기 주장을 지나치게 내세우는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
■ 주周나라 평왕平王은 이름은 비록 임금이었으나 실제로는 작은 나라의 제후諸侯에도 미치지 못하였다. 제齊나라와 진晉나라는 비록 제후국諸侯國 이었지만 실제로 임금을 참칭하였다. 이것이 『춘추春秋』의 명名과 실實이다. 자공子貢이 노魯나라에서 초하루마다 조상에게 제사를 드릴 때 쓰는 양羊을 없애고자 하였는데 이때 양羊은 이름이고 예禮는 내용이다. 이름만 있고 내용이 없는 것은 오히려 이름과 내용이 모두 없는 것보다 낫다. 만일 이름이 남아 있다면 뒷세상에 만들 임금이 없다고 어찌 알겠는가? 이로서 기다리는 바가 있음이다.
■ 진秦나라 목공?公은 주周나라에 공로가 있었으며 지난날의 허물을 고치고 착하게 되어 패자覇子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진晉나라 문후文侯는 대대로 임금에게 충성하였고 주周나라 평왕平王이 낙양洛陽으로 서울을 옮기는 데 공로가 있었으므로 그 다음이며, 제齊나라 환공桓公은 제후들을 아홉 번이나 불러모아 전쟁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였으므로 또 그 다음이며, 초楚나라 양공襄公은 비록 패자覇子이지만 힘이 미약하였고 제후들을 불러모았으나 초楚나라에게 붙잡혔으므로 패자覇子라 말하기에 부족하다. 『춘추春秋』를 정리할 때 먼저 네 나라의 공로와 허물을 결정하지 못하면 일이 제대로 다스려지지 못하고 성인의 마음을 알지 못하게 된다. 춘추春秋시대에 공로가 있는 사람 가운데 이 네 나라 제후들보다 큰 사람을 아직 보지 못하였고, 허물이 있는 사람 가운데 이 네 나라 제후들보다 큰 사람을 또한 보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네 나라는 공로도 첫째이고 허물도 첫째이다.
■ 사람들이 『춘추春秋』를 말할 때 성명性命의 책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책에 노魯나라 제후가 교외郊外에 나가 하늘과 땅에 제사 지낼 때 쓰는 소의 주둥이에 흠이 있자 다른 소를 고르고 그 소를 죽였으며, 삼망三望 때도 이와 같이 하였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것은 천자天子만이 할 수 있는 교제郊祭를 노魯나라 제후가 하였기 때문에 깎아 내려서 나쁘게 말한 것이다. 성인이 어떻게 이러한 일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사사로움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어찌 성명性命으로 말미암아 말한 것이 아니겠는가? 또 말하기를 『춘추春秋』는 사건마다 포폄褒貶을 하였다고 하였는데 어찌 사람을 받아들일 때 사사로운 뜻으로 결정하겠는가? 사람들은 다만 『춘추春秋』가 성인의 필삭筆削으로 천하의 지극히 공평함을 세웠다는 것만 알 뿐 성인이 공평하도록 한 까닭은 알지 못한다. 예컨대 소가 다친 것으로 인하여 노魯나라가 분수에 맞지 않게 교제郊祭를 지낸 사실을 알 수 있고 육우六羽를 처음으로 바쳤다는 기록으로 인하여 노魯나라가 옛날에 분수에 맞지 않게 팔일八佾을 행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새로 치문雉門을 세운 것으로 인하여 옛날에 없던 치문雉門을 세웠음을 알 수 있는데 이것들은 모두 성인이 그 속에 사사로운 마음을 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춘추春秋』는 성性을 다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 『춘추春秋』는 임금은 약하게 하고 신하를 강하게 하기 위하여 지은 것이므로 명분名分의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 성인의 어려움은 인仁 · 의義 · 충忠 · 신信을 잃지 않는 데 있다. 그럼 사업을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네 가지에 뛰어나야 한다.
■ 말[馬]은 사람이 빌려 타는 것인데 자신을 버리고 사람을 좇는다.
■ 어떤 사람이 묻기를 재주의 어려움은 무슨 말입니까? 대답하기를 큰일이 닥쳐야 재주의 어려움을 알기 때문이다. 또 묻기를 어찌 재주만 말합니까? 대답하기를 재주는 천하의 좋은 것이다. 배우는 사람들이 이루려는 것은 재주이다. 또 묻기를 옛 사람 가운데 학문을 하지 않고도 공업功業을 세운 사람이 있는데 구태여 학문을 할 필요가 있습니까? 대답하기를 주발周勃과 곽광?光은 큰일을 이루었지만 배움이 없는 까닭에 선善을 다하지 못하였다. 사람이 배우지 아니하면 이치에 밝지 못하고 이치에 밝지 못하면 자기의 의견만을 굳게 내세워 우기어 조금도 융통성이 없게 된다. 사람이 남보다 뛰어난 재주를 가지고 있으면 반드시 강剛을 이기게 된다. 강剛을 알맞게 하면 근심과 재난에 처하더라도 충분히 사업을 이룬다. 만일 다른 데에 쓰면 반대로 사악하게 된다. 그러므로 공구孔丘가 말하기를 `신정申?이 어찌하여 강剛을 얻었더라도 욕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강剛을 잃게 된다` 고 하였다.
■ 군자는 의義에 밝기 때문에 어진 이 이며, 소인은 이利에 밝을 뿐이다. 의義와 이利를 모두 잊을 수 있는 자는 오직 성인뿐이다. 군자는 의義를 두려워하기에 하지 못하는 것이 있으며, 소인은 두려워하는 것이 아예 없다. 성인은 마음이 하고 싶은대로 하여도 규칙을 벗어나지 않기에 어찌 의義를 두려워하리오?
■ 안회顔回는 똑같은 잘못을 두 번 되풀이하지 아니하였다. 공구孔丘가 말하기를 `잘하지 못하는 것이 있음을 알지 않으면 안 되고 똑같은 일을 두 번 되풀이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고 하였다. 이것은 옳은 말이다. 모든 일은 한 번뿐이지 두 번 되풀이할 수는 없다. 한유韓愈는 바야흐로 마음으로부터 생각이 일어나려고 하면 곧바로 없애 버렸는데 이것은 안회顔回와 일맥상통한다. 안회顔回와 일맥상통한다는 말이 사사로운 개인의 의견이라면 어찌 도의道義에 맞겠는가? 어떤 사람이 묻기를 착한 사람과 사귀는 것이 나쁜 사람과 친하게 지내는 것보다 또한 낫지 않겠습니까? 대답하기를 성인은 이와 같지 않다. 사사로운 마음으로 착한 사람과 사귀는 것은 나쁜 사람과 똑같다.
■ 학문을 하고 심성을 수양하는 것이 올바른 도덕에 의하지 않음을 근심한다. 이욕利慾에서 멀어지는 것도 올바른 도덕에 의하는 것이며, 지극한 정성에 맡기면 통하지 않는 것이 없다. 하늘땅의 도道는 올곧음이다. 마땅히 올곧음으로 구해야 하며, 만일 지혜와 권모술수로 잽싸게 구하려고 한다면 이것은 하늘땅에 굴복하고 인욕人慾에 따르는 것이므로 또한 어렵지 않겠는가?
■ 일에는 크고 작음이 없으며 모두 천인天人의 이치를 가지고 있다. 마음과 몸가짐을 바르게 닦는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며, 때를 만나고 못 만나는 것은 하늘이 하는 일이다. 잃고 얻음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것은 천명天命을 좇기 때문이다. 위태롭게 하고도 요행을 바라는 것은 천명天命을 거스르는 것이다. 구하는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고 얻을지 얻지 못할지를 가름하는 것은 하늘이 하는 일이다. 얻고 잃음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것은 천명天命을 좇기 때문이다. 억지로 빼앗아 얻는 것은 천리天理를 거스르는 것이다. 천리天理를 거스르면 반드시 근심과 재난이 닥치게 된다.
■ 노魯나라는 두 개의 관觀을 짓고 교외에서 대체大(示+帝)를 거행하였는데 모두 예禮가 아니다. 제후가 만일 해마다 체(示+帝) 를 거행한다면 이것은 떳떳한 제사로 옳은 것이다. 그러나 5 년마다 행하는 대체大(示+帝)에 대해서는 옳지 아니하다.
■ 중궁仲弓은 노魯나라 제후로 하여금 남면南面하여 정사를 돌보도록 하였다.
■ 어느 누가 문을 통하지 아니하고 밖으로 나올 수 있겠는가! 문은 도道이다. 도道에 의하지 않고 구제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문으로 나오지 않는 것은 구멍을 뚫고 나오는 것과 같다.
■ 여러 사람의 의견을 많이 듣고서 좋은 것을 선택하여 따른다. 비록 여러 사람의 의견을 많이 들어도 반드시 좋은 것을 선택해서 따라야 한다. 많이 보고 지식을 쌓아서 다름을 구별해 낼 줄 알아야 한다. 비록 많이 보아도 반드시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 어떤 사람이 묻기를 인仁에서 드러내고 용用에서 감춘다는 것은 무슨 말입니까? 대답하기를 해와 달이 비추고 사시四時가 1 년을 이루는 것이 사람에서 드러낸다는 것이며, 그 도수度數가 그렇다는 것만 알고 그렇게 된 까닭을 알지 못하는 것이 용用에서 감춘다는 것이다.
■ 낙하굉 은 전욱 의 역曆을 고쳐서 태초력太初曆을 만들었으며, 양웅揚雄은 태초太初를 기준으로 삼아 『태현太玄』을 지었는데 무릇 81 괘卦이며, 아홉으로 나누면 모두 2 괘卦가 된다. 무릇 15 를 14 로 자세히 나누면 4 1/2 과 같으며, 1 괘卦의 기氣가 한복판에서 일어나므로 중괘中卦를 첫머리로 한다.
■ 삼천양지三天兩地는 의수倚數이지 하늘땅의 정수正數가 아니다. 의倚는 모방한다는 뜻이다. 하늘땅의 정수正數를 모방해서 생겨난 것이다.
관물외편 下之八
■ 원元 · 형亨 · 이利 · 정貞은 늘 변하여 일정하지 않은데 천도天道의 변變이다. 길吉 · 흉凶 · 회悔 · 린吝은 늘 변하여 바뀌며 고정되어 있지 않은데 인도人道의 응應이다.
■ 귀신은 형체가 없으나 용用을 가지고 있어서 정상情狀을 깨달아 알 수 있으며, 용用에 의하여 볼 수 있다. 사람의 귀 · 눈 · 코 · 입 · 손 · 발, 풀과 나무의 가지 · 잎 · 꽃 · 열매 · 빛깔은 모두 귀신이 하는 바이다. 선한 사람에게 복을 주고 악한 사람에게 재앙을 내리는 것을 맡아보는 이는 누구인가? 총명함과 정직함을 가지고 있는 이느 누구인가? 빠르지 않지만 멀리 가게 하고 가지 않지만 이르게 하는 것을 맡은 이는 누구인가? 모두 귀신의 정상情狀이다.
■ 역易에 의意와 상象이 있다. 의意를 세우는 것은 모두 상象을 드러내어 보이는 것이다. 아래의 세 가지를 거느리는데 언상言象을 가지고 있으면 사물에 얽매이지 않고 바로 말하여 사事를 뚜렷이 드러내 보이며, 상상像象을 가지고 있으면 하나의 사물에 얽매이지 않고 의意를 뚜렷하게 나타내 보이며, 그리고 수상數象을 가지고 있는데 7 일, 8 월, 3 년, 10 년 따위이다.
■ 역易의 수數는 하늘땅의 처음과 끝을 연구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묻기를 하늘땅도 마지막과 처음이 있습니까? 대답하기를 소장消長이 있는데 어찌 마지막과 끝이 없겠는가! 하늘땅이 비록 크지만 이 또한 형形과 기器 두 가지 사물일 뿐이다.
■ 역易에 내상內象이 있는데 이치가 이것이다. 그리고 외상外象이 있는데 하나의 사물을 가리켜 변하지 않는 것이 이것이다.
■ 사람에게 있어서 건도乾道는 남자가 되고 곤도坤道는 여자가 된다. 사물에 있어서 건도乾道는 양陽이 되고 곤도坤道는 음陰이 된다.
■ 신神은 구역이 없고 역易은 형체가 없다. 한 구역에 얽매여 변화하지 못하면 신神이 아니며, 일정한 형체를 가지고 있어 변통變通하지 못하면 역易이 아니다. 역易이 비록 형체를 가지고 있으나 이 형체는 상象이다. 가상假象으로 형체를 보는 것이며 본래는 형체가 없는 것이다.
■ 일음一陰과 일양一陽을 도道라고 일컫는다. 도道는 소리도 없고 형체도 없어서 깨달아 알 수가 없다. 그러므로 도로道路의 도道를 빌려서 이름으로 삼았는데, 사람이 다닐 때 반드시 길로 다니기 때문이다. 일음一陰과 일양一陽은 하늘땅의 도道이다. 만물이 이로 말미암아 생겨나고 이로 말미암아 이루어진다.
■ 일에는 크고 작은 것이 없으며 모두 도道가 그 속에 있다. 편안한 마음으로 제 분수를 지키면 도道라 이르고 그렇지 못하면 도道가 아니라고 한다. 인仁에서 드러내는 것은 하늘땅이 만물을 낳는 공로이며, 사람이 깨달아 알 수 있다. 그러나 만물을 만드는 것은 사람이 깨달아 알 수 없는데 용用에서 감추기 때문이다.
■ 바른 음률音律의 수數는 7 에서 이루어지고 그친다. 하짓날의 해는 인시寅時에 솟아 나와 술시戌時에 저물며, 해시亥時 · 자시子時 · 축시丑時 이 3 시時에는 해가 땅 속으로 들어가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3 수數를 쓰지 않는 것은 3 시時에 비교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생물의 수數도 그러한데 수數가 아니면 쓰지 아니하고 수數가 있어도 알 수 없다.
■ 달의 몸체는 본디 검으나 해의 빛을 받아 희다.
■ 물[水]은 사람의 몸에서 피이고 흙은 사람의 몸에서 살이다.
■ 하늘땅을 경륜經綸하는 것을 재才라 일컫고 원대한 계획을 세워 기필코 해내는 것을 지志라고 하며 한데 아우르고 받아들이는 것을 양量 이라고 한다.
■ 육허六虛는 육위六位이다. 허虛는 변동하는 일을 기다린다.
■ 형形이 있으면 체體가 있고 성性이 있으면 정情이 있다.
■ 하늘은 용用을 맡고 땅은 체體를 맡아본다. 성인은 용用을 맡아보고 백성은 체體를 맡아서 한다. 그러므로 날마다 써도 알지 못한다.
■ 쓸개와 콩팥은 음陰이고 심장과 지라는 양陽이다. 심장은 눈을 맡아보고 지라는 코를 맡는다.
■ 양陽 가운데 양陽은 해이고 양陽 가운데 음陰은 달이며, 음陰 가운데 양陽은 별[星]이고 음陰 가운데 음陰은 신辰이다. 유柔 가운데 유柔는 물[水]이고 유柔 가운데 강剛은 불[火]이며, 강剛 가운데 유柔는 흙[土]이고 강剛 가운데 강剛은 돌[石]이다.
■ 법法은 복희伏羲에서 시작하여 요임금 때에 이루어졌으며, 삼왕三王 때에 바뀌고 오패五覇 때에 최고조에 이르렀으며, 진秦나라 때에 끊어졌다. 만세萬世의 치란治亂의 자취가 여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 해[日]는 염통이 되고 달[月]은 쓸개가 되고 별[星]은 지라가 되고 신[辰]은 콩팥이 되는데 장臟이다. 돌[石]은 허파가 되고 흙[土]은 간肝이 되고 불[火]은 밥통이 되고 물[水]은 오줌통이 되는데 부腑이다.
■ 역易의 생수生數는 129,600 이며 도합 4,320 세世이다. 이것은 소장消長의 대수大數이다. 확대하면 30 년의 신수辰數, 곧 그 수數가 된다. 1 년 360 일이 4,320 신辰을 얻고 여기에 30 을 곱하면 그 수數를 얻는다. 무릇 갑자甲子와 갑오甲午는 해[歲]의 첫머리이다. 이것을 경세經世의 수數라고 하는데 해[歲]는 갑甲, 달은 자子, 별은 갑甲, 신辰은 자子에서 시작한다. 또 말하기를 이것은 경세 일갑經世日甲의 수數라고 하는데 달은 자子, 별은 갑甲, 신辰은 자子를 따른다.
■ 콧구멍에서 나오는 더운 김은 눈으로 볼 수 있고 입에서 나오는 말은 귀로 들을 수 있는데 비슷한 것으로 응應하기 때문이다.
■ 의개倚蓋의 견해에 의하면 곤륜산崑崙山이 사방으로 드리워져서 바다가 되었다고 하는데 이치를 헤아리면 그렇지 않다. 땅은 네모 반듯하여 움직이지 아니하고 가만히 있는데 어떻게 둥근 것을 얻어서 하늘처럼 움직이겠는가?
■ 조수潮水는 땅의 천식이며, 달에 응하는데 비슷한 것에 따르는 것이다.
■ 십간十干은 하늘이고 십이지十二支는 땅이다. 십간과 십이지는 하늘땅의 용用과 결합한다.
■ 짐승은 태어날 때 머리부터 나오고 식물은 뿌리부터 나온다. 머리부터 나오는 것은 목숨이 머리에 있고 뿌리부터 나오는 것은 목숨이 뿌리에 있다.
■ 신神은 역易의 주인이다. 그러니까 구역이 없다. 역易은 신神의 용用이다. 그러니까 체體는 없다.
■ 이치를 좇으면 상常이 되고 이치를 어기면 이異가 된다.
■ 풍風 종류와 수水 종류는 크기가 서로 반대이다.
■ 진괘震卦는 용龍이 된다. 한 개의 양陽의 두 개의 음陰 아래에서 움직이는 것이 진괘震卦이다. 깊은 못 속에 있는 짐승은 용龍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관물외편 下之九
■ 1, 10, 100, 1,000, 10,000, 100,000 은 홀수로 하늘의 수數이며 20, 120, 1,200, 12,000, 120,000 은 짝수로 땅의 수數이다.
■ 하늘의 양陽은 동남쪽에 있으며, 해와 달이 위치한다. 땅의 음陰은 서북쪽에 있으며 불과 돌이 위치한다.
■ 불[火]은 성性을 으뜸으로 삼고 체體를 버금으로 삼으며, 물[水]은 체體를 으뜸으로 삼고 성性을 버금으로 삼는다.
■ 양陽은 성性이고, 음陰은 정情이며, 성性은 신神이고 정情은 귀鬼이다.
■ 진괘震卦에서 시작하여 간괘艮卦에서 끝나는 한 단락은 문왕文王의 팔괘八卦에서 뚜렷하게 나타내 보였으며, 하늘땅이 위치를 정하는 한 단락은 복희伏羲의 팔괘八卦에서 뚜렷이 드러내어 보였다. 팔괘八卦가 서로 한데 어울려 뒤섞이는 것은 한데 뒤섞이어 이루어진 육십사괘六十四卦에서 분명하게 드러내 보였다.
■ 가는 것을 세는 것은 순順이다. 하늘을 따라 운행하는 것은 왼쪽으로 도는 것이다. 모두 이미 생겨난 괘卦이므로 가는 것을 센다고 한 것이다. 앞날을 미리 아는 것은 역逆이다. 하늘을 거슬러 운행하는 것은 오른쪽으로 도는 것이다. 무릇 역易의 수數는 짐작으로 인해 이루어진다. 이 한 단락은 하도河圖의 뜻을 직접 풀이한 것으로 사시四時를 미리 안다고 하는 것과 같다.
■ 『상서尙書 · 요전堯典』의 1 년은 366 일이다. 무릇 해의 남은 나머지는 6 이고 달의 모자라는 나머지 또한 6 이다. 만일 해와 달의 나머지 12 를 빼면 354 가 된다. 이것이 곧 일행日行의 수數이며, 12 로 나누면 29 일을 얻게 된다.
■ 50 을 나누면 10 이 된다. 만일 3 의 하늘을 두 번 하면 6 이 되고 2 의 땅을 두 번 하면 4 가 된다. 이것은 하늘땅이 태극太極의 수數를 나눈 것이다. 하늘의 변變은 6 이다. 6 에 6 을 곱하면 36 이 되는데 이것은 건괘乾卦 1 효爻의 수數이다. 6 효爻의 책策이 쌓여서 도합 216 을 얻게 되는데 건괘乾卦의 책策이다. 6 에 4 를 곱하면 24 가 되는데 이것은 곤괘坤卦 1 효爻의 책策이다. 6 효爻의 수數가 쌓여서 도합 144 가 되는데 곤괘坤卦의 책策이다. 2 편篇의 책이 쌓이면 11,520 이 된다.
■ 『소문素問』에 이르기를 폐는 살갗과 털을 맡아보고 심장은 힘줄을, 비장은 살을, 간은 힘살을, 콩팥은 뼈를 맡아본다고 하였는데 위에서 아래로, 밖에서 안으로 되어 있다. 심장은 피를, 신장은 뼈를 맡아보며 서로 교차하는바 서로 교차하여 용用이 된다.
■ 『주역周易』은 삼황三皇부터 시작하고 『상서尙書』는 이제二帝부터 시작하며, 『시경詩經』은 삼왕三王부터 시작하고 『춘추春秋』는 오패五覇부터 시작한다.
■ 건괘乾卦를 하늘과 같다고 한 것은 상象을 근본으로 한 것이고, 금金과 같다고 한 것은 상象을 벌이어 놓은 것이다.
■ 역易은 건괘乾卦와 곤괘坤卦에서 시작하고 감괘坎卦와 이괘離卦에서 가운데가 되며 수화水火의 기제괘旣濟卦와 미제괘未濟卦에서 끝맺게 되는데 모두 지극한 이치이다.
■ 하늘과 땅이 나란히 함께 가면 장藏과 부府가 결합하게 되는데 4 장藏은 하늘이고 4 부府는 땅이다.
■ 건괘乾卦와 곤괘坤卦에서부터 감괘坎卦와 이괘離卦까지는 천도天道이고, 함괘咸卦와 항괘恒卦에서부터 기제괘旣濟卦와 미제괘未濟卦까지는 인사人事이다.
■ 태극太極은 1 이다.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2 가 생겨나는데 2 는 신神이다.
■ 불은 습濕을 생기게 하고 물은 조燥를 생기게 한다.
■ 신神은 수數를 낳고 수數는 상象을 낳으며 상象은 기器를 낳는다.
■ 태극太極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성性이고 움직이면 신神이다. 신神은 곧 수數이고 수數는 곧 상象이며, 상象은 곧 기器이고 기器는 곧 변變인데 다시 신神으로 되돌아간다.
■ 복괘復卦에서 건괘乾卦까지 모두 120 개의 양효陽爻가 있고 구괘?卦에서 곤괘坤卦까지 모두 80 개의 양효陽爻가 있으며, 구괘?卦에서 곤괘坤卦까지 모두 120 개의 음효陰爻가 있고 복괘復卦에서 건괘乾卦까지 모두 80 개의 음효陰爻가 있다.
■ 건乾은 기奇이고 건建이다. 그러므로 온 세상의 굳센 것 가운데 하늘만한 것이 없다. 곤坤은 우偶이고 순順이다. 그러므로 온 세상의 순한 것 가운데 땅만한 것이 없으며, 이것은 하늘을 따르는 까닭이다. 진震은 기寄이며 일양一陽이 움직인다. 기起는 움직인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온 세상의 움직임 가운데 천둥만한 것이 없다. 감坎은 함陷이고 일양一陽이 이음二陰 사이에 빠져 있다. 함陷은 `떨어지다`의 뜻이다. 그러므로 온 세상의 낮은 데에 있는 것 가운데 물만한 것이 없다. 간艮은 지止이고 일양一陽이 여기에서 그친다. 그러므로 온 세상의 움직이지 않는 것 가운데 산山 만한 것이 없다. 손巽은 입入이고 일음一陰이 이양二陽의 사이에 들어가 있다. 그러므로 온 세상의 들어가는 것 가운데 바람만한 것이 없다. 이離는 여麗이며 일음一陰이 이양離陽에서 멀어져 간다. 그 괘卦는 한데 어울려 뒤섞이어 무늬를 이루어서 화려하다. 온 세상의 화려함 가운데 불만한 것이 없다. 그러므로 또 덧붙이는 것도 여麗라고 한다. 태兌는 열說이며 일음一陰이 밖으로 나와서 만물을 기쁘게 한다. 그러므로 온 세상의 기쁨 가운데 못[澤]만한 것이 없다.
■ 불은 안은 어둡고 밖은 밝다. 그러므로 이괘離卦는 양효陽爻가 밖에 있다. 불의 쓸모는 밖을 쓰는 것이다. 물은 밖은 어둡고 안은 밝다. 그러므로 감괘坎卦의 양효陽爻가 안에 있다. 물의 쓸모는 안을 쓰는 것이다.
■ 인모人謀는 인人이고 귀모鬼謀는 천天이다. 하늘과 사람이 함께 꾀하면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일이 이루어지면 길吉하다.
관물외편 下之十.
■ 탕왕湯王은 걸왕桀王을 내쫓고 무왕武王은 주왕紂王을 정벌하였지만 시弑라고 하지 않는다. 맹가孟軻가 남자와 여자가 손수 물건을 주고받는 것은 예禮가 아니라고 하였는데 형수가 물에 빠졌을 때 손을 내미는 것은 권權이다. 그러므로 공구孔丘가 백이伯夷와 숙제叔齊를 높이고 또 탕왕湯王과 무왕武王도 높였는데 백이伯夷와 숙제叔齊는 인仁이고 탕왕湯王과 무왕武王은 의義이다. 오직 탕왕湯王과 무왕武王만 되고 탕왕湯王과 무왕武王이 아니면 이름을 빼앗는 것이다.
■ 모든 괘卦는 건괘乾卦 · 곤괘坤卦와 한데 뒤섞이지 않으면 비괘否卦 · 태괘泰卦에서 생겨난다. 비괘否卦와 태괘泰卦는 건괘乾卦와 곤괘坤卦가 한데 뒤섞인 것이다. 건괘乾卦와 곤괘坤卦는 홀수와 짝수에서 생겨나고 홀수와 짝수는 태극太極에서 생겨난다.
■ 태괘泰卦에서 비괘否卦까지의 사이에 고괘蠱卦가 있고, 비괘否卦에서 태괘泰卦까지의 사이에 수괘隨卦가 있다.
■ 하늘이 나로 하여금 살아 있게 하는 것을 명命이라고 한다. 명命이 나에게 있는 것을 성性이라 하고 성性이 사물에 있는 것을 리理라고 한다.
■ 때를 따라 변하고 천하의 전고典故에 거스르지 않으면 예禮의 큰 벼리를 잃지 않으며, 때를 따라 변하고 천하의 이치에 거스르지 않으면 의義의 큰 위세를 잃지 않는데 이것이 군자의 도道이다.
■ 초하룻날이 시작되면 양기陽氣가 북쪽에서 생겨나며, 북쪽에 이르러 다하게 되는데 이것을 변역變易의 순환이라고 한다.
■ 봄은 양기陽氣가 위세를 손에 넣었으므로 가뭄이 많고, 가을은 음기陰氣가 위세를 얻었으므로 비가 많다.
■ 원元에 둘이 있는데 첫째가 하늘땅을 처음 낳은 태극이고, 둘째가 만물 속에 각각 있는 처음인데 생生의 근본이다.
■ 오성五星의 학설은 감공甘公의 석신石申으로부터 비롯하였다.
■ 하늘땅의 마음은 만물을 낳는 근본이다. 하늘땅의 정情은 정상情狀으로 귀신의 정상과 같다.
■ 하늘에 오신五辰이 있는데 일日 · 월月 · 성星 · 신辰과 천天 이렇게 다섯이며, 땅에 오행五行이 있는데 금金 · 목木 · 수水 · 화火 · 토土 이렇게 다섯이다.
■ 온천溫泉은 있지만 한화寒火는 없다 .음陰은 양陽을 따르지만 양陽은 음陰을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 천둥이 있으면 번개가 있고 번개가 있으면 바람이 있다.
■ 나무의 단단함은 우레가 아니면 흔들려 움직이지 않고, 풀의 부드러움은 이슬이 아니면 촉촉하게 적시지 못한다.
■ 사람의 슬기로움은 강하나 사물의 슬기로움은 약하다.
■ 양수陽數는 360 에서 남고 음수陰數는 360 에서 모자라게 된다.
■ 사람은 만물의 영장이지만 뛰는 짐승에 귀속된다. 뛰는 짐승은 음陰이다. 그러므로 120 이 된다.
■ 비는 물[水]에서 생기고 이슬은 흙[土]에서 생기며, 우레는 돌[石]에서 생기고 번개는 불[火]에서 생긴다. 번개와 바람은 모두 양陽의 극極이므로 번개가 있으면 반드시 바람이 있다.
■ 장주莊周와 혜시惠施가 호수濠水의 징검다리 근처에서 노닐고 있었다. 장주가 말하였다. `피라미가 한가롭게 헤엄치고 있으니, 이게 바로 물고기의 즐거움이란 거요.` 이것은 자기의 성性을 다한 것이고 사물의 성性도 다한 것이다. 비단 물고기뿐만이 아니라 온 세상의 사물이 모두 그러하다. 장주莊周 같은 사람을 사물에 밝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 장주莊周가 지은 『도척편盜?篇』에서, 막돼먹은 사람은 제아무리 뛰어난 성인이라도 교화시킬 수 없음을 밝혔다. 대개 상지上智와 하우下愚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 노魯나라에 선비가 한 사람 있는데 공구孔丘이다.
■ 노담老聃[老子]은 역易의 본체를 알았다.
■ 온 세상의 일은 처음에는 지나치게 조심하다가 마지막에는 흐지부지하게 되고, 처음에는 지나치게 삼가다가 끝판에는 엉성하게 된다. 하물며 처음부터 흐지부지하고 엉성하게 함에 있어서랴! 그러므로 조심하면 잃는 것이 적고 경솔하면 잃는 것이 많으며, 삼가면 잃는 것이 적고 엉성하면 잃는 것이 많다. 그래서 군자는 지나치게 조심하는 것을 근심하지 않고 항상 너무 경솔함을 근심하며, 너무 삼가는 것을 걱정하지 않고 박薄한것을 걱정한다.
■ 『장자莊子 · 제물론齊物論』은 교량較量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 견주어 헤아리면 다투게 되고 다투게 되면 공평하지 않게 되며, 공평하지 않으면 뜻을 합하여 서로 잘 어울리지 못하게 된다.
■ 무사無思와 무위無爲는 신묘하게 하나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이른바 일이관지一以貫之이다. 성인은 이것으로 마음을 깨끗이 하고 조용한 데로 물러나 숨는다.
■ 인仁을 맡음에 있어서 스승에게 양보하지 않는 것도 사람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다.
■ 진秦나라 목공穆公이 정鄭나라를 공격하였으나 실패하자 잘못을 뉘우치고 스스로 맹서盟誓의 말을 하였다. 이것은 단지 패자覇者의 일에 머물지 않고 왕도王道에 가깝다. 뉘우치면 허물이 없어진다. 이것이 성인이 『상서尙書』의 끝머리에 기록하여 놓은 까닭이다.
■ 유현劉絢이 무위無爲에 대하여 물었다. 대답하기를 때가 그러한 뒤에 말하면 사람들은 그 말을 싫어하지 않으며, 즐겁게 한 뒤에 웃으면 사람들은 그 웃음을 싫어하지 않으며, 의로움을 행한 뒤에 얻으면 사람들은 그 얻음을 싫어하지 않는다. 이것이 이른바 무위無爲이다.
관물외편 下之 十一.
■ 순舜의 아들 고수 가 사람을 죽이자 순舜은 나라를 헌신짝 버리듯 팽개치고 아비를 몰래 업고 바닷가로 달아나 숨어 살며, 평생토록 기꺼이 즐거워하며 천하를 잊었다. 성인은 천하가 비록 크다 하나 천성天性이 좋아함을 바꾸지 않는다.
■ 문중자文中子가 말하기를 쉽게 기뻐하는 사람은 반드시 슬픔이 많고 가벼이 베푸는 사람은 반드시 빼앗기를 좋아한다. 어떤 사람이 묻기를 천하가 모두 이익을 다투고 의義를 내팽개치는데 나만 홀로 어찌 합니까? 문중자文中子가 대답하기를 그 다투는 바를 버리고 내버리는 것을 얻어서 가지면 이 또한 군자가 아니리오! 이와 같은 것은 예의禮義의 말이다. 속마음으로 판단함이 오래이다. 이와 같은 것은 조화造化의 말이다.
■ 장주莊周의 성격은 호탕하다. 여량呂粱의 일은 말한 것이 지극하였고, 『도척』에서 어찌할 도리가 없는 일을 말하였는데 비록 성인일지라도 어찌할 수 없을 것이다. 『어부魚父』에서 억지로 해서는 안됨을 말하였는데 비록 성인일지라도 억지로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말은 유위有爲와 무위無爲의 이치에 대한 것으로 이치를 따르면 무위無爲이고 억지로 하면 유위有爲이다.
■ 쇠는 모름지기 100 번을 담글질한 뒤에야 정철精鐵이 되는데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 불교佛敎는 군신君臣 · 부자父子 · 부부夫婦의 도리를 저버렸으니 어찌 자연의 이치리오!
■ 도道에 뜻을 둔 것을 한마디로 말하면 지志라고 하는데 어떤 일에 마음을 두어 깊이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덕德은 나에게 이르는 것이고 형체가 있으므로 의지할 수 있다. 덕德은 인仁에 온 마음을 다 기울이는 것이므로 의지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
■ 『장자莊子』에 이르기를 숙수熟手가 음식을 잘못 만든다고 신주나 축문이 술통과 적대炙臺를 들고 그를 대신할 수는 없다고 하였다. 이것은 군자의 사려범위는 자신의 지위를 벗어나지 않으며, 현재의 지위에서 생각한다는 뜻이다.
■ 진晉나라의 호석고狐?姑 가 양처보陽處父를 죽였는데, 『춘추春秋』는 진晉나라에서 대부大夫 양처보를 죽였다고만 쓰고 앞부분은 빼고 말하지 않았다. 임금이 꼼꼼하지 않으면 신하를 잃으므로 나라에서 죽였다고 쓴 것이다.
■ 사람이 중화지기中和之氣를 얻으면 강유剛柔가 고르게 되는데, 양陽이 많으면 강剛에 치우치고 음陰이 많으면 유柔에 치우친다.
■ 사람이 도道를 파고들 때 마땅히 귀신이 엿보지 못하는 데에 이르러야 지극하다고 할 수 있다.
■ 역易을 만드는 것은 앎[知]을 훔치는 것이다. 성인은 천하만물의 이치를 알고, 한 이치로써 모든 것을 일관한다.
■ 맛있는 국은 서로 어울리게 할 수 있고 현주玄酒는 스며들게 할 수 있다. 곧 조화造化도 마찬가지로 서로 어울리게 하고 스며들게 할 수 있다.
■ 하루의 사물이 있고 한 달의 사물이 있고 한 시간의 사물이 있고 한 해의 사물이 있고 10 년의 사물이 있으며, 심지어 100 년 · 1000 년 · 10,000 년의 사물이 모두 있다. 하늘땅도 또한 사물이며 수數를 가지고 있다.
■ 태극太極은 도道의 극極이고 태현太玄은 도道의 현玄이며, 태소太素는 빛깔의 바탕이고 태일太一은 수數의 시작이며, 태초太初는 일의 맨 처음인데 그 이루는 바는 똑같다.
■ 처지를 바꾸어 생각하면 자기 생각이 없어진다.
■ 음陰은 양陽의 그림자이고 귀신은 사람의 그림자이다.
■ 기氣는 6 변變하고 체體는 4 분分한다.
■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오는 것을 임臨이라 하고, 위에서 아래로 향하여 보는 것을 관觀이라고 한다.
■ 제 생각으로 터무니없는 짐작을 하지 않고 큰소리 치지 않고 자신의 행위만이 옳다고 굳게 내세우지 않고 제 생각만을 우기지 않았다. 이것은 합하여 말하면 하나이고 나누어서 말하면 둘이며, 합하여 말하면 둘이고 나누어서 말하면 넷이다. 처음부터 제 생각으로 터무니없는 짐작을 하게 되면 제 생각만을 우기게 되며, 제 생각으로 터무니없는 짐작을 한 뒤에는 큰소리 치게 된다. 큰소리 치는 것은 제 생각으로 터무니없는 짐작을 하는 것에서 생긴다. 자신의 행위만이 옳다고 굳게 내세운 뒤에는 제 생각만을 우기게 되는데 제 생각만을 우기는 것은 자신의 행위만이 옳다고 굳게 내세우는 데서 생긴다. 제 생각으로 터무니없는 짐작을 하는 것은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먼저 큰소리를 치게 되며, 자신의 행위만이 옳다고 내세우는 것은 융통성이 없으므로 제 생각만을 우기게 된다.
■ 기억하고 있다. 남의 질문에 대답이나 하는 학문은 아직 사업을 이루기에는 부족하다.
■ 지혜롭도다. 장량張良은 그 용用을 잘 감추었다.
■ 생각이 한 번 일어나면 귀신이 깨달아 알게 된다. 그러므로 군자는 혼자 있을 때에도 삼가지 않을 수 없다.
■ 때가 그렇게 된 뒤에 말하는 것은 말에 제 생각이 없는 것이다.
■ 배움은 멈추지 않는 데 있다. 그러므로 왕통王通이 말하기를 한 평생을 다 바쳐 하는 것이다.
■ 성誠은 성性을 주장하는 연장으로 단서도 없고 방향도 없다.
소강절의 황극경세서 觀物 外篇 下 -원문-번역문 終
블로그 > 德 田 의 문 화 일 기. |
출처 :역학살롱
원문보기
글쓴이 : 우명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