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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조지 루카스(George Lukas)는 1971년 첫 장편 영화인 < THX 1138 >을 완성한 후, TV 연속극 < 플래시 고든 >(Flash Gordon)에서 우주 모험극을 구상했다. 영화판권확보 노력이 실효를 거둘 수 없자, 그는 자신만의 판타지 모험극을 제작하기로 결심했다. 1973년에 대본을 썼고, 프로듀서인 래리 커츠(Larry Kurtz)가 자금 확보를 도왔지만, “유나이티드 아티스트(United Artists)”, “디즈니(Disney)”, 그리고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s)”까지 모두 그의 이야기가 생소하다는 이유로 제작을 거절했다.
루카스(Lucas)는 그러나 인고 끝에 마침내 “20세기 스튜디오(20th Century Studio)” 간부인 앨런 래드 주니어(Alan Ladd Jr)의 후원을 받아냈다. 대본은 여러 번의 진화과정을 거쳐 1975년 영화 버전으로 통합되었다. 루카스는 그의 기술적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시각 효과 회사인 “인더스트리얼 라이트 앤 매직(Industrial Light & Magic)”을 설립했다. 대본과 영화제작 그리고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까지 만반의 준비를 마친 루카스는 결국 중요한 일대 사건을 발생시켰고, 이후 영화제작의 새 시대를 연 할리우드 영화계의 거물이 되었다.
루카스는 자신의 극 중 영웅적 주인공이 청년인 것을 헤아려, 마크 해밀(Mark Hamill)을 선택, 루크 스카이워크(Luke Skywalker) 역을 맡겼다. 그와 함께 한 솔로 역에 해리슨 포드(Harrison Ford), 레아 오르가타 공주 역에 캐리 피셔(Carrie Fisher), 오비완 케노비 역에 알렉 기네스(Alec Guinness), 그랜드 모프 타킨 역에 피터 커싱(Peter Cushing), C-3PO역에 앤서니 다니엘스(Anthony Daniels), R2-D2 역에 케니 베이커(Kenny Baker), 츄바카 역에 피터 메이 휴(Peter Mayhew), 다스 베이더 역에 데이비드 프로스(David Prowse)를 캐스팅했다. 다스 베이더 목소리에는 제임스 얼 존스(James Earl Jones)가 참여했다.
루카스가 집필한 < 스타 워즈 >는 선과 악의 대결 구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황제와 그의 무시무시한 후계자 다스 베이더가 지배하는 사악한 제국이 악의 축이고, 그들을 전복시키려는 반군 동맹이 선한 의지로 정의와 평화를 되찾기 위해 분투한다. 무대가 되는 배경이 저 멀리 은하계의 우주라는 점에서 영화는 과학소설(Sci-Fi)과 공상(Fantasy)의 영역을 탐험하고, 선과 악이 도덕적으로 맞서 우주전쟁을 벌이는 액션 드라마이다. 전체주의 정권에 맞서 전쟁을 벌이는 자유 투사들의 이야기는 새롭지 않았지만, 이 이야기를 독특하게 차별화하게 한 것은 포스(force)와 관련된 신비주의의 주입이었다.
희귀하고 재능있는 신비주의자들은 선과 악을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포스(Force)라 부른다. ‘Force’(잠재력)는 ‘Light Side’(포스의 밝은 면)와 ‘Dark Side’(포스의 어두운 면)로 나뉘고, 그 사이에서 제다이 기사단이 있는 저항군과 시스 군주가 이끄는 제국군의 대결이 펼쳐진다. 평화와 힘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선한 제다이 기사단과 달리 시스 군주는 어둠의 악한 힘으로 은하계를 지배하려는 야욕에 전쟁을 일으키고, 한 제다이 청년이 노련한 제다이 스승의 지도를 받아 결국 제국의 행성인 죽음의 별(The Death Star)을 파괴하고, 저항군 함대를 승리로 이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1977년 개봉한 < 스타워즈 >(Star Wars), 첫선을 보인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A New Hope)”은 예상치 못한 상업적 성공을 거뒀다. 박스 오피스 수익 7억 7천 5백만 달러, 제작비 1,100만 달러 예산의 70배에 달하는 수치였다. 이 영화는 공상(Fantasy) 과학(Sci-Fi) 장르의 부활을 선포하고 촉매하는 구심점이 되었으며, 대중문화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 원작 이후 1983년 < 에피소드 Ⅵ-제다이의 귀환 >(Episode Ⅵ-Return of the Jedi)까지 연이어 3편을 제작 개봉해 할리우드 영화사에 거대한 발자취를 남겼으며, 컴퓨터의 등장으로 인해 첨단 기술력에 힘입어 1999년 < 에피소드 Ⅰ–보이지 않는 위험 >(Episode Ⅰ-The Phantom Menace)부터 2019년 < 에피소드 Ⅸ-라이즈 오브 스카이워 >(Episode Ⅸ-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까지 세기를 초월한 명작 시리즈로 장대한 서사를 마무리했다.
비평가들로부터의 호평에 이어 아카데미 시상식 10개 부문 후보에 지명돼 6개의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쥐는 성과도 뒤따랐다. 대부분 시각과 음향의 기술성을 인정한 수상인 가운데, 음악상도 예외일 수 없었다. 작곡가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가 “최우수 오리지널 뮤직(Best Original Music)” 부문 트로피를 품에 안은 것.
윌리엄스가 영화음악을 맡게 된 것은 루카스의 친구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감독의 조언이 있었기 때문이다. 루카스는 윌리엄스에게 영화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배경 무대가 은하계임을 생각할 때, 이를 접할 관객들이 친숙하게 느낄 음악을 원한다고 하면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오케스트라 곡을 건넸다. 한편 윌리엄스는 라이트 모티프(Leitmotifs), 즉 주제 악상이 있는 오케스트라 스코어를 기반으로 곡을 쓸 것이고, 자신의 독특한 특성을 반영한 클래식 악보가 영화를 더 잘 보강하고 통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윌리엄스의 스코어는 독특하지만, 에리히 볼프강 콘골드(Erich Wolfgang Korngold)와 알렉산드로 치코니니(Alessandro Cicognini)와 같이 고전음악에 근거해 웅장한 다중 주제 오케스트라 스코어를 작곡한 선임 영화음악가들의 영광을 되새기고, 신고전주의 영화음악의 르네상스를 촉진하는데 기여했다. 팝과 록, 재즈, 아방가르드 등 1970년대 대중적으로 유행한 음악 장르에 내준 영화음악의 지분을 상당 부분 되찾는 데 공이 큰 윌리엄스에게 <스타 워즈>는 도약을 위한 또 하나의 발판을 깔아준 셈.
윌리엄스는 < 스타 워즈 >가 전체주의 대 민주주의, 폭정 대 자유, 초자연적 신비주의 대 과학기술이라는 세계관의 충돌과 모험을 모두 제공한다는 것을 이해했다. 그는 이러한 힘의 경쟁 구도에 준해 음악을 써나갔다. 우선 세 가지의 기본 주제선율(Theme)을 중심으로 영화와 이야기를 보강했다. 주요 등장인물인 루크 스카이워커와 레아 공주, 그리고 벤 케노비에게 캐릭터 테마를 준 것. 우선 루크의 주제선율(Luke's Theme)은 개인의 정체성 역할을 하지만, 프랜차이즈 시리즈에서 선의 힘을 위한 초월적 영웅상으로서 기본 주제선율(Main Theme) 역할도 겸한다.
웅대하고 박력 넘치는 금관악기 혼(Horn)의 선전포고와 같은 연주는 A악구에서 힘과 고상한 목적을 모두 제공하는 표현을 강화하는 반면, B 악구는 더욱 서정적이고 발랄하며 표현력이 뛰어나다. 레아(Leia)의 주제선율은 스코어에서 유일하게 여성을 위한 곡으로, 그녀의 정체성 역할을 한다. 테마는 목관악기의 풍부한 음색으로 9개 음을 반복 연주해 하나의 화음을 구성하는 A 악구로 낭만적 감성에 호소하는 한편, 이어지는 B 악구에서는 직접적인 호소력은 덜하지만 대신 연약함과 그리운 감성을 표출하는 쪽으로 연주기법을 달리했다. A 악구에서 9개의 음으로 D-C-A-F#m-Gm 화음을 전개했다면, 아티큘레이션(Articulation) 연주기법에 따라 연속되는 선율을 보다 작은 단위로 쪼개서 그 분절음에 어떤 형과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을 쓴 것.
벤 케노비(Ben Kenobi)의 주제선율은 자신의 고유한 신분, 즉 귀족적 고결함과 지혜로운 현인의 표상임을 나타낸다. 또한 초인적인 포스의 힘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여러 면에서 그 악상은 비현실적이고 신비로운 영감을 준다. 마지막으로 종의 집단적 정체성 역할을 하는 자와 주제선율(Jawa Theme)이 있다. 그들의 작은 키와 새처럼 날카로운 소리를 내는 말투를 고려해 윌리엄스는 현을 뜯어서 내는 피치카토(Pizzicato) 주법을 충만하게 사용해 천진난만한 아이가 행진하는 것처럼 쾌활한 분위기를 주입했다. 귀여운 발걸음을 악보에 옮겨낸 스타카토 행진곡으로 관객의 상상 속으로 코드 접속.
한편 스코어에는 6개의 동기(Motif)가 있으며, 그중 4개는 제국을 지지하는 모티프이다. 임페리얼 모티프(Imperial Motif)는 현악에 의한 대위선율 위로 혼(horn)의 장엄한 6화음 금관악이 반복해서 연주된다. 이는 명백히 위협적인 감정을 불러내는 선전포고, 황제와 제국군을 위한 진군가이다. 스톰 트루퍼 모티프(Strom Trooper Motif)는 뿔과 줄로 네 개의 음표를 반복하는 것으로 감정을 표현하며, 이는 그들의 위협, 잔인함과 치명적임을 나타낸다. 죽음의 별 모티프(The Death Star Motif)는 금관악기 혼(horn)의 고조하는 4화음으로 거대함선에서 발흥하는 위협과 공포의 감정을 불러내며, 제국군의 전투기 타이 파이터 모티프(Tie Fighter Motif)는 짧고 반복 연주하는 현악 오스티나토(ostinato)와 혼(horn)이 응수하는 형태로 교차 결합하며 공세를 강화한다.
모래 종족들을 위한 모티프(The Sand People Motif)는 아티큘레이션(articulation) 연주기법에 따라 비 선율적이고 원초적인 표현방식을 취한다. 혼(horn) 악기로 미개한 야만적인 위협과 타악기의 연타로 수다스러운 성향을 포착해낸 것이 그러하다. 나머지 모티프는 반군의 동맹을 지지하는 반주이다. 저항군의 모티프(Rebel Motif)는 서로 교차 반복하는 3연음 혼(horn) 반주로 반격의 찬가를 외친다. 윌리엄스는 < 스타워즈 > 스코어로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쥐었으며, 미국 영화연구소(American Film Institute) 선정 지난 100년간의 영화음악 리스트 중 1위를 차지했다.
존 윌리엄스의 걸작 <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 >(Star Wars IV : A New Hope) 는 여러 면에서 신고전주의(Neo-Classic) 스타일의 영화 스코어링을 대중화하는데, 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영화사에서 중요한 사건이었다. 1970년대 후반까지 영화음악은 대체로 재즈, 록, 팝, 일렉트로니카와 같이 보다 동시대적인 장르와 스타일을 반영한 악보로 바뀌었다. 이 영화와 악보의 성공은 그러한 가운데 웅장한 주제별 오케스트라 악보의 감동적인 힘을 훌륭하게 보여주었다.
윌리엄스는 영화를 위한 클래식 악보 음악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으며, 오늘날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윌리엄스는 루카스의 내러티브에 부합해 웅대하고 낭만적인 서사적 구조를 강화할 음악의 중요성을 감지했다.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가 19~20세기 오페라를 통해 대중화시킨 라이트모티프(Leitmotif)에 근거해 그는 등장인물의 감정과 상황설정 등을 반영한 테마음악을 오선지에 써냈다.
우리의 영웅적 주인공과 선의 힘을 지원하는 기억에 남는 주제선율, 스타워즈 주제곡은 전설로 이어지는 상징적인 표제음악으로 지워지지 않고 우리 집단의식에 즉시 인식되었다. 상승하는 곡조로 고양하는 주제선율은 그야말로 희망의 찬가였으며, 프랜차이즈를 통해 궁극적인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임무를 완수했다. 포스(Force), 레아(Leia), 저항군(Rebels)에 대한 그의 2차 테마는 종종 악의 세력을 지원하는 테마와 결합해 강력한 상호작용을 했고, 실제로 극 중 등장인물 간의 갈등과 스토리 텔링을 강화한 놀라운 시너지 효과로 나타났다.
또한 심포니 오케스트라에 의한 풍부한 사운드는 영국 작곡가 홀스트(Gustav Holst)의 우주 교향곡< 행성 >(The Planets)과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의 낭만주의에 힘입은 바 크다. < 스타워즈 >를 위한 존 윌리엄스의 스코어는 그렇게 우주 오페라(Space Opera), 카논(Canon)의 걸작이자, 할리우드 영화음악 황금기 작곡가(에리히 볼프강 콘골드, 미클로스 로자, 드미트리 티옴킨, 버나드 허먼 등)의 대를 이어 “실버 시대”를 견인한 가장 훌륭한 악보 중 하나로 각인되었다.
[ 오리지널 사운드 스코어 목록 ]
01. 20th Century Fox Fanfare(20세기 폭스 팡파르) (0:23)
02. Main Title/Rebel Blockade Runner(표제/저항군의 탈출선) (2:14)
03. Imperial Attack(제국의 습격) (6:43)
04. The Dune Sea of Tatooine/Jawa Sandcrawler(타투인의 사해/자와 샌드크롤러) (5:01)
05. The Moisture Farm(수분 농장) (2:25)
06. The Hologram/Binary Sunset(홀로그램/쌍둥이 행성의 일몰) (4:10)
07. Landspeeder Search/Attack of the Sand People(랜드스피더 수색/모래 인간(Tusken Raiders)들의 공격) (3:20)
08. Tales of a Jedi Knight/Learn About the Force(제다이 기사의 이야기/포스에 대해 알아보기) (4:29)
09. Burning Homestead(불타는 농가) (2:50)
10. Mos Eisley Spaceport(모스 아이슬리 우주공항) (2:16)
11. Cantina Band(칸티나 밴드) (2:47)
12. Cantina Band #2(칸티나 밴드 #2) (3:56)
13. Binary Sunset (Alternate) (2:19)
14. Princess Leia’s Theme(레아 공주의 테마) (4:27)
15. The Millennium Falcon/Imperial Cruiser Pursuit(밀레니엄 팔콘/제국의 순양함 추격) (3:51)
16. Destruction of Alderaan(엘더란 행성의 파괴) (1:32)
17. The Death Star/The Stormtroopers(죽음의 별/스톰 트루퍼) (3:35)
18. Wookiee Prisoner/Detention Block Ambush(우키 죄수/억류 차단 매복) (4:01)
19. Shootout in the Cell Bay/Dianoga(셀 만에서의 총격/디아노가) (3:48)
20. The Trash Compactor(쓰레기 압축기) (3:07)
21. The Tractor Beam/Chasm Crossfire(트랙터 빔/캐즘(지층이나 빙하에 난 큰 틈) 십자포화) (5:18)
22. Ben Kenobi’s Death/Tie Fighter Attack(벤 케노비의 죽음/두 개의 이온엔진을 장착한 전투기, 타이 파이터의 공격) (3:51)
23. The Battle of Yavin(야빈 전투) (9:07)
24. The Throne Room/End Titlle(왕좌의 방/종영 인물자막) (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