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가르쳐도 서둘러 리프트를 태운 강습생과 하루에 리프트 타는 횟수(중요하지 않지만)는
같더라구요. 왜냐하면 오후 몇 번의 슬로프를 넘어짐이 없이 내려가니까 많이 타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기초를 잘 만들어주면 부상도 없고, 다음 기술에 빠르게 적응하게 되어 발전은 앞섭니다.
상급자분들도 시즌 초에 <기본적 구성의 동작 확인>, <이동기술>을 반복해 보면, 감각이 향상되어감에
따라 더 다양한 감각이 솟아납니다. 그 세분화되는 감각들이 상급기술에 다양하게 연결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왜 위의 것을 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패러렐에, 숏턴에, 모글에, 이렇게 여러 분야에 적용시키며
상급기술을 탄탄하게 만들게 되는데, 그 감각은 올바른 강습에서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잘 보면 저 내용들은 보겐을 하기 전의 동작들입니다. 그래서 <기본적 구성의 동작 확인>, <이동기술>
은 기술적인 난이도로 보면 초중급자만 되어도 쉽게 혼자 할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그 안에서
동작마다 몇 가지 감각을 찾아내고, 각각의 감각을 여러 기술의 어느 구간에 연결시킬 수 있느냐가 어떻게
스키실력을 쌓아가느냐로 결정됩니다. 초보기술 중의 초보동작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위와
같은 순서로 배워서 스키를 타 본 분은 거의 없을 겁니다.
여기서 위의 단계별로 세부적 설명은 드리지 못합니다만, 이렇게 알고 연결할 수 있는 지식을 가지고
스키는 타는 것은, 분명 그냥 슬로프를 내려가는 것과는 발전속도에서 많은 차이가 납니다. 물론
기회가 없어서 후자의 스키어들이 되어 있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또 처음에 건너띄며 배우는 분들은
저런 시작의 기술이 보겐이나 슈템 정도의 기초적인 기술에 도달하기 위한 것으로만 생각하는 분도
있지만, 스키가 움직이는 모든 기술에 적용이 됩니다. 걸음마와 같은 위 동작들이 상급기술에
연결된다니, 초보적 단계인 보겐이나 슈템기술은 상급기술에 얼마나 깊고도 근접하게 다가갈까요.
가까이 있는 지인을 가르치는 분들도, 상황에 따라 위의 순서도 바꾸면서 더 알맞게 짜 넣으시기도
하고, 더 단순화 시키기도 하면서 스키를 지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최근 수 년간 스키어들과 함께하면서 느끼는 것은, 스키기술에 대한 열정이 크고 모임에서의 정보
공유와 인터넷에서의 자료수집이 용이한데, 그 누적된 스킹시간과 소비된 비용 등을 보면 "왜 저
사람들이 몇 년간 같은 수준에 머물러 있을까?" "저 열정이면 훨씬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람마다 이유가 모두 다를테니 한마디로 결론지을 수는 없겠지만, 쉽게
볼 수 있는 글, 영상 등 '겉 정보의 만족'이 첫 번째 이유인 것 같고, 두 번째는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개성'이 강해 타협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후자는 싸워서 무너뜨리지 않는 이상(그럴 이유가 없겠
지만), 긴 시간이 지나야 폭넓고 유연한 가치관으로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야 좀 더 일찍 좋은 선생이
만나지는 것 같기도 하구요. 이런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배운다는 마음가짐을 쉽게 행동으로 옮기기
쉽지 않은 것 같네요. 설사 가까이에 좋은 선생이 보이지 않는다면 멀리라도 찾아가는 노력을 해
보시길 바랍니다.
글이란 것이 잘못 전달되거나 글쓴이의 내면이 담아지지 않으면, 겉 정보로 전달이 될까 써내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 내면이 전해지는 분들은 몇 안 될 것입니다. 절실하거나, 깊이를 가지거나, 사정이
있거나겠죠. 또 아무리 글을 잘 써도 현장에서 직접 선생님에게 배우는 것이 없다면 겉 정보가 될 수도
있겠죠. 몸으로 감각을 익혀야 내 것이 되는 스포츠이니까요. 그러니 기술의 폭을 넓히고 싶은 분들은
기회를 만들어어라도 하루라도 찾아가 배우는 열정의 경험을 해 보시기 바라겠습니다.
지금이라도 좀 더 순서적으로 효율적인 체계로 기초부터 가다듬고 전해보시길 바라며, 뵐클 카페에
자주 오셔서 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면서 <BASIC 연재>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雪客 홍선의 올림.
첫댓글 맞는 말씀이예요~ 배고파 하지만 스스로 밥상을 차리는것은 싫어하는.. 시즌이 빨리 열리길 고대하지만, 막상 스키장에서는 자신의 벽에 또다시 쉽게 포기하고 말아버리는 아쉬운 시즌을 보내고 마는.. 올해는 도전을 통한 스스로 만족하는 성과를 갖는 시즌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기대되네요~ ^^
누구나 완전한 사람은 없으니, 노력하되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그 때 용기를 내는 것은 해 볼만 합니다. 내 의식의 세상이 넓혀져 가니까요.
홍선의 선생님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글을 열심히 보면서 잊고 있던 마음 가짐을 다시금 얻게 되는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너무 깊게 들어가지는 않으셔도, 올바르고 효율적인 길은 찾아 볼 만 합니다.
마지막 연재를 끝낸 어제 저녁, 일본에서 SNS로 격려의 문자가 왔습니다. 여러모로 도움을 주시는 분이시라서 순간 행복했습니다. ^^
글을 읽으며 느껴지는 열정에 자극을 받게 되고 다시 읽게 되는 도돌이표 같은 느낌입니다.
어느 분야를 막론 하고 생각의 유연함이 중요 한가 봅니다. 긴시간 좋은글을 읽을 수 있게 해주신 홍선의 이사님께 감사의 말을 올립니다.
스키장에서 김동현 님의 가족을 볼 때 마다, '가족의 행복'이란 제목의 드마라를 보는 것 같습니다.
긴 시간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쉽지 않은 일인데 수고 많으셨습니다.
슬로프에서의 노력과 성과는 각자 하기에 달려있다는 걸 알지만 지금까지 연재해주신 글만으로도 많은 걸 깨닫게 됩니다.
재능이 없는 저로서는 열정과 노력으로 버텨왔지만 그 방법과 길에 따라 성과는 확연히 달라진다는 걸 알게 되곤하는데
막상 스키장에 서면 작심삼일이 돼버리지만, 이런 좋은 글을 읽을 때면 아직은 스키를 더 빠져들만한 가치가 있다고 다짐해봅니다.
스키는 평생 빠져들어야지요. ^^
스키가 주는 행복은 수치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니까요.
전 대부분 운명이라고 합니다. 운명은 만들어간다지만, 억지로 해 내면 결국 내 것이 아니고,
내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원하는 것이 운명으로 다가오지도 않더라구요.
그저 자연스럽게... 인연이 닿듯이...
오랫동안 스키를 탔지만 체계적인 정리를 못했는데.. 많은 도움이 되네요.
저도 전달하느라 덕분에 점차 탄탄한 자료가 만들어지네요.
의미있는 시즌 시작해 보자구요~^^
네 이번 시즌 기대가 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