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장마가 시작된다는 소식에 비님 오시기 전 해야할 일을 합니다.
농사꾼들은 계절이 바뀌기 전에 여러 준비를 하지요.
미리 풀을 잡아주지 않으면 장마 후에는 걷잡을 수 없으니 풀 작업도 해주어야 하고,
장마 후에는 땅이 질어 밭 일구는 일을 할 수 없으니 미리 밭을 일구기도 합니다.
하늘의 흐름 대로 물 흘러가듯 이 일, 저 일을 준비해둬야 그 흐름을 탈 수 있나 봅니다.
우리말에 비설거지라는 것이 있더군요.
참 재미있고, 실용적인 말이란 생각이 듭니다.
밥을 먹고 나서 하는 것이 설거지라 생각했는데, 비 오시기 전에 집을 두루 살피는 일, 논밭을 두루 둘러보고 할 일을 하는 것 등을 비설거지라 부르는 것을 들으면서 생활형 말이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우리가 오랫동안 학교라는 곳에 익숙하다보니 휴일은 쉬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음도 알게 되었지요.
비 오기전에 미리 농사일을 하게 된 것이 배움터로선 처음인데 이제 슬슬 진정한 농사꾼으로 변모하고 있나봅니다.
선생님 덕분입니다.
이번엔 오셔서 들깨, 고구마 심기 그리고 풀 작업을 하였네요.
그리고 노각, 가지, 여러 고추들, 콜라비 등을 수확하였습니다.
어린 동무들 없는 날인데, 마침 순천판앞 도회지 잔디 심는 작업이 있어서 나무가 도와주셨네요.
주시는 일대로 자연스레 흐르는 것이 농부의 발걸음임을 배우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땀 흘려 함께 일할 수 있는 동무들이 있다는 것도 큰 복이구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