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 하고 놀래주고 싶어요. 간질이고 꼬집고 싶어요. 점점 더 철없어질 거야. 그건 자신이 있어요. 무서운 게 없지만 못난 시 쓸까 봐 두려웠어요. 이제 즐겁게 걱정할래요. 마음껏 뛰어 다닐래요.
책과 한 우리에 넣어준 엄마 아빠께 감사해요. 그게 아니었다면 뭐가 되어 있을까. 늑대소녀 정도가 아닐까. 늦은 입학에 등록금 보태주신 할머니, 쓰니와 우리 공사판 인부님들, 예대 동기 언니들과 멋진 형부님들, 사리와 엉식 식구들,발상 스터디원들과 심화과정 학우들, 고맙습니다. 이효영 군의 소설은 제일 재밌어요. 효와 함께 걸어갈 생각에 즐거워.
김 혜순 선생님이 계시지 않았다면 아무 것도 쓰지 않았을 거예요. 황 병승 선생님의 ‘‘네 목소릴 내라”는 말씀은 잊지 않고 있어요. 청강생으로 받아주신 이원 선생님은 “시인은 예언의 지점을 가져야 한다”고 하셨어요. 저 자신을 예언하자면, 오래오래 철없는 시인이 될 거예요. 박성원 선생님은 단점보다 장점을 살려주셨어요. 글을 써도 되겠다는 자신감은 그때 생겼답니다.
심사위원들께 감사드려요. 도망치지 않고 오래 서 있겠어요. 못생긴 저를 예쁘게 길러주신 조 동범 선생님. 기쁨이 되는 제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철없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해서 미안해요. 이제 막 태어난 어른이에요. 어느 시에서처럼, 오늘부터 삶이 시작되었어요.
오늘의 운세, 2011년 동아일보 시 당선작, 권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