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현산 높이가 1,124m로 영천에서 팔공산 다음 높은 산이다. 보현산과 팔공산을 잇는 줄기 한가운데 화산이 소등처럼 순하게 보인다. 어릴 때 방문을 열면 화산이 누워서도 보게 되는 산이다. 우리 방에서 잘 보이는 화산을 친구같이 대하며 보는 의미는 남다르게 생각되었다. 저 산 이름이 왜 화산이라 불리는 이유가 매우 궁금했다. 서쪽 군위는 빛날 화자로 쓰고 동쪽 영천은 꽃 화자로 썼다. 백두산과 한라산처럼 분화구 화산도 아닌데 말이다.
사람들이 자라면서 매일 보는 산의 모습에 따라 성품도 달라지는 듯하다. 사나운 위풍의 산을 배우면 강한 성격의 품성이 나타나는 인물이 많다고 했다. 반대로 부드러운 곡선의 순하게 보이는 산을 매일 보며 자라는 사람들은 순하고 화합의 순응하는 성격이라고 한다. 그래서 산수 자연을 닮아서 지역 특질이라는 말이 유행했나 보다. 나도 모르게 순하게 생긴 화산을 보며 자라서 공격적이기보다 화합하는 성격으로 굳어진 듯하다.
관상 보는 이야기에 콧날이 높고 날카로운 사람은 성격도 강하다고 한다. 이유를 확인해 보니 두 눈의 시각이 코의 방해로 분노성 짙어지는 버릇 때문이다. 즉 시각이 코의 높이를 못마땅히 여기는 버릇인 셈이다. 날카롭게 보이는 산은 보는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 불안한 감정 유발의 자극 때문이다. 사행심 경쟁속에 자란 아이와 사랑을 베푸는 환경에서 자란 아이와 싸우면 사행심 경쟁속에 자란 아이가 이기는 이치다. 우리 어머니 말씀처럼 지는 것이 이기는 일이라 가르치고 배운 나는 남에게 주먹질은커녕 욕설도 제대로 못 한다.
돌박사라는 유튜브를 우연히 만나서 화산의 진실을 접하게 되었다. 우리가 겉으로 보고 평가하는 산으로 알았으나 지질학 전문가 이야기에 귀가 솔깃했다. 화산 주변 지질 조사 분석에 화산 용암인 마그마가 크게 영향을 끼친 곳이다. 마그마가 식어 거대한 화산암 형성 지역이라고 한다. 그 영향을 감지한 선현들의 지명을 작명한 지식에 놀라움을 보탠다. 비록 볼 수는 없어도 땅속 지질의 변동은 눈여겨 볼 일이다. 응회암층은 화산의 화산함몰체 내에 고립된 응회암이었음을 알았다. 화산으로 미친 듯 폭발로 분출하지 않고 인내하며 지켜진 산이다. 자연에 순응하며 평화로운 현재 화산으로 남은 지역 영천의 아름다운 산이다.
산악이 호흡처럼 내뱉는 교육적인 품격이 인간의 감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그 숨결이 미치는 여운을 몸에 배도록 익혀온 인류 역사로 배우며 느껴왔다. 우리는 하늘마음이라 하기도 하고 자연의 계시로 읽기도 한다. 사람의 생각이 아무리 복잡해도 모순의 해결에 자연은 언제나 일사불란하다. 그래서 교육적인 가치를 자연에서 배우게 된다. 자연의 절차 범주가 결과를 의식한 듯 절대로 착오를 일으키지 않는 듯하기 때문이다. 자연을 벗 삼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는 이치도 그런 이유가 있어서라는 생각이다. (글 : 박용 2025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