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21
열왕기 상권 20장~22장까지!
(1열왕 20,11)
“갑옷을 입을 때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갑옷을 벗을 때 자랑하는 법이라고 전하여라.”
묵상-
시작부터 쫄깃하다.
아람 임금 벤 하닷이 이스라엘 임금 아합에게
‘너희 이제 다 죽었어. 금과 은, 그리고 네 왕비와
여인들까지 다 내꺼다.’라고 협박한다.
아합이 이에 질세라,
‘웃기네. 갑옷 입고 자랑하지 말고
전쟁 끝나고 갑옷 벗을 때 자랑하는 거야.’
라고 비아냥거린다.
오늘은 초반부터 치열하다.
아합 임금과 이제벨 왕비의 죄악이
극에 달하자 주님께서는 아람 임금과
여러 사람을 통한 숙청 작업에
돌입하신다.
전쟁은 아람팀 승리, 아합팀 패배.
하지만 뒤끝 작렬 아합,
전쟁이 없던 3년을 보낸 뒤,
유다 임금 여호사팟에게 꼬신다.
나와 함께 싸우러 라못 길앗으로
가시겠느냐고.
멋진 여호사팟, 우리는 한편이라고
안심시키며 멋진 말을 발사한다.
"그러나 먼저 주님 뜻을 문의하시지요."
흠.. 이런 게 바로 주님께
대한 믿음과 항구심이 아닐까.
이에 주님의 뜻을 물어줄 예언자 중
한 사람, 이믈라의 아들 미카야가 불려온다.
여기서 미카야는 야합이 원하는 예언이
아닌 주님께서 원하시는 예언을 한다.
아합은 전쟁에서 승리냐, 패배냐
그것만을 묻는데, 미카야는 주님께서
원하시는 건 따로 있다고 말한 거다.
(1열왕 22,7)
내가 보니 온 이스라엘이 목자 없는 양 떼처럼
이 산 저 산에 흩어져 있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이들에게 주인이 없으니 저마다 평안히 집으로
돌아가게 하여라. 고 말씀하셨습니다.
집에도 못가고 떠도는 백성들을 가엾어하신
주님의 마음이 드러난다. 이는 곧 주님의
뜻이었던 것, 허나 아합은 저자는 내 일을
두고 좋게 예언하지 않고 나쁘게만
예언한다며 껄쩍지근한 표정을 짓는다.
결국 자기가 생각했던 애초의 뜻을 강행한다.
주님 당신의 뜻이 뭔가요?라고 기특하게 묻다가도
자기가 듣고 싶은 말에만 솔깃하고, 자기가 계획한
방법이 아니면, 주님 뜻이 아닌가벼! 주님, 당신 뜻을
다시 알려주세요.
이렇게 기도했던 내가 아합이었네.
어찌 그리 똑닮았나.
여호사팟을 데리고 전쟁터에 나갔던 아합은 죽고,
거짓 영에 씌어 불순종하다 결국 죽게 될 거라고
예언한 미카야의 말이 들어맞았다.
또 이 산 저산에서 떠돌던 병사들이 자기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주님의 뜻이 다 이뤄진 거다.
또 본문엔 ‘가서 그렇게 하여라.’ 라고 이르신 말씀이
등장한다. 성경에 여러 번 언급된 말이기도 하다.
주님께서 율법교사에게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들려주시며 어려운 이웃을 외면하지 말고 사랑을 실천하라며,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루카 10,37)
라고 했었다.
가서 그렇게 하려면, 우선 주님이 어떤 뜻으로
그 말씀을 하셨는지 잘 알아듣고 행동으로
옮길 것인지 식별하는 과정이 필요할 터,
‘내가 원한 말씀은 이게 아니었는데, 갑자기 공사가
커졌네. 나 지금 체력도 떨어지고, 해결할 일도 있고,
맡은 봉사도 많은데 어떡하나. 주님, 이건 좀 어려울 것 같은데, 혹시 다른 뜻은 없으신지요.’라고 내 중심의 기도를 하거나, 아님 아합처럼
‘저 예언은 나에게 적당하지 않아. 그동안 승리한
경험이 많으니 내 방법대로 한번 해 볼 거구만.’
시키는 대로 ‘가서 그렇게’ 하지 않고 주님의 뜻을
어기는 일은 우리 일상에서도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열왕기 상권에서 배운 것은, 아무리 힘들고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라도 주님의 뜻대로만 하면 승리하고,
주님의 뜻이 아닌 걸 알면서도 고집피우고 강행하면
결국 패배하고 죽게 된다는 거다.
남유다 아사의 아들 여호사팟과
북이스라엘 아합의 아들 아하즈야의
대비된 모습이,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라고
하신 주님의 뜻을 실행했느냐, 하지 않았느냐에
따라 달라졌음을 암시한다.
(1열왕 22,43)
그는 자기 아버지 아사가 걷던 길에서
벗어나지 않고 그 길을 그대로 걸어,
주님의 눈에 드는 옳은 일을 하였다.
(1열왕 22,53~54)
그는 주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한 짓을 저질렀다.
자기 아버지의 길과 자기 어머니의 길을 걷고,
이스라엘을 죄짓게 한, 느밧의 아들 예로보암의
길을 걸었던 것이다.
그는 바알을 섬기고 예배하여, 그의 아버지가
한 것과 똑같이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의 분노를
돋우었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더니,
아담과 하와가 저지른 원죄의 대물림은
부모들이 살아온 모범과 함께,
좋든 나쁘든 이렇듯 유산으로 이어져
내려온다는 열왕기상권의 교훈이었다.
주님,
여호사팟이 아합에게 했던 말,
‘우선 주님의 뜻을 문의하시지요.’
이 말씀을 늘 기억하면서
‘가서 저도 그렇게 하도록’ 은총으로
이끌어주소서.
당신이 시키시는 대로만 하면
후손 대대로 축복이 넘치겠나이다.
첫댓글 박지현 요셉피나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