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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아사회
 
 
 
카페 게시글
# 여행산행기 스크랩 아들면회
나마스테 추천 0 조회 301 12.11.06 10:52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새벽 4시에 일어나 대충 세수만 하고 어제밤 챙겨놓은 짐들을 들고 나섰다.

전날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도 찌뿌둥하다.

 

네비게이션에 예약했던 죽왕면 삼포리 민박집으로 세팅해두고 올림픽도로를 질주했다.

'이것봐봐 미사리까지 40분 밖에 걸리지않았네.그러니까 아파트 분양 광고 하는사람들 새벽에 차가 거의 없을때이렇게 달리면서 서울 도심까지 30분 거리라고 광고하는가봐'

 

서울 춘천간 고속도로에 접어드니 차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지만 정체되지는 않았다.

예전에 설악산 한번 올라치면 양평-홍천-인제 2차선 국도에서 많은 시간을 허비 했었는데 수많은 터널로 인해 Nonstop로 달리니 미시령 요금소까지 2시간 30분밖에 걸리지않았다.

운전하는 나에게 미안해하면서 비몽사몽인 아내를 골려줄려고 물었다.

"여보 ,이곳 인제와 연결되는 동해안 고개가 세개 있잖아?"

"응..."

"양양과 인제를 잇는 고개는 뭐야?"

'그것도 모를까봐 묻는거야?' 하면서

"저산은 나를 오라 하네... 한계령"

"오! 잊지않고 아네? 그러면 간성과 인제를 잇는고개는?"

"응...뭐였더라?...저번에 눈많이 올때 넘어오느라 고생 했었는데...아! 알았다. 진고개!"

"땡! 진고개는 진부와 주문진을 잇는고개거든.그래도 '진' 자는 맞혔네"

미시령 다내려와 아침 식사 하러간 순두부 집까지 아내는 그 고개를 생각해내지 못했다.

순두부에 딸려나오는 밑반찬이 소박(?)하다.

표고버섯무침,김치,깍두기,오징어젓 그리고 양념간장.

 

 

 

여느 관광지라도 같은 현상이지만 서울이나 대도시에서 5-6천원이면 사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관광지에 오면 7-8천원이다.

생산지와 멀어서 운송비가 더드는것은 아닐것이다. 서울보다 강원도에서 콩을 더 많이 재배하는것인데.

그리고 임대료가 비싸서 그렇지도 않을것이다.

인건비가 서울보다 비싼가?

제주도,울릉도,강화도,경주...여하튼 관광지가 음식값이 비싼이유를 반백년을 훨씬 넘게 살아왔으면서도 이유를 알지못한다.

그렇다고 이 곳의 음식이 푸짐하거나, 직원들 접대 예의가 깍듯하거나, 맛이 좋다거나,식당이 깨끗하거나...

전혀 이렇지 않는곳이 더 많다.

 

마좌리는 해안과 그다지 멀지 않는곳이지만 사방이 산이 감싸듯이 분지를 이루고 있어 아늑하게 느껴지는 지형이다.

그래도 매번 올때마다 D Drive에 기어넣고 올라갈때면 차도 헉헉대는 시멘트 포장길안에 생활하고 있는 아들들 생각하면 안쓰러움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9시 쯤 아들녀석이 싱긋 웃으며 나왔다.지난8월 초보다 야윈것 같다.

곧장 '통일전망대'로 향했다.

오른쪽으로 넘실대는 동해를 바라보며 20여분 달리니 안내소가 나왔다.

자동차 주차료 5천원,어른들 입장료가 3천원인데 아들은 이곳에서 근무한다고 면제란다.

약 8분간 '안보교육'을 영상으로 시청하고 북쪽으로 향했다.

차앞유리창에 '방문표시'판을 놓고 10여분 가니 선그라스를 낀 장병들이 주민등록증과 탑승인원을 확인한다.

이등병 계급인데도 의젓하게 처리하는 모습이 멋지다.

"여기 '황현호 이병'같이 근무 해요?"

"이곳도 부대가 여러곳이 있습니다.저희 부대에는 없는것 같습니다"

황현호 아빠가 통일전망대에 가면 그 밑에 근무하는 아드님에게 안부 전해 달라고 해서 물어봤는데 아쉽게도 모른단다.

호빵은 사가지 않았지만 쵸코렛은  줄수 있었는데...

 

 

 

1년에 100여일 만 볼 수 있다는 16Km정도 떨어진 금강산이 또렷하게 보였다.

500원 동전을 넣고 본 구선봉은 바로 코앞에 있다.

정치 상황에 따라 갈 수 있는 때가 있었고, 지금은 갈 수 없는 곳이라 더욱 아쉬움이 남는 금강산이다.

 

 

 

지 에미가 유난히 좋아하는 막국수집을 알아뒀다고 점심은 그곳으로 가자는 아들이 이제는 어린얘가 아닌 남자로 다가 온다.

화진포 근처의 막국수 집은 근처 부대의 상수도 공사로 인해 진입로를 막아서 한참을 돌아 도착했다.

외양이 깨끗하고 멀리서들 온것인지 승용차들이 대여서대 세워져 있다.

명태회비빔국수를 4개 시키고 메밀전병과 만두를 한접시주문했는데

"이 세트 메뉴는 만두가 세개 밖에 나오지 않는데 네분이시니까 한개 추가 주문 하셔야 겠네요?"

"한개는 덤으로 그냥 주셔도 되겠는데요?"내가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더니 아마 그 곳의 며느리인듯한 직원이

"덤 안되는데요? 한 개에 천원입니다."

"알았어요.그렇게 해주세요"

내가 사는 부천의 어느 식당에 가서라도 막국수 8천원짜리 4개 시키고 그렇게 추가로 세트메뉴 시키면 만두 하나쯤 덤으로 줄텐데...

이래서 내가 대머리가 됐나보다.

 

 

 

 

 

 

 

 

 

 

왕곡마을에 들러 晩秋의 여정을 느껴보자고 아들에게 말했더니 연대본부 근처라며 자기가 길 아니 네비게이션 켤 필요 없다고 그냥 가잖다.가던 날이 장날이라고 왕곡마을에서 '전통체험의 날'행사를 하고 있었다.

마좌리 처럼 분지에 자리잡은 이곳은 안동의 '하회' 경주의'양동' 그리고 아산의'외암'마을과 함께 우리나라 전통마을이라한다.

시골 장터 처럼 국밥,묵밥,막걸리,엿장수,전통 혼례식,떡메치기,연날리기...등 다채로운 행사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요즘 시골 상황이 어쩔 수 없겠지만 많은 가옥들이 옛모습에 현대로 덧칠해지고  요란한 밴드소리에 부어라,마셔라 취성이 높아지는 꼴이 내내 씁쓸했다.

가마꾼,물푸는이,음식나르는이 등 많은 젊은이들이 토요일인데 '대민봉사'차 나온 근처의 군인들이라는데 또 놀랬다.

自願한 이가 얼마나 될지...

 

 

 

 

 

엿장수에게 엿 좀 달라고 하고 주머니를 뒤지니 아뿔사 차에 지갑을 두고 왔다.

아내에게

"여보,여기 엿 좀 사지?"

"저 돈 가져오지 않았는데요?"

딸과 아들녀석도 서로 얼굴만 쳐다 보고 있다.

무안해서 어쩔 줄 모르는데 그 엿장수 씨익 웃으면서

"괜찮습니다"하고 지나 간다.

바로 옆에서 우릴 지켜보고 계시던 아주머니-사실은 할머니-께서

"아이고,이것 잡수세요.우리는 괜히 사가지고 이빨 아파 못먹고 있거든요"

 

삼포 해변이 바로 보이는 민박집으로 돌아오면서 아들에게 뭘 하고 싶냐고 물었더니

"아빠,일찍 나오시고 운전하시느라 힘드셨는데 민박집에 가셔서 한 숨 주무세요.저는 저녁 먹을때 까지 PC방에 있다올께요"

아빠를 위해준다는것인지 자기 가 PC 방에 가고 싶다는것인지...

동해가 빤히 보이는 언덕에 새로지은 민박은 말이 민박이지 팬션과 차이가 없다.

1박에 8만원 이랬더니 아들녀석

"아빠,저에게 미리 말씀하시잖구요.부대에서 외박 나갈때 제가 이곳 저곳 알아보고 싸게 예약하는데요"

8군단에서 장교로 근무하는 고종사촌 동생이 속초에서 유명한 닭강정 한박스를 사가지고 민박집으로 왔다.

준비해간 꽃등심,갈비살과 된장찌게,묵은지,야채샐러드,과일에 맥주와 내가 좋아하는 막걸리에 동해안의 밤은 깊었다.

 

일요일 아침 아내랑 삼포해변을 둘이 걸었다.조용하고 정겨운 해변에서 사진 몇장 찍고 올라왔다.

 

 

한적한 절 한곳 찾아볼려고 했는데 어젯밤 누나랑 새벽까지 영화본다고 자지않던 아들녀석이 10시가 되서야 일어 났다.

천간정,영금정,천학정,건봉사는 다들 한번씩 다녀왔다고 또 가기 싫다고 한다.

그렇다고 일요일에 설악산 천불동 초입의 신흥사,흔들바위,권금성케이블카 타러갔다가는 사람에 치일게 뻔한 노릇이라...

아! 맞다.금강사라고 있었다.토성면에 있던데 그 곳에 들러보자.네비가 안내 해준데로 갔더니...

요즘 개콘에 나오는 '나는 저리 아니므니다'.

고즈녘한 山寺를 예상했는데 이건 몇가구 밖에 없는 마을 한 켠에 점 보는집 분위기다.

 

 

11시 30분이라  점심 먹기는 이른 시각이지만 시원하게 바닷가 구경하면서 외옹치 항에가서 싱싱한 생선회 먹기로 했다.

외옹치 항을 3-4Km 남겨놓고 갑자기 아들녀석이 영화보러 가는게 어떠냐고 묻는다.

그래, 007 시리즈 'Sky Fall'상영하던데 그것 보러가자.

007시리즈 치고는 영화의 치밀성,완성도가 기대치에 못미친 졸작이다.

이 시리즈에 양념처럼 등장 하는 본드걸과의 情事신은 아들 딸과 같이 봐도 될 만큼 금방 지나간게 조금은 아쉬웠다.

 

아들의 미각을 의심한것은 아니지만 -군생활 할때는 밖에서 먹으면 뭐든지 맛있다는-아빠 엄마가 좋아하실것 같은 메뉴를 개발해놨으니 점심은 그곳으로 가자고 한다.

이 녀석 또한 나처럼 생선회를 썩 좋아하지는 않는다.지에미와 둘째만 좋아하는터라 은근히 외옹치를 가지 않았으면 했는데 잘됐다.

뚝배기 해물탕이라는데 동명항 근에 있는 식당으로 가보니 오후2시에 끝났단다.

 

 

바로 옆집으로 가서 해물탕 2개,생선구이 2개를 주분했는데 지불한 금액에 비해 성실도가 떨어졌다.

해물탕이 착한가격이라고 하면서 조개 4-5개 , 꽃게 1/2마리 넣고 끓인게 9천원,꽁치,정어리,가자미,갈치한토막,낀따로(표준어가 아니지만 내가 아는 이름이 이것 뿐이다)각 한마리씩 구워주는데 이게 2만 4천원이며 (1인분에 1만 2천원인데 1인분은 주문받지 않는다)밑반찬은 소박하다 못해 조촐하다.

 

 

 

서두에서 말했지만 나는 속초에 자주 갔다.그곳의 택시기사분이 이런 얘길 했었다.

'이곳 인구가 8만 정돈데 관광객이 장사시켜주지 않으면 속초는 망합니다. 그런데도 식당들 마다 바가지 씌우고 음식에 정성드리지 않고 숙박비 비싸게 받으면 그걸 당한 사람들이 또 오겠습니까? 나도 속초놈이지만 장사하시는분들 정신 차려야 합니다."

맞는 말이다.

속초에 계신분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오후 4시쯤 이마트에 들러 전우들이 부탁한 볼펜,섬유유연제,필통,책과 함께 빅사이즈 피자 두판과 콜라,쥬스를 샀다.

다시 올수 있을지 모를 마좌리 고개를 넘으면서 아들에게 얘기했다.

"승훈아,앞날은 누구에게나 불투명하다.시간 아껴라.그리고 용기를 갖고 도전해라"

 

위병소에 차가 두대 세워져 있었다.

흰색 오피러스 승용차에서 내린 이등병은 부모님과 인사가 길어지고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데 아들녀석 미리 전화해서 마중나온 입대동기 현철이랑 또 다른 녀석에게 이것 저것 짐들게 하곤,

"아빠,조심해서 가세요.이제 104일 밖에 남지 않았어요"

손 흔들며 들어가는 뒷모습이 늠름하다.

 

蛇足;

"아빠,저 5일 동안 대대장님 CP에서 근무했었는데 대대장님께서 아빠가 재밌는분이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5일동안 고생 했다고 쿠폰한장 주셨어요"

 

 

 

 

 

 

 

장사익 - 찔레꽃 | 음악을 들으려면 원본보기를 클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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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2.11.06 17:31

    첫댓글 대대장님이 회장님도 아셔요...울 회장님 짱!!!
    행복한 가족여행 부러요...
    우리도 인준이랑 갔으면 하는데 아들이 영~~~ㅋㅋ

  • 작성자 12.11.07 12:57

    승훈이 부대카페에 글을 몇차례 올렸더니 그걸 대대장님이 보신것같더라구요.
    승훈이가 대대장실 관리병사로 며칠씩 같이 있었던가 봅니다.

  • 12.11.07 08:46

    행복이 묻어나네요~~~~~~~^^

  • 작성자 12.11.07 12:57

    15년 쯤 후에 느껴볼거야.금방이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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