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자서전: <제2의 인생 아코디언과 함께> 저자 이수철 님(3부)
현역보다 더 화려한 퇴직생활을 하는 이수철 님
▶2부에 이어
삶의 전환점이 되는 계기는 불현듯 찾아온다. 때론 우연을 가장한 듯 보이지만 사실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 간직해온
열망이 근원이 되는 것이다. 저자도 공무원 생활을 하며 모범적이고 평범한 삶을 살아오다가 아이들 예능 교육과 연계되어
새로운 계기를 만나게 된다. 그것이 결국 인생 후반기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82년도에 주사로 승진되어 서무를 보다 보니 시간이 좀 있었다. 아이들이 어릴 때 피아노 교육은 기본이었다.
그런데 왠지 딸들이 바이엘만 마치고 더 이상 흥미를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에 아빠가 본을 보여 딸들이 피아노에
흥미를 갖게 하기 위하여 내가 직접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였다. 그 이면에는 어린 시절 하모니카를 불며 음악을
하고 싶었던 잠재의식이 발동한 것이기도 했다. 어찌되었던 늦깎이로 피아노를 배운 나는 체르니 30까지 떼고
재즈 피아노도 6개월간 배워서 아이들보다 더 오랫동안 배우고 잘 칠 수 있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본을 보이기
위하여 시작한 피아노에 내가 더 흥미를 갖고 매진하게 되었다.
피아노를 배우고 건반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자 나는 아코디언을 배우고 싶었다. 아코디언은 어린 시절부터 매우
동경하던 악기였다. 아들은 이미 대학에 다니고 있었고 딸 입학금을 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아코디언에 대한 열정을
더 이상 누를 수 없어 15만원짜리 아코디언을 구입하게 되었다. 20세부터 사고 싶었던 아코디언을 33년이 지난
53세 때 샀으니 감계가 무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코디언을 구입한 곳에서 기초과정을 한 달 간 배울 수 있었다.
아이들 등록금 대기에도 빠듯한 상황 속에서 기초만 배우고 나머지는 독학으로 습득할 수밖에 없었다. 아코디언을 산
뒤부터 하루에 세 시간씩 꾸준히 연습을 하였다.
공무원 정년을 앞두고 퇴직 이전에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하루라도 빨리 열정을 갖고 시작할 수
있는 것을 잡기를 바란다. 나는 그때부터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아코디언과 함께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되었다.
(제2의 인생, 아코디언과 함께. 이수철, 희망사업단, 서울 2011. 44-46쪽)
이렇게 시작한 아코디언은 수도사업소 홍보 업무와 맞물리면서 봉사활동으로 전개되었다.
저자는 당시의 일을 이렇게 회상한다.
새로운 일의 시작은 매우 작고 미미한 가운데 선한 동기에서부터 비롯되는 것 같다. 행정 공무원과 자유로운
아코디언 연주자, 어찌 보면 전혀 매칭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다. 하지만 나는 이 두 가지를 내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었던 것이다.(윗글 46쪽)
좋아하는 취미활동과 봉사활동이 결합되자 효과는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점차 이 일이 알려지면서 저자는 점차
다양한 곳에서 봉사를 하게 되었고 급기아 ‘선데이 서울’이라는 당시 주간잡지에 기사가 실리기도 하였다. 한번
기사화되기 시작하자 여러 곳에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였고 CBS라디오 방송에 출연하기도 하였다. 점점 미담사례로
알려지면서 시사매거진 2580에 미담사례로 소개가 되었고 이후 주요 일간지와 지상파 뉴스에도 소개되어 일약
유명인사가 되었다.
아마도 공무원과 아코디언 연주자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특이했고 아코디언 연주가 갖는 매력과 봉사로서의
유용성 등이 결합되어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된 것 같다. 덕분에 퇴임 1,2년 전에는 공직생활과 방송생활을
겸직하며 ‘공무원 연예인 탄생’ 등등으로 매우 분주하고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내가 방송에 출연하면서
수도사업소도 덩달아 알려지게 되어 적지 않은 기여도 하게 되었다.
돌이켜 보면 어머님 사후에 어르신들을 위한 작은 봉사를 하겠다고 생각한 것이 이런 열매를 맺게 되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겨자씨 같은 작은 선행의 씨를 우리의 삶에 뿌리면 이러한 결실로 돌아오는 것이 우리 인생인 것이다.
이렇게 어찌 보면 무료하고 쓸쓸하게 퇴직을 할 수도 있었지만 아코디언이라는 새로운 날개를 달게 되어 즐겁고 화려한
퇴임을 맞게 되었다.(윗글 48쪽)
퇴직 후 저자는 1997년 그린실버밴드를 구성하여 본격적인 재능봉사에 나서게 된다. 이후 2000년에 서울 메트로에서
지하철 예술무대가 생기면서 지하철 예술공연자 1호로 등록하게 된다. 그렇게 지속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하자 영화계에서
섭외가 들어왔다. 2005년에는 ‘불후의 명작’에 2006년에는 지진희 주연의 ‘수’라는 영화에 출연하게 되었다.
이 영화 촬영 후에 관악, 서초, 동작 케이블 방송에 지역 노래자랑 방송을 2년간 전속으로 출연하여 노래자랑 연주자로
활동을 하였다. 30곡을 미리 알려주고 준비해서 연주를 하는 것이었다. 그때 나를 영화배우 이수철, 아코디언 연주자로
소개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소소한 독립영화 등에 아코디언 연주자로 몇 군데 출연 하였다. 그러다 보니 CF촬영도
하게 되었다. 당시 잘나갔던 G.O.D와 함께 KT에서 하던 통신 광고에도 출연하게 되었다. 이렇게 활동이 많으니
팬레터도 받게 되고 사인도 해주는 등 갑자기 연예인이 된 기분이었다. 전국적으로 팬레터를 받게 되었다.(윗글 52쪽)
지금도 저자는 여느 현역 못지않게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평범한 공무원에서 실버밴드의 단장으로, 그리고
영화배우까지...참으로 드라마틱한 인생이 아닐 수 없다. 아직도 저자는 매일 한 시간씩 아코디언 연습을 하며
후배들을 지도하고 이제는 황혼이 된 동료들을 위한 봉사를 지속하고 있다.
유명종/ 희망사업단 대표
● 2014년도 어르신 자서전 제작자 모집
● 문의 : 02-879-5704, 010-9204-7058
재창간 214호
첫댓글 퇴직 후 저자는 1997년 그린실버밴드를 구성하여 본격적인 재능봉사에 나서게 된다. 이후 2000년에 서울 메트로에서
거운 시간 되시길바랍니다
지하철 예술무대가 생기면서 지하철 예술공연자 1호로 등록하게 된다. 그렇게 지속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하자 영화계에서
섭외가 들어왔다. 2005년에는 ‘불후의 명작’에 2006년에는 지진희 주연의 ‘수’라는 영화에 출연하게 되었다.
멋진 인생 열차에 승차하신 이수철선생 님
항상 관심있게 저의카페를사랑하시고 댓글까지 잊지않고아주시는 그정성 항상감사하고있습니다